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다음 날 오후,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다큐 공감'이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지리산 산내마을 청춘 식당 '마지' (==>링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청춘식당 '마지'는 지리산으로 귀농한 사람들의 2세대 청춘들이,

마을을 벗어나지 않고도 성장하고 자립할 기회를 갖게 되는 데 초점을 맞춘 곳이었다.

귀농은 자신 없지만,

버리고 비우고 소박해지는 것의 연장선 상에서시골에서 살고 싶은 나는,

그런 종류의 책도 몇권 읽었던 터라,

관심을 갖고, 완전 공감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봤다.

이들의 모토는 '적당히 벌고 잘 살자' 라는데,

적당히 벌고도 잘 살 수 있을까, 조금 염려스럽긴 했지만 뭐~(,.)

 

그러고 보니, 언젠가 읽었던 '시골생활'과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란 책이 생각났다.

 

 

 시골생활

 정상순 지음, 지리산 이음 기획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1월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경우,

내가 마르크스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서 인지 모르지만, 그닥 재미있지 않았었다.

 

이윤을 내지 않겠다는 것은 그 누구도 착취하지 않겠다는 의미, 즉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리는 종업원, 생산자, 자연, 소비자 그 누구도 착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돈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올바르게 쓰고, 상품을 정당하게 '비싼' 가격에 팔 것이다. 착취 없는 경영이야말로 돈이 새끼치지 않는 부패하는 경제를 만들 수 있다.  (196쪽)

라고 하고 있는데,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필요한 돈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올바르게 쓰고, 상품을 정당하게 '비싼' 가격에 팔 것이다.'라는 부분이었다.

이쯤에서, 그룹 쥬얼리의 맴버였던 조민아가 운영하는 빵집과 그곳의 어마무시한 가격들과 연결치켜 볼 수 있겠다.

저런 논리대로라면 전직 연예인이었다는 이유로 품위유지비가 많이 들고,

손도 금손일테니, (ㅋ~.)

그 금손으로 만든 빵들은 가격이 얼마가 되든 용서해야 한다는 논리도 적용될 터이다.

 

빵을 만든 이력이 5~6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을 달인이라고 하는 평가하는 '와타나베 이타루' 도 그렇지만,

어마무시한 가격을 매기고 똥손으로 만든 것보다 못한 솜씨와 맛을 내보이는 조민아 또한, 이해불가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와타나베 이타루' 경우,

'빵을 만드는 장인이 숙련된 기술을 가졌다는 이유로 존경받으려면 잘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삼단 논법을 거치는 수고를 하면 취지는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도시 생활에 실패하고 시골에서 빵집을 차리게 되는데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영감을 받는다는 설정은,

좀 무모하게 여겨졌다.

 

'와타나베 이타루'를 보면 그렇게 해서 운영이 될까 싶을 정도로 휴일도 많다.

다만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도 적자를 예사로 내서는 가게가 존속할 수 없다. 수입과 지출을 엇비슷하게 맞추고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손익 분기점 달성을 이루고 나면 투자한 만큼은 반드시 돌아온다. 그렇게 가게는 굴러간다. 이윤 덕에 덩치가 커지지도 않고 손실 탓에 위축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다음날도 변함없이 빵을 구울 수 있는 것이다.

라고 하는데,

나는 빵집을 할 것도 아니니, 착한 소비나 현명한 소비 등으로 발상을 전환시켜 보는 것이 좋겠다.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시노다 나오키 지음, 박정임 옮김 /

 앨리스 / 2017년 2월


알라딘 서재 웹서핑을 다니다보니 취지는 다르지만, 이런 책도 있다.

재미있을 것 같지만,

그냥 읽기만 해서는 크게 재미있을 것 같지 않고,

직장에서 벗어나,

적어도 일본으로 식도락 기행이라도 할 수 있어야 묘미를 느낄텐데 말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벌어 먹어야 살 수 있지만,

저들의 취지대로 또는 이 페이퍼의 논리대로,

잠시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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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2-02 18:38   좋아요 1 | URL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라는 책 23년간의 그림일기라는 것이 놀라워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한데 일본이라 모르는 음식과 여긴 없는 음식이 많을거예요 아마도요.
양철나무꾼님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드세요.^^

sslmo 2017-02-03 13:44   좋아요 1 | URL
그쵸?^^
‘시노다 과장의 삼시 세끼‘란 책 참 따뜻한것 같아요.
무엇보다 전, 23년간 꾸준히 할 수 있는 저력이 부럽습니다.

일본은 그랬던것 같아요, 음식외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 하나 하나에도 금액이 지불되는게 좀 불편했어요.
전 비린내를 싫어해서 그런 음식을 피하다보니, 인스턴트 음식의 향연, 편의점 음식과 다를게 없었어요~^^

요즘은 일본, 당일치기 여행 상품도 나왔더라구요, ㅋ~.

cyrus 2017-02-02 19:30   좋아요 0 | URL
돈을 적당히 벌면서 책을 많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책을 많이 사고 싶어도 책값이 부담스러워요. ^^;;

sslmo 2017-02-03 13:52   좋아요 1 | URL
저도 얼마전까지 님같은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채 읽지도 못할 책을 사들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니 내가 갑자기 죽기라도 하면 남겨진 유품을 어찌할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유품이래야 별다른게 없고 다 책들일테지만,
그렇게 누군가에게 버려지고 내팽개쳐진다고 생각하니,
더 견디기 힘들었어요.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좀 견손해지는거 같아요~^^

AgalmA 2017-02-05 21:54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같은 생각을 저도 했더래서 내가 죽으면 책을 어찌 처리할 지 정도는 유언으로 써 둬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책이 자꾸만 늘어서 분류가 너무 어려워짐ㅜㅜ

현재로선 빨리 읽고 세상으로 다시 돌려 보내는 게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하며.... 매우 느리게 읽고 있는-,.-;;;;

꼬마요정 2017-02-02 22:15   좋아요 0 | URL
저도 책값이 부담스러워요ㅠㅠ 전자책은 잘 안 읽히고ㅜㅜ 책 놓을 공간을 살 돈과 책 살 돈이 많으면 좋겠어요 ㅎㅎ

sslmo 2017-02-03 13: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 살 돈도 돈이지만,
책 놓을 공간,
공간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하지만,
책꽂이라도 몇 개 맘 놓고 들였으면 좋겠어요~^^

희선 2017-02-03 02:11   좋아요 0 | URL
적당히 벌고 살려는 생각은 괜찮지만, ‘비싼’ 값은 좀... 그게 아주 맛있어야 그렇게 해도 팔릴 텐데 싶습니다 맛이 별로고 비싸기도 하면 누가 사 먹을지... 이름만으로도 팔 수 있을까요 그날 그날 팔 것만 만들고 다 팔리면 문 닫으면 괜찮겠습니다 그런 음식점이 일본에는 있다고 하더군요

많은 걸 바라지 않으면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어요 지금은 물건도 그렇고 먹을거리도 넘쳐나잖아요 조금 편하지 않게 살아도 괜찮다 싶은 사람은 그렇게 사는 거고, 자신이 갖고 싶은 걸 사려고 돈을 벌어도 괜찮겠지요 자신한테 맞게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희선

sslmo 2017-02-03 14:06   좋아요 1 | URL
알마전에 무슨 다큐멘터리 프로를 봤는데,
거기 공산주의국가인 체코의 경제에 대해 나오더라구요.
국가가 정한 일이 있고,
그 일을 한 후에는 나름 자신의 소질을 계발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어요.

논리는 그럴 듯 한데,
사람들이 국가가 정한 일을 할때에는 대충 시간을 떼우는 식으로 하고,
퇴근후 사유재산을 형성하는 경제활동에 집중한다는 그런 내용이더라구요.

이름만으로 팔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저도 해봤는데,
‘창렬스럽다‘의 판결이 오늘 났더라구요.

적당히 벌고 살려는 생각을 이해 못 하는건 아니지만,
그동안 앞만 바라보고 마구 달려온 저같은 사람에겐,
한 순간에 목표를 잃은 듯 허망해지는 느낌도 들어요.

중간 쯤 적절한 타협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생각해볼 거리를 만들어주시는 귀한 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__)

아무개 2017-02-03 08:39   좋아요 0 | URL
많이 벌려고 애쓰지 않아서 이렇게 나태하게 사는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적당히 라는 것이 어디까지가 적당히 일까 하는 생각도 그렇구요....







sslmo 2017-02-03 14:27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적당히‘의 경계가 궁금해요.
저 책에 나오는 빵집이나 우리나라 지리산 청춘식당 마지처럼 해서는,
저의 경우에대입해 본다면,
전 손가락 빨고 살아야 할테니까요.^^

서니데이 2017-02-04 15:53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오늘 입춘이라고 해요.
입춘대길, 올해도 좋은 일들 계속되시길 바래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sslmo 2017-02-06 16:26   좋아요 1 | URL
올해는 입춘첩도 못 썼어요~ㅠ.ㅠ

뭐가 그리 바쁜지,
바늘허리에 실을 매 쓸 수 없는데,
왜 그렇게 바쁜 척 서두르는지,
놓치고 돌아보면 저만큼 뒤로 멀어지네요~ㅠ.ㅠ

2017-02-06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생님의 가방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내 주된 관심사는 물건을 버리고 비우고 그리하여 소박하고 단출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혹여 다른 사람들도 그럴지 모르겠는데,

난 무엇 하나 쉽게 버리지 못 하는 부류이다.

생명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사물에까지 의미부여하여 곧잘 의인화해버리는데, 중증이다.

 

기억력도 마찬가지이다.

한때는 기억하지 못 하는걸 위악으로 생각할 정도로 사소한 것에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붙들고 살았다.

생각해보면 그건 수집이라는 열정적인 것과는 좀 다른,

이 책의 선생님 말대로,

"나는 잘 버리질 못하는 편이에요."

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런데 나를 돌이켜보자니,

물건을 향하여 연연해하지만,

정작 사람을 향하여선 좀 모질기도 한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선생님의 집사람처럼,

뭘 깊이 생각한다던가, 남을 배려한다던가 하는 게 없는 정도까진 아니어도,

좋은 것과 중간까지는 좋지만, 싫은 것은 명확하게 싫다.

 

그런 내가 이 책을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읽었다고 하면,

둘의 사랑이 아름다워서...눈물이 난다, 따위의 상상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

삶의 부질없음, 나이듦의 허망함 때문이었다.

 

난 이 책을 좀 답답하게 읽었는데,

선생님이 자신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아내의 문제로만 돌리려 하고,

쓰키코도 마찬가지로 애인의 문제로 돌리는데,

어찌 보면 서로의 삶에 간여하지 않는 쿨한 관계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 내 삶에서 벌어진다면 난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때,

분명히해야 할 한가지가 있는데,

상대방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흠뻑 담굼질 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서 쿨 함을 가장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삶을 관조하는건 쉽지 않다.

 

얼마간 걷다가 쉬면서 꿀에 절인 레몬을 두 조각씩 먹었습니다. 저는 신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산에 갈 땐 레몬 꿀 절임이 제일이라고 아내가 화를 내진 않았겠지요. 하지만 분노라는 것은 미묘하게 쌓이고, 작은 파도가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서 커다란 파도를 일으키는 것처럼, 그렇게 쌓인 분노가 살면서 뜻밖의 장소에서 터질지도 모르는 거지요. 결혼 생활이란 그런 거죠, 그럼요.(69쪽)

 

이 책의 선생님과 쓰키코는 선생님과 제자 사이인데,

만났을때 쓰키코를 향하여 서른 여덟?- 아니, 일곱이예요 하는 걸 보면,

20여년 후에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둘은 만화 '심야식당'에 나올 것 같은 주점에서 가끔 만나게 되는데,

따로 술을 시키고,

따로 안주를 시키고,

가끔 선문답 같은 대화를 나누고,

각자 따로 계산을 하고,

각자의 집으로 간다.

 

가까스로 증상이 가라앉아 정상으로 돌아온 아내에게 한소리 했습니다. 오늘 하루만으로도 자신이 얼마나 남들에게 못할 짓을 했는지, 생각 좀 해 봐. 아마도 득의 양양하게 설교를 했겠지요. 학생들에게 하듯이.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듣고 있더군요. 내 말에 일일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죄송해요, 하고 몇 번이나 말했어요. 마지막으로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네요"하고 아내가 진진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폐 같은 건 안 끼쳐요. 당신이 폐를 끼친 거지. 자기 자신의 일을 모든 사람이 그러는 것처럼 확대시키지 말아요."나는 야멸차게 대답했죠.(73쪽)

선생님이 쓰키코에게 아내에 대해 얘기하는 대목이다.

선생님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그는 다른 사람의 삶에 깊숙이 관여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건 어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일종의 관조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무덤덤한 쓰키코가 아니었으면, 관계 맺고 발전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오마치 상은 쿨 하네, 하고 친구가 말한 적이 있다. 그 사람, 나한테 몇 번 상담 전화를 걸어 왔어. 쓰키코가 정말로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하더라구. 어째서 오마치 상, 그 사람한테 전화 안 한 거야? 그 사람, 기다리던데ㆍㆍㆍㆍㆍㆍ.

친구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왜 나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친구에게 상담을 한 걸까? 나는 어이가 없었다.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친구는 한숨을 쉬며, 그렇지만, 하고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사랑하고 있을 때는, 불안한거잖아. 오마치 상은 안 그래?(84쪽)

 

나는 책 속의 문장들을 읽는 것인데도 숨을 고를 수 없이 힘이 드는데,

그들은 무덤덤하게 그렇게 관계를 맺고 발전을 하니 말이다.

 

  너무나 간단해서 이대로 평생 선생님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평생 안 만나면 체념도 되겠지.

  "기르니까 크는 거야."

ㆍㆍㆍㆍㆍㆍ

"연정이라는 게 그런 거야."

큰 숙모는 말하곤 했다.

소중한 사랑이라면 나무와 마찬가지로 퇴비를 주고 가지를 치고 손질할 것을 명심.

그렇지 않은 연애라면 저강히 내버려 두어 그대로 말라죽게 만들면 안심.(208~209쪽)

이런 구절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 아프다.

관게속에서 해결하려 들지 않고, 혼자만의 상상 속에서 해결하려 드는 건 좀 비겁하지 않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랄까, 거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날 밤엔 둘이서 청주를 한 다섯 홉쯤 마셨다. 술값은 선생님이 치렀다. 다음에 같은 집에서 만나 마셨을 때는 내가 계산을 했다. 세 번째부터는 계산서도 각각, 돈을 내는 것도 각자 하게 되었다. 그후 이 방법이 이어지고 있다. 만남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던 것은 선생님이나 나나 그런 기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안주의 취향뿐 아니라 타인과 거리를 두는 법도 닮아 있다. 나이는 삼십 년도 넘게 차이 나지만, 동갑내기 친구보다 훨씬 더 가깝게 느껴졌다.(10쪽)

그러고보면 선생님은 타인을 자신의 일정한 경계 안에 들이는 것을 폐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내 서재 제목인 '안전 거리 확보'처럼, 안전 거리만 확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언젠가 친구에게 영혼의 찝찌름한 냄새가 같다고 했더니,

그건 같다고 착각하는 것 뿐이지,

영혼의 찝찌름한 냄새 따위는 같을 수가 없다고 했었던게 생각난다.

 

'선생님의 가방'을 놓고 나름대로 해석할 수가 있을텐데,

난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든걸 다 손에 넣고,

바리바리 싸들고 평생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행동하지만,

정작 죽을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내겐, 추억이나 과거에 대한 기억 마저, 죽는 순간 가지고 갈 수 있는 건 그리 커다란 부분이 아니란 말처럼 들렸다.

 

나는 어떠한가?

언젠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너무 과하게 끌어안고 사는건 아닐까?

나눠주거나 물려줄 수 있는 건 별개로 하고,

순간의 좋았던 추억은 가방 하나에 담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열심히 달려왔고,

때로는 게으를 때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영혼으로 지배하고 기억되는 사람이기보다는,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으니,

마음 속에 기억되어 남는 사람이고 싶다.

 

간만에 만난, 맨밥에 물 말아 먹는것 같은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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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24 19:11   좋아요 1 | URL
맨밥에 물 말아먹는 느낌이라 하시면 가장 소박한 밥상인데, 이 책도 그만큼 수수한 모양이네요.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춥지만 찬 바람을 맞고 재채기 하던데요.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드시고, 저녁의 좋은시간 보내세요.^^

sslmo 2017-01-26 09:12   좋아요 2 | URL
이 책 뭐랄까, 아련하게 아려왔어요.
이 책을 만화책으로 만든 것도 있던데, 아기자기하고 재미날것 같더라구요.
요즘 꼭 구입하고 싶은 책이 몇권 있는데,
명절 연휴 기간이라 올 스톱이예요.

이 책 읽다보면 음식먹으러, 일본 여행가고 시포요~ㅠ.ㅠ

아참참, 2017년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명절 인사 안 하면 서운하겠죠.
2017년엔 운수대통하시길~!^^

서니데이 2017-01-26 14:53   좋아요 2 | URL
매번 저보다 먼저 인사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2017년 달력 시작하고 한 번, 그리고 음력설을 맞아 다시 한 번의 새해인사와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늘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담으로 주신 올해의 운수대통을 기대하겠습니다.
설연휴에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slmo 2017-02-01 17:32   좋아요 2 | URL
새해 댓글이 늦었습니다.
그닥 바쁘지는 않은데,
어수선하고 경황없다고 해야 할까요?

지난해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__)

yureka01 2017-01-26 17:02   좋아요 1 | URL
즐거운 연휴 되시길 바라구요..한해도 참 많은 글로 보여주시니 감사함 가득이었어요..앞으로도 좋은 책 소개 많이 부탁드립니다..ㅎㅎㅎ감사합니다.새해 복 많이 쌓이는 시간 되셨음 좋겠습니다.~~~~~

sslmo 2017-02-01 17:35   좋아요 1 | URL
지난 한해 감사드립니다.
사진에, 시에,
그밖에도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마련해 주셔서,
같이 생각해보고, 돌아보고, 그리하여 한걸음 앞으로 내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올해는 따님 앞에 두고 자전거 열심히 타시겠네요.
슬림하고 건강해지신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북프리쿠키 2017-01-31 15:48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꾼님 설명절 잘 보내셨습니까.
소설이 잔잔하니 좋으셨나봐요.

˝단 한사람에게라도 좋으니 마음속에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고 싶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해보니,
난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아있을까... 자신이 없네요..
그 누군가에게 남는다는 것은
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뿐임을..

누군가를 댓가없이 사랑한다는 것도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저도 마음을 조금만 열고 살아볼까요..? ㅎ

sslmo 2017-02-01 17:44   좋아요 1 | URL
전 예전엔 자신감 제로에,
누구에게나 잘 보이고 싶어서, 잘 보이려고 애썼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나이들어서 생각해 보니, 그러지 않아도 괜찮겠더라구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움직여도 세상에 크게 거스르지 않게 된달까?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제 자신 하나 만족시키지 못 하는 것도 같고요.

따님, 있으시죠?
따님은 그렇게 사랑하게 되지 않던가요?^^
전 올해22살인 저희 아들을 그렇게 사랑하겠다는데,
아들이 거부합니다, 췟~(,.)
 

 

 

 

 오빈리 일기
 박용하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4월

 

이 책은 별다른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생각 외로 너무 좋았다.

나는 이런 식의 글을 엿보는걸 좋아한다.

박용하 시인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10년 견디다, 경기도의 한 시골로 이주해서 원주민과 외지인이 기름과 물처럼 섞여있는 곳에서 7년 6개월을 견뎠다. 말이 시골이지 인심이 고약했던 곳이었단다.

그리고 2008년 가을, 오빈리로 옮긴 후의 1년여의 삶을 일기 쓰듯 기록하고 있다.

'흙을 만지며 사는 삶은, 글 쓰는 삶과는 다른 희열을 내게 주었다'라는 '자서'로 시작한다.

처음 별다른 생각없이 책을 설렁설렁 넘기던 나는 이내 자세를 고쳐앉았다.

2009년 1월 2일 금요일의 일기는 이렇다.

바늘이 혈관 속을 돌아다니는 느낌. 총알이 몸을 뚫고 뒤로 나가는 느낌. 허공을 딛고 있는 느낌. 도끼날이 얼굴을 향해 달려오는 느낌. 물이 폐로 들어가는 느낌. 피할 수 없는 느낌. 한 느낌이 사라지면 재차 돋아나는 느낌. 병든 느낌. 병들 느낌. 죽은 느낌. 죽을 느낌ㆍㆍㆍ이 숱한 느낌들. 느낌의 천방지축. 느낌의 백팔번뇌. 왜 나는 이 느낌들을 반팔 티 벗듯 벗어던지지 못하는가. 대체 내 속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대체 내게 무슨 장애가 있는 걸까. 대체 내 뇌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오늘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공포, 우울과 무기력, 울분과 분노가 명멸했는가.(39쪽)

그의 일기는 어찌보면 아내와의 불화, 경제적 궁핍등이 언뜻 두드러져 보이는 듯도 싶지만,

실상은 시대와의 불화이고,사회를 향한 냉소이다.

아니 어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화를, 술을 들이부어 잠재우려 망각하려 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산수유꽃이 피었다. 잠깐 멈춰서서 눈길 줬다.(77쪽)

민들레가 피었다. 수양버들도 연두색을 내밀고 있다. 철쭉과 목련도 꽃봉오리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하루가 다르다.(79쪽)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

세상의 불의나 보고 순응할 수 없어 눈 감아버리려니,

그마저 비겁하게 여겨져서 힘들었을 것이다.

 

새들이 급하게 날았다. 아직도 나는 내가 너무 센 사람. 나는 많이 죽어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죽어야 내가 산다.(72쪽)

같은 문장들을 봐도 그렇다.

계간시지 '시로 여는 세상'에 이홍섭 시인이 골라놓았다는 시 두편('신달자'의 '씀씀이', '조기조'의 '나의 성장사')을 인용해 놓았는데 다 좋았다.

그러면서 '이홍섭 시인의 계간시평은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 있는 시평이었다'라고 하는데,

박용하 시인 만의 마음이 아니고, 시평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도, 철학도 문학평론도 알아먹을 수 있게 해야 적어도 읽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임의진과 김두수를 언급한 것도,

그가 보려고 사들이는 책들도 그 무렵을 추억할 수 있게 해서 좋았다.

매번 술마시고 무기력해하고 좌절해 버리는 그가 안쓰러웠지만,

그건 그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그에게 빚지고 있다.

그는 무심한듯,

'세상이란 곳은 역겨움으로 치면 끝이 없고 그 아름다움으로 쳐도 끝이 없다'(110쪽)

라고 그가 자조하듯 말이다.

읽다 말고 좋아서,

너무 좋아서 그의 다른 책들을 찾아 보았다.

 시인일기
 박용하 지음 / 체온365 /

 2015년 9월

 길이 우리를 데려다 주지는 않는다
 박용하.박용재 지음 / 문학세계사 /

 2016년 6월

 

 

실은 며칠전 이런 질문을 받고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지 살짝 고민을 했었다. 

요즘 제가 특별한 일은 없는데, 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줄어들면서 사소한 것에도 예민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요.

 

사실 섬세하고 예민한 것은 그(또는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남들과 다른 촉수를 지녔을 뿐이다.

섬세하고 예민하게 살 수밖에 없도록 한 이 그지같은 세상,

맨 정신으로 살긴 너무나 폭폭하니까 박용하 시인처럼 술을 배워 보세요...라고 하려다가,

술이 필요한 사람은 내가 아닐까 싶어 '푸훗~'하고 속으로 웃었다.

 

박용하 시인의 '오빈리 일기'를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씩 줄어드는데,

그래도 괜찮다는 느낌이 드니까 말이다.

 

꼭 무엇인가를 해야된다는 생각,

무엇인가를 꼭 잘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 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때는 그냥 느낌적으로만 느끼는 그런 것 보다는, ㅋ~.

작고 사소한 것부터라도 프로그레스 노트 또는 성취노트를 쓰면서 돌아보고 계획을 세우는건 어떨까 싶다.

나같이 만사가 구찮다, 하는 타입이라면 '오빈리 일기'를 살짝 흉내내봐도 좋을 것 같고 말이다, ㅋ~.

 

이렇게 거창한 대답을 준비하고 있는데, 알라딘 알림이 맞춤하게 이런 책을 소개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
 홍주현 지음 / 사우 /

 2017년 1월

 



그리고 박용하 시인이 '오빈리일기'를 통하여 언급한 그 많고 많은 음악중 오늘 나의 선택은 '해리 벨라폰테'이다.

아흑,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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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7-01-20 20:07   좋아요 1 | URL
역겨움과 아름다움이 한 끝 차이로 공존하는 게 삶, 맞제요?
더도 덜도 없이 균질한 두 세계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스스로임을 자각할 때 느끼는 고통과 부끄러움들.
읽고 써도 해소되지 않는 근원적 의문 앞에서 매일 열두 번씩 무너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합니다.
담박하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ㅠ

섬세하고 예민하게 쓰실 것 같은 박용하 시인의 내면이 궁금해지네요.
더불어 양철님의 세계까지...

sslmo 2017-01-23 09:43   좋아요 1 | URL
시같고 또 잠언 같은 댓글에 어떤 덧글도 사족이 될 것 같아 한참 물려두었습니다.
전 요즘 담박함은 둘째고,
버리고 비우고 소박해지려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사사롭고 작은 것 하나에 욕심 부리게 되는데, 사는데 필요한건 그리 많지 않더란 말이죠.

박용하 시인은 저도 관심 갖는 중이구요.
저는 내면이랄게 없는 ‘단.무.지‘과라고나 할까요~, 헤에~^^


AgalmA 2017-01-21 01:54   좋아요 1 | URL
작년부터 박용하 시인 최근작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리 소개를 받네요^^ 믿고 읽을만한 작가b

sslmo 2017-01-23 09:4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저는 임의진 님 책들이랑 같이 있어서 뭉뚱그려 지나갔었어요.
어쩌다 보게 됐는데, 참 좋네요~^^

2017-01-21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3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1-23 14:03   좋아요 1 | URL
오늘은 정말 춥네요. 지난주의 추위가 왔을 때, 올 추위는 이걸로 끝이다, 다들 그렇게 말하면서 그러고 싶었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워요. 아침에 출근길 많이 추우셨을거예요.
2시인데, 점심 맛있게 드셨어요? 오후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양철나무꾼님, 좋은하루보내세요.^^

sslmo 2017-01-24 18:40   좋아요 2 | URL
정말 춥네요.
네이버 날씨를 보니 영하1도라고 나오는데,
건물 바깥쪽으로 얇은 벽에 쌓인 수도 배관이 얼었어요.
마음 만은 얼지 않도록 완전무장 하자구요~^^

북프리쿠키 2017-01-31 15:53   좋아요 1 | URL
˝내가 죽어야 내가 산다˝라는 말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습니다.

내 안에는 죽어야 할 ˝나˝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옹졸한 자존심때문에 그걸 버리지 못하는 것 같은데
한 순간 털어내면 역겨움이 아름다움으로 변할텐데요.
삶이란 내가 죽어야 되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sslmo 2017-02-01 17:29   좋아요 1 | URL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하는 가시나무도 생각나고,
부처를 만니면 부처를 죽여라,던 선사의 가르침도 생각나는 댓글입니다.

님의 푸시업을 생각의 씨앗을 삼아 싹 틔워봐야 겠습니다, 꾸벅~(__)
 

사람들의 오감 중 후각이 가장 예민하고 영민하다고 하지만,

그래서 심지어 자신과 취향이 같은지, 아닌지, 를 냄새로 판단하고 싶어진다고 하지만,

난 그 의견에 반대다.

 

가장 예민하다는 건,

가장 피곤해지기  쉽다는 것이고,

그리하여 가장 실수하기 쉽다는 얘기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비염 따위를 앓거나 다른 이유로 코가 막혔다면,

그 냄새를 맡을 수 없을 수도 있고,

냄새라는 것은 경계가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특정 냄새들이 섞여 전해질 수도 있다.

 

그러니까 요즘 내 삶에 시큰둥이었다.

내 삶의 기조는 바뀐게 없고 그대로인것 같은데,

그동안 구름 위를 걷는것 같은 사뿐거리는 삶을 살았다면,

아니 가끔씩 스프링 붙은 신발을 신은듯 통통거리기도 했었다면,

요즘은 무거운 안전화를 신고 힘겹게 걷는 듯,

내지는 땅의 저 밑바닥에서부터 뻘이나 늪처럼 잡아당기는 것처럼,

찐득거리는 삶을 살고 있달까.

정말 그런 삶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내가 직업으로 하는 일은 이리 느껴진 반면,

직업과 하등의 관계가 없는 일,

밥벌이와 상관없는 일을 할때는 언제나 즐겁고 기운이 났다.

 

책 쇼핑을 다니고 책을 들이는 일이 그랬고,

책을 내 식대로, 내 맘대로 아무렇게나 읽어내는 일이 그랬고,

사람의 얼굴만을 골라 내 맘대로 해석한 그림을 그릴 때 그랬고,

내가 좋아하는, 손으로 꼼지락거리는 것을 만들 때도 그랬다.

 

그렇다고 밥벌이와 관련된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즐거워서 기꺼이 하는 그 모두는,

내가 직업으로 하는 일을 제대로 해냈을때,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하등의 돈이 되지는 앉지만, 돈이 드는 소모성 취미활동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난 저자의 머릿말 속의 저 말들을 고개를 주억여 가며 수긍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삶의 첫문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를 기꺼이 응원할 수도 있겠다.

 

 

 

 소설의 첫 문장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7년 1월

 

지난 2년간 두 권의 문장 관련 책을 내고 팔자에 없는 전문가 소리를 들어가며 강의까지 하다 보니, 마음속에 부담감만 늘어 갔다. 남의 문장을 다듬는 것에도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내 문장을 쓰는 일도 버겁기만 했다. 무엇보다 내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러 오는 수강생 대부분이 글쓰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실제로 모두들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 해법을 제시해주길 바랄 뿐 글 쓰는 일이 즐겁다는 표정은 아니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강의를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나서 과연 뭐가 잘못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잘못된 건 수강생이 아니라 나였다. 내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니 그들의 글과 표정에서 즐거움을 보지 못한 것뿐이다.

2년 전에 기획해서 첫 문장을 모으고 단상까지 써 놓았던 이 책의 원고를 정리하고 더러는 다시 쓰기도 하면서 글 쓰고 읽는 일의 즐거움을 다시 찾고 싶었다. 시작으로 돌아가서 말이다. 예컨대 내 '글쓰기의 첫 문장'이자 내 '삶의 첫 문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달까.

다른 사람의 삶에 공감하려면 '내 삶'이라는 기반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글을 제대로 읽어 내려면 ' 내 문장'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 문장'은 바로 '내 삶'을 표현한 것이어야 하고. 그게 바로 글쓰기와 글 읽기의 시작점 아니겠는가.(10쪽, 머릿말)

 

고백하자면, 난 저자의 이런 글을 기다렸다.

과거 블로그를 통하여 한번쯤 읽었을법한 이런 글들을 만나니,

오랜 친구를 만난듯 반갑다.

 

난 책이나 그 사람이 쓴 글을 읽다가 나랑 취향이 비슷한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에전의 나라면 "이 사람이다."라고 소리 지르거나 설레발을 쳤겠지만,

이젠 많이 자제하게 된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사람이 쓴 글은 냄새맡는것만큼 정확하지 않아 비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난 어떨까?

밥 벌이와 관련하여 내 삶에 시큰둥이라는 말은 어쩜 책과 관련하여 설렘이 없다랑 동격이 아닐까?

내가 이곳 서재에 글을 올리면서 줄거리나 내용보다는 그 순간순간의 느낌을 올리려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정리 안된 책장의 일부, 서니데이 님이 보내주신 파우치가 찬조출현했다.

감사합니다, 꾸벅~(__)

서니데이 님은 아끼지 말고 막 쓰라고 하시는데,

난 정말 너무 이쁘고 아까워서 두고 가끔 만져보기만 할뿐이다, ㅋ~.

 

한동안 '1일 1그림'을 소홀히했더니,

고운 님이 나의 작품 활동을 생각하셨는지 사진을 보내주셨다.

실은 옆에 남편분과 같이 있으셔서 이쁘고 다정한 모습이었는데,

본인만 그려달라고 원하셔서,

내 맘대로 그리다 보니 좀 많이 통통한 얼굴이 되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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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9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0 18: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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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0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0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7-01-20 18:19   좋아요 0 | URL
그분을 얼마전에 뵈셨다구요~?^^
조았겠다~, ㅋ~.

직접 뵌 분이 닮았다고 하니, 어깨가 쭈욱~~~올라갑니다, 헤헷~^^

2017-01-20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쉽싸리 2017-01-19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정선님이 또? 책을 냈군요. 먼저낸 두권을 읽었드랬죠.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갖고 썼구나 싶으면서도 이바닥도 경쟁이 얼마나 심한데 좀 힘들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서재건 블로그건 다시 하면 저같은 무산자는 좋아라 하겠지만요...하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돈이 안될수도 있으니...ㅋㅋ 그림 좋습니다. ‘풍‘이 보여요. ㅎㅎ

sslmo 2017-01-20 18:24   좋아요 1 | URL
쉽싸리 님, 오래간만입니다.
새해 복많이 지으시고 복많이 받으세요~^^

저도 김정선 님을 애정하는지라 전작들을 빼놓지 않고 봤더라죠.
저도 님과 ‘이하 격.하.게. 동감‘입니다.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응원하려구요~^^

그림 좋다고 해주셔서 더 더 더 좋습니다.
어깨가 으쓱 들리는 것이 날개 없이도 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꾸벅~(__)


2017-01-20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0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0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20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산 지 얼마 안 된 새 책을 만지면서 냄새 맡을 때가 기분 좋습니다.... 저는 이 기분을 ‘ ‘Boorgasm‘이라고 표현해요.... 다른 사람의 서재 사진만 봐도 흥분되고... ?!!! 이렇게 쓰고 나니까 변태 같군요. ㅎㅎㅎ

sslmo 2017-01-20 18:32   좋아요 2 | URL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거의 비슷비슷할 듯요~^^
전 종이에 손이 베이도록 날 선 새책을 만지는 것을 한때 좋아했었습니다.
책 사진, 서재 사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름의 방법으로 책장 정리를 했었는데,
이젠 떨쳐내려고 일부러 아무렇게 꽂을려고 해요, ㅋ~.

우리는 누구나 다 나름 변태이고, 책 성애자들이 아닐까요?^^

잠자냥 2017-01-20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책꽂이랑 똑같은 상품인 것 같네요! 하하하. 이 책장이 그래도 책을 실용적으로 *많이* 꽂을 수 있는 책장이라 사들였는데 말이죠! ㅎㅎ

sslmo 2017-01-20 18:3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잠자냥 님.
님의 서재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이렇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네요.
저도 님과 같은 이유로다가, 저 디자인 저 크기를 애정합니다.
중간에 잠깐 120센치 짜리인가를 구입했던 적이 있는데,
세로 바가 달렸는데도 불구하고 무게를 못 견뎌서 휘는것 같더라구요.

책꽂이가 같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즐거운 대화거리가 되네요~^^

북프리쿠키 2017-01-31 16: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의 지성이 다 저 책장에서 나왔구나 싶습니다^^;
저도 서재다이어트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책이란게 오묘해서 막 사다놓을때는 기분좋다가도
현재 필요치 않은 책이 꼽혀있을땐 막 없애고 싶거든요..ㅎㅎㅎ 토사구팽이라 해야되나..

최소한의 소장책으로 북카페같이 미니멀한 서재가 저의 컨셉이구요.
그 소장책을 여러번 읽고, 써먹고, 내것으로 온전히 만드는 게 저의 희망사항입니다.

sslmo 2017-02-01 17:23   좋아요 1 | URL
지성은 저 책장에서 나오지 않고 피고인에서 나온답니다~^^
저도 서재 다요트 열쉬미 해야 하는데,
매번 결심만 열쉬미 한다는~ㅠ.ㅠ


전 책장 하나로 끝내고 싶은데, 책장 하나면 200~250권쯤 될까요?
작년부터 꾸준히‘ 3개 버리고 한개 들이기‘가 모토입니다.
님을 응원하면서 저를 다잡아 보려구요~^^

댓글저장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 용산 걸어본다 1
이광호 지음 / 난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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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좋다는 얘기는 그동안 여러 군데서 들었었으나 구해놓고도 쉽게 찾아 읽게 되지는 않았었다.

그동안의 책 구매행위와 독서행위를 반성하게 되는데,

구매했다고 모두 다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고,

읽어내는 행위로까지 연결되어야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읽으면서 그동안의 명성이 괜한게 아니구나 싶을 만큼 좋았는데,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란 제목의 의미를 책의 'preface'를 펼치자마자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친절한 여행 안내서도 아니고 글쓴이의 얼굴이 오롯이 드러나는 수필도 아니며 소설이나 시라는 이름의 문학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여행기에도 지리학에도 환경사회학에도 미치지 못하며 자전적인 에세이에도 미달하는 글쓰기. ㆍㆍㆍㆍㆍㆍ전달해야 할 정보들과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침묵의 언어 사이의 감당할 수 없는 흔들림 때문에 이렇게 이상한 독백이 생겨났다. 이런 얼굴 없는 글쓰기를 '익명적인 에세이'라고 부르려 했다.

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이 산문이라고 하지만 마냥 느슨하지만은 않다.

적당한 단어와 문장들이 알맞은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눈에 그리고 가슴에 콕콕 박힌다.

콕콕 들어와 박힌다는 것은 문장들을 잘 갈무리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것이지, 뾰족하거나 과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라임이 떨어지거나 스타카도가 느껴지는걸 시적이라고 하는걸 볼때,

이 책의 제목은 '시적인 거리'가 되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을 뿐이고~(,.)

 

이 책이 이렇게 다양한 형태를 띄고 다양한 장르로 불리울 수 있는 것은,

'기획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공부를 하느라 여러 사전류와 기사, 리포트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자료들을 참고'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레 기행문이나 이런 형식의 책들을 볼때 과한 사진이 부담스러웠는데,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글쓴이의 휴대폰으로 촬영되었다는 것도 반가웠다.

 

또 한가지,

기실 난 서울 토박이이지만 길치여서, '용산'으로 뭉뚱그려지는 지명을 심심찮게 들어봤지만, 좌표를 찍을 수는 없었다.

무심코 책표지를 뒤집어 펼치다 이런 지도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숨은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그의 글쓰는 태도와 글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걸어본다' 시리즈 답게 산책이란 것에 방점을 찍은 글쓰기도 좋았지만,

그 산책의 공간이 그가 사는 '용산'을 매개로 했다는 것도 좋았다.

'용산'이 갖는 장소적, 시간적 의의를 그만의 감성과 사유로 적적히 버무려 내고 있다.

 

나중에 나왔지만 먼저 읽었던 '박연준과 장석주'의 '시드니'편과 비교되는 걸 어쩔 수 없다.

박연준과 장석주의 그것이 지극히 사변적이었고,

그런 행태에 질려버려 이 시리즈를 한쪽으로 치워놨었으니 말이다.

 

ㆍㆍㆍㆍㆍㆍ'정'을 전한다는 광고를 본 적이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같은 너무 익숙한 광고 문구. 위로란 때로 어떤 마비를 의미한다.(26쪽)

문장들이 반듯하고 단정하며,

산문인데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벼리고 벼린 흔적이 엿보이는 이런 문장들은 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

겨울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 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빛이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냈고
너의 목소리가 쇠꼬챙이처럼 나를 찔렀고
그래, 나는 소리없이 오래 찔렸다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오래 기어서라도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곳으로
너의 따뜻한 불빛 안으로 숨어들어가
다시 한번 최후로 찔리면서
한없이 오래 죽고 싶다
 
그리고 지금, 주인없는 해진 신발마냥
내가 빈 벌판을 헤맬 때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눈 덮인 꿈속을 떠돌던 몇 세기 전의 겨울을
 

최승자의 시 '청파동을 기억하는가'를 인용하면서, 이런 문장을 읊어내는데, 어이쿠야, 좋다.

 

절대로 닿을 수 없을 만큼 누군가와 떨어져 있다면, 죽음처럼 건너갈 수 없는 곳에 누군가가 있다면, 너는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것이다. 아득한 거리는 아득한 시간이다.(37쪽)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하면,

용산과 함께 한 '역사적 순간과 거리들'을 간과하지 않고 언급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현재의 용산을 힘을 주어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용산 참사를 언급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지 않고,

원고를 마무리 하는 중에 만난 세월호 참사를  'preface'의 지면을 빌어 무게감 있게 싣고 있다.

 

원고를 정리하는 중에 너무 많은 생명들이 어처구니없는 참사를 당했다. 용산과 세월호 사이의 서로를 마주보는 비극의 연대기와 '국가'의 참혹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만 했다. 무력감과 죄의식은 오래고 익숙한 것이나, 한 시대의 애도는 한 개인의 애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어떤 글쓰기는 피할 수 없이 애도의 제의가 될 수밖에 없다. 예정된 망각과 마비와 자기기만으로부터 끈질긴 애도를 지키는 것은 문학적인 동시에 정치적인 기다림의 문제이다.(8~9쪽)

 

난 문학적이지도 않고, 정치적이지도 않지만 오래 이 책을 곁에 둘 것이고,

이 책과, 이 책에서 꼬리를 무는 다른 책들을 가끔 들추어 읽는 방식으로 기억하고 애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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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1-18 17:37   좋아요 0 | URL
이달의 당선작으로 추천합니다..

sslmo 2017-01-19 18: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당선작이 된듯 기분좋습니다~^^

2017-01-18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9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9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1-18 20:01   좋아요 0 | URL
조선 말기 청나라 군대주둔시 부터 지금까지 용산은 우리땅이지만 우리 손에 없는 아픔을 가진 곳이라 알고 있습니다^^: 작가가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해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sslmo 2017-01-19 18:22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저는 국사나 지리랑 관련해서,
공부하고 외운거 달리,
실제 지명으로 접하는거 달리,
따로 국밥으로 작동되는 경향이 있었어요.

님의 이 짧은 댓글에서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달까,
뜻밖의 수확이예요.
완전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7-01-18 20:20   좋아요 1 | URL
시까지 맛나게 읽고 가요!^^

sslmo 2017-01-19 18:23   좋아요 2 | URL
최승자 시도 좋죠?^^
이광호 이 책은 더 좋아요, 강추합니다~^^

[그장소] 2017-01-20 06:57   좋아요 1 | URL
네 ㅡ최승자 시는 Agalma님과 님의 리뷰로 종종 만나서 , 알았는데 이광호 님 글 . 양철나무꾼 님소개로 지금 처음 만나는 거예요. ( 악수악수~ 반갑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세계를 알게되니 좋죠 .. 좋고말고요~^^

북프리쿠키 2017-01-18 20:53   좋아요 2 | URL
저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길치라는거ㅎ
게임하다가도 입체적인 공간에선
길치가 되어버리는 아주 고질적인 ㅠ
다양한 독서~또 배우고 갑니다^^

sslmo 2017-01-19 18:28   좋아요 3 | URL
저 집에서 직장까지 차로 10분이면 움직이는데,
(대중교통으로 좀 많이 더 걸리고~.)
처음 직장에 출근할때 길치여서 남편이 3개월동안 운전 선생 했습니다, ㅋ~.

그 게임 오버워치 아닌가요, ㅋ~.
제가 옛날 포트리스 할때는 모니터 화면에 각도기를 붙이고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는데...
아, 옛날이어, 네요~--;

푸른희망 2017-01-18 21:51   좋아요 2 | URL
알콜이 들어가서일까요?님의 글에 눈물이 나요 너무 좋아서요
요새 나무꾼님 추천도서로 장바구니가 점점 뚱뚱해지고있어요

sslmo 2017-01-19 18:40   좋아요 2 | URL
저는 알콜이 안들어가도,
알라딘 서재 이웃분들 글이 좋아서 종종 눈물 흘려요.
님의 글들도 그렇구요.
우리 찌찌뽕이네요~?^^

단발머리 2017-01-19 08:29   좋아요 2 | URL
마지막 문단의 ‘끈질긴 애도‘가 마음에 와닿네요. 올려주신 시도 참 좋구요.
아침부터 이 책도~~~ 라는 생각에 바빠집니다. ㅎㅎ

sslmo 2017-01-19 18:43   좋아요 2 | URL
아침부터 삼성 이재용 땜에 완전 꿀꿀해하고 있어요.
더디고 미미할지라도 멈추면 안되겠죠.

이 책은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결코 가볍게 읽히지는 않아요.
전 좀 아프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