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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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장맛비가 내렸다.

우산을 받쳐 들어도 옷이 다 젖었고,

그렇게 마음도 젖어 들었다.

 

세상이 좋아질거라고들 했다.

세상이 좋아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삶이 어떤 방향으로든 미미하게 바뀌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단편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다.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전에 맹숭맹숭 끝나버리는 것 같아서 몰입이 안되고,

그러다보면 카타르시스나 여운을 즐길 수도 없다.

이 책은 단편집이지만,

얽히고 설켜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는 것이 장편 소설처럼도 읽힌다.

 

다 다른 내용들이지만 우리 주변의 일이고,

우리 주변에서 주인공 이름과 장소, 설정만 살짝 뒤바뀌어 일어나는 일들이라서,

하나의 장편소설로 여겨졌는지도 모르겠다.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침묵의 미래'가 가장 좋았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여운이 오래 갔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선 '예의'를 이렇게 얘기한다.

  위안이 된 건 아니었다. 이해받는 느낌이 들었다거나 감동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시리로부터 당시 내 주위 인간들에게선 찾을 수 없던 한가지 특별한 자질을 발견했는데, 그건 다름아닌 '예의'였다. 내친김에 나는 그즈음 가장 궁금하던 것 중 하나를 물어보았다.

-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표정을 알 수 없는 시리의 캄캄한 얼굴 위로 지성인지 영혼인지 모를 파동이 희미하게 지나갔다. 시리는 무척 곤란한 질문을 받았다는 듯 인간에 대한 '포기'인지 '단념'인지 모를 반응을 보였다.

-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피식 웃음이 났다. 오랜만에 나온 소리였다. 나는 그 웃음에 편안함을 느꼈다. 적어도 그 순간 웃고 난 뒤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없었으니까.(238쪽, 어디로 가고 )

 

'예의'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과 의리'란다.

그런 예의를 핸드폰의 음성 인식 서비스에게서 느끼다니 아이러니컬하다.

인간이 아닌 폰에게서 인간을 느꼈다는 말처럼 여겨졌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몸부림을 치는 인간이기도 하지만,

관계가 버거워, 혼자 있는 게 편한 인간이기도 한가보다.

 

핸드폰의 음성인식 서비스에서 예의를 찾았다는 말이 아이러니컬 했던 이유는,

'예의'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면,

예의가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는 명제도 성립되어야 하니까 말이다.

 

살면서 때때로, 아니 아주 자주 '예의가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기의 말만 따발총처럼 늘어놓는다.

스노우 볼의 유리벽처럼 보이지 않는 벽이나 담을 쌓아서,

자신을 타인들로부터 분리시키며 우월한 위치를 선점한듯 착각한다.

그게 구의 안쪽인지 바깥쪽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비롯함이냐, 말미암음으냐'처럼 입장을 바꾸는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자신이 속한 곳이 늘 우월하다.

 

하지만 우월한 위치가 만들어낸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다'라는 착각이 사람을 반짝이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일상의 어떤 순간들에,

자신이 가진 본래의 빛깔이 주변과 잘 어우러질때 빛난다.

휴대전화 속 부고를 떠올리며 문득 유리 볼 속 겨울을 생각했다. 볼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182쪽)

스노우 볼 안과 밖의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쪽이 온전한 것인지, 어느쪽이 따뜻한 세상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스노우볼 안과 밖, 같이 눈이 내리더라도 더하고 덜한 곳이 있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온통 여름이어도 차이가 경계를 만들어낼테니까 말이다.

 

쓸모와 필요로만 이뤄진 공간은 이제 물렸다는 듯, 못생긴 물건들과 사는 건 지쳤다는 듯. 아내는 물건에서 기능을 뺀 나머지를, 삶에서 생활을 뺀 나머지를 갖고 싶어했다.(16쪽)

 

물건에서 기능을 빼면 물건이 차지하는 자리가 기본값으로 남는다.

삶에서 생활을 빼면 공허가 자리한다.

 

잔잔하고 섬세하다.

펼쳐지는 일상이 작위적이지 않고 적당한 온기가 흐른다.

내가 또는 상대방이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긋나거나 누추한 쪽으로 흘러가 버리는 삶도 존재하게 마련이란걸 아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암튼,

나는 이렇게 암울하고 그리하여 침잠하려 드는데,

'바깥은 여름'이라서 다행이다.

장맛비가 내리는 여름이라서 다행이다.

이 비가 그치면 훌훌 털어버리고 '여름의 한가운데'로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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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4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4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4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4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니, 18주년 당신의 구매 기록을 확인하란다.

책구매를 최대한 줄이고 심플하고 소박하게 살려고 노력한지가 제법된지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내용들이지만,

그래도 뭐, 심심풀이로 볼만했다.

 

다른 건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겠는데, 이건 좀 의아하고 놀라웠다.

 

난 월 평균 6권을 구매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월 평균 668권을 더 구매해야 은평구 1위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하면,

현재 은평구 1위는 월 평균 674권을 구매한다는 얘기이다.

1년이면 8천여권이 되는건데,

그걸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며, 구입비용은 어떻게 감당할까?

 

개인이 아니라 도서관이나 공공기관 따위의 구매 내역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인과 단체를 한데 묶어서 통계를 낸다면,

기준이 모호해져 버리고,

그렇게 되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심심풀이로 보는 통계이지만, 기준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얘기여야 의욕이 생기고,

화이팅을 해보고 할텐데,

의욕도 생기지 않을뿐더러,

완전 의기소침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독서나 글쓰기를 가지고 조바심을 내지 않게 되었는데,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독서나 글쓰기와 관련된 어떤 로망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뭐든지 잘해야 직성이 풀리고,

뒤지고는 못 사는 성질 머리 때문이었다고나 할까.

너무 내 자신을 잡아채고 들들 볶는 것 같아서 내려놓을려고 노력을 했고,

그리하여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구입하는 책들은 책읽기나 글쓰기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글쓰기에 관한 고민을 접은 이유가,

고민을 안 해도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어서가 아니라,

고민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도 그렇고 글쓰기 비법서를 봐도 그렇고,

글쓰기는 노력하는 시간과 강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두려움에 어떤 글도 쓰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는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 있는 것 같고,

또 한가지 치열하고 절실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치열하고 절실하기는 커녕,

심심풀이 땅콩이니 실력이 늘 까닭이 없다.

 

 

 

 

 

 

 

한기호의 '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했었고,

금정연의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도 그렇게 구입한 책이다.

 

금정연은 예상외로 내게 위로가 되어주었는데, '생계형 글쓰기'라는 타이틀 부터가 그랬다.

난 글을 잘 쓸 능력 따위는 타고나지 않았으니,

목숨걸고 치열하고 절실하게 글을 써야 하는데,

그런 열성조차 갖지 못하였다는 반성으로 이어졌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지는 않겠지만,

작가와 공통 분모를 발견하게 되고,

심심한 위로가 되었다고나 할까.

서점에서 온 택배상자가 뜯기지도 않은채 쌓여 있다는 것이 내겐 큰 위로가 되었다.

 

분위기를 바꾸어,

그러고보면 내가 알라딘서재 이곳에서 꽤 오래 푼수짓을 해왔다.

꽤 오래전 이 분이 알라딘에 서재를 꾸리고 계실때,

이 분의 어떤 글에 '날으는 원더우먼'이라고 댓글을 달았었다.

자상하게 '나는'이라고 바라잡아 주셨던건 안 비밀이다, ㅋ~.

 

때문에 이분이 내는 책은 한권 한권 소중하게 아껴 읽게 되는데,

요번엔 이 책이다.

 

 

 

 만화 동사의 맛
 김영화 지음, 김정선 원작 /

 유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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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7-07-04 15:05   좋아요 2 | URL
저도 공감합니다. 저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월 290권을 더 사면 1위라는데... 도서관이나 단체가 구매하는 것과 개인이 구매하는 건 당연히 차이가 나겠죠.

제가 더 격하게 공감하는 건 글쓰기 고민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ㅠㅠ 타고나야 하나 봅니다 ㅎㅎ (반성도 잘 안합니다 ㅠㅠ)

sslmo 2017-07-04 15:38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글쓰기 문제는 고민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책마저 구입 안하면 영영 뒤떨어져 버릴 것 같아 불안하고 그렇습니다.
전 그냥 꾸준함은 힘이 세디, 해가며 자위하고 있습니다.^^

AgalmA 2017-07-04 15:15   좋아요 1 | URL
제가 사는 동네 도서관 희망도서 검색엔진이 알라딘이에요. 다른 도서관도 그렇다면 저 숫자는 도서관일 확률이 높은데 그렇다면 좀 이상한 것이 저희 지역구 도서관이 여러 개인데 1위 도서관이 저보다 74권밖에 책을 더 안 산다는 건 말이 안됨-_-; 못해도 한 도서관에서 한 달 신착 도서가 2~300권이 넘어가거든요. 이거 영 갈피가 안 잡히네요ㅎ
그런데 어떻게 택배상자를 뜯지도 않을 수가 있죠. 일단 전 알라딘굿즈를 꺼내야 하기 때문에 황급히 뜯기 바쁨ㅋ;;

sslmo 2017-07-04 15:44   좋아요 1 | URL
저는 도서관을 안 가봐서 세세한 내막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동네 도서관 검색엔진까지 알고 계시는 님, 칭찬합니다~^^

택배상자를 어떻게 뜯지 않냐고 하시면 할말이 없지만서도~,
저는 알라딘 굿즈 대신 마일리지로 책 한권을 더 구입하려~, 켁~~~!!!

전 알라딘 굿즈가 이쁘고 좋은데,
실생활에선 잘 사용 안하게 돼요~--;

세실 2017-07-04 15: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전 18년동안 거의 천오백만원어치 구입...그 돈을 모았다면 끙!
글쓰기는 타고난다에 한표!
쓰기는 하지만 잘쓰기는 어려워요. 특히 장문!
더위, 잘 보내시는거죠?

sslmo 2017-07-04 15:49   좋아요 0 | URL
전 2010년부터 알라딘 서재 활동을 했는데 천팔백어쩌구가 나오더군요.
저 로또 1등 당첨 돼서 그돈으로 전부 책 사고 싶어요~ㅠ.ㅠ

저는 님처럼 깔끔하게 떨어지는 글쓰기도 좋아요~^^

부쩍 책이 더디 읽히는 걸 빼곤 그럭저럭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oren 2017-07-04 15:49   좋아요 2 | URL
저는 ‘더한 놈‘도 만났습니다.
˝월 평균 730권을 더 구매하시면 내년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1위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우리 동네에 미친 놈 하나가 사는구먼.... 속으로 이랬더랬죠.

세실 2017-07-04 15: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sslmo 2017-07-04 15:53   좋아요 1 | URL
근데 한편으론, 우리 전부 다 조금씩 미친 것 같아요, ㅋㅋㅋ~.
이런 걸 이슈화한다는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비합리적이란걸 알면서,
한편으론 부러워하는거잖아요.

그런데, 일산동구는 저희 동네보다 ‘쫌 더‘ 강적입니다, 730권이라니요, 후덜덜입니다.

syo 2017-07-04 16:11   좋아요 1 | URL
만약 도서관이 아니라면, 그 괴물님들이 다 어디계신걸까요. 알라딘에서 떠르르하신 분들이 여기 다 댓글다시면서 자기 동네 괴물들 이야기하시는데, 정작 그 괴물님들 중 누구도 말이 없으니....

sslmo 2017-07-05 14: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yo님, 반갑습니다.
떠르르하다는 표현이 좋아서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괴물은 도서관이나 공공기관 내지는 기업체, 도매업자 따위가 아닐까...소심한 추측을 해봅니다.

내지는,
그 많은 책들을 사들이고 읽느라 바빠서 소통을 못 하는 것일수도 있구요~^^

2017-07-04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5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7-07-04 17:24   좋아요 0 | URL
저는 월평균 4권을 구입한다면서요~1권을 더 구입하게 되면 알라딘 내 상위 1%가 된다더라구요.거기까진 그런가보다!!별 감흥이 없었는데 월 4권을 더 구입한다면 내년엔 우리동네에서 제가 1위를 할지도 모른다네요????
갑자기 그래??? 의욕이 급땡기더라구요ㅋㅋ
현재 수치는 292등인데 단박에 1위가 되는 것인가? 좀 이상한 것같긴 하던데 내가 사는 시에서 1위해보기!!! 좀 탐나더이다^^

sslmo 2017-07-05 14:18   좋아요 0 | URL
님 정도가 되면 욕심 내볼만 할 것 같아요.

한달에 60권만 돼도 적금 들어야 할 판에,
668권이면 복권 당첨 말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근데 또 복권에 당첨 되어 책을 들이고 나면,
읽지도 못 하고 쌓아 놓는 걸 스트레스 받을 것 같습니다.
요 정도로 만족할 밖에요~^^

cyrus 2017-07-04 17:41   좋아요 0 | URL
알라딘 통계에 속아서도 믿어서도 안 됩니다. ㅎㅎㅎ

sslmo 2017-07-05 14:23   좋아요 0 | URL
이런 통계 발표가 여러번이니 통계에 속아넘어가는 일은 없는데,
다만 개인 회원이랑 업자를 분리하여 통계를 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런데 이 통계가 쉬운 것도 아니더군요.
제가 사는 은평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은평구민이 50만이라는 사전 지식이 있어야 적어도 저런 자료가 도출될 수 있는 것이니까 말예요.
(근데 은평구민이 50만 이더라도 책을 사서 읽는 사람 몇 명 중 몇 퍼센트나 몇 위, 이런 기준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속닥~``))

푸른희망 2017-07-04 18:56   좋아요 1 | URL
댓글을 읽어보니 동네마다 미친 분들이 계신모양입니다~^^
저도 요새 읽고 쓰는 일이 조금 시들해지는 기간입니다.
대신 할일은 많으나 게으르게 늘어지고 있구요
나무꾼님이 오래오래 서재에 계시면 좋겠어요. 웃기기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나만 이상하지 않아 다행이기도하고...... 그런 얼굴 모르는 많은 분들이 제겐 책 보다 재산입니다

sslmo 2017-07-05 14:28   좋아요 0 | URL
님, 완전 찌찌뽕이예요~^^
저도 좀 게으르고 늘어지는 요즘이었거든요.
제가 정겹고 살갑게 다가가는 스탈은 아닌데,
무심한듯 쿨하게 엉덩이 붙이고 한자리에 있는 거,
이건 자신 있습니다.

님은 그곳에서, 저는 이곳에서 (떡을 써는게 아니라,)
웃고 고개 끄덕여 가면서,
의지하여 책을 읽고 소소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레삭매냐 2017-07-06 22:59   좋아요 0 | URL
너무 터무니가 없어서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더라구요.

개인이 한 달에 책을 600권 넘게 산다라...

예전에 산 책 택배상자를 뜯지도 않고서
또 뭔 신간이 나왔나 궁금해 하는 자신의
모습에 이건 또 뭐지 할 때가 많습니다.

sslmo 2017-07-07 18:4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웬만한건 그냥 눈 질끈 감고 넘어가요.
수긍을 할 수 있건 없건 간에.

제가 아직도 수긍할 수 없는게 있는데, 마니아 제도예요.
어느 부분의 백 몇번째 마니아 이러고 뜨는데,
백 몇번째 라는 것부터가 마니아의 의미를 상실한 거잖아요.

오히려 저희동네 1위가 제가 어쩔 수 없는 600권대라는데 안도해요.
무모해서 하마터면 전의를 불태웠을 수도 있거든요~--;

재는재로 2017-07-07 13:27   좋아요 0 | URL
저도 공감가는게 근처 도서관에 책 신청하는데 물어본적있는데 사이트가 알라딘이더군요 개인이 560권은 어떻게 사고 보관도 읽을시간도 없는데 1위 탈환은 무리죠 그냥 읽고싶은 책만 사는게 현명한듯

sslmo 2017-07-07 18:4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여러 인터넷 쇼핑몰이 있어도, 알라딘의 인지도가 높은가 봅니다.
저는 현실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책을 사게 되는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면 도서관을 이용하는게,
제일 이상적인 것 같아요.
그냥 소신껏, 제 맘 움직이는 대로 그렇게 그렇게 하고 살고 싶어요~^^
 
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 - 내가 만난 초보 저자와 글쓰기 비법
한기호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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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내용은 별로인데 나와 코드가 잘 맞아 좋다고 설레발을 치게 하는가 하면,

어떤 책은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상찬하는데, 내겐 지루하고 아무 재미가 없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이 책은 '내가 만난 초보 저자들과 글쓰기 비법'이라는 부제 아래 '우리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제목을 달고 있어서,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안내서인줄 알았다.

거기다가 리뷰를 아주 맛깔스럽게 쓰시는 ㅂ님이 상찬하셔서 혹 했었다.

 

그동안 난 한기호 님의 책을 한 권인가 사서 읽었고,

기획 회의는 몇 권 술술 넘겨 읽었었는데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출판계 이슈가 되었던 도서정가제 관련,

독자가 아닌 출판계의 편을 드는 그의 입장이 맘에 들지 않았었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책을 정가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사읽으려는 독자들은 죄인이 되어야 하는 논리였으니까 말이다.

 

암튼 그는 출판계에 입문한지가 35년째라고 하고, 당신이 이런 이런 사람들을 발굴해 냈다고 자찬하고 있다.

그런데 이 팩트를 뒤집어보면,

그가 검증을 걸친다는 이유로,

이런 저런 상대방의 노동력을 헐값에 착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뭐,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걸쳐 글을 쓰고 편집을 하며 출판계에 입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방송에 출연하게 하려면 하루를 빼야 한다. 책을 읽는 시간과 방송 녹음을 위해 방송국에 갔다 오는 시간을 합하면 그렇게 된다. 하지만 정작 한미화는 자신이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냐며 망설였다. 나는 말했다. 나는 돈을 벌려고 전문잡지를 펴내는 것이 아니다. 뜻한 바가 있어 하는 일이니 돈을 많이 벌지 못 한다. 그러나 이 회사를 그만 두고 네가 내 곁을 떠날 때 세상 어느 곳에서도 살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싶다.ㆍㆍㆍㆍㆍㆍ내가 한미화에게 그 일만 시킨 것은 아니다.(92~93쪽)

 

누구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아무나 저자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 된다.

내용을 알차게 하고 책의 품격을 높이는 것만이 어려운 출판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책 한권을 만들기 위해 베어 넘겨진 나무를 생각하면 더 더욱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때문에 이렇게 아쉬운 결론을 내려야 겠다.

어떤 사람들에겐 아주 유용할 수 있겠지만,

나와는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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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8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30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7-06-28 21:27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은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상찬하는데, 내겐 지루하고 아무 재미가 없는 책이 있다.

맞습니다! 그런 책이 있어요~
제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금테안경>, <고래>가 그랬습니다. 참이상하죠? 앨리스는 정말 지루해서 읽다 말다를 수 없이 반복했고, 한 달이 넘어서야 얇은 책 한권을 다 읽었습니다. 바사니의 <금테안경>은 가독성이 있고, 마지막에 어떤 울림이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 아무 재미가 없더라구요..ㅜㅜ 고래 역시 마찬가지...

영화는 <브로큰 백 마운틴>이 그런 경우...

참 이상해요.코드라는게..^^;;

sslmo 2017-06-30 09:39   좋아요 0 | URL
yamoo님, 오래간만이예요~^^
완전 반갑습니다.
이제 가끔 귀한 글들 볼 수 있는 건가요?^^

누구에게나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영화 ‘브로큰 백 마운틴‘은 차치하고,
애니 프루는 완전 애정하는 작가랍니다~^^

cyrus 2017-06-29 13:41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거나 극찬을 받는 책이 별로라고 생각하면 비판할 거리를 찾습니다.. ㅎㅎㅎ

sslmo 2017-06-30 09:4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극찬을 받는 정도는 아닐 것 같고,
호ㆍ불호가 명확할 것 같습니다.

암튼 제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기호 씨 되시겠습니다~^^

chacona 2017-07-01 00:25   좋아요 0 | URL
저한테는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책 읽기를 그만 두시라...
는 조언으로 기억되는 한기호씨죠.
여튼...그 이야기 외에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나와있는 책들은 전부 훔친 책들이다 등등...
워낙 주옥같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참 저도 여러모로 인상적인 분입니다.

sslmo 2017-07-01 09:17   좋아요 0 | URL
chacona님, 귀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 분의 주옥(?) 같은 코멘트들을 언급하고 싶었는데, 자제했습니다.
이 분 책은 아니었지만,
다른 책의 리뷰에서 직설화법을 썼다가 몇번 블라인드 처리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요.
완곡어법을 쓰더라도 어떻다는 걸 알려드리는 쪽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별★종의 기원 - 부끄러움을 과거로 만드는 직진의 삶
박주민 지음, 이일규 엮음 / 유리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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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아침부터 완전 경쾌하게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박주민의 '별★종의 기원'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책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경쾌해져서 친구에게 이런 카톡을 보냈다.

나의 '잘생겼다'는 말에 '깜.놀.'한듯 친구는 'ㅋ저 얼굴이 잘생겼나'고 되물어왔고,

뒤 이어 '박주민 멋진 사람이다'라고 하길래,

'못 생겼어도 사람 마음이 멋지면 잘 생겨 보인다'고 하였다.

 

나의 이런 마음을 엿보기라도 한듯,

책 뒷표지에서 주진우 기자는,

'자세히 보아야 미남이다. 오래 보아야 머리숱도 많다. 박주민은 그렇다.' 고 하고 있다.

 

사실 박주민 님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세월호 얘기를 할때 목소리로만 만나다가,

얼굴을 알게 된 건 '잡스'라는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였다.

그때 사회자가 "잘생겨졌다, 귀티가 난다"고 하자,

"오늘은 제대로 씻고, 메이크업도 세게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었다.

그때는 이 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이 책 속의 사진들을 보니 '거지갑'이라는 별명을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ㅋ~.

 

사실 박주민 님을 향하여 완전 좋다고 설레발을 치지만,

'박주민 말하고 이일규 엮음'의 이 책이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좀 아쉬웠다.

책의 짜임이 인터뷰 형식을 취했는데, 내용의 밀도가 맘에 안들었다.

어느 부분이 묻는 부분인지 어느 부분이 대답하는 부분인지 경계가 모호하고,

그냥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매 꼭지 제목 아래 너무 많은 것을 중언부언 설명하려든다.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체계적이지 않고 규칙이 없으니까 오히려 성글다는 느낌이 든다.

 

박주민 님이 직접 쓴을 '머리말을 대신한 프롤로그'가 설득력 있었다.

'이렇게 살아왔소'하는 삶의 여정만을 담은 책이 아니라,

왜 정치를 하게 되었는지, 지금까지의 삶은 어땠는지, 를 정리하는 것에 더하여,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고 싶어 씌여진 것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좋았다.

 

몇 달 지나면서 가닥을 조금씩 잡겠더라구요. 일머리를 좀 알게 되었어요. 동료의원들한테 어떻게 협조를 받아야 하는지, 원내대표에게 어떻게 하면 제가 발의한 법안이 중요한 법안이란 걸 알릴 수 있는지ㆍㆍㆍ.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변호사로 일할 때처럼 나 자신을 내려놓으니까 일이 더 잘 풀리더라구요. 체면 생각하면서 움직이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을 수도 있는데,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러니까 미소도 절로 나오고 인사도 잘하게 되고 심지어 동료 의원들에게 아양도 떨게 되고 그러더라고요.(웃음)(115쪽)

최근에는국회 권한 축소가 국회 선진화법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시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시민들의 지지를 의회 안으로 끌어오는 활동도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의원이 국회 안에서 일하면 되지 밖에 나가서 뭐하는 거냐는 비판도 있지만, 의회 안에서만 무얼 하려고 하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사회와 소통하며 직접 에너지를 끌어오는 것, 의회주의에 갇히지 않는 어떤 모델이 필요합니다.(121쪽)

변호사도 좋은 직업의 하나로만 인식되고 있을 뿐예요. 변호사가 가지는, 아니 가져야 하는 공적 역할에 대해서는 큰 고민이 없어 보입니다. 변호사의 역할에서 나오는 무게감도 고려대상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나한테는 수많은 사건 중의 하나지만 의로인에게는 모든게 걸린 단 하나의 사안이라는 성찰이 없는 겁니다. 사실 의뢰인을 만족시킨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요? 단지 돈을 벌기 위해 그런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허망한 일이고요. 젊은 친구들을 상대로 이야기할 때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145쪽)

 

역사의 수레바퀴를 1cm라도 돌리고 죽자"가 좌우명이라고 들었습니다.(185쪽)

 

사실, 이 책을 경쾌하게 시작했지만,

읽다가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혔고,

마침내 대성통곡을 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눈물을 쏟은 이유는,

그가 거리에서, 집회에서, 그리고 새벽 유치장에서 만날 수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다.

세월호 유족들이 노란 리본을 숨기고 인형 탈을 쓰고 그를 지지했기 때문도 아니다.

잠 잘 시간이 부족해 아무데서나 잘 자는 '특기'를 가진게 안쓰러워서도 아니었다.

 

이 영상이 참 많은 걸 내포하고 있고,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

그의 붉은 눈시울과 성난 목울대를 보면서,

이땅의 청년들을 향한 그의 애정과 염려가 느껴져서 같이 아팠다.

 

이렇게 리뷰를 빙자해 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앞으로도 오래 보고싶으니까 건강 잘 챙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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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2017-06-28 11:26   좋아요 1 | URL
저 박주민
만나서 손잡아보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유일하게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인물. 좋은 사람의 책
리뷰 읽다가 저도 눈물 나려고 하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sslmo 2017-06-28 11:35   좋아요 1 | URL
저는 손잡아보는건 (쑥스러워서) 됐고,
양말이나 몇 켤레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2017-06-28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7-06-28 15:22   좋아요 1 | URL
‘큰바위 얼굴‘처럼 말이지요?
그렇게요, 가슴에 존경할만한 사람 하나쯤 품어가질 수 있는 그릇이었으면 좋겠고,
그럴만한 인물들이 좀 많이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dys1211 2017-06-28 12:21   좋아요 1 | URL
박주민의원 바로 옆에서 봤는데 잘 생겼어요..

sslmo 2017-06-28 15:23   좋아요 2 | URL
주진우 기자의 저 멘트를 인용하여,
‘바로 옆‘에다 방점을 두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6-28 15:06   좋아요 1 | URL
박지원 갑이죠... 차차세대 대통령 후보감입니다..

sslmo 2017-06-28 15:28   좋아요 0 | URL
박지원이 아니라 박주민을 말씀하시는거죠?
박지원으로 말할 것 같으면 다다음번이면 아마도 하늘에서 굽어 살피실 수도, ㅋ~.
박주민은 암요,
그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6-28 15:44   좋아요 0 | URL
앗... 이런 어마어마한 실수를.... 박지원은 징그러운 괴물이죠..

sslmo 2017-06-28 18:49   좋아요 0 | URL
박주민으로 받아들였으니 어마어마한 실수는 아니십니다.
박지원이라고 하셨길래 혹 님에게 비중 있는 인물인가 싶어 여쭙고 싶었달까요.^^

잠자냥 2017-06-29 09:51   좋아요 0 | URL
저 유세 장면은 저도 예전에 보고서 울컥했답니다. ㅎㅎ 국회에서 보기 드물게 지지하는 사람 중 하나. ㅎㅎ 끝까지 망가지지 않고 그가 창대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사람이 더는 할 일이 없어서 잠을 푹 자도 될 그런 사회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고요.

sslmo 2017-06-30 09:29   좋아요 0 | URL
언젠가는 박주민이 국회에 상정 중인 법안이 90개가 넘는다는 얘기를 들은것 같아요~^^

박주민이 선거 땜에 갑자기 옮기느라, 은평구에서 1억짜리 월세를 산다는 얘길 들었어요.
좋은(?) 집도 있는데,
잠은 길바닥에서 말고 집에서 잘 수 있는 날들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7-06-30 09:41   좋아요 0 | URL
거지갑 정말 멋지죠. 전 김관홍 잠수사 장례식 때 박주민이 얘기한 것이 제일 마음 아팠어요. 그 사람 진심을 알게 되기도 했고.
청와대 얼굴패권주의 사진 패러디로 김어준하고 둘이 얼굴 패권에 쫄지 않으려는(?) 사진이 제일 웃기고. ㅋㄷ

sslmo 2017-06-30 09:51   좋아요 0 | URL
김관홍 잠수사가 제가 사는 은평 분이셨어요.
그렇게 만나게 되어 두분이 마음을 많이 나누셨다고 합니다.
지금도 불광역에 가면 김관홍 잠수사 추모 1주기 현수막을 볼 수 있습니다.

맞아요, 얼굴 패권주의 패러디 사진이요~^^

samadhi(眞我) 2017-06-30 09:53   좋아요 0 | URL
울언니가 거지갑 지역구여서 되게 으스대요. 그 동네 좋은 게 없는데(?) 그거 하나 부럽죠. ㅋㅋ

sslmo 2017-06-30 09:57   좋아요 0 | URL
언니가 ‘쫌‘ 좋은 동네 사시는군요~^^
저는 엄밀하게는 거지갑 동네가 아니고,
이재오 아저씨 나오는 ‘은평 을‘이지만서도~--;

samadhi(眞我) 2017-06-30 10:20   좋아요 0 | URL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사셔서 이상한 애들만 뽑던 동네가 거지갑을 뽑고 나서 좋은 동네가 된거죠. ㅎㅎ

sslmo 2017-06-30 10:34   좋아요 0 | URL
문국현도 뽑았던 저력있는(?) 동네니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나이 드신 분이라기보단 지역 토박이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지역 토박이 분들의 자녀가 그대로 은평구에 터를 잡고 사는거구요.
학구열로도 강남, 목동이 안 부럽다죠~^^
 
일상기술연구소 - 생활인을 위한 자유의 기술
제현주.금정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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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정신이 드로메다로 탈출하는 부류는 아니고, 내 자신을 들들 볶는 안달루시아 과였다.

아니 물속에서는 아둥바둥 간힘을 하며 수면 위로는 우아한척 유유히 헤엄치는 백조 과라고 해야 하려나?

이제 나이를 먹어 나아진건지,

아님 내 삶의 중심에 나를 놓으려고 하다보니 편안해진건지,

그 상관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서도 말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렇게 계속 살다 보면 인생 잘 살았다고 어느 시점에선가 생각할 수 있게 될까?'

하는 막막한 질문에 부딪히는 시기가 있나 보다.

그냥 하루하루의 '일상'에 충실하고 좀 더 행복하게 채우고 싶다고 만든 팟 캐스트 프로그램이 '일상기술 연구소'이고,

그걸 책으로까지 만들어 낸걸 보면 말이다.

 

아무래도 나는 요즘 트렌드를 한박자 늦게 받아들이는 건지,

팟 캐스트 프로그램 제목을 들어본 일이 없었고,

'생활인을 위한 자유의 기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일상기술연구소'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이 책을 펼쳤다.

 

책표지의 이 그림도 일조하였다.

대단한 그림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일을 하고,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의 일상은 이 세컷의 그림이면 충분히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이 기지개를 켜는 그림이면 일상생활의 지난함 쯤은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고,

결론적으루다가 얘기하면 참 괜찮은 책이긴 하지만,

이런 책이 이제서야 나온게 아쉽다.

조금만 일찍 나왔더라면,

좌충우돌하며 보낸 나의 과거가 좀 더 나아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나이는 부질없는 것,

인생을 '잘'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을 '쫌' 살아본 나도,

이 책을 통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기술' 몇 가지 정도는 습득할 수 있었다.

기술이라기 보다는 마인드가 더 정확한 표현일수도 있겠다.

언제고 어디서든 궁금한 것은 탐구하면 되고,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된다.

그걸 이 책에서는 '가르친다, 배운다' 라는 표현보단 '공유'라고 얘기한다.

 

그동안의 나는 뭐든지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모두에게, 내가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조차도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왔다.

버거웠지만 대놓고 배척할 수는 없었다.

 

이 책에서는 우선 순위를 정하는 법을 알려준다.

혼자서 뭐든지 잘 할 수 없으니,

손 내밀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별법' 같은 것도 '기술'이라기 보다는 '기준'을 정하는 마음가짐 같은 거다.

제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기준이 있어요. 자기 일에 대한 가치를 값으로 환산해서 당당하게 요구하느냐입니다.

시간당 얼마, 이런 식으로요. 자기 기준이 없으면 남의 기준에 끌려갈 수밖에 없거든요. 저는 당당히 물어보는 편입니다. 그 일은 시간당 계산하면 어떻게 돼? 그랬을 때 딱 나오는 사람은 프로예요. ㆍㆍㆍㆍㆍㆍ미리 정한 기준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주어도 마음이 괜찮을 것 같으면 단가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마음이 불편할 것 같다면 그냥 거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32~33쪽)

 

'돈 관리의 기술' 같은 것도 아주 유용했다.

여지껏 돈과 관련하여 나만의 소신있는 기준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돈 얘기를 한다는건 왠지 겸연쩍었고,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추상적인 생각만을 갖고 있었다.

 

이 책에선 물건을 사고 났을때의 기분을 계속 필터링 해봐야,

다시 말해 20, 30대에 계속 해봐야,

40, 50대가 되었을때 경제생활에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덟가지 일을 한꺼번에 한다는,

멀티 테스킹이 되는 이로의 얘기도 흥미로웠다.

어쨌든 기술이라고 치면, 스스로 깎아먹는 얘기라는 걸 아는데요. 뜻이 맞는 사람을 모으지 않아요. 제가 정한 기준의 하나가 가까운 사람하고 일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근데 주로 뜻은 가까운 사람하고 맞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의기투합 하거나 으쌰으쌰 한다는 측면이 제가 일할 땐 아예 존재하지 않고요. 그냥 무엇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까, 그 사람이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섭외해서 한 팀을 꾸리고요. 일을 할 때도 그렇게 자주 만나지 않고 이메일이나 문주로 소통하고 클라우드 상에서 보통 일을 한 뒤 결과물을 낸 다음에 다시 흩어져요. 회식도 잘 안 하고요.(69쪽)

일의 종류나 성질에 따라 약간은 다르겠지만, 나는 웬만해선 멀티 테스킹이 불가능하다.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이고,

그런 반면 내 자신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편이고,

누군가에게 내 자신을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은연 중에 내가 아니까 상대방도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고 띄엄띄엄 스킵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금고문, 금정연 님의 삶도 인상 깊었는데,

저는 원래 진짜 개인주의자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저 혼자 자랐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 사실 책 읽는 직업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혼자 있는 게 질린다고 해야 할까요? 에너지가 떨어지고 자기 자신하고 같이 있는 게 더는 재밌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점점 더 사람들하고 같이 하는 걸 찾게 되는 것 같아요.(129쪽)

 

나랑 비슷한 것 같지만 어느 부분에서 확연하게 반대이다.

직장에서 사람에게 치이고 관계에서 힘들어한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혼자 있는 삶을 꿈꾼다.

말을 할수록 에너지가 급격하게 소모되고,

쉬면서, 여백 속에서 에너지를 재충전하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운다는걸 너머 '공유'하는 삶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그 정점이 '함께 사는 것'이 아닐까.

 

가족과 '함께 사는 것'도,

더불어 사는 것이나 역할 분담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어려움이 존재하는데,

가족이 아닌 이들과 '함께 사는 것'은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  '함께 사는 것'을 얘기를 통해서 조율하고 풀어나가는 방법도 긍적적이지만 쉽지는 않을터,

그렇게 '함께 얘기 하며 풀어나가는 자체'로 스트레스 받고 버거워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사실 이 책의 많은 '기술'들이 처음엔 적용 불가(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가만히 얘기를 듣다보니(실상은 책을 읽은 것이지만,)

천천히 마음을 열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토론을 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이전에,

기술자(?)가 하나하나 이론을 증명해 주기 때문이다.

 

그걸 제책임 님은 이렇게 갈무리하는데,

ㆍㆍㆍㆍㆍㆍ말씀하신 것처럼 보편적인 기준, 그러니까 사람들이 말하는 이른바 정상 혹은 평균치라는 것들을 그냥 받아들이는 대신, 한 발짝 떨어져서 자기만의 질서, 조직화를 꿈꾸면서, 또 시도하면서 살아가는 분(156쪽)

이것이 이 책에서 얘기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기술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그리고 그들의 삶이 그럴듯 하고 부럽기는 하지만,

난 나름대로의 내달림 사이의 쉼,

가득 찬 삶이 아닌 여백을, 사랑한다.

 

뜨문 뜨문 넘기며 훑듯 읽어도 좋겠고,

앞에서 뒤까지 차근차근 정독을 해도 좋겠다.

그러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기술을 엿볼 수도 있겠고, 함께 공유하고 터득할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때론 삶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고,

일상을 사는 기술까지 연구해야 하는건가 딴지를 걸고 싶어지는걸 어쩔 수 없다.

그런 '일상 기술'에 대비하여 '딴짓'을 생각해 봐야겠다.

일상기술연구소 만큼 딴짓연구소도 근사하니까 말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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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6-29 05:46   좋아요 1 | URL
일상기술연구소 팟캐스트 저는 대개 따분하더라는. 게스트 좋을 때는 가끔 노다지ㅎ
프로페셔널한 제목이나 금고문 정도 나오는 프로치고 뭔가 참 동네반상회 같이 심심함요ㅎ; 소위 정보 팍팍 팟캐스트 스탈이 아닌게 패널 성향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조용한 팟캐스트 듣고 싶다 싶을 때 들으면 좋더군요. 김영하 책 읽어주는 팟캐스트 비슷한 효과ㅎ;

sslmo 2017-06-30 09:22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참고하겠습니다~^^
전 지금 일부러 챙겨듣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은 없고,
‘서울부부의 귀촌일기‘라는 유튜브 프로그램을 챙겨보고 있습니다.
남자가 음악을 한다고 하는데...은근 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