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배신 - 베테랑 번역가도 몰랐던 원어민의 영단어 사용법
박산호 지음 / 유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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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산호 님은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박산호 님을  아는것 같다.

소싯적 장르소설을 즐겨 읽을 당시 로렌스블록, 마이클 코널리와 스튜어트 맥브라이드 등의 역자로 알게 되었고,

난해하다던 '콰이어트 걸'을 통해서 완전 애정하고 신뢰하게 되었다.

'페터 회'는 스밀라도 그랬지만, '콰이어트 걸'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역자가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행간의 뉘앙스까지 번역해 내지않는다면,

독자가 이해는 고사하고 읽기조차 쉽지 않은 책이었으니까 말이다.

(돌이켜 보면 완전 영광인데, 그때 내 리뷰에 뭐라고 비밀 댓글을 달아주시기도 했었다, ㅋ~.)

 

그렇게 역자 박산호 님과 나는 각자의 삶을 살아왔고,

단어의 배신이라는 이 책을 통해서 조우하게 된 셈이다.

 

실은 젊은 시절의 나는,

장르소설이 좋아도 너무 좋은데,

읽다보면 너무 날림인 번역들을 만나곤 해서,

'그렇다면 내가 번역을 해봐?'하는 허무 맹랑한 꿈을 꿨었던 터라,

'콰이어트 걸'의 탄탄한 번역이 참 좋았었고,

그런 역자에게 무한 애정을 가지고 신뢰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 책에는 박산호 님이 그동안 번역하며 만난 단어중에 다양한 의미와 흥미로운 역사를 지닌 100개가 소개됐다.

다 알고있는 듯 여겨지는 단어였지만,

읽다보니 의미와 역사에 대해선 모르는 것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방식이 좋았던건 단어를 무조건 외우도록 소개하는게 아니라,

이해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단어와 뜻을 연결시켜서 설명하는 방법을 취한다.

하나의 뜻에서 꼬리를 물고 다른 뜻을 유추해낼 수 있도록,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연결을 한다.

그렇다고 수다스럽거나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깔끔하다.

 

예를 들면 fix를 설명하면서,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속성 다이어트를 해야한다고 하면서 상황 속에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끼워넣는 식으로 말이다.

책의 내용은 한 단어에 한장을 할해해서 설명하고 적절한 예문을 나열하는 식으로 좋은데,

아쉬운 점이라면,

편집이라고 해야 할까,

단어를 배치하는 방식과 글씨체가 낯설다.

단어가 앞에 나오는게 아니라,

발음기호와 단어의 뜻이 나열되고,

본문 내용 중에 검은 원 안에 단어가 등장하는데,

그 단어가 또 멋을 부린 글씨체다.

 

영문을 보게 되면,

우리가 흔히 인쇄체와 필기체라고 알고 있는 글자들이 섞여 있다.

g나 y같은 것도 그렇지만 못 알아먹을 정도는 아닌데 s는 좀 심하다.

 

영문과 번역문에서 그 단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됐는지 확인 하기 쉽게,

그 단어를 돌출시키는 방법으로 필기체를 사용한 예문에 익숙했던 터라,

이 책에서도 그런건가 자꾸 쳐다보게 된다.

 

어찌 되었건 이렇게 얇고 가벼우면서도,

단어의 다양한 의미와 역사를 흥미롭게 써내려간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의 머릿말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인공지능이 번역 시스템에 도입된 시대에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은 단어를 폭넓게 이해하는 능력이 아닐까? 세계 각국의 사람과 수월하게 의사소통하기 위해 영어 단어에 담긴 여러 갈래의 뜻을 음미하며 원서를 읽고 섬세하게 사유하며 고른 단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이 될 것이다.(11쪽)

비단 외국어의 번역에만 국한된 건 아닌것 같다.

내가 내뱉는 말이나 쓰는 글들이 얼마나 상대방을 생각하고 배려한 것인가 라고 한다면,

글쎄다, 상대방 보다는 내 편할대로, 내 위주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에 있어선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지만,

번역된 내용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서 제대로 된 국어실력도 중요하다.

 

그렇게 단어에 담긴 여러 갈래의 뜻을 음미하고,

섬세하게 사유하며 고른 단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번역을 하고 글을 썼는가는,

작품이 대신 말해주는 것이다.

부디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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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30 19:30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까 제가 번역 관련 책을 한 번도 안 읽어봤어요. 그동안 제가 번역본 비교질했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

sslmo 2017-06-02 17:08   좋아요 0 | URL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cyrus님처럼 우리말을 구사하시는 분이라면,
번역본을 가지고 비교질 하는 거,
충분히 용서할 수 있습니다.
모든 언어는 궁극적으로 하나로 통하니까요~^^

나와같다면 2017-05-30 22:16   좋아요 0 | URL
fix.. 마음이 상했을때 콜드플레이 <Fix You> 를 들려줬던 사람이 생각나네요..
켜놓은 향초 때문인듯..

sslmo 2017-06-02 17:13   좋아요 0 | URL
아, 이 노래 알아요.
기네스 팰트로랑 관련된 노래지요?

마음이 상했을때 ‘Fix You‘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옆에 ‘Fix‘해 놓으셔야죠.
‘들려줬던‘이란 과거형에 제 마음도 아립니다.
아마도 향초의 냄새가 여기까지 전해지는 듯 해서요~--;

서니데이 2017-05-31 23:11   좋아요 0 | URL
번역하는 분들은 외국어도 잘 해야하지만, 우리말 어휘도 많이 알아야 될 것 같아요.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은데, 말로 옮겨지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요.^^
양철나무꾼님, 좋은하루되세요.^^

sslmo 2017-06-02 17:15   좋아요 1 | URL
때로 그런 경우도 있잖아요.
상황을 말로 표현해 내려면 말문이 콱 막혀버리는 경우요.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도 나이가 드니까 어휘 수가 확 줄어드는것 같아요.
작은 사전이라도 하나 끼고 살아야 할까봐요~^^

AgalmA 2017-06-06 01:50   좋아요 0 | URL
저도 스밀라만큼 콰이어트걸 좋았는데 박산호 번역가님의 노고란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sslmo 2017-06-07 17:02   좋아요 0 | URL
전 아무래도 페터 화가 어려웠나 봐요.
수잔 이펙트인가, 새로운 작품이 나왔는데,
엄두가 안나는거 있죠~--;
 
당신의 자리 - 나무로 자라는 방법 아침달무늬 1
유희경 지음 / 아침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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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두렵다.

아니 나이를 먹어가며 책을 읽는다는 것이 두려워진다.

좀 더 자세히 얘기를 해보자면 책이 내가 나이를 먹는 것보다 더디게 나이를 먹거나,

내가 책과 더불어 나이 들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나 할까.

 

시인의 예전 시집이 참 좋았어서 새로운 시집이라 혹하였다.

'오늘 아침 단어'를 읽고 리뷰를 올린게(<==링크) 2011년 7월이니까 한 6년정도 됐는데,

시인은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인데, 나만 나이를 먹은 느낌이었다.

새로운 시집을 읽고 싶었는데,

예전 시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이 치기어린 젊은날의 추억마냥 고스란히 살아나서 좀 당황했다.

 

그러다가 6개월도 아니고 6년인데,

나이를 먹고 생각이 여물어가고, 의 문제가 아니라도,

그때의 시나 지금의 시가 같게 느껴지면,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건 또 읽는 나만의 문제는 아니지 싶었다.

 

시집을 다 읽고,

지난 '오늘 아침 단어'의 리뷰를 찾아 읽다보니,

그 시집 속의 시랑 중복되는 시도 있고,

(제일 앞에 나오는 '당신의 자리' 같은거, ㅋ~.)

자주 사용하는 시어와,

생각의 자취들이 비슷해서 느낌이 비슷하다보니 그 시가 그 시 같은 것도 있었다.

 

나이 먹고, 여물고, 무르익고, 하지 않고,

6년 전에 머물며 청춘을 또는 젊음을 돌이킨다고 해도,

겉돌기는 마찬가지다.

 

시인에게 시가 얼마나 가볍거나 무거운 건지 잘 모르겠지만,

단어가 가진 제 각각의 무게를 가늠하고,

그에 맞춰 시를 썼으면 좋겠다.

 

이러구러한 시가 여럿 있었고,

난 이 시가 좋아 여러번 소리내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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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9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9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30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29 19:01   좋아요 2 | URL
시집을 맨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 몇 년 지나서 똑같은 시집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서로 비교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시에 대한 반응이 점점 달라져요. 과거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시 한 편이 몇 년 지난 후에는 좋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

sslmo 2017-05-30 17:36   좋아요 0 | URL
시집 뿐 아니라 모든 책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달리 읽히는것 같아요.
같은 책을 두고 나이 들어 읽으면 달리 읽히는 것으로 나이듦이나 성숙 따위를 점 칠 수 있을까요?

전 나이 먹어도 시집 한권 읽고, 시 한편 욀 수 있는 감수성은 갖고 싶은데,
어쩌면 죄다 까먹어 시 한편 욀 수 없는 날이 오는건 아닐까 두렵기도 합니다.

이 시집은 6년만의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라는데,
짜깁기를 해도 너무 했지 싶습니다.
그게 아쉬웠었습니다.
 

강신주의 '철학의 시대'를 읽으면서 춘추전국시대에 관심을 갖게 되어,

공원국의 10권짜리 '춘추전국이야기'를 구매했었다.

전에 알케 님이 상찬한 것도 보았고, saint236님도 좋다고 추천해 주셨었는데,

또 다른 친구는 별로라고 하길래 미뤘었다.

며칠전 이 책이 눈에 띄길래 '어디 한번~, 내가 직접 읽어 보겠어' 하는 마음으로 펼쳐들었는데,

웬걸, 재밌어도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는거라.

 

 

 춘추전국 이야기 1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강신주의 책도 좋았는데, 이 책은 강신주와 비교하기 민망찰 정도로 재미있다.

춘추전국 시대와 관중에 대한 얘기니 겹치는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강신주는 철학적으로 접근했다면, 공원국은 역사적, 지리적으로 접근한다.

물론 강신주도 '춘추전국시대'의 무대가 된 중국의 그곳들을 가봤을테지만,

공원국은 지도와 함께 사진을 실었으며,

그 시대의 문헌들을 여러권 다양한 각도에서 비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데다가,

권말 당신의 여행기를 실어서 현실감과 현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기존의 고사를 중심으로 한 책들과는 달리 역사적 사실의 기록과 더불어 지리를 특히 강조했다. 사실 황하나 정강, 태행산맥 등 자연이 인간에게 강요한 한계를 이해하지 않고 춘추전국의 극적인 순간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춘추전국의 무대를 구성한 지리를 잘 이해하면 아마도 복잡할 것 같은 열국들의 각축도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 책에서 지도가 강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18쪽)

 

아직 1권만을 읽은 상태여서 속단할 수는 없지만,

2권까지 나온 강신주의 그것들이 더 이상 못 나오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이 좋은 또 한가지 이유는,

우리는 현대인의 지혜를 가지고 고대를 상상하되, 고대를 마음대로 비틀어서는 안 된다. 역사적 사실은 사실일 뿐, 상상에 의해 바뀌어서는 안 된다. 역사적 사실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굳이 그 많은 사건들을 기억하며 역사를 읽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설을 읽는 것이 낫다. 그러나 역사를 다룬 많은 저작들이 이런 우를 범한다. 그래서 역사를 마치 개인들의 무용담이나 민담 수준으로 끌어내린다. 이렇게 되면 주객이 전도되고 원인과 결과가 아래 위도 없이 춤을 춘다(60쪽)

책을 읽어나갈 방향을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고 또는 논리적 사고가 굉장히 탄탄하고 정확할 것 같지만,

논점을 제대로 파악하여,

논점의 윤리대로 발화하거나 서술하는지, 의 여부에 따라서 기초부터 어긋나거나 흔들릴 수 있으니 조심하여야 한다.

 

또 한가지, 전제에 편견이 생기면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그것이 역사 해석의 함정이라고 한다.

로마를 제압했던 훈족을 예로 들어,

이길 때는 용감하고 질 때는 비겁했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야만적이지 않았고 유달리 초인적이지 않았다.(62쪽)

얘기한다.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이 책이 좋았던 건 관중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이다.

관중은 인간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뻔뻔한가 하면 염치는 있고, 몰아치는가 하면 부드러운 마음도 있다. 자신이 다 안다는 듯이 교만하다가도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도 한다.(164쪽)

그는 적이라도 훌륭하면 인정하고, 자신에게 득이 되더라도 적의 배신자는 좀처럼 신뢰하지 않았다. 관중은 이익이 있더라도 인간적으로 호감이 없는 인물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348쪽)

 

책을 읽으면서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 토사구팽과 관련해서 이다.

'교활한 토끼가 잡히고 나면 충실했던 사냥개도 쓸모가 없어져 잡아먹게 된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는데,

 팽 당하는 것은 권력에 위협이 되는 세력을 제거하는 것과는 좀 다른 애기가 아닐까.

 

페이퍼를 이쯤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년 추도사 때문에,

마음이 어쩌지 못하겠어서 내용이 길어진다.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추도식 참석이라고 하는데,

그 중의를 알겠는지라...눈물이 났다.

 

분위기를 바꾸어,

읽을 책이 밀렸는데 백승종 님의 신간을 발견했다.

 

 

 

 생태주의 역사강의
 백승종 지음 / 한티재 /

 2017년 5월

 

백승종 님은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이란 책으로 알게 되었는데, 나는 참 좋았었다.

공원국도 이제 시작이고,

친구한테 최명희의 '혼불'도 내놓으라고 해서 대기중인데,

언제 읽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책은 들여주셔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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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23 21:52   좋아요 0 | URL
권력을 가진 자는 늘 불안할 겁니다. 자신이 믿었던 충신을 의심할 거고, 간신은 권력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약점 삼아 충신을 제거하도록 종용합니다. 토사구팽에 간신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sslmo 2017-05-29 16:30   좋아요 0 | URL
제가 토사구팽 관련 부분에서 궁금했었던 건,
쓸모 없어져서 잡아먹을 정도면,
이미 ‘권력에 위험이 되는 세력‘은 아니지 않나 하는 부분이었어요~^^

잃을 게 없어서 불안하지는 않은데,
하늘이 무너질까 하는 ‘기우‘를 종종 품고 삽니다~--;

AgalmA 2017-05-24 02:34   좋아요 0 | URL
노무현 대통령 8주년 추모날 그를 탄핵했던 이가 첫 재판을 받는 역사적인 날 역사를 환기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sslmo 2017-05-29 16:3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역사는 주연과 조연이 바뀔뿐 되풀이 되나 봅니다.
거시적인 관점과 미시적인 안목을 적절히 안배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17-05-26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7-05-29 16:40   좋아요 2 | URL
관포지교의 그 관중 맞습니다.
그리고 후대 사람들에 의해 ‘관자‘라는 책을 쓰게 한 그 ‘관중‘이요~^^

제가 보기엔,
포숙은 완전 학자스타일이었고,
관중은 실전형 정치가 스타일 이었다고나 할까요.

전 관중이 자신의 허물을 그냥 덮지않고,
쿨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점이 좋았습니다.

오늘날 관중이 살았더라면, 인기만발이었을 듯~^^
 
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로베르트 발저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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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넷 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모진과 함께 청와대를 산책하는 사진 한장이 화제였다.

사진 한장을 놓고도 다방면에서 여러가지 정치적인 언급이 나올 수 있겠지만 차치하고,

산책이 주는 풋풋함이랄까, 삶의 활력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로베르트 발저의 이 책 '산책자'를 읽었다.

 

실은 책을 읽다가 몇번을 집어던질뻔 하였다.

뭐, 특별하게 바쁜 일도 없고,

그렇다고 '바빠~'를 버릇처럼 입에 달고 사는 부류도 아닌데,

독백조의 너무 느린 호흡이 답답했다.

그걸 상대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혼자 읊조리듯이 쏟아낸다.

호흡이 느리긴 하지만 생각의 전개방식과 어조가 느긋한 것이고,

내용은 뒷부분의 '산책'을 제외하고는 한호흡에 내달린 것처럼 짧다.

글을 읽으면서 감정이입을 해야지 하고 페이지를 넘기면 어느새 끝이다.

중심에 다다르지 못하고 변죽을 울리는 꼴이다.

글이 그렇다는게 아니라, 읽는 내가 그러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벌써 끝이 나 있다.

 

 

로베르토 발저는 어찌보면 이솝우화를 닮았다.

간결하면서도 해학적이다.

독일어 특유의 어떤 운율을 구사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말로 번역된 글만을 놓고봤을때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저자는 때때로 우울한것 같고,

어떤 때는 우울이 몰고온 슬픔 속에 침잠하는 것 같다.

이 책 속의 글들은 소설집이라고 되어있지만, 어찌보면 수필같기도 하고 꽁트 같기도 한데,

정작 발저가 생각하는 이상향은 '시인'이었나 보다.

ㆍㆍㆍㆍㆍㆍ아주 드물게 슬픔이 나를 방문했다. 때때로 보이지 않는 무모한 무용수처럼 구석진 내 방으로 불쑥 뛰어드는 바람에 웃음이 터진 적도 있었다. 나는 아무도 아프게 하지 않았고,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나는 참으로 멋지게 그리고 보기 좋게 옆으로 비껴나 있었다.(8쪽)

이 글의 제목은 '시인'이고, 곳곳에 보이게 보이지않게 '시인'에 대한 예찬이 이어진다.

그는 '시인'에서.

자연이나 시간, 주변의 모든 사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8쪽)

고 표현하고 있다.

 

아무려나,

그는 간결하고 건조한 문장들을 구사하지만,

그래서 글들이 가볍고 경쾌하지만,

글 속에 담긴 내용은 무게감이 있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있어서 산책이란 단순히 발을 내딛어 걷는 것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와 '붓 가는대로 쓰는' 수필이라는 형식의 결과물로 등장한다.

 

발저에게 있어서 산책은 '여러 가지의 번쩍이는 발상이 번개처럼 동시에 떠올라 한꺼번에 마구 밀려오는 것이 보통이니까. 그래서 생각을 차분히 정리를 좀 해보려고(309쪽)' 하는 것이다.

 

'산책'의 앞부분엔 이런 구절도 나온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오로지 내 길을 갈 뿐입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당사자는 바로 나 자신이니까요. 겉으로 보이는 외양이란 진실과는 다른 모습일 경우가 흔하고, 그러니 어떤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그 사람 자신에게 맡겨두는 편이 가장 좋겠지요. 어떤 사람을, 더구나 이미 충분한 경험과 식견을 쌓은 사람을 그 사람 자신보다 더 잘 안다고 자신할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나는 종종 안개 속에 갇힌 채 불안에 휩싸이고 수천 가지의 곤경을 겪으며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비참하게 혼자 남겨졌다는 느낌을 받은 적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투쟁의 시간을 소중하다고 여깁니다. 남자가 긍지를 얻는 원천은 기쁨이나 쾌락이 아닙니다. 남자가 영혼 깊숙이 긍지와 희열을 느끼는 것은 큰 어려움을 담대하게 극복하고 끈질긴 집념으로 고통을 견뎌냈을 때뿐입니다. (289쪽)

그가 글을 쓰는 이유, 산책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책이 충분히 좋기는 하지만,

그의 이력을 잘 모르거나,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서 사전지식이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좀 지루할 수도 있겠다.

 

무릇 산책이란 어떤 목적도 띠지 않는 것이고,

그리하여 좀 지루할 수도 있는 법이라고 하면,

내 또 할말은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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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16 21:33   좋아요 1 | URL
내 길 알아서 잘 가고 있는데, 그거 대해서 말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내가 가는 길에 의심이 생겨요.

sslmo 2017-05-17 14:33   좋아요 1 | URL
전 때론 고집불통이고 때론 팔랑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는 길이 외롭지 않은건 오지랖 넓은, 바꾸어 말하면 말 많은 그 사람들 때문인것 같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랬는데, 자꾸 반대로 하고 싶어져 큰일이예요~--;

서니데이 2017-05-17 15:2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즐거운 오후 되세요.^^

sslmo 2017-05-23 17:10   좋아요 1 | URL
오후되니까 좀 꾸물거리고 빗방울이 떨어져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이라서 그런가 봐요~--;

2017-05-23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3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3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방 예찬 - 나무를 다듬고, 가죽을 꿰매고, 글을 쓰는 남자의 기록
이승원 지음 / 천년의상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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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보대끼며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며 생활하는 내게,

공방은 거창하고 추상적이지만 포기할 수 없는 꿈이다.

꿈이라고 쓰고 숨을 쉬는 통로라고 읽는다.

 

공방을 꿈꾸긴 하지만,

공방과 관련된 무엇을 펼쳐놓을 여건은 안되어 주시고,

시간을 쪼개 할수 있는 일은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이다.

리뷰는 글의 형태일때도 있고, 어쭙잖게 그림이나 수공예품 따위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 '공방예찬'을 읽기 시작하게 된게,

'공방'이라는 두 글자 때문이었는지,

'나무를 다듬고, 가죽을 꿰매고, 글을 쓰는 남자의 기록'이라는 부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다듬고 꿰매고 글을 쓰기도 하는 게 나랑 닮아서 인지, 잘 모르겠다.

책 날개 안쪽을 보게 되면 바늘에 실을 꿰는 섬세한 손이 나오는데, 한참을 쳐다봐 주시고, ㅋ~.

 

'나무를 다듬고, 가죽을 꿰매고,'...이런 것들을 다 하면서 글을 쓰는 남자라니 '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진송의 '목수일기'를 떠올렸었는데 내가 너무 앞서간듯 여겨지기도 하지만서도~--;

 

사진 바로 그 밑에,

나무꾼도 갖바치도 아닌데 가구와 가방을 만든다. 아무것도 속일 수 없는 정직한 직업이다. 가장 원초적인 근육을 움직이면서 창조적 노동에 참여하는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순정한 기쁨이다. 무엇보다 내 몸이 바뀌었다는 것, 내 노동과 능력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축복이다. 가끔은 여행을 떠나 사진을 찍고, 주로는 대학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친다.

라고 되어있는 프로필도 멋지다.

 

'작가의 말'을 보게 되면 이런 구절들이 나온다.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마는 1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때론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상처를 주기도 했다. 좋은 날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다림이 너무 힘들어 나무를 다듬고 가죽을 꿰맸다. 무언가를 만들고 또 만들었다. 그러다 보면 진짜 좋은 날이 올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렇게 나는 어쩌면 내 삶의 가장 빛났을 수도, 가장 어두웠을 수도 있었을 10년을 견뎌냈다. 몸이 녹초가 되고 나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으니. 공방은 내 오랜 견딤의 동반자였다.(9쪽)

이 구절을 읽는데 내가 엄청 좋아하는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중 '지옥은 신의 부재'라는 단편 소설이 생각났다.

'지옥은 신의 부재'가 왜 생각났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의 경우를 놓고보면,

직장이란 것이 공방이라고 부를 수 있는 취미활동들을 기꺼이 할 수 있는 밑천이 된다.

직장이 있기에 취미활동을 통하여 쉴 수도 있고, 위로받을 수도 있고, 재충전의 필요성도 느끼는 것이지,

공방활동만을 하거나 공방활동이 직업이 된다면 쉬거나 위로받는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천국과 지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의 부재가 곧 지옥이라는 명제만큼의 울림이었다.

 

암튼 그는 그런 글들을, 그리고 사진들을...블로그에 일상을 올리듯 덤덤히 늘어놓는다.

일기라고 하기엔 덜 사사롭고,

수필이라고 하기엔 주제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을뿐 더러 지나치게 사변적이다.

글쓰기 방식도 문장 단위로가 아니라, 읽기 좋게 끊어놓는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간간이 메모해놓은 글들을 펼쳐놓는다.

글의 밑그림을 그린다.

쪽글과 쪽글을 실로 꿰듯이 연결한다.

불필요한 문장은 과감하게 깎아버린다.

깎고, 다듬고, 꿰매서 글을 완성한다.

 

가구와 가방을 만드는 일은 글쓰는 일과 비슷하다.

무언가를 만들고 짓는 일은 얼추 비슷하게 진행된다.

ㆍㆍㆍㆍㆍㆍ

『혼불』의 작가 최명희였다.

평생 대하 장편소설 『혼불』에만 매달렸던 작가는

원고 쓰는 일을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일이자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

온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글을 파나가는 것이라 말했다.(36쪽)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 선생님, 바느질은 에르메스급이야!

물론 그 칭찬 속에는 다른 과정도 꼼꼼히 하라는

속 깊은 충고가 담겨 있었을 게다.

조사 중에서 하필이면 '은'을 썼으니 말이다.

원장님의 농담 같은 칭찬을 듣고 난 후

나의 바느질은 춤을 췄다.(105쪽)

이런 글들을 보게 되면 작가가 섬세하고 결이 고운 사람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프로이트 박물관을 구경하는 내내 조금 음산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통가죽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프로이트의 여행가방과 - 물론 왕진 가방일 수도 있겠으나 - 휴대용 술병 케이스를 보았다. 우울한 프로이트 선생님인 줄 알았는데, 쫌 놀 줄도 알았겠군, 하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S.F.'라는 이니셜을 보고 픽 웃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라! 알겠다고요, 프로이트 선생님. 그런데 나는 자꾸 불경스럽게도 'Science Fiction('공상' 과학 소설)'이 떠올랐다.(108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참을 낄낄거렸는데,

'S.F.'에서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Science Fiction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로버트 실버버그의 두개골의 서'를 읽었던 나는,

역자 최내현처럼 social fantasy 라고 거들먹거리고 싶은 걸 꾹 참게 된다.

그러고 보면 모든 Science Fiction은 어떤 의미로는 social fantasy 가 되는게 아닐까 싶다.

 

작가가 어떤 목공에품과 가죽 작품을 지향했는지는,

한스 베그네르를 인용한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보는 의자가 아니라 앉는 의자'를 추구했단다.

예술이 아니라 실용을 중시했다는 말일 테다.

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의 의자는 에술 작품이 되었다.

한스 베그네르는 자신의 의자가 대량 생산될 수 있게 고안했다.

아무리 대량 생산될 수 있는 그의 의자라지만

서민들이 쉽게 넘보기는 어려운 의자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의자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그의 정신만은 값지다.

북유럽 스타일의 정신만은 고이 간직할 일이다.(215쪽)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다고 모든게 완벽하지는 않다.

상처는 죽 떠먹은 자리처럼 흔적없이 사라지지 않았다.

상처는 마음 깊은 곳에

겹겹의 나이테가 되어 또렷이 자리 잡는다.(111쪽)

이 문장은 그럴듯 하지만, 적절하지 않다.

상처가 났던 자리엔 옹이가 남는다.

나이테는 상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계절에 따라 세포분열의 속도가 달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가 이 부분을 캡쳐한 이유는 '바느질의 정석'을 표현한 저부분이 맘에 들어서 이기도 하지만,

책의 제본상태가 불량하여 벌어지고 급기야 낱장으로 떨어진다.

책이 소모품이긴 하지만,

책을 소중히 다루는 내게 와서 이 정도이면 허술해도 한참 허술한 것이다.

 

220쪽 안데르센 마을을 보러 가잖다.

이 부분은 '가잔다'의 오타이다.

 

사진들은 그가 만든 목공예품이나 가죽 작품들을 많이 보여줬으면 싶은데, 작품 사진에 가깝다.

책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다 담아내지 못할 것을 생각하지 않고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좋다고 설레발치는 것은,

'나무를 다듬고, 가죽을 꿰매'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남자 특유의 섬세함과 고운 성정이 글 곳곳에 묻어난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손으로 매만지고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지고,

우리는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예감이 예감적으루다가 들기 때문이다, ㅋ~.

 

아내가 망가뜨린 물건을 차일피일 미루며 내버려두자

그녀는 공방까지 다니면서 뭘 이런 것도 고치지 못하냐며 투덜댄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쏟아낸다.

장인이 뭐 별거야.

물건만 잘 만들면 장인이야?

장인은 우리의 망가진 삶을

우리의 찢어진 마음을 꿰매고 수선하는 게 장인이야.

물건을 고치고 수선하는 것은

단순히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는 게 안야.

그건 그 물건을 사용하던 사람의

삶을 생명을 마음을 꿰매고 수선하는 거야.

알았어?

 

아내의 말을 찬찬히 들어보니,

다 옳다.

누구에겐가 자랑하려고 가구나 가방을 만들지는 않았다.

만드는 것 자체가 좋았다.

내 손이 닿을 때마다 망가진 물건이 되살아나는 느낌도 좋았다.

저마다의 물건에는 저마다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ㆍㆍㆍㆍㆍㆍ

그래도 어쩌겠나.

아내는 나를 '자기만의 맥가이버'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이 얄밉지만,

그래도 가끔은 뿌듯하다.

나는 때로는 목수가 되고,

때로는 갖바치가 되고,

때로는 신기료장수가 되고,

때로는 무두장이가 되어,

누군가의 망가진 추억을

다독이고 매만지고 위로하고 싶은 게다.(258~259쪽)

 

무엇보다 저자는 이 모두를 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글로 치유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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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11 16:41   좋아요 0 | URL
그야 말로 저술이 겸비되는 장인이었군요.^^..

sslmo 2017-05-11 17:35   좋아요 1 | URL
대학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이 본업이고,
나무랑 가죽은 겸업인 셈이니까,
어째 살짝 바뀐것 같은데죠.^^

어쨌거나 전 님의 글과 시진들이 좀 그립습니다.
시험 어여 끝내고 왠만하면 빨랑 복귀하시죠~!

박균호 2017-05-11 16:44   좋아요 1 | URL
호기심이 가는 책이네요.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2017-05-11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1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1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균호 2017-05-11 19:10   좋아요 2 | URL
하마터면 살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