세속화 예찬
조르조 아감벤 지음, 김상운 옮김 / 난장 / 2010년 11월

  

이 책을 읽는 내내 '재스퍼 포드'의 '제인에어 납치사건'이 떠올랐다. 

형이상학, 신학,법학, 미학, 정치학을 종횡무진하는 아감벤에서 재스퍼포드를 떠올렸다는 게 아이러니 컬 하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란 인간의 삶이 장르소설을 떼어 놓고는 설명이 불가하니...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크게 벗어나질 못한다.  

이 책은 저자 조르조 아감벤도 물론이지만, 김상운의 번역 또한 훌륭하다. 
번역, 뒷 부분의 옮긴이 상세 주석, 간주곡Ⅱ가 어우러져 한권의 멋진 작품으로 태어나고 있다.

이 책은 좀 어렵다. 
형이상학, 신학,법학, 미학, 정치학 등은 각각 떼어놓아도 호락호락한 분야가 아닌데,
그걸 두루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각 분야를 두루 섭렵하지 않으면 이런 번역이 나와 줄 수가 없다. 
내용 자체가 수사 만발, 극도로 응축시켜 놓은 것이 산문시 같은데, 시를 읽고 감동을 받았어야만 이 같은 재해석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풍속화(=세속적인 그림)예찬인 줄 알았다.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든 건 멋지구리한 책 표지가 한 몫했다. 


"성스러운 것이나 종교적인 것은 모종의 방식으로 신들에게 속하는 것이었다." 

'봉헌하다'가 인간이 만든법의 영역에서 사물을 떼어낸다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였다면, 거꾸로 '세속화하다'는 사물을 인간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돌려준다는 뜻이었다. 

그러므로 세속화한다는 것은 성스러운 예외상태에 종속되어 있는 사물(봉헌됐던 사물)을 그 원래의 맥락으로 되돌려준다는 것이었다. (184쪽)

이렇게 근대 세계의 형성·조직 원리로서의 세속화 개념을 해부함으로써 왜 자본주의가 근대적 종교 자체인지, 자본주의가 어떻게 이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으로 만드는지 분석 했단다. 

이책에서 꼭 알아야 할 개념이 '세속화'와 구별되는 '환속화' 라는 개념인데,
아감벤의 이론은 환속화의 역사에서 종교가 차지했던 그 자리에 '법'을 놓으려는 시도를 한다.  

여기서 '호모 사케르'가 등장하고,
사회생활과 공동체의 법제화로부터 고립이란 용어가 나온다.  

이쯤에서...내가 이 책을 읽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장치란 무엇인가'를 언급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장치란 무엇인가? 장치학을 위한 서론
조르조 아감벤.양창렬 지음 / 난장 / 2010년 8월
  
 
따라서 얄궂게도 장치가 만들어내는 주체는 어원 그대로의 주체가 아니다. 주체의 어원인 라틴어 ‘수비엑툼’(subjectum)은 그리스어 ‘휘포케이메논’(hypokeimenon)의 번역어로서 원래 ‘본질’(본래 사물을 그 사물로서 형성하고 있는 바로 그것)을 뜻했다. 그러나 장치가 만들어내는 주체는 이런 본질로서의 주체라기보다는 장치가 뽑아내려고 겨냥한 어떤 ‘기능’을 구현한 ‘부품’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치가 부여한 이 기능을 거부할 때, 단순한 부품이기를 그만두려고 할 때 장치는 그 주체를 클리넥스 티슈처럼 버려버린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크나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장치가 만들어낸 주체의 가장 좋은 예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정규직이 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애초부터 대체되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양창렬에 따르면 아감벤 역시 장치에 의한 주체화가 사실은 모든 주체성의 파괴로 이어지는 탈주체화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속화’라는 개념을 통해 탈주체화가 인간이 지닌 잠재성 회복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아감벤과 달리, 양창렬은 장치의 탈주체화 탓에 서로 분리된 존재들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다. 요컨대 법적으로 시민이지만 사회적으로 시민 취급을 못 받는 시민-비시민(쓰다 버릴 수 있는 인간, 비정규직)과 비시민으로 배제되면서도 시민의 역할을 강제받는 비시민-시민(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자 등)의 연대 말이다.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까지는 게니우스, 즉 우리 안에 있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않는 것과 타협한다. 각자의 성격은 그 사람이 게니우스를 멀리하고, 그로부터 도망치려는 방식에 달려 있다.[우리가 게니우스를]피하게 되고[게니우스가]표현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한, 게니우스는 자아의 얼굴에 우거지상을 새겨 넣는다. 그렇지만 어떤 저자의 문체는 (모든 피조물이 보여주는 기질[품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능보다는 오히려 재능을 결여하고 있는 그의 일부에, 즉 그의 성격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가 실제로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재능도, 성격도 (심지어 자아도) 아니며, 오히려 이 모두로부터 도망치는 그 사람의 특별한 비법, 재능과 성격 사이를 재빨리 오가는 방법이다.(23쪽)

내가 이 책을 훌륭하고 멋지다고 하는 것은 위 구절 때문이다.
좀 복잡하고 머리 뽀글거리게 쓰였지만, 사랑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뭐 사랑을 하는 데, 재능이나 성격, 자아 따위를 따진단 말인가?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이다.
마음이 그냥 어쩌지 못하게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사진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한 인물들의 사진을 무슨 짓을 해서든 손에 넣으려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22살 무렵의 프루스트가 사랑했던 소년들 중 한 명인 에드가 오베르는 프루스트가 집요하게 요구한 결과 마침내 자신의 초상사진을 보내줬다.오베르는 사진 뒷면에 헌사를 대신해 이렇게 써놓았다. "제 얼굴을 보세요. 제 이름은 '한때는 그랬을 수도 있어'에요. '더 이상 아니야,' '너무 늦었어,' '그만 안녕' 이라고도 불리죠." (41쪽) 

사진을 통해 얘기하고자 하는 건 '육신의 부활'같은 좀 어려운 내용이라서 내가 언급할 수 없고, 
난 마르셀 프루스트가 사랑했던 '에드가 오베르'의 통통 튀는 헌사가 맘에 들어 옮겨본다. 

'세속화 예찬' 끝부분에서 아감벤은,

"장난감을 갖고 노는 놀이가 끝났을 때 그 장난감이 얼마나 끔찍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어린아이들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126쪽)

라고 얘기한다. 

여기서 어린아이들이란 '장난감을 직접 가지고 논 주체'쯤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책에서 아감벤이 제시하는 대책을 옮겨보자면 세속화할 수 없는 것까지 세속화하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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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1-01-19 07:14   좋아요 0 | URL


조금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조금 어렵나요? ^^

아감벤 이라는 사람의 이름에 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을까요 ㅋㅋㅋ

sslmo 2011-01-21 02:04   좋아요 0 | URL
이쪽으로 깊으시던데...엄살은요~^^
저도 읽었으니(비록 장장 20일에 걸쳐) 님은 식은 죽 먹길 거예요.

쟈니 2011-01-19 10:25   좋아요 0 | URL
아.. '한때는 그랬을 수도 있어.. 라는 헌사를 썼다니, 프루스트의 사랑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군요.
살다보니 정말, 오베르의 헌사를 입 밖으로 말할 때가 많더군요. 때론 씁쓸하게, 때론..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

sslmo 2011-01-21 02:0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프루스트의 사랑을 받았겠다 싶지요?^^
더 이상 아니야...까지는 그럭저럭인데,
‘너무 늦었어’나 ‘그만 안녕’쯤 되면 우울해지죠.

우리 너무 늦지는 말기로 해요~

잘잘라 2011-01-19 13:21   좋아요 0 | URL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시인~~~~,을 난 난 이이즐테요!
너무 어려워요. 헤롱헤롱~

sslmo 2011-01-21 02:10   좋아요 0 | URL
제겐 ‘블루 이코노미’가 그랬다니까요~^^

stella.K 2011-01-19 14:12   좋아요 0 | URL
'제인에어 납치사건'이라. 이 책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궁금하네요.
완독 축하해요.^^

sslmo 2011-01-21 02:12   좋아요 0 | URL
이리저리 넘나들며 종횡무진하는 게 비슷해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의 진수를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다니, 제 스스로 대견해요~^^

cyrus 2011-01-19 13:41   좋아요 0 | URL
저는 표지가 브뢰겔의 그림이길래 미학 관련 책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내용이 어려워보여요.

sslmo 2011-01-21 02:15   좋아요 0 | URL
표지 그림이 브뤼겔의 ‘장난감’인가 그랬죠.^^
더 어려운 책도 두루 섭렵하시면서요.
용어의 정의만 잘 잡고 읽으면, 의외로 재밌어요.
테리 이글턴 ‘반대자의 초상’ 문체랑 닮았어요.

반딧불이 2011-01-19 19:09   좋아요 0 | URL
표지만 보고 저도 풍속화에 대한 예찬인줄 알았지 뭐에요. 그런데 이건 꼭꼭 씹어 읽어야 할 내용인가보군요. 맛날 것 같아요.

sslmo 2011-01-21 02:16   좋아요 0 | URL
꼭꼭 씹어 먹으면,
맛날뿐더러 피가 되고 살이 될거예요.^^

느린산책 2011-01-19 21:26   좋아요 0 | URL
오, 세속화 예찬이라..참으로 신선 발칙(?)하군여..^^
마르셀 푸르스트의 일화도 재밌네용.

sslmo 2011-01-21 02:19   좋아요 0 | URL
종교적이고 성스러운 것을 세속화한다는 뜻이더라구요.
중세와 맞물려 읽으면 잼나요~^^

머큐리 2011-01-19 23:47   좋아요 0 | URL
오~ 양철님...존경하옵니다..ㅎㅎ

sslmo 2011-01-21 02:19   좋아요 0 | URL
저도 심히 제가 대견해요,ㅋ~.

모름지기 2011-01-20 02:33   좋아요 0 | URL
제겐 너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의 글은,
저를 심하게 유혹하십니당~~

sslmo 2011-01-21 02:21   좋아요 0 | URL
제가 누군가를 유혹하는 글을 쓸 수 있다니...기분 좋습니다.
시도해 보세요, 나름 읽을만 할 거예요~^^

風流男兒 2011-01-20 09:52   좋아요 0 | URL
흠, 아감벤의 이름은 몇번 들었었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게으름으로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네요. 그래도 덕분에 조금은 아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좋고 고맙네요. 요새 조큼 바쁘다는 핑계로 뭐 글도 못쓰고 있지만, 한번 꼭 읽어보고 싶고 그렇습니다!! ㅎㅎ 추운데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아 또 좋아보이네요 ㅎㅎ

sslmo 2011-01-21 02:24   좋아요 0 | URL
저도 ‘장치란 무엇인가’가 아니었다면...그냥 지나갔을지도 몰라요.
한번쯤 읽어줘도 좋을 책이예요.
어제 그래도 대한이라고 추웠어요.
님도 감기조심하시구요~^^

아이리시스 2011-01-20 15:20   좋아요 0 | URL
형이상학, 신학,법학, 미학, 정치학을 넘나든단 말이죠. 흐흑.
저는 서른 다섯쯤에 한번 읽어보겠..습니당. 아하하.
아감벤. 열심히 기억해놓고.

아~ 리뷰도 어렵당.ㅠㅠ

sslmo 2011-01-21 02:27   좋아요 0 | URL
서른다섯이면...몇 년 후에요?‘속닥’
예수처럼 서른 넷 까지만 살고, 그 이후의 삶은 덤이다 생각하시려구요?^^

저, 나이 먹어 읽으려니 머리가 안 돌아가 고생했어요.
한 살이라고 영거하셔서 ‘휙,휙’돌아갈 때 읽으셔요.

아이리시스 2011-01-21 16:01   좋아요 0 | URL
아직 다섯 손가락 넘게 남..
내공이 쌓여야 읽히는 게 아니고, 영거할 때 읽힐 거란 말이죠? 크하하.

sslmo 2011-01-22 23:17   좋아요 0 | URL
아, 좋을 때군여~^^
네, 제대로 캐치 하셨습니다,ㅋ~.

같은하늘 2011-01-23 16:49   좋아요 0 | URL
헉~~ 어려워서 전 도저히... 양철나무꾼님의 글로 만족할께요.^^*

sslmo 2011-01-25 01:50   좋아요 0 | URL
네, 완벽녀 같은하늘님께도 어려운 구석이 있어야지요~^^
 

 

 

 

 

토닥토닥 그림편지
이수동 글.그림 / 아트북스 / 2010년 12월

 
날씨가 너무 춥다.
추위 속에서 잠들면 죽으니까 자지 않고 깨어 있어야 하는 사람도 아닌데,
난 겨울 밤이면 쉬이 잠들지 못한다.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였다.
그날도 지하철 역 앞 좌판에 채소들을 펼쳐놓은 할머니에게서 이런 저런 채소들을 샀었다.
할머니는 추위에 얼어 사그러든 이런저런 채소들을 사주는 내가 고마웠던지 아들을 향하여,
“고 녀석, 참 이쁘게 생겼다. 너 나랑 가서 살자.”
라고 한 마디 하셨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분주히 통장과 돼지 저금통을 유치원 가방에 넣고 엄마, 아빠에게 배꼽 인사를 한다.
황당하여 말을 잇지 못하는 우리에게,
“엄마, 아빠는 나 없어도 어떻게든 한 세상 살아갈 수 있지만,
 할머니는 나랑 이 돈 없으면 추운데 눈사람이 되지 않을까?"

골프채를 집어든 남편을 향하여 아들놈은 침통을 들고와서,
(그때 이연걸이 나오는 ‘키스 오브 드레곤’이라는 영화가 유행이었을때였다.)
“쉽게 한방에 끝내 줘.”
라고 하여 아무 소리도 못하게 했었다.

한 번은 새벽녘에 이런 일이 있었다.
냉동실 바스킨라빈스 스티로폼 아이스크림 통에 하얀 아이스크림 두덩이가 들어 있길래,
초코시럽 딸기시럽을 듬뿍 얹어 맛나게 먹고난 다음날 아침 아들이 대성통곡을 하는거다.
“너무 쓸쓸하고 외로워서...눈사람을 동생 삼으려고 했었는데, 냉장고가 고장났나 봐. 으엉~ㅠ.ㅠ”
아직도 그 눈사람이 내 입 속으로 들어간 건 비밀이다.

암튼, 오늘 같은 날은 모두에게 배고프지 않은 세상을 약속했던 마르크스와 레닌 옹이 생각난다.
그들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빛나고 반짝이는 자본주의에 홀려서 어둠을 바라보지 못하고 사는 삶을 돌이키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수동’의 <토닥토닥 그림편지>는 너무 예쁘다.
예쁜 것만을 그리고, 예쁜 얘기만 하는 데도 처연해서 눈물이 난다.

세월이 흐르면서 동네는 없어졌고 꽃처럼 곱던 어머니도 하늘나라에 가셨으며, 낭만 아버지도 병석에 누워 계신다. 그리고 나도 쉰이 넘었다. 하지만 골골이 몸에 밴 ‘목표를 위한 몸부림 같은 의지’는 여전히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 모진 의지가 오늘의 나를 있게 한걸 알면서도 아이로니컬하게도 스스로에게 내리는 형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 부디 이 악다구니 같은 의지가 약해지기를 바라면서, 부디 질 줄 아는 미덕이 생기길 바라면서, 목표라는 걸 아예 세우지도 않게 되길 바라면서, 그저 모든 이를,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길 바라면서......이 그림책을 낸다.
                                                                                            (7쪽, 프롤로그 중에서)

 

 

 

 


좋은 술이 생기면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올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을 불러서 한잔하시라. 나를 포함해 셋 정도만 되어도 인생 잘 살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157쪽)

심성이 엇비슷하게 곱고,
한마디 말로도 상대에게 용기를 줄 수 있고,
엇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늙었으면 좋겠다.

해운대 포장마차 촌에 ‘갈매기13호’라는 곳이 있다.
작년에 우연히 처음 간 후로 부산에 갈 때마다 들르는 곳이 되었다.
죽 늘어선 포장마차들에서 흔히 호객을 하는데
그집은 그렇지 않았다. 그게 좋았다.
그냥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날의 내 기분처럼.
혼자 마시는 모양새가 마음이 쓰여서 그랬는지
손님이 나밖에 없어서 그랬는지
조갯국, 멍게, 성게 알 등 서비스가 계속 나왔다.
사람에 지쳐 바닷바람 쐬러 온 해운대에서
사람의 정을 다시 느끼다니. 아이러니다.
마치 생일상처럼 그득한 해산물을 안주 삼아 오랜만에 대취했다.
바에서 젊은 아가씨와 이야기하는 것은 공허하지만
누이 같은 포장마차 주인과 이야기하는
세상사는 온몸에 팍팍 스며든다.(160쪽)

이 추운 밤, 어디서든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을 이들에게 날씨는 참 모질다.
빨리 날이 밝고 그리하여 햇살이 그들을 향하여 넉넉하게 비춰주었으면 좋겠다. 


고맙습니다.
장미꽃 한 다발 사들고 문을 나서지는 못하고 이 페이퍼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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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AFE 2007
    from 제발 제발 2011-01-15 15:19 
          이수동 <토닥토닥 그림편지>,<아직 피어 있습니까, 그 기억>,<사랑을 묻는 당신에게>,<단 하나뿐인 당신에게>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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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2011-01-20 02:38   좋아요 0 | URL
요걸 먼저 봤어야했는데..위..조르조,쩝..넘 어렵구요. 이 책은 확 땡겨요.
읽는책 취향도 상향조정해야겠고
그림에 대한 섣부른 욕심까지 챙기느라...에궁~
양철님, 나빠요.

sslmo 2011-01-21 01:51   좋아요 0 | URL
ㅎ ㅎ ㅎ ...더 어려운 책들도 두루 섭렵하시더구만, 엄살은요~^^


이 책 진짜 토닥 토닥 위로가 되어 줘요.
그림도 그렇고, 그림에 붙인 제목도 그렇고, 곁들인 글들도 그렇고...^^

아이리시스 2011-01-20 15:23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아들 나 줘요. 저 주세요.
아, 귀엽다^^

그림 너무 예뻐요.
특히 핑크로다가.. 담번에 제 서재에 댓글 다실 때 선물주세요. 아하하.^^

sslmo 2011-01-21 01:57   좋아요 0 | URL
얘가 어릴 땐, 좀 귀여웠지요.
지금은 애물단진데...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그러지 말고, 다른 쪽으로 한번 눈을 돌려 보시죠.

같은하늘 2011-01-23 16:51   좋아요 0 | URL
너무 이쁜 아드님의 마음과 너무 이쁜 그림의 책이 눈에 쏙 들어와요.^^
보관함에 담아 두어야겠어요.

sslmo 2011-01-25 01:47   좋아요 0 | URL
그림도 예쁘고,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도 참 예쁘고, 글도 하나 같이 다 예뻐요~^^

꿈꾸는섬 2011-01-24 07:27   좋아요 0 | URL
멋진 리뷰 올려주신 나무꾼님^^ 너무 좋아요.

sslmo 2011-01-25 01:48   좋아요 0 | URL
꿈섬님께 멋진 리뷰라고 칭찬을 받으니, 임무를 완수한 것 같다는...^^

따라쟁이 2011-01-24 22:54   좋아요 0 | URL
아.. 이뻐요.+_+

sslmo 2011-01-25 01:49   좋아요 0 | URL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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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가 머리를 숙이면 부끄럽다는 것이고, 턱을 고이면 한(恨)을 나타내는 것이다. 혼자 있으면 생각에 잠긴 것, 눈썹을 찡그리면 수심에 빠진 것, 난간 아래 있으면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이며, 파초 밑에 앉았으면 꿈이 있다는 뜻이다. 만일 그녀가 서있기를 반듯이, 앉아 있기를 조각처럼 하지 않는다고 나무란다면 양귀비가 치통을 앓고 번희가 머리칼을 만진다고 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박지원이 한 말인 것 같다.
그림 하나를 그리면서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태도를 지적했었던 것 같은데,
마이클 코넬리에 이어 로버트 크레이스를 읽으며 이 구절이 떠올랐다. 
똑같은 외롭고 고독한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싶어서 였다.
 

 

 

  

 워치맨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최필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11월


마이클 코넬리와 로버트 크레이스가 한 동네에 사는 친구라는 건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로버트 크레이스의 <라스트 디텍티브>에 해리 보슈가 카메오로 잠깐 등장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지만, 아직 책으로 만나 보지는 못했다.
‘마이클 코넬리’는 전작을 꼼꼼히 챙겨 읽었지만, ‘로버트 크레이스’는 전작이래야 이제 겨우 세권이어서...어떻게 보면 비교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버트 크레이스의 <투 미닛 룰>을 넘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 책 <워치맨>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초반에 끌어 들이는 흡입력이 좀 약한 데, 그 부분을 참고 읽어내면 참 괜찮은 작품 하나를 만날 수 있다.

문장을 짧게 끊어 급박함과 긴장감을 표현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조 파이크의 캐릭터를 표현해 내는 데도 성공했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끊어놓으니 호흡이 잦아 맥이 살짝 빠지는 것만 빼면 말이다.

그러고 보니, 군데 군데 직역한 듯한 부분도 있어 거슬리긴 하다.
파이크의 집은 비어 있었다. 그들은 파이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신중을 기했겠지만, 주방에 놓아둔 주소록이 사라졌고,(158쪽)
이 부분은  ‘파이크의 집은 털려 있었다’ 정도가 적절하겠다.

207쪽의,
상완신경얼기는 상완신경총이라고 더 많이 사용하고,
노보카인은 국부마취제로 두루 두루 쓰인다. 치과용 국부 마취제로 주석을 달 필요는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 파이크가 너무 좋아졌는데, 조 파이크는 그의 친구 엘비스 콜(로버트 크레이스가 밀고 있는 명탐정)과도 다르고,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와도 다르다.
내친 김에 이 둘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무엇보다 조 파이크는 친구가 많다.
해리 보슈에게 친구들이 공존공생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조 파이크의 친구들은 그의 인간됨을 알고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파이크가 말했다. "선배님이 그리워질 겁니다."
아버지나 다름없었던 사람.
파이크는 트럭에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쥐고 있는 패가 형편 없더라도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때때로, 파이크는 더 나은 삶을 꿈꿨다.(270쪽) 

조 파이크와 해리 보슈 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해리 보슈가 ‘마초’인 것과는 달리 조 파이크는 ‘쿨 가이’ 되시겠다.
나이,직업 불문하고 죄다 집적거렸던 해리 보슈와는 달리, 조 파이크는 고객이라는 구실로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잠든 라킨의 모습은 나이에 비해 어려 보였다. 몸도 작아 보였다. 마치 몸의 일부가 소파 안으로 빨려 들어가버리기라도 한 듯이. 파이크는 이것이 바로 그녀의 솔직한 모습일거라고 생각했다. 밖으로 노출되는 모습은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안에서 밖으로. 안쪽 사람은 긴장과 의지로 바깥쪽 사람을 꼭 붙들어놓는다. 바깥쪽 사람은 세상에 내보이는 얼굴이다. 가면, 눈속임, 메시지, 그리고 목적을 이루는 수단. 그것은 안쪽 사람이 단단히 붙들고 있는 동안만 존재한다. 안쪽 사람이 가면을 놓는 순간 바깥쪽 사람은 사라지고, 원래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다. 잠은 가끔 그 가면을 벗겨내기도 한다. 술이나 마약, 그리고 극단적인 감정 또한 마찬가지다. 단단히 붙들고 있지 않으면 가면은 쉽게 걷힌다. 가면이 벗겨지면 비로소 사람 안의 진짜 사람을 확인할 수 있다. 속임수는 무엇보다 안쪽과 바깥쪽이 일치하는 곳으로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곳에 가까이 접근할수록 사람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콜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의 안쪽과 바깥쪽은 완전한 일체였다. 파이크는 그런 점이 부러웠다. 콜이 그것을 설계와 노력으로 이루었는지, 아니면 애초부터 그렇게 타고났던 것인지 궁금했다. 답이 무엇이건 항상 콜을 지켜보며 그런 점을 닮아보려 애썼다. 파이크의 안에는 요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요새는 쓸모가 많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요새는 외로운 공간이었다.(241쪽)

 이런 인간의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은 로버트 크레이스의 전작을 찾아 읽게 만든다.

또,커피를 외로움 치료제 쯤으로 달고 사는 해리 보슈와는 달리, 조 파이크는 커피를 마시기는 하지만 아침에 한잔 정도이다.
먹는 음식도 혼자 있을 때는 샌드위치 정도가 고작인 해리 보슈와는 달리, 조 파이크는 미식가에 웰빙 음식을 즐기는 베지테리언 이다.

무엇보다 내가 조 파이크의 손을 들어줄 수 있었던 건...해리 보슈는 밤이면 여자와 보내거나, 혼자 있어도 간이침대에 엎드려 악몽을 꾸는게 고작이었다면, 조 파이크는 규칙적으로 총기를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운동도 꾸준히 한다.

그러니까 하려던 얘기가 뭐냐하면 말이다.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외로움, 고독 따위나 분석하고 있지말고...
나와 내 이웃의 외로움이나 고독, 추위 따위를 돌아보자는 말이다.
왜냐하면 날이 얼어죽게 춥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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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1-14 10:51   좋아요 0 | URL
너무 멋지군요! 뭔가 대단한 걸 얘기할 것 같은데
지극히 당연하지만 잊고 지낼뻔한 것을 결국 이렇게 멋지게 풀어 쓰다니!
양철님의 내공에 헉!하지 않을 수 없군요.ㅋ
이쯤되어주시면 저도 왠지 이 책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도 커피 좋아하는데. 해리 보슈를 좀 뜯어 봐야겠군요.ㅎ
혹시 외롭고 고독한 건 아닌가요? 그럼 강남으로 건너오시죠.
제가 커피로 따뜻하게 해 드리겠슴다.^^

이쪽엔 영 마음이 가지 않아 물만두님 리뷰대회도 포기상태라능...ㅠㅠ
물만두님이 천국에서 저 보시면 한숨 한번 푹 쉬시고,
"알아요. 괜찮아요. 다음도 있잖아요."하시지 않을까 내 멋대로 상상중입니다. 이그~

sslmo 2011-01-17 00:58   좋아요 0 | URL
멋지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평범한 페이퍼였는데, 님과 여러분의 댓글 덕에 멋져진 것 같습니다.

강남 사시는 군요.
저는 강북이라서...강남 건너가는 일이 요원하답니다.
직장 때려치우고 한번 건너가겠습니다.
그때를 위해서 커피 저축해 놔도 되겠죠?^^

stella.K 2011-01-17 10:2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직장을 그만 두시는 게 더 요원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저의 은행을 이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자도 붙여드려야겠군요.^^

sslmo 2011-01-18 01:31   좋아요 0 | URL
따뜻한 봄바람이 불 때쯤은 가능할 듯도 하구요.
그 은행, 이자까지 쳐주시고 인심이 후한걸요~^^

글샘 2011-01-14 12:09   좋아요 0 | URL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전부 사랑하라.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전부 사랑하라.

빛이 있는 곳에서도, 어둠이 드리운 곳에서도.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까맣게 하얗게,

잿빛으로 초록빛, 황금빛,
그리고 진한 갈색 빛으로 사랑하라.

낮에도 밤에도 먼동이 틀 무렵에도,
열린 창문으로 나를 사랑하라.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버리지 마라.

아니면 나를 사랑하지 마라.

둘세 마리아 루이나스, <날아가는 어떤 꿈의 감시원>

sslmo 2011-01-17 01:02   좋아요 0 | URL
우와~이 시 아주 멋져요.
이 시인 좀 더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시 감사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01-14 12:39   좋아요 0 | URL
어제 진짜 얼어죽게 춥더군요. ㅠ

그렇지, 외로움, 집착, 고립, 광기에 대한 찬미는 20대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생산의 시기잖아요. 주위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는 해리 보슈 보다는 조 파이크 같은 타입을 좋아해요. 나두 그렇게 되고 싶구요.
따뜻하면서도 절제하는 사람, 절제를 통해 주위에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아요.

sslmo 2011-01-17 01:05   좋아요 0 | URL
그쵸? 해리보슈보다는 조 파이크가 낫죠?^^
근데 조 파이크보다는 매튜 스커터가 좋아요, 저는.

cyrus 2011-01-14 14:44   좋아요 0 | URL
장르소설 속에는 각기 다른 개성적인 성격의 탐정들이 많이 있네요.
이번에 소개하신 조 파이크,, 정말 괜찮은 캐릭터인데요 ^^

sslmo 2011-01-17 01:07   좋아요 0 | URL
괜찮다 뿐이겠어요, 매력적인 캐릭터죠.
조 파이크 같은 남자 소설 속에서 걸어나오지 않나 모르겠어요~^^

잘잘라 2011-01-14 16:27   좋아요 0 | URL
'파이크 안에는 요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요새는 쓸모가 많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요새는 외로운 공간이었다'...

요새는 외로운 공간이다,에 공감 백만개요.

콘크리트-폐쇄-단절-단절-단절.. 단절을 끊고, 닫힌 문을 열고, 콘크리트를 콘크리트를 쳐부수고? ㅜㅜ

sslmo 2011-01-17 01:16   좋아요 0 | URL
파이크-명사;헤엄치는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긴 몸의 포식 물고기
-옥스포드 아메리칸 사전

이 소설 첫 부분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요새가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보자구요~^^

애쉬 2011-01-14 16:32   좋아요 0 | URL
아, 쿨가이란 말이죠?
고독하고 외롭고 쓰라린 남자 주인공 참 멋지긴 하지만,
제가 고독하지 않고 그다지 외롭지 않고 거의 쓰라리지 않다보니, '멋' 이상은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헤리 보슈가 그냥저냥인가 봐요.
근데, 쿨가이란 말이죠? 아하~~~ 조 파이크. 접수.

sslmo 2011-01-17 01:22   좋아요 0 | URL
그니까~~~애쉬님도 해리보슈 시리즈 몇 개 읽어 주셨잖아요.^^
전 마이클 코넬리 것, 반은 제가 좋아하는 역자 때문에 읽었어요.
로버트 크레이스가 말예요, 장르 소설을 읽는 분이라면 은근 매력 있더라구요.
전 워치맨보다 투 미닛 룰이 더 멋졌어요.

아이리시스 2011-01-14 18:45   좋아요 0 | URL
오호라! 고독.
그러니까 혼자 커피마시는 것도 고독이란 말이죠.
남자가 하면 좀 궁상같기도 한데,,
너무 고독,광기에 집착하면 별로지만, 어떤 사람의 숨겨진 고독의 내면은 좋아해왔어요.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외로움, 고독 따위나 분석하고 있지말고..
나와 내 이웃의 외로움이나 고독, 추위 따위를 돌아보자는 말이다.]
이거 좀 힘들겠지만 반드시 그래야겠다..^^

sslmo 2011-01-17 01:2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이 ‘고독’이 궁상스럽기는 한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해주면 ‘쫌’ 멋지잖아요.
내가 이래서 장르소설에 홀릭하나 봐요.^^

순오기 2011-01-14 21:42   좋아요 0 | URL
오호~ 양철나무꾼님 읽는 책, 저자나 주인공은 나한테 낯선 분들이지만... 마지막 결론은 너무 멋진데요!! 추천 꾸욱~~~

sslmo 2011-01-17 01:29   좋아요 0 | URL
좀 멋졌어요?^^
누차 얘기하지만, 제가 멋진 게 아니라 장르소설 속의 그들이 이렇게 멋지구리 하다니까요.
저는 순오기님의 리뷰나 페이퍼들을 통하여, 또다른 책들을 만나는 걸요~^^

루쉰P 2011-06-22 21:19   좋아요 0 | URL
아...멋지네요. 제가 꿈꾸던 인간상이 여기에 있어요. ㅋ 고독계의 지존, 절대 최강자!! 해리 보슈와 조 파이크 이 두 사람 직접 만나봐야 겠어요. 흐흐흐
전 우울하고 처질때 읽고 싶은 작가를 만나면 의욕이 생기는데 양철댁님 덕분에 만난 것 같아요. 완전 감사해요. 흠..뭔가 마음 깊숙이 의욕이 확 솟네요. 케케케!!
 

눈이 징하게 내린다. 
아침에 나올때만 해도 괜찮았는데...차를 모시고 퇴근하게 생겼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면,
눈 오는 날 이 노래를 불러주겠다던 사람이 생각난다. 
그러니까 눈을 걸고 하는 맹세 따위는 믿지 말아야 한다. 
내린 눈이 녹아 사라지면 맹세도 잊혀지기 마련이니까. 

 눈(김효근 작사/작곡)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길 잊어 버리오
가슴에 새겨 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 오는가 흰눈되어 온다오

저 멀리 숲사이로 내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여운만 남아 있다오
눈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눈되어 산길 걸어 간다오

      

아무리 뒤져도 최현수가 부른 건 없다.
이 사람 누군지 모르지만, 목소리가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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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1-11 16:32   좋아요 0 | URL
MBC대학가곡제에서 상 받은 곡이잖아요. 저도 이 노래 참 좋아해요. 당시 서울음대 다니는 여학생이 불렀었는데...
바리톤 최현수도 불렀었군요.
여기는 가늘게 눈발이 날리다 말다 하는데 서울은 많이 오나봐요. 운전 조심하세요.

sslmo 2011-01-13 02:32   좋아요 0 | URL
저는 이 노래를 '하이 바리'로 들어서 그런가...
여자보다는 최현수의 그것이 좋더군요.

차는 직장 주차장에 모셔두고, 지하철 타고 퇴근했습니다~^^

cyrus 2011-01-11 17:50   좋아요 0 | URL
여기 대구는 아직 눈이 안 와요. 밤에 올려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밤에 눈이 안 왔으면 좋겠네요. 눈이 어느 정도 쌓이게되면
한밤중에 편의점 주변에 눈 치워야하거든요. ㅠ_ㅠ

sslmo 2011-01-13 02:33   좋아요 0 | URL
눈 와서 눈 치우셨어요?^^

대구는 눈 잘 안오잖아요?
내가 대구로 이사가면 되겠다아~^^

느린산책 2011-01-11 21:05   좋아요 0 | URL
하루종일.. 눈이 원없이 내립니다.

sslmo 2011-01-13 02:33   좋아요 0 | URL
원없이 내리는 눈을 하루종일 원망했어요~^^

잘잘라 2011-01-11 22:04   좋아요 0 | URL
차를 모시고 퇴근, 하셨어요?

울산 하늘은 종일 새파랳어요.

눈이 쌓이면 눈이 소리를 많이 흡수해서
실제로 세상이 조용해진다던데..
오늘밤 서울은 고요한 밤, 이겠군요.

sslmo 2011-01-13 02:3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눈이 쌓이면 눈이 소리를 많이 흡수해서
실제로 세상이 조용해지는 군요.
댓글이 한편의 시 같아요.

고요한 밤인지는 모르겠는데...환한 밤이었어요.
형설지공이 생각났다고 할까?

세실 2011-01-11 22:07   좋아요 0 | URL
이곳 청주에도 눈이 내립니다. 아이들과 눈 밟으면서 장난치기는 했지만 내일 상가에 가야 하는데 걱정되네요. 청주에서 왕복 2시간 30분 소요되는 곳이지만 꼭 가야 하는데....
눈 그만좀 오렴^*^

sslmo 2011-01-13 02:37   좋아요 0 | URL
상가는 잘 다녀오셨어요?
청주에서 왕복 2시간30분이면 어딜까 싶어 지도를 들여다 봤어요.
(길치에 방향치여서...들여다 봐도 모르지만~)
운전 조심하시구요~^^

세실 2011-01-13 06:36   좋아요 0 | URL
호호호 충주였답니다. 청주에서 6시30분에 출발하여 집에 돌아오니 10시 30분. 오는 길에 저는 살짝 졸고요. 다행히 운전은 옆지기가 했답니다. 제 친구였지만 함께 가주었어요. 무척 고맙더라구요.

sslmo 2011-01-17 01:32   좋아요 0 | URL
댓글을 이제 봤네요.

덕분에 멋진 데이트 즐기셨겠는걸요~^^

꿈꾸는섬 2011-01-11 22:08   좋아요 0 | URL
눈 오는 날, 너무 좋은데요.^^

sslmo 2011-01-13 02:38   좋아요 0 | URL
혹시, 개과?
전 개띤데...왜 눈이 그런가 모르겠습니다~^^

blanca 2011-01-11 23:03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태어나서 난생처음 눈이 오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아이랑 같이 눈을 맞아 봤답니다. 정말 아름답더라구요. 퇴근길 힘드셨겠어요. 이쁜 추억을 가지고 있으시군요.

sslmo 2011-01-13 02:43   좋아요 0 | URL
전 눈을 심지어 먹어보기까지 했어요.

아들 일곱살 때 눈사람을 만들어 바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박스에 넣어놓은 걸, 초코시럽 딸기시럽 뿌려 잘 먹어주셨는 데 말이죠.

눈이 이쁜 추억이 아니고, 눈사람을 먹어버린 게 이쁜 추억이예요.
감사해요~
덕분에 이쁜 추억을 끄집어 낼 수 있었고...
덕분에 '눈'노래는 접어 둘 수 있을 것 같아요~^^

2011-01-12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1-01-13 03:00   좋아요 0 | URL
ㅎ,ㅎ...이 노래처럼 아름답지는 않구요, 미화시키고 싶지도 않아요.
(그런 면으로 미루어 볼 때, 전 좀 시니컬 한 듯~^^)

근데, 이 노래 참 좋네요.


책가방 2011-01-12 01:58   좋아요 0 | URL
목소리 맑은 저분... 바리톤 조병의.... 라고 나옵디다..ㅋ

전 비오면 생각나는 사람 있는데..ㅋ

sslmo 2011-01-13 02:57   좋아요 0 | URL
비보다는 눈이 낫네요.
겨울 한철만 고생하면 되니까~^^

감은빛 2011-01-12 05:08   좋아요 0 | URL
눈 하면 생각나는 건 지겨운 군대의 기억과 작년 1월의 악몽같던 날들의 기억.
오늘 그 악몽이 되풀이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조마조마했습니다.
마침 책팔러 나간 길에, 선배들이 눈 내리는 걸 보고,
'눈 오면 장사 안되는데, 접고 술이나 마시고 싶다!'하더라구요.
정말 장사 더럽게 안되는 날이었습니다.
용기있게 접고 술이나 마셨더라면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을텐데 말예요.

sslmo 2011-01-13 03:06   좋아요 0 | URL
남자들은 눈하면 군대얘기를 빼놓지 않더라구요.
추억이라고 하기엔 아직 시간이 덜 흘렀나 보군요~^^
군대도, 작년 1월도~~~

아웅, 절 부끄럽게 만드시는군요~ㅠ.ㅠ

감은빛 2011-01-14 02:56   좋아요 0 | URL
그렇다기보다는 너무 강렬한 기억이어서라고 할까요?
저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눈이란 걸 몇 번 본적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근무했던 곳에선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눈이 오더군요.
2월과 3월에는 폭설도 정말 자주 오더라구요.
눈이 오면 안그래도 경계근무 서느라 늘 부족한 잠을 못자고,
밤새 눈을 치워야했으니(안그랬으면 보급을 못받아서 굶어죽거든요.)
눈보라에 철책선이 넘어져서, 그걸 밤새 붙들고 서있었던 적도 있었구요.

아마 평생 이야기하고 살 것 같은데요. ^^

그런데 부끄럽게 만들었다는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가끔 양철나무꾼님 말씀은 중간단계를 생략해서 못 알아든는 일이 있네요. ^^

sslmo 2011-01-14 03:09   좋아요 0 | URL
ㅎ,ㅎ...나름 치열한 삶을 얘기하는 데, 전 옛추억 나부랭이나 떠올리고 있었다는게 부끄럽다는 얘기였습니다.
도대체, 제 이 띠엄 띠엄은 어찌하여야 고칠 수 있으려는지, 에효~ ㅠ.ㅠ

아이리시스 2011-01-12 15:41   좋아요 0 | URL
저도 눈이랑 관련된 군대의 기억 있어요.
동생 첫휴가때인데 엄마랑 둘이 면회 갔어요. 홍천.
여긴 눈이 거의 안오니까 눈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고,
사실 겨울에 눈이 오는 동네로 여행가는 것도 못할 짓이던데요.
저 원래 눈오면 활짝 웃으면서 막 뛰어다니고 그런 스타일아닌데
요즘 눈내리는 윗지방이 너무 그리워요.
사진 보여줘요. 보여주세요, 아하하.

sslmo 2011-01-13 03:22   좋아요 0 | URL
몇 년 전 설악 눈꽃 열차 탔던 기억 나네요.
올해는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 때문에...그쪽으로의 여행이 누가 될 수도 있겠네요.
눈 사진이라~
제가 사진을 좀 못 찍어...
다음 번 그림처럼 눈이 한번 내려주면 고려해 보지요.ㅋ~.

카스피 2011-01-12 21:28   좋아요 0 | URL
정말 눈이 많이 오네요.저처럼 뚜벅이야 상관없지만 차로 출퇴근 하시는 분들은 걱정이 많으시겠더군요.근데 내일 모레 또 온다고 하네요ㅡ.ㅜ

sslmo 2011-01-13 03:25   좋아요 0 | URL
올해 운기에는 눈이 많다는데 많대요~
오히려 저야 상관없지만, 운전이 생업이신 분들 생각하면 말이죠.ㅠ.ㅠ

글샘 2011-01-12 23:21   좋아요 0 | URL
눈이 뭐래요? ㅋㅋ
여긴 눈은커녕 비도 안 오네요.
주말에 놀러가려는데, 눈오는 동네는 못가겠군요. ^^

눈오면... 조금 멜랑꼴리해지시는 모양인데요...
따끈한 차라도 한 잔 하세요~ 기분 풀어지도록...

sslmo 2011-01-13 03:28   좋아요 0 | URL
눈 안 오는 동네 어디로 놀러 가실까요?
온 나라가 광우병이다 조류독감이다 해서 속 시끄러워요.
어디 눈 안 오는 동네로 다녀오세요~^^

같은하늘 2011-01-13 16:18   좋아요 0 | URL
정말 이번 겨울은 징하게 춥고, 눈도 많이 오지요?
저희집 아파트 단지는 지금도 딱딱하게 얼어붙으 눈이 하얗게 있어요.
오늘 아침 외출을 위해 어제는 밖에 며칠동안 묵혔던 차의 눈을 치우고, 녹이느라 30분은 걸렸나봐요.ㅜㅜ 근데 양철나무꾼님은 직장 다니시면서 새벽 늦게까지 잠도 안주무시고, 그 많은 책들은 언제 다 읽으실까요? 존경스러워요~~~^^*

sslmo 2011-01-14 03:10   좋아요 0 | URL
내일도 눈이 많이 온대요.
밤에 못 자는 건 병이예요. 고쳐야죠~^^

비로그인 2011-01-13 23:48   좋아요 0 | URL
매일 9시 30분, KBS 1FM 라디오를 켜면 나오는 우리 가곡.
가곡은 곡도 좋겠지만 저는 가사가 참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뭘까,, 조선시대 시조 같기도 하고, 한편의 짧은 수필 같기도 해서 마음을 녹이는 듯한 느낌이 들때가 종종 있습니다.

흠. 내일 연주회 보러 가는데 그 멋진 음악만큼, 아주 여리게 눈 좀 오셨음 좋겠습니다. ^^

sslmo 2011-01-14 03:13   좋아요 0 | URL
우와~부러워요.
연주회도 다니시고, 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기고 계신 듯~^^
전 직장에서 CBS-FM들어요. 맨트가 적어서 편하더라구요.
93.1 말씀하시는 거죠? 저도 이 참에 바꿔 봐~?^^
 
좀 더 가까이 - 북 숍+북 카페+서재
김태경 지음 / 동아일보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책과 함께 하는 저는 행복합니다. 

책 날개 안쪽에서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이 질문과 대답은, 내가 남편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 때처럼 '때때로'이다. 

난 누군가의 말처럼 외롭고 고고한 척 하는 종족이어서 그런가...
항상 행복하지는 않다, 때때로 행복하다.  
남편과 함께 사는 것도, 때때로 축복이다. 

그간의 나라면...이책에서처럼 '책과 함께 하는 저는 행복합니다.' 할 수 있었겠지만,
요즘의 나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 행복한건 '때때로'이다.
책을 읽다보니, 책 속에만 빠져 있지 말고...책에서 걸어나와 실천에 옮기라고 나를 부추긴다는 걸 깨달은 지 얼마되지 않았다.
책속에서와 실생활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낄 경우가 전보다 많아졌고,
삶을 미화시키려만 드는 책들이 시큰둥하기만 하다. 

그러니까 이 책이 내게 다소 그랬다.
원래 그런 류의 화보집인 줄 알고 고르긴 했지만,
책 속의 사진들이 자석을 품은 것처럼 날 마구 잡아당기긴 했지만,
이런 식의 북숍, 북카페,서재 라니...너무 단정하고 가지런하고 반짝거려 숨이 막힌다. 
책을, 북숍을, 북카페를, 서재를...보여준다기 보다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품이 훌륭하다고 해야할까?  

이 책에서 소개한 공간들은 책의 존재가 가장 잘 부각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곳들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이에도 좋다'는 속담처럼, 잘 꾸며진 공간에서 읽는 책이 머리에 더 콕콕 박힐 것 같습니다. 작가 엘리아스 카네티가 카페를 '군중 속의 혼자'가 되기 위해 가는 곳이라고 말했다는데, 책이 있는 공간도 이 표현과 그럴듯하게 잘 어울립니다.(11쪽) 

근데, 난 저자랑은 다른가 보다.
잘 꾸며진 공간보다는 편안한 공간이라든지, 정신의 무장해제를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읽는 책이 머리에 콕콕 박히니까 말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독서 모드는 온돌방의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이불 쓰고 엎드려서 이고,
뒷동산이 보이는 집 뒷베란다 나무 탁자에 앉아 코코아를 호호 불거나 스낵류를 사각거리며 먹으면서이다.
 
북숍, 서점을 이용하는 비율은 예전엔 대형서점과 동네서점의 비율이 50 대 50이었다면,
요즘은 많은 책들을 알라딘을 이용해 구매한다. 
예전처럼 서점들을 돌아보며 펼쳐보고 책을 고르는 상황이 연출되기 힘들다. 

이야기의 처음에 있는,
"그래서 지금 행복한가요? 저는 행복합니다.ㆍㆍㆍ"
라고 한 사람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장 윤성근 씨란다.  

ㆍㆍㆍ보통 헌책방은 사람보다 책이 우선이다. 그러니 효율성과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굳이 헌책방에 갈 이유가 없는 건 당연했다. 그는 먼지와 사투를 벌이는 속에서 헌책방 주인은 책이 아니라 사람과 더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 몇 년의 경험과 책에 대한 애정이 버무려져 탄생한 곳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다.(76쪽)

그러니까 이 책을 통틀어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서점, 북카페의 형태가 바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의 형태이다.
집이랑 회사의 중간 쯤에 있으니, 날 잡아 들려봐야 겠다. 

Space Comment 의 '책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꼭지를 옮겨오면 이렇다. 

1.미디어를 믿지 않는다. 
대중매체에서 추천하는 책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추천한다고 무턱대고 읽기보다 스스로 필요한 책을 찾아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깨달음이 크다. 

2.실용서보다 인문서를 읽는다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라 있는 책은 대부분이 실용서이다. 사고의 깊이보다 즉흥적인 처세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물고기를 낚아주기보다 낚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 인문서를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읽기를 시도해보면 그 어떤 재미와도 비교할 수 없다. 

3.이유를 생각하면 책읽기가 더 재밌다.
고전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건 내용이 복잡하고 낯선 용어가 많기 때문이다.. 읽고 싶은 책을 선택했다면 작가가 왜 썼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고전의 공통점은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다.모르기 때문에 어렵지 알면 무엇이든 재밌다. 

개인적으로 숨막혔던 서재도 있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책이 한가득 쌓인 책장을 보며 뿌듯해하는 것과 달리 꼭 필요한 것만 있어야 한다는 실용주의자다. 그런 성격이 책을 정리하는 데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높이가 들쑥날쑥해 보기 싫거나 책등이 예쁘지 않은 책은 화이트 파일함 안에 넣어 보관하거나 붙박이장 안쪽에 정리해둘 정도다.(117쪽) 

여기서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다. 

부록으로 나온 Wish list는 보면서 내것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내 취향이 다소 올드해서 그렇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본다면 인테리어 팁이라던지,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호사를 누릴 것이고...
무엇보다도 많은 책이 꽂혀있는 서가를 보는 것만으로 영혼이 위로받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한번 쯤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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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1-11 10:17   좋아요 0 | URL
언제부터인가 책에 치이고 있으면서도 정리하지 못하는 욕심은 무언지..ㅎㅎ

sslmo 2011-01-13 02:01   좋아요 0 | URL
대문 사진 바꾸셨네요~^^
전 먼저 것도 좋은데...

저도 치이고 정리하지도 못하면서도,
버릴 수 없는 살들마냥 끌어안고 살았었거든요.
올해는 좀 격하게 결심하고 정리해 보려구요~^^

잘잘라 2011-01-11 10:54   좋아요 0 | URL
「책을, 북숍을, 북카페를, 서재를...보여준다기 보다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품이 훌륭하다고 해야할까?」 이 책은 타겟이 완벽해요. 책 읽는 사람. 그리고, 책 읽는 사람들이 솔깃할 수 밖에 없는 그런.. 환상? 낭만?.. 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상품'으로 잘 만들어냈다는 생각~ ^^;; 베스트셀러가 된다면(벌써 그런 모양이지만..) 그건 기획의 승리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slmo 2011-01-13 02:06   좋아요 0 | URL
책의 장점과 타겟을 분류해 내시는 걸 보니...오홀~!!!
전 이런 분석에는 한없이 약해요.
아니 어쩜 이런 것 앞에서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지도 몰라요~^^

2011-01-11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3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1-01-11 12:16   좋아요 0 | URL
'때때로' 좀 더 잔인하게는 '어쩔때는....' 좀 긍정적으로 '꾸준히' ㅎㅎㅎ
저도 그래요. 물론 행복하길 원하지만 '아~ 난 행복해!' 하면서 취해 살기를 원치는 않아요. '때때로' 즐겁고 기쁠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때대로 행복해야 행복이기도 하고요.항상 행복은 행복이 아니라 무료 같기도 하고....

저는 '때때로' 라는 말이 콕 와 닿아서 맘 속으로 '나도'라고 말했어요.
'책과 함께 하는 저는 행복합니다,' 라고 당당히 말하는 작가의 고백에는 과연? 이라고 의문도 살짝 들고요.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저에겐 양철나무꾼님의 '때때로'가 훨신 와닿는 말입니다.

sslmo 2011-01-13 02:13   좋아요 0 | URL
근데, '때때로'가 '네버'나 '그럼에도 불구하고'나 '가끔'보다는 매력적이잖아요.
'차좋아'님처럼 그래도 한분 정도는 동조해 주시니...
그래도 덜 부끄럽숩니다.

마녀고양이 2011-01-11 15:45   좋아요 0 | URL
같이 가요, 같이 가...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 잼나겠다....
나두 데려가면, 내가 애교 엄청 떨어줄게,, 데려가주라. ^^

리뷰의 첫머리 넘 맘에 든다.
'책 속에만 빠져 있지 말고...책에서 걸어나와 실천에 옮기라고 나를 부추긴다는 걸'
이거 너무 맘에 들어요. 나두 그렇거든. 정말 공감공감. 우리처럼
추리소설 환타지물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실 책 세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죠. 아하하.
빠져나와야 해... 아자!

sslmo 2011-01-13 02:15   좋아요 0 | URL
일단 내가 퇴근 길에 들러 한번 간을 보고...
그리고 마고님을 모시도록 합지요~^^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책에서 쫌 걸어나와줘야 할 듯~^^

cyrus 2011-01-11 17:49   좋아요 0 | URL
이 책,, 포핀스님의 서재에도 본 거 같은데,, 재미있을거 같아요.
저는 책이 가득한 서재 사진이 있는 책을 좋아하거든요.
예전부터 이상북에 관심이 있었는데 꼭 찾아가봐야겠습니다. ^^

sslmo 2011-01-13 02:18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이 가득한 서재는 좋은데...너무 단정하면 숨 막혀요~^^
이상북에 관심있으시다면...서울까지 행차~?
인터넷 숍도 운영하고 있잖아요~^^

꿈꾸는섬 2011-01-11 22:11   좋아요 0 | URL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 저도 가보고 싶어요.^^

sslmo 2011-01-13 02:19   좋아요 0 | URL
한번 날 잡죠~^^
직장에선 20분, 집에선 10분 정도 걸리겠습니다.

카스피 2011-01-11 23:15   좋아요 0 | URL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 이름은 들었는데 아직 가보진 못한것 같네요.예전에는 전국의 헌책방을 전전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심드렁해서인지 서울에 있는 헌책방도 잘 안가게 되네요ㅡ.ㅡ

sslmo 2011-01-13 02:22   좋아요 0 | URL
전 헌책방은 잘 안 가게 돼요.
헌책방은 나들이라고 하잖아요.
아무래도 일에 치여 나들이 할 체력이 안 따라주는 듯 해요.
고로 서울의 헌책방도 잘 안 가게 된다는 말씀은...체력 안배를 잘 해주셔야 합니다.로 해석 돼요~^^

아이리시스 2011-01-12 15:45   좋아요 0 | URL
때때로 행복, 때때로 축복. 이거 맘에 들어요.
매일 행복하고 싶지만 그건 또 숨이 막힐거예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완전 예쁠 것 같아여.

근데, 젤 마지막 인용구, 화이트 보관함 저건 뭘까여?
서랍에 넣는다는 건가. 줄이랑 크기맞춤. 으악.
경기 일으킬뻔 했어요.
저 분은 우리집 와서 책이 놓인 꼬락서니를 보면 날 사람 취급 안하겠다.. 아하하.

sslmo 2011-01-13 02:24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사람이 그러고 어떻게 살아요?
저는 좁은 집구석 여기 저기 덩치로 쌓여 있다 못해서, 책으로 발야구를 하게 생겼는걸요,ㅋ~.

글샘 2011-01-12 23: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언제나 때때로를 붙여야 정확하지만...
뭐, 그렇다고 맨날 때때로를 입에 달고 살 순 없잖아요.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행복하게...
그러면서도 그저 행복하나도 생각하고 살면 되죠. ㅎㅎ
저는 정리란 게 팔자에 없는 인간이어서... ^^ 헌책방 스탈이 맘에 듭니다.

sslmo 2011-01-13 02:29   좋아요 0 | URL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행복하게...이 말 왕 쿨하게 들리는걸요.

저는 제 앉은 자리만 깨끗하면 된다 주의여서, 주변이 아무리 돼지우리여도 잘 살아갈 수 있는데...
근데 만약 남편마저 '정리란 게 팔자에 없는 인간' 이라면 좀 문제가 될 수도 있겠네요~^^

같은하늘 2011-01-13 16:21   좋아요 0 | URL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저도 가보고 싶네요. 저도 자유스런 모습으로 책 보는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엎드려서 책을 보고나면 뒷 목과 어깨가 아파서 이젠 그 자세가 안되요.ㅜㅜ

sslmo 2011-01-14 03: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아들 앞에서는 바른 자세로 책을 보려고 노력을 해요.
그래도 자꾸 눕게 되고 엎드리게 되는 걸 보면 나이탓~?^^

2011-01-13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4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4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7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