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백석,<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페이퍼를 장황하게 몇부작으로 나눠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풀어 놓았고,나는 그걸 제법 잘 주워 읽었다. 

난 김탁환을 참 좋아한다.
그가 황진이를 쓰면 황진이를 읽고,그가 이순신을 쓰면 이순신을 읽었다.
그가 박지원과 북학파의 얘기할 때면 정조의 마음 정도는 되었던 것 같고,
미안스럽게도 <혜초>는 꾸역꾸역 읽었지만 아직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노서아 가비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이었다. 
<혜초>의 작가의 말에서,'쓰고 싶은 작품과 쓸 수 있는 작품은 다르다' 고 얘기한다.
암튼,나는 <혜초>를 기준으로 어떤 경계를 넘은 것 같다.

처음  이렇게 '작가의 말'로 시작한다. 

적의 크기로 나의 부족함을 고스란히 가늠하는 이야기!가장 거대한 적,내 전부를 거는 대결이 아니라면 무엇이 나를 고양시킬까.이 대결을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다면 얻서 어둠을 닮은 빛을 쐴까.단어를 갈고 문장을 벼리고 문단을 박았다.냉혹한 바람에 몸서리쳤다.봄은 없었다.백에 아흔아홉이 가족이라는 핑계,나이라는 변명,세상살이 별거 없다는 위안 따위의 자포자기로 행복을 쌓을 때,한계 밖으로 홀로 질주한 단독자의 표정.그 내밀함을 소설이라는 밀림으로 감싸고자 했다. 

이 책 '밀림무정'은 어찌보면 무협지 같고,어찌보면 로맨스물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의 내공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작가의 내공이라는 것이 타고난 재능 같아서 살짝 샘이 나려고 하는데...
이 모든 걸 타고난 재능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그의 방대한 자료조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철저히 얽어낸 씨실과 날줄의 결과물이 너무 탄탄하다.
이런 노력의 성과물이라면 존경을 보낼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귀결이 된다.

1권 책 표지에 나오는 것 처럼,선굵은 사내의 이야기이다.
(뭋사람들에게 경고를 하는데,이 길어져만 가는 겨울밤 김탁환에 빠져들면 호랑이가 업어가도 모른다=헤어나기 힘들다.)














I can't explain it.That's why.
凡人인 나로서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기는 하다.
호랑이 한마리를 잡기 위해서 7년동안 벼르는 그 과정이 아이러니 컬 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 세월을 거치면서 같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게 또 소소한 재미이다.
뭐랄까,호적수 라는 말처럼 싸우면서 정이 들게 되는 경우라고나 할까.
나의 적수가 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어느 단계에 이르면 귀에 쏙쏙 박히도록 잔소리도 해줄 수 있고,대적도 해줄 수 있을까? 

소설 한편으로 달관을 얘기하면, 그를 끝에 두고 우러르면 더 이상의 것이 없을 것 같아 망설여지지만,이런 문장은 부족함이 없다.

*최대한 관대하라.가족 중 누군가가 사냥 도중 목숨을 빼앗기더라도 복수 운운하며 그 맹수를 쫒지 마라.승부가 공정했다면 살고 죽는 것 또한 자연의 이치다.허나 제 집을 침범한 짐승과는 목숨을 걸고 맞서라!세상 끝까지 추격하여 급습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라.(128쪽) 

*호랑이를 사냥할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견딤이다.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을 견디고 살을 에는 추위를 견디고 시간을 견딘다.오랫동안 견디며 단 한 순간만을 생각한다.(158쪽)  

*명령을 바꾸기 어렵다면,목숨을 걸고 그 명령을 지키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179쪽) 

*호랑이 추격의 비결.호랑이의 순발력은 들짐승 중에서 으뜸이지만 지구력은 늑대나 풍산개보다도 못하다.호랑이가 걸을 때 산은 뛰고 호랑이가 쉴 때 산은 걷는다.더 적게 자고 더 적게 먹고 더 자주 발을 놀린다.(194쪽) 

*큰 고통을 견딜 때는 미리 상황을 각오하고 집중하게 된다.어찌할 수 없는 아픔인 경우에는 그냥 두고 볼 수밖에 없다.작은 고통은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만든다.조금만 바꾸면 이 고통이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고통은 크든 작든 쉬사라지지 않는다.한쪽을 막으면 다른 쪽이 터지는 둑처럼,산은 시린 어금니로 침을 모았다.이가 아프기 시작한 뒤부터 같은 다짐을 반복했다.모신나강은 섬세한 무기다.조준도 정확해야 하지만,몸과 총이 하나로 움직여야 원하는 지점에 탄환을 꽂을 수 있다.어깨 먼쿰이나 총의 반동을 떠안는 어금니가 튼튼하지 않고는 토끼 한마리 맞히지 못한다.(330쪽) 

김탁환의 묘미하면 뭐니뭐니 해도 수려한 문장이다.
옛날엔 수사가 화려하다 못해 현란하다 싶었는데,이제는 흐드러지거나 넘치지는 않는 것 같다.

*바람이 점점 심해졌다.절기와 방향에 따라 저마다의 이름이 붙었지만 개마고원의 겨울바람은 한두 이름으로 가두기엔 너무 크고 빠르고 시시각각 달랐다.새된 피리 소리인 듯,둔중한 북소리인 듯,먹잇감을 발견한 호랑이의 콧김 소리인 듯,달아나기 시작한 아기 노루의 굽 소리인 듯,대포 소리인 듯,기관총 소리인 듯,님 잃고 흘리는 눈물이 이별 편지에 떨어지는 소리인 듯,재회를 기뻐하며 달려오는 여인의 창 넓은 모자가 떨어져 구르는 소리인 듯,기억을 토막토막 쪼개고 감각을 갈기갈기 찢었다.(166~167쪽) 

이런 문장은 참 좋다.
이쯤 되어버리면,무협이라기 보단 로맨스물이라고 볼 수 밖에 없질 않을까.

마른 국화꽃잎 한줌을 가지고도 은은함을 머금을 수 있게 해주고 행복을 선사하고 그리하여 세상 그 누구보다도 따뜻함을 누릴 수 있게 하는 힘,그가 단지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서 다행이다.

*잔을 건네받은 그미는,산이 일러준 대로 조심조심 입김으로 꽃잎을 잔 가장자리로 보낸 뒤,은은한 꽃향기를 코로 들이마시고는, 잔을 기울여 차를 한 모금 입안에 머금었다.차 한 잔이 얼마나 큰 행복을 선사하는 지,그미는 그 순간 처음 알았다.(218쪽)   

*그런데 지금 산은 그미와 발맞추어 걷는 중이다.바람이 불 때,나뭇가지가 흔들릴 때,멀리서 번개가 내리쳐 산과 계곡의 윤곽이 드러날 때,그미는 꼭 쥔 손에 힘을 주며 어깨까지 떨었다.산은 그미의 손을 감싸며 다독였다.말이 필요없었다.산의 엄지가 그미의 손바닥을 쓸자,그미가 살짝 얼굴을 들었다.산이 웃자 그미도 서너 박자 늦긴 했지만 따라 웃었다.(364쪽)

이런 섬세한 눈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아프면 아프다고 바로 말하오.괜히 참고 걷다가 덧나지 말고. 
......
-왼쪽으로 계속 기울며 걷기에......오른쪽에 전혀 무게를 싣지 못하기에 알았소.(220쪽)


내가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었던 건,나이 스물 셋으로 나오는 주인공 '산'이 살아남은 자의 미안함을 알까 하는 거였다.나이 사십을 넘긴 작가는 알 수도 있을 마음이지만,스물을 갓 넘긴 사내가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하긴 흰호랑이의 마음도 헤아리니까?(또는 이것도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고 해야할까?)

*개마고원 포수들은 무거운 죽음일수록 가볍게 날렸다.그렇지 않고는 쉼없이 닥치는 불행을 견디기 어렵다.산도 곧 망나니춤에 합류했다. 
......
살아남은 자의 미안함으로 가득 찬 춤이었다.미안하구나,이 싱싱한 새벽 공기를 나만 맡아서.미안하구나,언 몸 녹여주지 못해서.미안하구나,낯선 골짜기에서 썩어가게 해서.미안하구나,머리끝까지 차오른 두려움 풀어주지 못해서.미안하구나,벼락 같은 최후를 미리 알려주지 못해서.미안하구나,담배 한 개비의 여유도,문장 하나의 그리움도,미소 하나의 즐거움도 더 이상 허락할 수 없어서 .오늘도 미안하고 내일도 미안하고,영영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271쪽)

작가는 '미안하구나''아팠겠구나'같은 단어를 반복해서...그 마음을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읽는 것만으로도 미안함을 알겠고 아팠겠구나 한마디에 상처가 치유되는 힘을 얻는다.
때문에 '미안하고 아플 때' 이 책을 찾게 될 것 같다.

*남자란 마음의 흉터에는 둔감하지만 손등의 흉터엔 민감한 족속이라고 햇던가.산의 손도 흉터투성이였다.산은 그미의 흉터 하나하나에 제 손등의 흉터를 덧붙여 비교했다.
......그 아래엔 겹겹의 고통이 숨어 있었다.아팠겠구나.정말 아팠겠어.엄지 아래쪽 이 상처.이 죽은 피들!(295쪽) 


사실,내가 이 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대처법을 알려주어서이다.

주홍은 흐린 날의 저물 무렵을 아꼈다.구름의 등이 붉게 빛나는 동안,대학 실험실에서,시호테알린의 밀림에서 그미는 가장 먼 곳에서부터 다가오는 어둠을 향해 후우후우 소리 내오 입김을 불어대곤 했었다.밤이 오면 혼자 남을 것이고 혼자 밥을 먹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쓸 것이다.그리고 홀로 남아서,혼자가 아니었던 순간들을 어루만질 것이다.그미는 구름의 등이 더 오래 빛나기를 바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가사는 이미 잊고 멜로디만 겨우 혀끝에 걸려 고드름을 타고 내리는 물방울처럼 똑똑 떨어졌다.붉은 빛은 신기하게도 검은 빛으로 바로 탈바꿈하지 않고 푸른 냄새,푸른 맛,푸른 빛을 잠시 뿜었다.낮의 마지막 핏줄인지도 몰랐다. (303쪽)

 이가을,또는 이 겨울 마른 국화꽃 한줌 전해주는 것 같아서, 
<국화 옆에서>를 밀어내고 내가 요즘 읽는 시 한편~

*국화차는 예로부터 불로장수의 차로 전해오고 있다.특히 간장을 보하고 눈을 밝게하며 머리를 좋게 한다.신경통,두통,기침에 유효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들국화/김 용 택


나는 물기만 조금 있음면 된답니다
아니, 물기가 없어도 조금은 견딜 수 있지요
때때로 내 몸에 이슬이 맺히고
아침 안개라도 내 몸을 지나가면 됩니다
기다리면 하늘에서
아, 하늘에서 비가 오기도 한답니다
강가에 바람이 불고
해가 가고 달이 가고 별이 지며
나는 자란답니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찬 바람이 불면
당신이 먼데서 날 보러 오고 있다는
그 기다림으로
나는 높은 언덕에 서서 하얗게 피어납니다
당신은 내게
나는 당신에게
단 한번 피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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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0-11-18 10:48   좋아요 0 | URL
아프면 아프다고 바로 말하오..
아픈거 숨기고 병 키우는 거, 그야말로 민폐예요.
몸 아픈 것도 그렇지만 마음 아픈 것도 마찬가지,
아프면 아프다고 바로 말하오!

sslmo 2010-11-18 14:06   좋아요 0 | URL
ㅎ,ㅎ,ㅎ...맞아요.
적어도 몸이,마음이 아프다고 시위하는 소리를 제대로 귀기울이기만 해도 크나큰 민폐는 면할 수 있는데 말이죠~^^

2010-11-18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9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란도란 2010-11-18 18:2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양철나무꾼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리플 남기고가네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다이조부 2010-11-18 20:44   좋아요 0 | URL


왜 난 이런 공지를 못받을까요 ㅋ

글재주가 없어서겠죠 하하 ㅎㅎ

sslmo 2010-11-19 01:01   좋아요 0 | URL
매버릭꾸랑님,
이거 랜덤 발송 아녜요?
많이 노출을 좀 시키시지...^^

도란도란님,
트랙백 해서 블로그 다녀왔는데요.

책이랑 이벤트는 관심가고 참여도 했는데 말이죠.
이곳 알라딘에 블로그를 만드시거나 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좋은 책,광고 홍보 하는 거...그렇게 적극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또 하나,다른 포털 블로그여서 낯선대다가 글씨가 흐릿하고 고르지 않아 눈이 많이 아팠어요.

cyrus 2010-11-18 21:19   좋아요 0 | URL
제가 예전에 고등학생 때 <불멸의 이순신>을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김탁환 작가의 신작이 끌리네요. 야생 호랑이와의 결투라,,,
읽어보고 싶네요. 글 말미에 유용한 국화차 정보가 있네요.

허허,, 그런데 방금 제 옆에 있는 어머니에게 나무꾼님이 알려주신
국화차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어머니께서 국화차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달라고 하시네요^^;;

다이조부 2010-11-18 21:23   좋아요 0 | URL


하하하~ 재미있는 댓글이네요 유쾌 상쾌 ㅋㅋㅋ

한동안 김탁환 블로그 를 구경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아마도 이렇게 팬이니까 김탁환 블로그 아시죠?

혹시 모른다면 한 번 가보세요~ 볼거리가 제법 많더군요 ㅎㅎ

sslmo 2010-11-19 01:09   좋아요 0 | URL
고등학생 때 불멸을 읽으셨다구요?
그 8권짜리 지루한 소설을요?^^
cyrus님이 '쪼콤' 멋져 보입니다.
(제가 개연성만 확보된다면 '대하소설'을 좀 애정해서요~^^)

국화는 종류가 두 가지예요.
줄기가 풀처럼 되어 있는 거랑 나무처럼 되어 있는게 있는데...
풀처럼 되어 있는 걸 차로 써요.

법제는 저도 잘 몰라요~
저도 사서 선물해 보기만 해서 말이죠.
한가지,생국이랑 건국이랑 효능이 틀려요.

혹,이너넷에...국화차 만드는 법 나오지 않을까요?^^

sslmo 2010-11-19 01:11   좋아요 0 | URL
제가 들락거릴 때는 김탁환 블로그 별 거 없었는데...
요즘은 활발한가 보죠?^^

다시 한번 찾아가 봐야겠네여=3=3=3

cyrus 2010-11-20 14:01   좋아요 0 | URL
사실 시리즈 다 완독 못했습니다. ^^;;
그 때 고2때라 한창 공부해야할 시기라서 어쩔 수 없이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시 살면서 셜록 홈즈나 괴도 뤼팽
시리즈 이외에는 왠만한 유명 시리즈는 완독 못했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던 삼국지도 읽다가 포기했었습니다.

hina 2010-11-18 22:50   좋아요 0 | URL
[아프면 아프다고 바로 말하오.괜히 참고 걷다가 덧나지 말고]
-> 정말로 이렇게만 하면 아픈사람도,
아픈사람을 봐야하는 사람도 서로서로 편할텐데 말이에요.
왠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하는 게 사람의 심리일까요?
내가 알려주기전에 먼저 알아차려줬으면,
그만한 관심으로 꾸준히 날 지켜봐주었으면...하는...

암튼,아프시기 전에 미리 말씀드리길...감기!조심하세요^^

sslmo 2010-11-19 01:16   좋아요 0 | URL
물론 이상이죠.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음 하는 마음.
하지만 말 그대로 이상이라는 거 요즘은 알 것 같아요.
요즘은 알려줘서 라도 제대로 알아줬음 좋겠어요.
제대로 알려서 제대로 챙김받자,,,저 모토 바꿨어요.
잘 지내시죠?
제 마음을 '깃들'여서 안부 전해요~^^

세실 2010-11-19 09:01   좋아요 0 | URL
당신은 내게
나는 당신에게
단 한번 피는 꽃입니다.

참 예쁜 말이네요.
국화차 한잔 마시며 하루를 시작해야 겠습니다.

sslmo 2010-11-21 16:57   좋아요 0 | URL
잠깐 만난 인연으로 70년동안을 그리워하며 못 만나고 살아요~
전 이렇게 그리워만 하고는 못 살것 같아요.
이쯤 되면 '레드 썬~'의 도움을 받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국화차랑 세실님 잘 어울리는걸요~

비로그인 2010-11-19 11:44   좋아요 0 | URL
김탁환의 책은 한번도 안읽어봤지만 이 책은 정말 차가운 겨울밤 숨죽이고 읽기 딱 좋겠군요.

상쾌한 금요일 아침이지요?

sslmo 2010-11-21 17:03   좋아요 0 | URL
'차가운 겨울밤 숨 죽이고 읽기 딱'이라는 표현 읽다가...저,숨 딱 멎는줄 알았어요.
넘 멋진 표현이예요~^^

김탁환 열하광인 시리즈는 6권이어서 그렇지 '밀림무정'보다 더 황홀해요~!!!

비로그인 2010-11-21 22:13   좋아요 0 | URL
아.. 호랑이가 물어가도 모를 그런 소설이군요..
전 호랑이한테 물려가긴 싫으니,, 국화차를 어떻게 좀 구해볼까를 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언젠가 국화잎이 들어 있는 차 한 통 사다가 먹은 듯 싶은데 요즘 게을러져서인지 커피만 주구장창 들이키고 있네요. 국화차의 효능을 보니 더욱 더 관심이 가네용 ^^

sslmo 2010-11-22 17:47   좋아요 0 | URL
옛날에 포박자라는 책을 읽었는데,신선이 되는 법 참 재밌었어요.
근데 신선이 되는법에 나온 약재의 주성분이 이슬이랑 수은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국화차의 성분에도 혹,,,이슬이랑 수은이 들어있는 건 아니겠죠???^^
 

밥값 /정호승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설해목/정호승

천년 바람 사이로  
고요히
폭설이 내릴 때
내가 폭설을 너무 힘껏 껴안아
내 팔이 뚝뚝 부러졌을 뿐
부러져도 그대로 아름다울 뿐
아직
단 한번도 폭설에게
상처받은 적 없다 


별들은 울지 않는다/정호승 

자살하지 마라
별들은 울지 않는다
비록 지옥 말고는 아무데도
갈 데가 없다 할지라도
자살하지 마라
천사도 가끔 자살하는 이의 손을
놓쳐버릴 때가 있다
별들도 가끔 너를
바라보지 못할 때가 있다 


왼쪽에 대한 편견/정호승
 
한쪽 날개가 왼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채
겨울 하늘을 나는 청둥오리가 더 아름답다
한쪽 어깨가 왼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채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더 아름답다
나는 젊은 마음의 육체를 지녔을 때부터 왼쪽 길로만 걸어가
지금 외로운 마음의 육체마저도 왼쪽으로 더 기울어졌다
기울어진다는 것은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기울어진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멀리 사람을 바라볼 때
꼭 왼쪽에서 바라본다
왼쪽에서 바라본 사람의 옆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벽돌 /정호승

위로 쌓아올려지기보다 밑에 내려깔리기를 원한다
지상보다 먼 하늘을 향해 계속 쌓아올려져야 한다면
언제나 너는 발밑에 내려깔려
누구든 단단히 받쳐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어느날 너와 함께 하늘 높이 쌓아올려졌다 하더라도
지상을 가르는 장벽이 되길 바라지는 않는다
산성이나 산성의 망루가 되기는 더더욱 바라지 않는다
그저 우리 동네 공중목욕탕굴뚝이나 되길 바란다
때로는 성당의 종탑이 되어 푸른 종소리를 들으며
단단해지기보다 부드러워지길 바란다
쌓아올린 것은 언젠가는 무너지는 것이므로
돌이 되기보다 흙이 되길 바란다


밥 한번 먹자는 말을 인사처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말하는 밥은 사심이 담긴 접대를 얘기하기 때문에,이들이랑 같이 밥먹는 자리가 편할 수만은 없다.
오래전부터 밥을 같이 먹자는 이를 크게 인심쓰는 양 따라 나섰다.
"이 밥은 우리 회사가 사는 게 아니라,내가 사는 거예요.
내가 평상시 먹는 것처럼,따뜻한 국밥 한그릇 먹자구요."
고급 레스토랑이나 고깃집 대신 시장에서 순대국 한그릇을 얻어먹었고,
100원 주고 자판기 커피를 한잔 뽑아 입가심으로 한모금씩 나눠 먹었다.

더 비싼 밥을 얻어먹고도 입을 잘 닦던 내가 
밥값을 하려고 '밥값'시집과 애기들 보라고 동화책 몇 권을 구입하였다.


나는 너무 모진 사람도 싫지만,너무 착한 사람도 싫다.
정호승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착해지는 것 같다.
뭐랄까,두루두루 모두에게 착한 만병통치약 같다.
난 때로 때때로 나만을 위한 맞춤처방,맞춤 시 하나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

'벽돌'이라는 시를 읽다가 '테드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중 '바빌론의 탑'이라는 짧은 소설을 인용하면 이렇다. 

이제는 왜 야웨가 탑을 무너뜨리지 않고,정해진 경계 너머로 손을 뻗치고 싶어하는 인간들에게 벌을 내리지 않았는지를 뚜렷이 알 수 있었다.왜냐하면 인간은 아무리 오랫동안 여행을 해도 결국은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몇십 세기에 걸친 인간의 노력도 천지 창조에 관해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 이상의 것을 밝혀 주지는 않았다.그러나 인간은 그런 노력을 통해 상상을 초월한 야웨의 에술성을 흘끗 보고,이 세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를 깨달을 수가 있다.이 세계를 통해 야웨의 창조는 밝혖고,그와 동시에 숨겨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우주에서의 자기 위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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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11-12 20:14   좋아요 0 | URL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시인의 마음이 전 너무 좋아요.^^ 너무나 인간적이지 않나요? ㅎㅎ
괜찮아는 우리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책이네요. 지하 100층짜리집도 있군요.ㅎㅎ

sslmo 2010-11-13 00:57   좋아요 0 | URL
친구라면 이렇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시집이예요.
"넌 왜 바보 같이 착하기만 한 건데...?"

김제동 모친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가식도 10년이면 예절로 봐준다.

동화책을 골라본지 넘 오래라...잘 골랐는지 모르겠어요.

반딧불이 2010-11-12 23:42   좋아요 0 | URL
저는 '설해목'이 좋네요. 이 시도 정호승의 시인가요? 아님 양철나무꾼님의 시인가요?

sslmo 2010-11-13 00:59   좋아요 0 | URL
아웅~ㅠ.ㅠ
당근 정호승 님이죠,전 시 못 써요.
(시 제목 마다 정호승 님 이름 또박또박 적어 넣었어요.)

생각해보니,시 한편 쓰고 싶은 밤이긴 합니다여~^^

반딧불이 2010-11-13 01:21   좋아요 0 | URL
하하..아깐 없었자나요.머. 시는 좋은데 동아일보에 실렸던 천안함사건 발언 이후 실망이 좀 있었죠.

이참에 한편 올려주시죠~

sslmo 2010-11-13 12:38   좋아요 0 | URL
뭐해?
독서.
청소나 좀 하시지.
독서나 청소나 같은 라임이니까 아무거라도 하면 되지!

뭐해?
으응,시 한편 쓰려고.
엄마 피곤하면 먼저 주무세요,시는 내일 쓰고.
피곤하긴 누가 피곤하다고 그래,잠시 명상 했다니까.
엄마 우리 국어샘이 그러시는데 시를 쓰려면 주변이 깨끗해야 한대.

시가 쓰고 싶습니다.
그래서 청소 먼저 해야겠습니다.

2010-11-13 00:29   좋아요 0 | URL
얼마전에 정호승시인의 시집 {밥값}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이렇게 올려놓으신 시편들을 읽으니 사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해 말에 시에 목말라 며칠간 십여권의 시집을 사서 읽고는, 비평가 정효구 선생의 시론집들도 구해 목마름을 푼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무렵 며칠 동안 얼마나 행복했던지요. 아, 다시 시에 대한 갈증이 생기기 시작하는군요!

sslmo 2010-11-13 01:04   좋아요 0 | URL
진짜 다독이시군요~

저도 연말이면 유독 시집을 찾는 것 같아요.
시에 목마르다는 건,영혼이나 마음이 목마르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어요.
정효구 시론집은 몰라요.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글샘 2010-11-13 10:50   좋아요 0 | URL
기울어짐은 아름다운 것이란 말은 정말 맘에 들지만...
정호승이 왼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건... 글쎄요입니다. ㅎㅎ
착한 것은 오른쪽에 가깝잖아요. right, 옳은 쪽...

sslmo 2010-11-13 12:42   좋아요 0 | URL
정호승이 왼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건 정호승의 생각이겠죠.
그 사람 주변엔 착한,오른쪽 성향의 사람들이 많을테니...
혹 줄세우면 그 사람이 가장 왼쪽에 서게 될지,ㅋ~.

마그 2010-11-13 21:08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죠? ^^ 인사차..들렸습니다. 요새는 일도 바쁜데다 마음도 바빠서 통 여유가 없습니다. 시를 보니...제가 좋아하는 시들이 몇개 생각나네요.. 성산포에서..가 제가 외울수있는 유일한 시에 가까운거 같네요. ㅎㅎ
하신말씀에 동의해요 너무 착한사람도 부담스럽고 너무 나쁜사람도 싫어요.
그냥 다들 적당히 이기적인채 사는 서울살이에... 익숙해 졌나봐요.
나이가 참... 사람을 무디게 만드는 군요. 왠지 말해놓고 나니 서글퍼요 흙흙

가을이 다익어서 이제 겨울이 되었네요. 감기조심하시구요~ 또 놀러올게요 ^^

sslmo 2010-11-14 00:49   좋아요 0 | URL
어머머~~~~~넘 반갑네요.
전 정호승의 <문득>이라는 시를 외울 수 있습죠~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전,나이가 사람을 적당히 무디게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님도 감기조심 하시구요~^^

느린산책 2010-11-13 23:07   좋아요 0 | URL
너무 모진 사람도 싫지만 너무 착한 사람도 싫다.
완전 x100 공감이어용 :)

sslmo 2010-11-14 00:42   좋아요 0 | URL
그쵸~?
근데 생각해보니 적당히 둥글어도 가슴에 비수 하나쯤 간직하고 살게 되더라구요.
마음을 갈고 닦을 게 아니라...가슴 속 날선 비수를 둥글게 갈고 닦아야 겠어요~^^

L.SHIN 2010-11-13 23:17   좋아요 0 | URL
"내 팔이 뚝뚝 부러졌을 뿐
부러져도 그대로 아름다울 뿐
아직
단 한번도 폭설에게
상처받은 적 없다"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모든 가지를 다 잘라낸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sslmo 2010-11-14 00:44   좋아요 0 | URL
땅에 뿌리만 제대로 내리고 있으면,가지는 또 다시 누군가를 향하여 뻗어나가게 되어 있는 게 아닐까요?^^

L.SHIN 2010-11-15 21:13   좋아요 0 | URL
멋지군요!
당신..멋져요.
이제부터는 '나의' 나무꾼님이에요.(웃음)

sslmo 2010-11-16 16:27   좋아요 0 | URL
저 그 노래 잘 부를 수 있어요.
"오~나으~여신이여~"^^

cyrus 2010-11-14 00:36   좋아요 0 | URL
위에 소개하신 정호승 시인의 시들도 멋집니다만,,,
뭐니뭐니해도 이보다 더 인상 깊었던 시는 댓글에 남긴 나무꾼님의 시였네요.
수많은 댓글들에 시가 가려 있는줄 아시겠지만,,
저는 다른 분들이 댓글까지 보는 편이라,, 나무꾼님의 시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 내용이 재미있었습니다. 댓글을 추천할 수 없는 시스템이 없어서 아쉽네요ㅎㅎ


sslmo 2010-11-14 00:46   좋아요 0 | URL
cyrus님,시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까지 읽는 꼼꼼함이시라뇨~^^

2010-11-14 0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6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7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7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4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6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1-15 15:53   좋아요 0 | URL
나두 술 한잔 하자.. 를 인사처럼 하는데.
도무지 지키지를 못 하니, 이 페이퍼를 보고 쿵할 밖에요. ^^

읽으며 스친 생각이 있는데, 감기와 섞인 두통에 홀랑 잊어버리고,
테드 창의 인용 글에 있는 말들이, 내가 좋았던 부분과 똑같네 라고 붙이고 갑니다.

sslmo 2010-11-16 16:03   좋아요 0 | URL
내가 과민 반응하는 인사말이 두개 있어요.
'밥 한번 먹자'랑 '안녕하세요'랑...

감기 다 나았어요?
우리 언제 밥 한번 먹어야 할텐데...ㅋ~.

마녀고양이 2010-11-16 17:12   좋아요 0 | URL
ㅇㅇ, 분식이나 부침개로 먹어주겠어요.
웨스턴 돔 근처에 지난번 얘기한 전집,, 맛나더라.
특히 김치부침개가. 동그랑 땡두. ^^

sslmo 2010-11-17 12:38   좋아요 0 | URL
어느 겨울비 오는 저녁에 내가 쳐들어 갈지도~~~~~^^

감은빛 2010-11-16 00:11   좋아요 0 | URL
'언제 밥 한번 먹자' 해놓고 정작 연락 못한 수많은 사람들 얼굴이 눈 앞을 스쳐갑니다.

솔직히 정호승 시인, 너무 유명해진건 아닌지,
그래서 너무 목에 힘이 들어간건 아닌지,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뭐 그냥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sslmo 2010-11-16 16:05   좋아요 0 | URL
전,안치환 과 같이 작업했던 그 앨범 중 풍경달다 라는 곡이 넘 좋았어요.
시도 좋았고,이에 얽힌 얘기도 좋았고,안치환의 노래도 좋았고...
그래서 그 기억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 같아요.

좀 서글플 때도 있었는데,그건 덮기로 하죠~^^

다이조부 2010-11-16 16:52   좋아요 0 | URL

정호승 시 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너무 목에 힘이 들어간지는 잘 모르겠네요 ^^

sslmo 2010-11-17 12:26   좋아요 0 | URL
전 모든 건 상대적이라고 생각해요.
시를 읽으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를 떠올릴 필요는 없겠지만...
그가 한 행동 하나 한 마디 말이 단초가 되어...시를 읽으면 자꾸만 그의 삶이 연상되고 그런 시인들이 몇 있습니다~^^
정호승 님이 언젠가 동아일보에 '특별'기고한 글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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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명의 수병들을 보내며

봄비가 내린다. 연사흘 줄곧 내리는 이 비는 통곡의 봄비다. 적과 싸워보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한 채 서해에 수장된 천안함 장병 46명이 흘리는 통한의 눈물이다. 어찌 이 봄비가 새봄을 알리는 생명의 봄비일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 내걸린 조문 구절이 허사(虛辭)처럼 느껴진다. 결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의 말이라기보다 이번만은 꼭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말처럼 들린다.

마음속으로 ‘대한민국은 당신들의 원수를 반드시 갚아드리겠습니다’라고 고쳐 읽어본다. 답답했던 속이 좀 풀린다. 그러나 한순간일 뿐이다. 추모 행렬 속에 줄을 서 있다가 국화 한 송이를 장병들의 영전에 정성껏 바쳐도, 이 꽃 한 송이가 그들의 영혼을 위로할 수 없다. 희생 장병에게 1계급 특진과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지만 죽음을 대가로 한 것이기에 삶보다 더 큰 영광이 될 수는 없다.

묵념을 한 뒤 침묵의 영정을 바라본다. 입대 4개월 만에 희생된, 시신조차 찾지 못한 천안함의 막내 정태준 일병 영정은 차마 바라볼 수 없다. 전직 대통령 한 분께서는 “군에 가서 썩는다”고 했지만 이들은 군에 가서 아예 죽어서 돌아왔다. 아니, 시신으로도 귀환하지 못한 산화자가 6명이나 된다. 옷가지나 머리카락, 손발톱만으로 장례를 치르는 이 국가적 비극 앞에 누구의 무슨 말이 진정 위로가 될까. 신조차 어떤 이의 운명 앞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있다는데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시신 없는 영결식에 절망하기보다 분노해야 한다. 눈물을 흘리기보다 분연히 결의해야 한다. 주검으로 돌아온 천안함 장병은 국민과 대통령의 눈물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단호한 응징을 원한다.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순식간에 천장이 바닥이 되는 순간, 바닷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고 했을 장병들의 죽음의 순간을 상상하면 그렇다. 그들은 군인이었으므로 그 죽음의 순간에 “아, 북에게 당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20여 일이나 주검으로 놓여 있었다.

나는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게 과연 자랑스러운 일인가 생각해본다.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 모른다. 적이 기습해 함정이 두 동강 나고 46명의 장병이 수장되었는데도 한 달이 다 되도록 적이 누구인지 말 못하는 나라. 그것도 누구의 소행인지 뻔히 알면서도 말할 수 없는 나라. 그 나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돌다리를 두들기고 또 두들긴다 한들 ‘그 돌다리가 바로 그 돌다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답답하다. 언제까지 북한의 눈치를 보며 오늘을 살아야 하는가. 북한을 향한 분노의 경고 한마디가 그렇게 두려운가. 이는 마치 북한이 칼자루를 쥐고 남한이 칼날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칼자루를 쥔 자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 칼날을 쥔 자는 계속 피를 흘릴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국가안보 비상사태의 원인을 예단해야 할 고유한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사건 발발 초두에 섣부른 예단과 막연한 예측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때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북한이 기습 공격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의 소행일지도 모른다고 짐작만 하기에는 오늘 조국을 위해 전사한 천안함 장병의 슬픔은 너무 크다.

부처는 어디선가 독 묻은 화살이 날아와 허벅지에 박혔을 때 먼저 그 화살부터 빼라고 하셨다. 허벅지에 독 묻은 화살이 꽂혀 있는데도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왜 쏘았는지, 활을 만든 나무가 뽕나무인지 물푸레나무인지 먼저 알고 싶어 한다면 그것을 알기도 전에 온몸에 독이 퍼져 죽고 말 것이라고 하셨다.

지금 꼭 우리가 그런 상황이다. 한마디 격노의 일성도 없이 물증을 찾는 데 시간을 보내고, 북한 소행이다 아니다 서로 갑론을박하는 동안 독은 점점 대한민국이라는 온몸에 퍼져 결국 우리를 죽게 만들 것이다.

적에게 기습 공격을 당해도 물증을 찾아야만 항의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나는 우울하다. 햇볕정책의 결과가 바로 이것인가. 그동안 남한이 북한에 보낸 ‘화해의 햇빛’은 지금 ‘기습공격의 그늘’이 되어 우리 아들들을 수장시키고 말았다.

어떤 이는 그럴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남북관계를 화해무드로 애써 조성해 놓았는데 이명박 정부가 그 무드를 해치는 바람에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고. 그래서 원인 제공은 이 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에 있다고. 설령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고 북한은 우리 장병을 저렇게 떼죽음 당하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왜 북한의 잘못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우리의 잘못부터 먼저 생각하는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천안함 사건만이라도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잊기 잘하는 국민이다. 지금 천안함 장병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쩌면 곧 잊어버릴지 모른다. 살아서 영웅이 되지 못하고 죽어서 영웅이 된 천안함 장병들이여! 부디 눈 감지 마소서. 두 눈 부릅뜨고 행여 우리가 당신을 잊지는 않는지 면면히 살피소서. 그리하여 당신을 잊으면 벼락처럼 야단치소서. 당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적을 응징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잊고 말 때에 천둥처럼 소리치소서. 그러나 오늘 이 영결의 순간만은 편히 쉬소서.

정호승 시인

gimssim 2010-11-16 21:26   좋아요 0 | URL
연말이 되니 정말 그동안 '밥값'을 하고 살았는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저는 마음맞는 사람과 밥 먹기를 좋아 하는 편이에요.
우리도 언젠가는 '밥 한 번 먹을 때'가 있기를!

sslmo 2010-11-17 12:28   좋아요 0 | URL
ㅎ,ㅎ,ㅎ...저도 맘 맞는 사람이랑 밥 먹고 차 마시는 거 좋아해요.
맘 맞는 사람이랑 술 한잔 하는 것도 좋구요~

언제가 될지...즐거운 상상 인걸요~^^

쟈니 2010-11-17 10:40   좋아요 0 | URL
글을 보니, 함민복님의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이되는 '노동'을 생각해봅니다. ^^

일부를 옮겨봅니다. ^^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sslmo 2010-11-17 12:33   좋아요 0 | URL
읽고 읽고 또 읽었어요.
참 좋아요~^^

아침 뉴스를 들으며 밥을 먹다가
맘이 뭐랄까 좀 쌀쌀했었거든요.
이런 시 한편이,그래도 살아갈 지표가 되는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11-17 17:34   좋아요 0 | URL
정호승 시인님의 시 정말 따뜻하네요. 저도 이참에 한권~~~
구입할때는 꼭 양철나무꾼님께 Thanks to를~~

저는 '밥 한번 먹자'라는 인사 제일 싫어해요.
저는 그럼 그러지요? 몇 월 몇 일 몇 시에? (이렇게 띄어 쓰는게 맞나?!?)
제가 얘기할 때는 "몇 월 몇 일 몇 시에 밥먹자"라고 하지요.ㅎㅎ

sslmo 2010-11-18 04:26   좋아요 0 | URL
올려주시는 리뷰 만큼이나 똑 부러지시는군요~^^

어렸을 때 그런 놀이 많이 했었는데 말이죠.
'몇 시 몇 분 몇 초'까지 들먹이는 놀이요~

요즘은
'내가 너랑 같이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백가지를 대 봐~'
이러고 논다는 군여~^^

머큐리 2010-11-18 09:26   좋아요 0 | URL
뜬금없는 얘기 같지만...정호승 시인의 동아일보 기고글에 저는 정호승 시인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글은 정말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sslmo 2010-11-18 14:08   좋아요 0 | URL
그런 분 앞에 왼쪽에 대한 편견을 떡 하니 가져다 놨으니,얼마나 생뚱맞았을까요,아웅~ㅠ.ㅠ

잘잘라 2010-11-18 10:51   좋아요 0 | URL
시를 외운다..
노래방 덕에 노래 한 곡도 다 외우지 못하는 시대에,
시를 외우는 양철나무꾼님, 뭔가 있어보여요.

sslmo 2010-11-18 14:10   좋아요 0 | URL
허수아비라면 지푸라기가 있다고 얘기할텐데...
양철나무꾼이어서,뭐...벨거 없어요.(아웅,땀나라~--;)
 
4대강 사업을 말한다
김환영 지음 / 동쪽나라(=한민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모두 다 알 것이다. 
청개구리가 모든 일을 청개구리처럼 반대로만 하자, 
청개구리 엄마가 산이 아니라 개울가에 묻어달라고 하고,  
청개구리는 엄마가 죽자 반성을 하고 엄마의 유언대로 개울가에 묻는다. 

아무리 동화지만,누가 지었는지 선견지명이 있는 것 같다.
개울물이 불어날 때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소리는 개울물 흐르는 소리와 어울려 운치있게 느껴지지만,
산에서 청개구리가 운다고 생각하면 왠지 등골이 서늘해질 그런 일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제목과 겉표지와는 정반대의 얘기가 나온다.
다시말해,제목과 겉표지와는 정반대로 얘기하는 청개구리 한마리가 등장한다. 

별점을 네개 준것도 과하다.
출판사의 인지도와 책으로 만들어 낸 품,말도 안되는 얘기들을 지어내느라 고생하였을 저자,베어넘겨진 나무에 대한 경의 수준으로 별 네개이다.
한권 정도는 욕하면서 읽어줄 수 있다.
하지만,이런 책이 또 다시 나올까 두렵다. 

'4대강 사업을 무엇이 옳고 그른가 말한다'고 제목을 정했는데,
옳은 것에 대해 그토록 목청 높여 힘주어 얘기했으면,그른 것도 나와 주어야 하는데...한개도 없다.
그리곤 책 중반부로 넘어가서 자신의 본심을 말한다고 슬쩍 구렁이 담을 넘는다.
 
넋두리의 형태를 띄었지만,
넋두리로 할 수 있는 얘기도 넋두리로 들어줄 수 있는 얘기도 아니다.

논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왜 공학도라는 자가 데이터를 의미없는 일이라고 하고, 
어법에도 안맞는 부정에 부정을 사용한 모호한 말들을 내뱉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논법도 교묘히 어긋난다.
예를 들어,
A이면 B이다.B이면 C이다.고로,A이면 C이다.
이 명제가 참이라고 하여,
A가 아니면 C가 아니다.
이명제가 참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 

갑문을 설치하고 큰배를 오르내리게 할 수 없다면,작은 배라도 띄우게 하면 된다고 얘기(38쪽)하는데,이건 꼭 밥이 없다고 하자 빵을 먹으라고 한 마리 앙토와네트의 논리를 닮았다.
 
세계적인 수상도시 베니스는 그냥 되는 것인가?
환경오염과 자연,생태계 파괴는 왜 얘기하지 않는 것인가? 

오물의 퇴적작용을 막아 수질을 개선시키려고 만들자는 인공섬에 상가나 숙박시설을 설치하자는 의견은 또 어떤가? 

소석회,시멘트 사용을 권장하는 문구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가?  

이렇게 청개구리처럼 반대로만 말하는 누군가에게 꼭 한마디만 하고 싶다.
얕은 꾀를 쓰려다가 개울가에 묻히게 되는 청개구리 엄마처럼,
죽어 개울가에 묻히고 나서야 개과천선해도 소용없다.
개울가에 묻힌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없는 것이다~

밝은 날 맨 정신으로는 쓸 수 없을 것 같다.
이것도 많이 둥글리고 순화시킨 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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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11 01:06   좋아요 0 | URL
나무에게 죽을 죄를 지었을 책이 됐군요.
청개구리 엄마처럼 개울가에 묻어 줄 인간들이 많습니다.ㅜㅜ

sslmo 2010-11-12 19:52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청개구리 엄마가 무슨 잘못이 있냐고들 하기도 하지만,
자식의 잘못을 수수방관한 잘못이 크죠~ㅜ_ㅜ


감은빛 2010-11-11 01:57   좋아요 0 | URL
허! 이 글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그런 책이었군요.
종이가 아깝고, 나무가 아깝고, 잉크가 아까운 책이었군요!
책 허비한 나무꾼님의 시간이 가장 아깝군요!
이 출판사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아야겠어요.

청개구리로 시작하는 이 글 참 멋집니다.
이런 형편없는 책도 이렇게 멋지게 소화해내다니!
역시 나무꾼님이세요! ^^

sslmo 2010-11-12 19:53   좋아요 0 | URL
아웅~출판사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아니다,아까운 나무 베어 낸 책임 정도는 물어야 겠죠~

turnleft 2010-11-11 03:22   좋아요 0 | URL
"전문가의 시대라고 하지만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만 위험을 인식할 뿐, 그 문제들이 모두 적용되는 훨씬 더 광범위한 상황은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한다." [침묵의 봄] p.45

소위 전문가라고 칭하는 헛똑똑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죠. 이 나라에 폭넓게 존경받을 수 있는 현인이 없다는데 절망을 느낍니다.

근데, 별 4개는 다른 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

sslmo 2010-11-12 19:55   좋아요 0 | URL
책은 아주 잘 만들었어요.

적어도 '땡스 투'하고 이 책을 사보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없네요~^^

마녀고양이 2010-11-11 09:13   좋아요 0 | URL
ㅎㅎ, 이런 혹독한 리뷰를...
시니컬할 때는 진짜 대단하다니까. 덕분에
책 한권 제외해도 되겠군요.

흐음,,, 진솔한 리뷰 땡큐!

sslmo 2010-11-12 19:57   좋아요 0 | URL
이건 비밀인데...
내가 시니컬해지면 찬바람 쌩해서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대요.
아닌가?처녀귀신이 한을 품으면 인가???^^

애쉬 2010-11-11 10:31   좋아요 0 | URL
우리, 책도 같이 4대강 공사장에 함께 묻어버리죠!

sslmo 2010-11-12 19: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옛날 해우소에 갖다 걸어놓을 수도 없고 말이죠~^^

saint236 2010-11-11 11:12   좋아요 0 | URL
오호..그럼 기후 커넥션이나 지구 온난화에 속지마라와 같은 책인가 보군요.

sslmo 2010-11-12 20:01   좋아요 0 | URL
이건 그런 반어법의 향연도 아니고,
처음엔 교묘히 본심을 접고 들어가는 척 하다가,
4대강으로 모자라서,대운하를 다시 들먹여요~

stella.K 2010-11-11 13:53   좋아요 0 | URL
와, 별 4개가 이렇게도 쓰일 수가 있군요!
한 수 배웠습니다.^^

sslmo 2010-11-12 20:04   좋아요 0 | URL
책 잘 만드는 출판산데,왜 이랬는지...원~ㅠ.ㅠ

같은하늘 2010-11-17 17:37   좋아요 0 | URL
저 끝자락의 연두색 문장을 보고 위로 올라가니 새벽에 쓰셨군요.ㅎㅎ
별을 한 개도 안주는 시스템은 없나? 그럼 딱이겠구만~~~

sslmo 2010-11-18 04:27   좋아요 0 | URL
음주 페이퍼 였습죠~^^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 Rolling Home With a Bu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풍경달다/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이 영화를 보는 내내,정호승의 <풍경달다>라는 시가 떠올랐다.

좀 외로웠다.
아무리 임순례와 공효진을 외쳐대도 내 주변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영화를 같이 봐 주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반면,내 주변엔 제목만 듣고도,'심우도'어쩌고 저쩌고 일장연설을 늘어놓으려고 하는 사람은 왜 그리 많은가 말이다,에효~ 
암튼,부처님의 십대제자를 흉내내어 어떤 이가 지어준 별명'삐침제일'답게 한번 단단히 삐쳐주시고,혼자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는 처음과 끝이 같은 장면이다.
비탈진 밭에 소와 가족들이 모여 밭을 갈고 있다.
이들은 소에게 밭을 갈게 하는게 아니라,소에게 밭 가는 운동을 시키는 것 같다.
군대로 치면 영락없는 오합지졸이다.
근데 말이다,이들이 저 넓은 밭을 언제 다갈까 걱정스럽다기 보단,
마음 속 한구석에서 웃음이 배실배실 고개를 들고 올라오는 그런 느낌이다.
뭐랄까?
남이 봤을때 뭐라건 상관없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밭 갈고 씨 뿌리는 일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암튼,
아직 밭가는 소는 본 일이 없다.
그렇게 멋진 여행을 하는 소는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멋진 바다를 구경하는 소를 본 일도 없다.
그렇게 멋진 연기를 하는 그렇게 잘 생긴 소를 본 일도 없다.
(워낭소리의 그 소랑은 분위기가 많이 틀리다.)
막걸리를 먹는 소도 본 일이 없다고 쓰려는 데,남편은 어릴 적 술지게미를 먹는 소를 본 적은 있다면서 어릴적 추억을 술술 풀어 놓는다.

풍경을 워낭처럼 달고 다니는 소를 본 일이 있는가?
이 영화에는 풍경을 워낭처럼 달고 다니는 소가 등장하고,
맙소사 주지 스님은 워낭소리와 풍경소리가 원래는 같은 소리였다고 한다. 

나이 40이 다 된 노총각이 있다. 
시골에 귀향하여 부모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농사를 짓는다고 하지만,내가 보기엔 뭐 그닥 열심인 것도 아니다.
선호에겐 다른 직업이 있는데,시인이다.
그렇다고 시 잘 쓰는 시인도 아닌 것 같다.

아직도 트랙터 대신 소를 이용하여 밭을 가는 농가가 있다.
선호의 아버지가 그렇다.
선호의 아버지는 '소의 세월아 네월아'를 두고 선호를 탓한다. 
소만도 못한 놈이란 소리를 듣기는 다반사이다. 

홧김에 선호는 소를 우시장에 내다 팔려고 집을 나서고,
소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자,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소는 이래저래 피곤하고 아프고 잔병치레를 하게 되고,
선호는 그런 소를 진심으로 돌본다.
그 여정에 7년전의 사랑,현수(공효진)가 등장한다.
 

-오랜만이지? 
-난 아직도 니가 용서가 안돼.

로 시작한 영화는,

-그게 정말 괴로움인지,아니면 있지도 않은 괴로움인지,네 안을 잘 들여다 봐.

-아직도 넌 내가 밉니? 
-미운 감정도 관심이 있을 때 생기는 감정이야.

를 거쳐, 

-이제 그만 지지고 볶으러 집으로 가자.

에 이른다.
"세상 길은 다 집으로 가는 길이다."라는 진리는 덤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 영화를 백퍼센트 이해한다고는 못하겠다.
하나는 왜 7년동안 전화번호를 못 바꿨을까 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꿈이 아니라 실제상황에서 등장하는 소를 찾아 다니는 父子였다.

만약 자기마음의 본성이나 견성을 찾으려 들었다면,차근히 그 길을 따라 걸어줬어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그냥 쓰윽 지나간다.
'물 흐르듯이'라고는 못하겠다.
중간중간 가위질을 엄청 많이 한 영화를 보는 것 처럼 내용이 중간중간 뚝뚝 끊긴다.
(김도연의 원작은 어떨까?찾아 읽어봐야겠다.) 



하지만,나는 선호를 시인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술이 취해 자기집 똥개와 대화를 나누는 남자,
소를 닦이고 소를 치료하고 소와 대화를 나누고 꿈마저 공유하는 남자,
선호에겐 소가 詩이고,그가 소를 대하는 마음이 시를 대하는 마음이 아닐까?
그렇게 애틋한 마음을 못 보았다.

살면서 사람사이에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때도 있으니,
동물과 의사소통이 된다는 건 아주 특별한 일 일지도 모른다. 
누구면 어떻고,
그게 생물이면 어떻고 무생물이면 어떤가 말이다.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이면 의미가 되는 것이다.
들꽃이면 어떻고 바람이면 어떠랴. 
꿈이면 어떻고 생시이면 어떠랴.

소는 그걸 다 되새김질 하느라고 위를 4개씩이나 가지고 어슬렁 거리는 거 겠지만,
사람은 일일이 다 되새김질 하다가는 홧병 걸려 죽기 십상이다.
그러니 되새김질은 적당히 할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것들에 너무 큰 가치부여를 하고 살기엔,남아있는 날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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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1-10 14:43   좋아요 0 | URL

2010-11-10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0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11-10 15:54   좋아요 0 | URL
결국 이 영화를 봤군요.
임순례 감독 마이너리티가 강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작가정신은 나름 뛰어나다는 생각은 해요.^^

sslmo 2010-11-10 21:23   좋아요 0 | URL
좋은 영화라고는 하겠는데...재밌는 영화라고는 못 하겠어요.
로맨스 영화라고 하기엔 좀 밋밋하고 지나치게 난해해요.^^

cyrus 2010-11-10 17:29   좋아요 0 | URL
소가 개 다음으로(어감이 이상하네요) 정이 많은 동물인거 같습니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도 개 못지 않고, 궂은 일에 묵묵히 하는
착한 이미지의 동물이라서요. 첫번재 사진의 소 표정이 웃는거 같습니다.^^
재미있는 소의 표정과 함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slmo 2010-11-10 21:26   좋아요 0 | URL
남편이 동물 관련 일을 해서,전 동물에 그닥이예요~
여느 사람들처럼 애완동물에 열광하지도 않고 말이죠.

그냥 영화에서 TV에서 한번씩 보는 걸로 만족할래요.

근데,이 영화에서는 저 소가 연기가 좀 됐어요,ㅋ~.

2010-11-10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0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1-10 18:59   좋아요 0 | URL
보셨군요~ 강가에 소와 걸은 발자국, 그 풍경이 눈에 콕 박히네요.

sslmo 2010-11-10 21:30   좋아요 0 | URL
저 사진 때문에 스크롤의 압박이 장난이 아닌데,
저 사진의 여운을 무시할 수 없네요~
영화가 한권의 풍경사진집 같아요.
풍경과 소의 연기가 넘 좋았어요.^^

프레이야 2010-11-10 21:21   좋아요 0 | URL
찌찌뽕~ 저도 지난주에 혼자 봤어요.
그런데 전 잡념과 함께 봐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지금 되새김질 중인데 지나친 되새김질은 별로 좋지 않은가요? ㅎㅎ
그런데 양철님, 선호의 마지막 대사요,
자, 이제그만 지지고 볶고(볶으러??였나요?) 집에 가자,로 전 들었는데.. 갸우뚱~
볶고와 볶으러, 이거 큰 차인데요. 아무래도 한 번 더 봐야겠어요.ㅎㅎ
풍경도 이야기도 전 참 좋더라구요.~~
꾸욱!

sslmo 2010-11-10 21:34   좋아요 0 | URL
전 혼자서 처음 본 영화였어요.
그 시간 남편은 다른 걸 봐 주셨고...

저도 다시 한번 봐도 괜찮겠다 싶은 영화예요.
심우도 관련 복잡해지는 건,딱 질색이지만...

저도 '볶고'로 들었었는데,사진 찾으러 공식 홈 페이지에 들어가니까 '볶으러'라네요.
하긴,그래야 다시 지지고 볶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 맞기는 하겠지만요~^^

2010-11-11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2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1-11 09:11   좋아요 0 | URL
사진두 그렇고, 이쁜 리뷰예요.
난 혼자 영화 보는게 좋던데.
싫은 사람 끌고 가봤자, 신경쓰여서 맘놓고 즐기지도 못 하고 말이죠.

일산 CGV에는 왜 이런 영화는 상영하지 않나 몰라.
마음이 천천히 가야 할텐데. 왜이리 조급해지는지요.. ^^

sslmo 2010-11-12 20:09   좋아요 0 | URL
나 보고싶은 영화 하나 있는데,이건 CGV압구정 대학로에서만 해서 망설이고 있어요.
이러다가 그냥 영화 내려버릴 것 같아여~ㅠ.ㅠ

이 영화는 호,불호가 명확할 것 같아요.
저녁시간이었는데도 한 5~6명 정도.

느린산책 2010-11-11 10:05   좋아요 0 | URL
저 이런 영화 좋아해요~
담엔 절 부르세용 ㅋ

sslmo 2010-11-12 20:10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알았어요,담엔 콜 하죠~^^

꿈꾸는섬 2010-11-11 12:13   좋아요 0 | URL
좋아요.^^
임순례 감독님 작품이니 당연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이조부 2010-11-11 18:05   좋아요 0 | URL

임순례 감독도 좋아하는군요 ㅋ

sslmo 2010-11-12 20:11   좋아요 0 | URL
그쵸?임순례 감독님 영화 전 다 좋은 것 같아요.
우.생.사.는 한 열번 봤나봐요~^^

꿈꾸는섬 2010-11-12 20:17   좋아요 0 | URL
전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최고!!!
하지만 우.생.순도 정말 좋죠. <세친구>도 좋았구요.
또 뭐가 있더라...기억이 가물가물...여하튼 좋아요.^^

다이조부 2010-11-13 09:12   좋아요 0 | URL

우 생 사 를 10번 봤다는 분은 처음 뵙네요. 신기 신기

저는 가장 많이 본 영화가 한창 홍상수 좋아할때 생활의 발견을 3번 봤는데

말이죠.

같은 영화를 2번 이상 보는 경우도 저는 드물어요.

근데 요즘은 홍상수 보다도 허진호 가 더 끌려요 ㅋ 나이 먹는건가? ^^

sslmo 2010-11-13 12:50   좋아요 0 | URL
제가 과장법이 좀 심하다는 거 잘 아시면서,ㅋ~.
근데,우생사는 한 10번 본 거 맞아요.
전 홍상수도 좋고,이준익도 좋아요.

영상이 좀 되는 외화의 경운,남편 땜에 수백번도 보게 된답니다.^^

다이조부 2010-11-13 17:15   좋아요 0 | URL


결혼하게 되면~

결혼생활의 팁을 주인장한테 물어봐야겠다 ㅋㅋ

sslmo 2010-11-14 00:51   좋아요 0 | URL
어떤 댓글이 님으로 하여금,'결혼생활의 팁'을 물어보고 싶게 만드셨을까요?
암튼 저도 'ㅋ,ㅋ,ㅋ'입니다.

비로그인 2010-11-14 02:31   좋아요 0 | URL
어릴땐 마당에 동물들도 많았는데, 뒤편에는 돼지도 있었고 말이죠.
요즘엔 동물들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먹는 아이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올리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니 어릴적 보던 닭, 돼지, 소...
걔네들 막 돌아다니던 장면들이 생각나네요. 에구 오늘 밤엔 일찍 자긴 틀렸습니다..

sslmo 2010-11-16 15:49   좋아요 0 | URL
전 어렸을 적 마당에 동물들이 뛰어 놀았던 기억은 없고요.
어린이 대공원에 가서 동물 봤던 게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남산에서도...
남산에서의 공작새는 아직도 눈에 선명한 걸요~

지금은 남편이 동물들이랑 밀접한 일을 해,맘만 먹으면 자주 볼 수 있는데...
결론은 제가 동물을 싫어한다는 것이죠~ㅠ.ㅠ

같은하늘 2010-11-17 17:40   좋아요 0 | URL
강가의 풍경이 멋드러지게 남는 영화네요.
이런 영화는 우리동네에서는 안하던데...

sslmo 2010-11-18 04:28   좋아요 0 | URL
좋은 동네는 안 하나 봐요~
마고님네 동네도 안 한다지 뭐여요~^^
 

집 뒷동산을 오르기 전의 나로 말할 것 같으면...등산이나 걷기 운동의 효과를 백만개쯤 줄줄 외워댈 수 있는 위인이었다.
집 뒷동산을 오른지 닷새째,그동안 내가 읊어댔던 그 많은 효과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고...
내가 고개 주억거려가며 동의할 수 있는 건,쉬이 피로해지고 잠이 잘 오는 것 딱 하나이다.
(밥이 꿀맛인거야 원래 그랬던 거니 말이다.)
이건 내가 몸소 체험해서 당당히 얘기할 수 있다. 

그동안 자연이나 인간에 대한 수많은 책들을 읽어왔다.
책에서 읽는 자연이나 인간은 내것이 아니어서 피상적이었다.
그런데,내가 며칠 뒷동산을 오르면서 보고 느낀 것은 자연이나 인간 자체였다.
지난 폭풍우에 뽑힌 나무며,
그 나무가 뽑힌 채로 방치되어 만들어낸 흙이 파헤쳐진 절벽이며,
사람들이 가져다버린 음식 찌꺼기며, 
산책에 데리고 나온 동물들의 분뇨며,
산 한구퉁이를 일궈 밭을 만들어 씨앗을 뿌린 거며...
우리의 자연은 몸부림을 치고 몸살을 앓고 있었다.
우리의 자연이 더 이상 이렇게 방치되면 안 된다는 걸 느꼈고,그건 내몸도 마찬가지이다. 

뒷동산의 몸살약 처방을 궁리하다가,
오지랖 넓은 이 아즘...우리의 4대강 사업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마냥 궁금해 졌다.
그동안 <강은 살아 있다><나는 반대한다><강은 흘러야 한다>등...지금까지 서너권은 읽은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누구랑 점심을 먹다가,
"니가 하는 반대가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아니었니?"
하는 일장연설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4대강 사업과 관련 반대만 했었을 뿐이지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쪽의 입장과 한번도 비교,분석 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고의 다양성,나와 다른 의견을 들어본다 쯤으로 상각하기엔 껄적찌근하지만...
지피지기여야 백전백승 할 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4대강 사업을 말한다>를 주문하였다.
(11월11일 배송 예정이다.)
이 사람은 직접 4대강 사업현장을 찾아다니며 기록하였다고 한다.








4대강 사업을 말한다
김환영 지음 / 동쪽나라(=한민사) / 2010년 10월


공학박사이자, 한국원자력 연구원인 김환영이 4대강사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측의 잘못된 사업내용을 지적하고, 이를 반대하는 입장의 잘못된 주장도 근거를 들어 지적한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하는 지금 바로잡아야 할 것에 대해 들려준다.




제목과 목차만 가지고 살펴봤을 때의 느낌은,이 사람은 4대강을 찬성하는 쪽 입장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자연재해를 막는 비용편익이니,역행치수 순행치수니,고정보는 안된다느니,
그래서 4대강 사업을 하게 되면 100년은 가게 만들어 한다는 등의 설을 풀어내고 있다.

암튼,책은 주문하였으나,내가 이 사람의 의견에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4대강도 잘못된(순리를 거스르는) 변화를 할바엔,그냥 이대로 내버려 둬 주기만 해도 메리베리 땡큐이겠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은 자연이나 순리의 반대말일 수 밖에 없다. 

점심을 같이 먹은 지인의 충고대로,
입장차이를 살펴보고 나와 다른 의견도 존중해 주고 하기엔,너무 내 생각이 고착되어 있나 보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자는

언젠가는 그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겁을 집어먹고 있으며,
아무것도 갖지 못한 녀석은
영원히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지.
모두가 마찬가지야.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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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1-09 00:45   좋아요 0 | URL
백자라는 친구의<걸음의 이유>라는 곡도 좋은데,알라딘 검색이 안된다.
'백자'의 '조금씩'이란 곡~

cyrus 2010-11-09 01:00   좋아요 0 | URL
등산 잘 하셨는지요? 나무꾼님
오늘,, 이 아니라 어제,,, 위쪽 지역에는 비 왔다던데,,
괜찮으신지 모르겠네요..^^;; 이럴 때 감기 조심하셔야 됩니다.
어떻게 보면 나무꾼님이 주문하신 책이 한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나무꾼님께서 직접 읽어보셔야
제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요.^^;;
언젠가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조사할 때 나무꾼님이 소개하신 책들을
참고해도 될거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 정보 얻었습니다.

sslmo 2010-11-09 02:38   좋아요 0 | URL
어제 저녁 살짝 신기루처럼 눈발도 날려주셨죠~^^

이 책도 치우친 책 맞아요.
왼쪽이냐 오른쪽이냐가 달라서 그렇지,치우친 책이긴 합니다.
(전 '4대강'관련해선 '중도'는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실은~'속닥')

순오기 2010-11-09 03:07   좋아요 0 | URL
나도 수년간 집 가까운 산행도 안하고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을 도는 일도 안하고...
그래도 지난 주말에 북한산 둘레길을 제법 걸었어요.

우리 산과 강이 파헤쳐져 몸살을 앓고 있는데 우리가 너무 안이한 대처를 하는 거 같아요.ㅜㅜ

sslmo 2010-11-10 14:47   좋아요 0 | URL
저도 북한산 둘레길을 찾압핬는데요,
님께서 그때 걸으신 우이령길은 사전예약이 필요하더군요~^^
이렇게 이렇게 낙엽도 다 떨어져버리고 가을도 지나가려나 봐요~

마녀고양이 2010-11-09 08:32   좋아요 0 | URL
닷새동안 뒷동산 오르기 운동을 했단 말이죠?
아...... 이쁘고 감탄스러운 모습입니다.
나두 본 받아서 운동 꾸준히 해야겠어요.

감기나 질질 걸려있지 말구 말이죠!

sslmo 2010-11-10 14:48   좋아요 0 | URL
요번 감기가 질기다던데...조심 하지 않구선요.

오늘 아침은 넘 추워 패쓰했습니다~^^

세실 2010-11-09 09:05   좋아요 0 | URL
걷기 참 좋죠. 걷기의 효용 백만가지? ㅎㅎ
새만금 가보니 입이 벌어집니다.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구요.
난개발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sslmo 2010-11-10 14:51   좋아요 0 | URL
세실님은 옆지기 분이랑 자주 등산도 다니시고 하시잖아요.
저는 그동안 말로만 백만가지였다니까요~^^
('만'은 생략해도 좋을 것 같아요~'아웅')

저도 새만금 가보고 입이 벌어졌어요~ㅠ.ㅠ

다이조부 2010-11-09 09:21   좋아요 0 | URL

주인장은 과장법을 은근히 잘 사용하는것 같아요 ㅋ

블로그 스킨이 제가 알라딘 하면서 가장 오래 사용한 것이랑 겹치는데 반갑네요

sslmo 2010-11-10 14:56   좋아요 0 | URL
과장법을 비롯 온갖 수사에 능했으면 좋겠는데,
삶이 무미건조하다보니...과장법만을 은근히 잘 사용하는 거 있죠~^^

블로그 스킨이 바꾸고 싶어도 6개월에 접어들다 보니,정이 들어서 이러고 있어요.^^

다락방 2010-11-09 09:43   좋아요 0 | URL
제 주변의 친구들은 삼성불매운동을 하고 있고, 저는 뚜렷하게 삼성불매라고 주장하기 보다는 친구들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쪽이구요. 그건 제가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다른사람들보다 그런쪽으로 무지한편이라, 내가 불매를 하려면 뭔가를 제대로 알고 해야 하는게 아닌가, 불매를 위한 불매를 해서는 안되지 않는가 싶어서 저도 [삼성을 생각한다]를 준비해뒀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어요. (끙;;)

그래서 이 글 속의 양철나무꾼님의 생각에 깊이 동의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상대의 입장에 대해서도 좀 알자, 싶은 그런거요. 우리가 뭔가를 '하기' 위해서 혹은 '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해 '몰라서도' 안되고 남들을 '따라해서도' 안되고 '반대쪽의 입장'도 알아야 하는게 맞잖아요.

저 책을 읽고 난 후의 양철나무꾼님이 어떤 글을 쓰게 되실지 궁금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뒷산운동도 꾸준히 하시구요!

sslmo 2010-11-10 15:06   좋아요 0 | URL
음~
제가 귀를 기울이려고 하는 건...어쩜,저와 반대되는 사람들의 의견이 아닌지도 몰라요.
저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그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예요.

대표되는 큰 뜻이 같다고 하여,그 밑의 세세한 것들을 그냥 간과해도 좋은가 하는 점 말예요.

그러기 위해선,몸으로 움직이는 것 말고 꾸준히 공부도 해야 되겠죠.
이게 저의 딜레마예요~ㅠ.ㅠ

감은빛 2010-11-09 17:53   좋아요 0 | URL
와! 매일 등산을 하시는군요!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등산 좋아하는데요.
워낙 게을러서 거의 가질 못합니다.
요즘은 둘째가 좀 자랄때까지 참는다는 생각으로,
게으름에 대한 합리화를 시도중입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이 또 나왔군요.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느티나무 2010-11-10 12:42   좋아요 0 | URL
여기서 이렇게 인사드려요... 감은빛님. 최근에 학생들과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를 읽고 있으려는데, 감은빛님의 리뷰를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sslmo 2010-11-10 15:07   좋아요 0 | URL
6일 했을 뿐이고,
오늘 아침 넘 추워 건너 뛰었을 뿐이고,
책 왔어요.
빨리 읽고 리뷰를 올려보죠~^^

감은빛 2010-11-10 23:04   좋아요 0 | URL
느티나무님,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비로그인 2010-11-10 12:31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양철님 오늘은 늦게까지 안주무시고 뭐 하시려나?

대체 궁금해서.. 제가 잠이 안올 지경입니다!! ㅋ
너무 무리해서 등산하지는 않으셨음 하고, 건강한 산행길 되시길요 :D

sslmo 2010-11-10 15:09   좋아요 0 | URL
오늘은 <4대강사업을 말한다>,저책을 읽으려구요.
두껍지 않아 천만다행이예요~^^

느티나무 2010-11-10 12:43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님 서재에서 알게 된, 대지의 기둥... 어제 저녁에 드디어 끝냈습니다. 새로운 스타일의 책을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sslmo 2010-11-10 15:10   좋아요 0 | URL
ㅎ,ㅎ...새로운 스타일이라고 할만 하죠?
대지의 기둥도,4대강 사업을 말한다도...

빨리 읽고 리뷰를 올려보도록 노력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