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투 런/ 크리스토퍼 맥두겔/페이퍼로드>

옛날 <바람피기 좋은 날>이란 영화 도입부에 '윤진서'라는 배우가 전력질주를 하는 장면을 보고,
나는 저렇게 전력질주를 해본 적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어 봤었는데...그냥 지나갔을 뿐이고,~ㅠ.ㅠ
이책을 읽고도 '나이키'사이트에 들어가서 달리기용 음악이라도 MP3에 다운 받아들고 나가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흥미진진한,빠져들 수 밖에 없는 책이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책은 위험하다.

저자가 얘기하는 것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①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born to run)
②운동화가 발을 망치고 있다.

근데,우리가 멕시코 산지의 타라우마라족처럼 달리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그곳처럼 바뀌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안내나 대책없이 맨발로 달리라고 선동을 하고 있다.

“인간은 달리도록 태어났다(born to run).” 혹은 달리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달리기를 멈추면서 우리는 땅과의 진정한 접촉을 상실하고,
생존을 위해 달리던 시절에는 없었던 질병들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진단한다.
뿐만 아니라, 두툼한 쿠션으로 발을 감싸면서부터 오래달리기에 최적화된 근육과 힘줄들은 제 기능을 잃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키를 비롯한 거대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끊임없이 더 비싸고 더 첨단인 러닝화를 신으라는 물량공세로 소비자들을 오도하고 있단다.

그런데 말이다. 
이제는 우리들의 발과 몸은 스포츠용품 업체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든 문화 내지는 문명에 대한 적응으로든 맨발로는 땅을 달릴 수가 없어졌다.
그런 우리들에게 신발을 집어던지고 맨발로 달리라는 것은,우리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또 하나의 오도가 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생각난 또 한 권의 책-'이우천'의 <편안한 발 예쁜 발> 

 

 

 

 

 


<편안한 발 예쁜발/이우천/ 교학사>

다소딱딱하고 지루하지만,
적어도 아무 대책없이 맨발로 달리라고 선동하지는 않는다.  
약간 전문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생각난 또 한 권의 책-'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무라카미 하루키/문학사상사>
 

만약 내 묘미명 같은게 있다고 하면,그리고 그 문구를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론 문화인류학적 접근이나 의학적 접근보다는,자아성찰식의 '하루키'식 접근이 제일 읽기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가지,<본 투 런>이 책이 일으킬 반향이 살짝 걱정스럽다. 

그래서 <본투런>,이 책과 '하루키'에 대해서 한마디 거든다면,
인간이 땀으로 열을 내보내는 동물이기 때문에 땀을 흘려야 하는 건 맞지만, 
달리기 말고도 땀을 흘릴 수 있는 방법은 궁리해 볼 수 있을 것이고...
끝까지 걷기만 해도 괜찮다고-채 걸음마를 배우기 전에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어디까지나 움직이기 엄청 싫어하는 '양철 나무꾼'표 견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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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서영은/문학동네> 
<박기영씨,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박기영/북노마드>

다른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고르는지 모르겠지만, 
'서영은'의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이 책은 처음 표지가 눈에 띄어 집어들게 되었다. 
그 다음 작가의 이름을 보게 되었는데,'서영은'이 누구시던가?
'서영은'정도의 작가이면 적어도 책값은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나 할까?  

하루하루의 삶이 지난하고 폭폭해서 여행 따위는 꿈도 꿀 수 없는 내게,
간접체험과 대리만족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으론 여행기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이 책은 여행기라기보다는 순례기에 가깝다.   
때문에,작가 '서영은'이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의 기록이라기 보다는, 
'산티아고 순례'를 통하여 자기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종교인으로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서영은'이라는 작가의 명성에 걸맞게 작가적 감수성도 뛰어나고 문장들도 하나 같이 수려하다.  
 
하지만,작가라는 직업은 자기가 만들어낸 수많은 자아를 가지고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예순을 훌쩍 넘긴 분이 자기 자신을 놓고 방황하는 모습은 솔직하고 소박하기보다는,약간 고집스럽고 독선적으로 비춰졌다. 

   
  "하나님의 뜻을  이해했다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이땅에 이뤄질 수 있게 바닥에 내 마음을 까는 것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진리 체험을 온 몸으로 하고 난 뒤에는 그 일 이상 중요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지금은 오직 그 분의 뜻이 지나가는 통로가 되겠다는 생각 외에는 없습니다."   
   

나는 동의하기 힘든...어디까지나 그녀의 생각일 뿐이다.(뼛 속 깊이 종교적이다~)

 
이 책이 아쉬워서 골라잡은 박기영의 책 한권,<박기영씨,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 

표지에서 받는 느낌도 비슷했고,
서영은 만큼은 아니어도 내게는 싱어 송 라이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던 터라...좋은 비교가 되겠다 싶었다.

   
  "...이성이 아닌 가슴이 외치는 대로 절대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동시에 내 안에 내재한 진정한 자아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신앙이 있듯 없든,혹독한 순례의 길을 이겨낸 순례자라면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드러내는 기도를 드리게 될 것이다."
 
   


순례의 목적은 '서영은'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박기영',그녀 나이의 '자아찾기'가 오히려 내게는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그런데,그런데,말이다. 
'서영은'보다는 가볍고 '박기영'보다는 진중한 '산티아고'를 찾는다는 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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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책의 날 기념, 10문 10답 이벤트!

1.개인적으로 만나,인생에 대해 심도있게 대화를 나누고픈 저자가 있다면?

데니스 루헤인 
어떻게 한권의 책으로 사람을 그렇게 먹먹하게도 단단하게도 만들 수가 있는 것이지,원~ 
 
 
  

 

 

 

 2.단 하루,책 속 등장인물의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구의 삶을 살고 싶으세요? 

'윌리엄 디트리히'의 <나폴레옹의 피라미드><로제타의 키>에 나오는 '에단 게이지'  

 

참 대책 없다 싶지만,밉지않고 적당히 경쾌하다.  
역사 속 나폴레옹과도 조우할 수 있고,유적과 유물들을 만나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나와는 정반대의 성격이어서 살짝 부럽다. 

 

3.읽기 전과 읽고 난 후가 완전히 달랐던 이른바 '낚인'책이 있다면? 

스티븐 킹의 작품들-그의 초기작 들 <미저리><돌로레스 크레이본><그린 마일>에 열광하였던 나는,  
근간의 <리시 이야기>< 스탠드1~6>을 경계로 그의 명성에 낚였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4.표지가 가장 예쁘다고,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책은?
 

 

 

 

 

 

 

 

5.다시 나와주길,국내 출간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책이 있다면? 

 

 

 



존 카첸바크의 작품들. 

 

 

 

 

 

 


'양형진'의 <과학으로 세상보기> 

6.책을 읽다 오탈자가 나오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요? 

책을 읽다가 나오는 오탈자를 잡아내는 게 취미입니다. 
보통의 경우 저혼자만 알아볼 수 있게 표시를 해놓고 지나갑니다. 
(뭐,어쩔 수 있는게 아니니까...ㅠ.ㅠ )
하지만,어린이 학습 만화에 등장하는 오탈자나 틀린 내용의 경우,심하게 깐깐하게 굽니다. 

7.3번이상 반복하여 완독한 책이 있으신가요? 

최근에 생각나는 것으로는,김규항의 <예수전> 

 

 

 

 

 

 

 

8.어린시절에 너무 사랑했던,그래서(미래의) 내 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은? 

<슬램덩크><내파란 세이버>

 

 

 

 

<내파란 세이버> 

 

 

 

 

9.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두꺼운 책은? 

단편보다는 장편이나 대하소설을 좋아해서 웬만해선 두께로 인해서는 압박을 받지 않는다. 
근간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두꺼운 것은<드림마스터-684쪽>와 <블루의 불행학특강-832쪽>두권이다.  
드림마스터는 중단편모음집이라서,게다가 번역이 좀 그래서 상대적으로 힘들게 읽었고 그래서 두껍게 느껴지지만, <블루의 불행학특강>이 페이지 수는 더 많았다.   

 

 

 

 

 

10.이 출판사의 책만큼은 신뢰할 수 있다,가장 좋아하는 출판사는? 

 * 한겨레출판 ,후타니마스,사계절출판사  
 * 책을 상품으로 빚어내는 품이 훌륭한 출판사-문학동네 
 * 앞으로 번창하였으면 좋겠다는 출판사-북스피어,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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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12 09:4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리시 이야기 별로예요? 윽, 사놓고 아직 못 읽었는뎅..... ㅡㅡ;;;
슬램 덩크는 정말 명작이죠, ㅎㅎ, 그런데 내파란 세이버는 처음 듣는 만화군요.
자전거 만화인가 봐여~

sslmo 2010-05-16 12:12   좋아요 0 | URL
우와,마녀고양이님~^^
리시이야기까지는 그럭저럭이예요~
그 즈음 '조힐'인가?그 아들이 '하트모양상자'라는 책을 가지고 나왔는데,
그게 훨~나았었어요.
스탠드는 한4권까지 읽었나?

'내파란세이버'는 요즘 영화로도 유명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그 박흥용 형님의 작품이죠~^^
그림도 좋지만,내용이 죽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