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다.

일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이 가장 긴 날이다.

태양도 가장 높이 뜨고 낮도 가장 길고 정점에 치달았으니,

이제 태양의 고도도 낮아지고 낮도 짧아질 일만 남았다.

 

그렇게 놓고 보면 세상은 참 공평하지 싶다.

뜰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고, 필때가 있으면 이울때가 있게 마련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옷을 잔뜩 껴입고 움추리고 추워추워 했었는데,

이제는 옷을 풀어헤치고는 더워더워 노래를 부른다.

 

 

 

 

 

 

 

 

 

 독한 것들
 정준호.박성웅 외 지음, EBS 미디어 기획 /

 Mid(엠아이디) / 2015년 5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꼭지가 팽 돌면 사람들이 독기가 오를대로 올랐으니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

화가 났을때 달래줘야 화가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건드리면 더 독을 내뿜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때 말하는 독은 독한 기운, 즉 사납고 모진 기운이나 기색이지,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같은 물을 먹어도 소는 우유를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또 아침에 먹는 사과는 약, 저녁에 먹는 사과는 독이라고 한다.

이쯤되면 독이란 것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는데,

같은 물이라도 누가 얼마만큼 먹느냐에 따라 우유가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인지,

또 사과를 아침에 먹는냐 저녁에 먹느냐 하는 때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것인지, 하고 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상반되는 면을 가지고 있고,

한쪽 끝에 다다르면 정점을 찍고 다른 쪽으로 이동을 하게 마련인가 보다.

가끔 동전의 앞면이 어디인가를 놓고 헷갈리는 나로서는, 독과 약도 마찬가지이다.

독은 무엇이고 약은 무엇인지,

독은 나쁘고 약은 좋은 것인지,

그렇다면 나쁘고 좋은 걸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지,

천지만물, 사람과 동ㆍ식물 가리지 않고 자연이라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된 것이 있는데,

약과 독을 구분하는 기준은 '인간의 주관'적인 견해라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서 약과 독으로 구분을 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독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다른 동식물에게는 약이나 음식(먹이)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우리 인간이 약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독은 동종(同種) 사이에는 그토록 치명적이지가 않고,

독이 되더라도 치료약 내지는 해독제가 존재한다.

문제는 동종이 아닌 이종( 異種)사이에,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이해받을 수 없는 상황일때 발생하게 되는데,

동종 사이에는 어떤 단계에서 어떤 치료제나 해독제로 사용되던 것들이,

이종에서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그 과정의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돌연변이를 일으켰는지,

어디로 튀거나 섞여 잡종이 될는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생태계는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면서, 종족을 보존하고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쉽게 말해 약과 독을 가르는 기준은,

기준을 정하는 것(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들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이로우면 ,

해롭거나 치명적이면 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고, 인간의 기준으로 약 또는 독이라 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인간은 착각만 하는 동물이 아니라 이기심과 욕심도 가진 종족이기 때문에,

눈 앞의 이기심과 욕심에서 외래종이나 변종을 유입하게 되고,

그리하여 스스로 평형을 유지하던 생태계가 교란된다.

인간은 그들이 독이라고 부르던 것들을 이용하여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그건 인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종의 입장에서만 해롭거나 치명적인 독일 뿐이지,

인간을 제외한 그들, 동족의 입장에서는 독이 아닐 수도 있고,

독으로 작용해도 치료제나 해독제가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두고도,

변이되었을지 모른다,

변종의 가능성이 있다, 고 해서 조심스럽게 의심해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그것이 변이ㆍ변종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라도,

메르스의 변이 또한 자연에 인간이 개입하게 된것이고,

자연에 인간이 개입하게 되면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이 짬뽕되면서 출처나 근본을 알 수없는,

어떻게도 되돌릴 수 없고 수습 불가능한 외래종이나 변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독과 약의 구별이 분명하리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그리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

15세기 화학자인 파라셀수스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모든 물질은 독이며 독이 아닌 물질은 없다. 다만 올바른 용량만이 독과 약을 구별한다."(17쪽)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처럼,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되었던 소금도 농도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햇빛도 거의 모든 생명체가 의지하고 있는 에너지원이지만,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하는 걸 보면,

올바른 용량이나 용법이란 나로 비롯함이냐 나로 말미암음이냐 만큼 모호한 것 같다.

 

오늘은 하지다.

하지 감자를 먹는 날이란다.

오늘 밥에 감자를 넣어 먹어야 감자 풍년이 든다고 했다는 걸 보면,

먹을 게 귀하던 시절 구황작물 노릇을 톡톡히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사랑을 받은 감자도 처음 유럽에선 감자싹의 솔라닌 때문에 악마의 음식이라고 하여 다 버렸다고 한다.

 

한쪽 끝에 다다르면 정점을 찍고 다른 쪽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고,

메르스도 이제 충분히 정점을 찍었으니 수그러들때도 됐고,

날씨도 메말라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걸로 바닥을 쳤으니,

이제 기우제가 없이도 비를 뿌려줄 때가 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귀곡자
 박찬철.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7월

 

 귀곡자
 귀곡자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3년 1월

 

 귀곡자 교양강의
 심의용 지음 / 돌베개 /

 2011년 9월

 

 

내가 '귀곡자'를 이리저리 들추고 있으니,

누군가는 '정치 처세'서적 쯤으로 알고 치부하는데,

그렇지 않다, 중국 최초의 심리학 서적쯤으로 볼 수 있겠다.


처한 상황을 분별해서 심리를 파악하고, 우호적인 말을 하여 서로 간의 뜻을 소통시키는 것이다.

상대의 심리에 맞추어 그의 신임을 얻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고,

기회를 틈타 상대의 약점을 장악해서 그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잡아 둬야 한다는 내용도 있으며,

상대를 잘 위무()해 그의 진심을 끌어내 확인함으로써 상황을 추측하고 파악해서 책략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신영복 님의 '담론'에서도 언급된 내용인데,

귀곡자를 교언영색하고 약삭빠른 정치인들의 처세서로 볼 것이냐,

아니면 상대의 상황을 분별하고 파악해서 나를 맞추어서 서로 간의 공감과 소통을 끌어낼지는 사용자의 몫이다.

같은 물을 먹어도 소는 우유를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든다지 않던가?

그런데 오늘 날 우리나라 정치인은 우리 국민에게 우유를 만들어내는 소인가, 독을 만들어 내는 뱀인가?

그게 가끔 헷갈린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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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22 18:34   좋아요 0 | URL
어제 저도 비슷한 생각 잠시 했어요. 그자체가 독이 될 수 없고, 이종과의 만남, 남용되는 관계성이 더 문제니 주체의 사용과 선택이 중요하다라고요. 밥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되잖습니까....
독, 감자를 먹는 날(감자 먹는 사람들), 교언영색....에서 요즘 시끌한 사태가 계속 오버랩이 되니 제가 독 속에 빠져있는 나날이 오래인 건지, 세상이 독 속에 있는 건지....
이 毒이든 저 瓮(항아리 독)이든 답답하네요.

sslmo 2015-06-30 15:41   좋아요 0 | URL
님의 댓글을 읽는데 왜 `독안에 든 쥐` 생각이 나죠?
이 독 안에 든 쥐는,
쥐도 달아날 곳을 남겨두고 몰아붙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널을 뛰고,
거기서 공주님이나 독 안에 집어 넣었으면 좋겠다...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세실 2015-06-22 19:38   좋아요 0 | URL
하지엔 햇감자를 먹어야하는군요^^
우유를 만들어내는 소,
독을 만들어내는 뱀!
각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할까요?

sslmo 2015-06-30 15:43   좋아요 0 | URL
장마라는데,
비는 오실 것 같지도 않고...이름 하여 마른 장마래요.
감자 갈아서 감자전 부쳐먹고 싶어요, 아흑~ㅠ.ㅠ

cyrus 2015-06-22 20:32   좋아요 0 | URL
더운 날에 뜨거운 감자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니 처음 알게 됩니다. 아일랜드가 감자 때문에 제일 큰 피해를 입었죠.

sslmo 2015-06-30 15:44   좋아요 0 | URL
이맘때쯤이 보릿고개였다지요.
그래서 밥에 감자를 넣어서 먹는 풍습이 생겼다고 하네요~^^

해피북 2015-06-22 22:53   좋아요 0 | URL
어쩐지 마트에 종류별 감자가 많이 보인다고 했어요 ㅎ 감자를 먹는 날이군요 내일 아침엔 감자밥을 ㅎㅎ

이 글을 읽으며 한 권의 책으로 생각의 가지가 다양하게 뻗어가시는 양철 나무꾼님의 깊은 생각들이 참 부럽습니다.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며 저는 소처럼 살아가고 있는지 뱀처럼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였답니다~^^

sslmo 2015-06-30 15:47   좋아요 0 | URL
감자는 오븐에 구워서 아일랜드 드레싱 얹어 먹어도 맛나고,
껍질이 뽀얗게 일어나는 감자는 쪄서 설탕이랑 소금 적당히 뿌려 먹어도 맛나는데,
밥먹은지 얼마 안됐는데,
이것저것 먹고 싶은게 왜 이리많은지~--;
궁금한게 많아서라고 자위해 봅니다여~^^

차트랑 2015-06-25 09:58   좋아요 0 | URL
오랫만 찾아 뵙습니다 양철나무꾼님!
그간 별고 없으신지요.

그동안 찾아주신 분들께 답방을 드리지 못하고 이제서야 답방을 드리는 중입니다.

말씀해주신대로 그동안 가뭄이 심히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곧 비가 올 예정이라니, 비 기다리기를 님 기다리듯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무더위게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양철나무꾼님...
평안하십시요~~

sslmo 2015-06-30 15:5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게을러서 이웃 서재 마실 잘 못 다니는 걸요~--;
님도 별일 없이 건강하시지요~?^^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라는게,
이럴 때 쓰라고 만든 격언인가 봅니다.
헤에~^_______^
 
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주말의 일이다.

메르스 때문에 마땅히 갈 곳도 없고 딱히 할 일도 없어,

손가락의 기능이 텔레비전 리모콘의 성능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나름 분석하고 있는데,

어느 프로그램에선가 '로다주 로다주' 하는거다.

요즘 같이 까마귀 고기를 시시때때로 먹어대는 내가,

첨 듣는 외계어를 아직도 기억한다는건 거의 기적같은 일인데,

아마도 임팩트가 있어서 그런거 같다.

 

그리고 '은유'의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었다.

내가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글을 쓸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고,

예의상 그렇게 물어주시는 것인줄 알겠는데,

이젠 충분히 내 주제파악을 하고 있는고로, 나무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은유는 산문집 '올드걸의 시집'을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그녀의 필력은 충분히 간파했고,

글들에서 느껴자는 따뜻하고 편안함이 좋아서 찾아 읽는 것이지,

작법서로 이 책을 대하는 것은 아니니 나무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붙들어 매셔도 좋겠다.

 

나는 두가지 부류의 (책 또는) 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거칠게 나누자면, 공부하며 읽어야 하는 글과 감응하며 읽는 글이다.

이 책도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쓰여진 작법서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매순간순간 어떻게 반응하고 감응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려 하였는지를 그려내는 생활문으로 볼 수도 있겠다.

때론 치열하게,

때론 눈물겹게,

주변과 어떻게 어울리고 있는지 ,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대기와,

삶의 따사로움과 인생의 간난신고를 동시에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은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증언이고,

그래서 부제도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인데,

이건 바꾸어서 얘기하면,

삶의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일들을 쓰는 것이다.

삶을 풀어내는데 매개가 되는 것이 글이면 글쓰기의 최전선, 그림이면 그림그리기의 최전선, 사진이면 사진찍기의 최전선이라 이름 붙이게 되는것이고, 바꾸어 말하면 '삶'그 자체이다.

 

"인간이 물질세계는 탐사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탐사는 하지 않으려 한다"는 조지 오웰의 말처럼,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많이 읽다보면 글의 주제를 쉽게 파악하게 되고,

내 자신이 글을 많이 쓰다 보면 내 자신의 주제를 파악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내면을 돌아다 보고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 왜 좋으냐 하면,

내 자신의 삶에 기준을 정해야, 이를 반추하여 타인의 삶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과 잣대를 마련할 수 있고,

그리하여 타인에게 마음을 열고 감정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다.

 

삶에 기준과 잣대를 정하고,

그리하여 글쓰기를 삶이란 말로 치환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곧,

삶의 매순간순간 생기는 크고 작은 상처를 훈장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상처는 덮어두기가 아니라 드러내기를 통해 회복된다고 하고 있으며,

글쓰기는 상처를 드러내는 가장 저렴하고 접근하기 좋은 방편(63쪽)이라고도 하고 있다.

글쓰기가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된 것은 인터넷 발달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사적 독서와 사적 글쓰기(일기쓰기)가 다양한 형태로 노출되고,

그 과정에서 타인을 거울 삼아 자신의 내면을 비추어 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자신을 객관화시킬 수 있게 되면서,

타인에게 공감(내지는 반감)과 소통, 감정 이입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안 좋은 점도 있다.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여론을 형성하게 되는데,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다 보니 덩어리가 금방 커진다.

대중 여론과 사회적 분위기에 자신의 개성을 가질 사이도 없이,

영화는 흥행영화만 보게 되고 책은 인기작가의 베스트셀러만 읽게 된다.

 

이 책에서 유난히 와닿았던 구절은 『어린 왕자』의 '여우'가 한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제 시간이 없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게 되었다. 상점에 가서 다 만들어진 물건들을 사는 거야.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친구가 없어."(106쪽)

 

글쓰기를 통하여 타인에게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고, 감정이입을 유도할 수 있게끔 한다고만 생각했지,

내가 주체적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고통 감수성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가장 좋은 공부로 꼽는걸 보면 말이다.

 

나 혼자만의 주절거림이 아니라, 대화이고 오고감이고,

시시한 대화는 심오한 대화와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글쓰기를 통하여,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이다.

 

글의 처음에서 언급한 '로다주'는 '버트 우니 니어'였다.

'버트 우니 니어'를 '로다주'라고 부른 것은 임팩트라기 보다는 축약에 의한 낯설게 하기 효과였고,

아이언맨의 주인공답게 겉으로 보기에는 정의의 사도이며 바른생활 사나이일것만 같았던 그가,

한때 마약중독이었었고,

이제는 마약을 끊었다는 사실이 더 임팩트 있게 다가왔는데,

마약을 끊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치즈버거 매니아였던 그가,

'마약중독으로 치즈버거의 맛을 느낄 수 없어'서였단다.

 

임팩트라는 '단어'에서 생각이 널을 뛰어 내 글에 임팩트가 없다고 했던 친구가 떠오르는데,

굳이 변명을 해보자면,

공부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든 감응하며 읽는 책이든, 체화하여 내것으로 만들고 보는 경향 때문이지 싶다.

나의 글쓰기란 그런 책을 읽은 느낌에 다름 아니다.

꼭꼭 씹어 먹고 소화시켜 내 것으로 만들어 놨는데, 거기서 원재료의 개성을 찾겠다고?

그런 의미에서 나의 글쓰기는 단순히 물리적 변화를 넘어 화학적 변화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래서일까?

내가 쓴 글이 곧 나이고,

내 글은 내 삶의 반영이고는 말할 것도 없지만,

삶의 반영이라고 하여,

나의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글쓰기의 언어로 여러사람을 이해시키려는 욕심 따윈 없다.

대신 한사람이라도 오롯하게, 상대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싶고,

나도 속속들이 이해받고 싶다.

하지만, 이것도 억지로나 일부러 그렇게 된것이 아니라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렇게 化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나의 글쓰기는 내 독서의 확인이자 끄적거림이고, 내 삶의 반영이다.

임팩트 따위는 없어도 좋으니,

쉬워서 금방 알아먹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임팩트 있는 글이 순간적인 각인 효과가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섬세하고 따뜻하여, 그리하여 편안하게 느껴지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혼자 있어도 더 이상 외롭지 않고 훈훈한 온기를 느끼며 공감하고 소통할 수 그런 글 말이다.

 

내가 얘기를 했던가 모르겠다.

은유의 이 책도 '표절'이 아니라, 책 통째를 필사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필력이 뛰어나다.

거기다가 책의 끝에가면 50여권의 참고도서가 나오는데, 알차다.

완전 제대로 지름신이다.

이런 책을 다른 알라디너에게 양쪽 엄지 손가락 곧추 세워가며 강추해도 되는 건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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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5-06-20 11:18   좋아요 0 | URL
로다주가 사람 이름이었군요. ^^
누군지 몰랐는데, 깡통을 뒤집어 쓴 그 사람이라니 얼굴이 떠오르네요.

양철님의 이 글 참 좋네요. ^^

sslmo 2015-06-22 16:34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께 글이 좋다는 칭찬을 받으니 하늘 끝까지라도 날라갈 것 같이 기분 좋습니다.
앗싸~^^

마녀고양이 2015-06-20 12:56   좋아요 0 | URL
우아.... 책에 대한 구분 너무 명확해서 좋네,
공부하면서 읽어야 하는 글과 감응하여 읽게 되는 글, 이렇게 쏙 들어올 수가. ^^

난 정말 로다주를 좋아하는데, 그보다는 셜록 홈즈의 왓슨 역으로 같이 나오는 주드 로가 더 좋더라,
주드 로의 이마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탄스럽지만.

오늘 비가 오네, 다행이야.

sslmo 2015-06-22 16:37   좋아요 0 | URL
그렇군~^^

로다주에서 주드 로로 널을 뛰는 상상력이라니,
우리 끝말 잇기 놀이 함 할까~?^^

해피북 2015-07-01 11:58   좋아요 0 | URL
양철 나무꾼님은 은유저자의 책으로 지름신을 맞으시구 저는 양철나무꾼님 글을 읽으면 지름신이 강림하사 카트는 풍요롭게 식탁은 단촐하게 만들어주신 답니다 꺄르르 꺄르르 ㅋㅂㅋ,,

sslmo 2015-07-05 13:32   좋아요 0 | URL
해피북 님, 댓글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거...아십니까여~ㅅ?^^
전 이번엔 김홍민 입니다여, 에혀~ㅠ.ㅠ
 
술 먹는 책방 - 동네서점 북바이북 이야기
김진양 지음 / 나무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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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책방이나 헌책방, 북카페 같은 걸 꿈꿔봤을 것이다.

나 또한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는 꿈이고 로망이고 희망사항이지만,

남편의 세번이나 되는 사업실패와,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나름 서비스 업종이라고 사람들이랑 보대끼는게 싫어서,

억만년 꿈이고 로망이고 희망사항일 따름이다.

 

하지만, 꿈에는 유효기간이 없다고,

누군가가 책방이나 북카페를 개설하겠다고 하거나,

이런 책을 만나게 되면,

마음이 설레는 것이 어쩌지 못하겠다.

 

책 날개 안쪽에 보면,

좋아하는 것은 '심플'하게 사는 것,

싫어하는 것은 '말'만 하고 사는 것.

이라고 해서,

꿈만 꾸는 나와는 정반대의 '실행력'을 가진 젊은 처자가 등장한다.

 

오늘 내가 그녀의 그것이 이토록 부럽고 가슴 설레는 이유는,

'누구나 따뜻하게 위로 받을 수 있는 심야 치유 서점을 꿈꾼다.'는 이 한마디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좋은 것은,

제대로 된 책방 창업기여서도 아니고,

고사성어, 격언이 넘쳐나는 삶의 지침서여서도 아니고,

짜임새가 유난히 좋게 잘 만들어진 책이어서도 아니다.

 

나도 책방이나 헌책방, 북카페 같은 무언가를 하게  된다면 '심야 식당'이나 '북 바이 북'처럼,

누군가 '따뜻하게 위로 받을 수 있는 심야 치유 서점'을 꿈꾸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 스스로가 벽과 담을 쌓고,

그리하여 스스로를 유폐시켜 외로운 섬처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이 세상에도,

천성이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심야 서점의 주인장이 되어 '누구나'를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치유'를 꿈꾼다고 하는 쉬운 일이 아닐진데,

그런 치유를 하며,

'좋은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고 싶다'는 처자가 기특하기까지 하다.

 

탄탄한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며 일할때,

부지런히 저축도 하고 나름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살때는 마음이 여유롭지 않았단다.

지금은 하루하루 매출에 신경을 쓰며 경제적으로 빠듯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마음은 어떤 이들의 상처나 고민도 포용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고 편안하단다.

이제서야 자신의 자리를 찾은 것 같고, 그 행복감이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한단다.

 

여기서 끝났으면,

그냥 하기 좋은 말, 글로 쓰여지기 좋은 구절 쯤으로 생각했을 것인데

격려해주기 혹은 따스하게 품어주기, 남의 얘기 잘 들어 같은 행동은 나 스스로가 여유로운 상태가 아니면 절대 억지로라도 보여주기 힘든 태도라는 것을 책방 주인장을 하면서 더욱 뼈저리게 느낀다. 내가 행복한 상태일수록 나에게 속내를 털어 놓는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으므로. 누군가의 인생을 진실된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의 여유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오타)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22쪽)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치유해 줄 수 있는 근원이 '나 스스로가 여유로운 상태'임을 감지해 내고,

마음의 여유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서점의 상호도 그런 염원들을 적극 반영한다.

애로우 잉글리시 이론까지 들먹여가며,

'by'가 단지 '~에 의한'이라는 뜻 말고도 '~의 힘을 받는 원천'이라는 뜻을 기억해 내서,

'책의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은 책'이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생각해 냈고,

그리하여 '북 바이 북'이란 '책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은 상호를 조합해 냈다.

 

서점이지만 북카페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니까,

책 이외의 것들에 진을 빼면,

정작 필요한 책을 큐레이션하는데 힘을 쏟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간파,

포기할 것은 일찍 포기하는 결단력도 명민함의 반영인듯 싶다.

 

이태원의 파이전문점을 갔다가,

커피 농도만 맞추어 놓고 버튼 한번만 누르면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기계로 커피 서비스를 하는 것을 보고,

특정 아이템에 자신감이 있으면 일정부분은 운영을 간소화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단다.

 

천성이 사람을 좋아해서,

그래서 역시 그녀 주변엔 좋은 사람이 많은 거겠지만,

단 두 번의 만남이었지만 지금까지 인연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사람과의 인연의 농도를 측정할 때 '얼마나 자주'라는 횟수는 측정 기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158쪽)

따위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문장도 너무 멋지다.

 

그녀는 스스로를 '복에 겹다고' 자평하는데,

북 바이 북을 만들면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사람이라도 감사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든 이들이 고맙다는 걸 보면,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고보면,

'누구나 따뜻하게 위로 받을 수 있는 심야 치유 서점을 꿈꾼다' 고 하였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녀에게 배운 것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하여 배운 것도 있는데,

화분 선물에 담긴 의미는,  '모든 것에 정성을 쏟으라는 뜻'이란다.

화분의 꽃이나 나무 하나를 잘 기르면 그 집의 음식은 먹어보지 않아도 맛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물은 항상 관심을 가져주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아야 한단다.

 

난 그동안 식물이고 동물이고 뭘 키우는 걸 싫어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잘 키울 수 없을까봐 염려를 한다는데,

난 조금 다른 이유에서 였다.

내가 아무리 잘 키워도 길들이고 정붙일려고 하면,

수명을 다하여 떠나버리거나 죽어버릴까봐,

그 상실감을 감당하기 버겁다는 좀 비겁한 구실 때문이었다.

 

요즘은 좀 나아졌는데,

아직 사람보다 수명이 긴 동물은 못봤고,

여러해살이 식물의 경우 정 붙이고 길들여서 잘 기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성격의 소유자이면서, 많은 이들에게 고마워하는 그녀조차도,

사업가로서의 그녀의 입지가 거저 이루어진건 아니라고 하며,

'어느것 하나 빠지는게 없는' 완전체의 사업가가 되기를 꿈꾼다.

 

아이돌을 예로 들면서,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완전체가 되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생각하면 대단하다고 하며 책을 끝맺는다.

 

'북바이북'은 이제 시작일 뿐이고,

'북바이북'이 어떻게 거듭날지 격려하면서 지켜봐야겠다.

왜냐하면 난 '북 바이 북'에 제대로 감정이입하고 있고,

그녀들을 통해서 못 다 이룬 꿈을 대리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책방이나 헌책방, 북카페 같은 걸 평생 꿈으로만 가지고 있겠다는 내가,

이런 책을 왜 읽냐고 물으신다면,

책을 안 읽는 불황의 시대에 책방을 살려야 되겠다는 작은 염원 때문이고,

그런 의미에서 대기업이나 프렌차이즈보다는,

이런 동네 구멍가게, 동네 서점을 응원하고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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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9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1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5-06-09 14:42   좋아요 0 | URL
꿈을 실천하는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죠.
전 그저 나무꾼님 책방 열면 놀러가서 노닥거리고 싶어라ㅎ
나중에 누군가 알라딘사랑방 만들어 놓으면 좋겠네요. 누군가가 문제지만!

sslmo 2015-06-11 12:05   좋아요 0 | URL
헤헷~^^
전 세실님 도서관 하시는 동네로 이사가서
도서관 옆집에서 살면서 대출카드를 채우며 사는게 꿈이라니까요~^^

AgalmA 2015-06-09 17:57   좋아요 1 | URL
갑자기 알라딘에 책방 붐이; 책방은 정원처럼 많으면 좋죠. 이웃의 책방이면 더 환영~
어렸을 때 책방하면서 나는 책 보고 소일하면 되지 낭만적으로 생각했다면, 최근 인디책방 운영하시는 분들 보면 대인관계도 활발하고 아이디어도 풍부해야 할 거 같더군요. 책방 성격도 정적인데 운영도 그러면 경영 어려워지는 건 순식간.....온라인 서점과 경쟁까지 하려면 더욱 전략적이어야 되고 인디서점 운영하는 분들 많이 응원해야죠!

sslmo 2015-06-11 12:15   좋아요 0 | URL
전 옛날에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하는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들으며 제 주제곡으로 삼아야 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별명이 여러개 있는데, 이 대목에서 가장 적절한 별명이 짬뽕공이 아닐까 싶어요.

책방은 공방보다 더 불가능한 꿈이기만 할 뿐이고,^^
이렇게 서재 이웃의 글들을 읽다보면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 걸로 부족해서,
어떤때는 글내용을 이해 못하는 난독증 환자처럼 널을 뛰는 게 짬뽕공 수준이랍니다, ㅋ~.

blanca 2015-06-09 20:27   좋아요 1 | URL
저도. 설레요. 언제나, 책과 관련된 일을 하려는 사람을 보면요. 언젠가는 작은 소망들을 이루실 날이 올 거예요.

sslmo 2015-06-11 12:16   좋아요 0 | URL
누가 그랬던가요, 꿈은 이루어지지 않아야 아름답다고...
아흑~~--;

수이 2015-06-09 20:56   좋아요 1 | URL
응원할게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장바구니에 퐁당_ :)

sslmo 2015-06-11 12:17   좋아요 0 | URL
누군가의 비밀 제보로 인하여, 저 님 서재로 고고씽 입니다여~^^

수이 2015-06-11 12:20   좋아요 0 | URL
다음달에 계약해봐야 확실히 알아요 ㅋ 미리 설레발친 거 같아서 삭제할까 하다 ㅋ 북플 친구들의 소중한 의견인데 싶어 남겨두려구요. 어제 이 책 주문했어요. 오늘 오면 마구 읽어보려구요. :)

2015-06-11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1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2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2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2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6-09 20:58   좋아요 0 | URL
김갑수씨처럼 책과 LP판이 가득한 개인 아지트에서 생활하는 것이 로망이에요. 김갑수씨는 아지트에 오면 커피를 볶는다면 저는 제 아지트에 술을 마시면서 책을 읽고 싶어요. ^^

sslmo 2015-06-11 12:18   좋아요 0 | URL
왠지 님의 아지트에서는 알콜이 아니라 테레핀유 냄새가 날 것만 같다는...ㅋ~.

마녀고양이 2015-06-10 16:28   좋아요 0 | URL
꿈으로 간직하던 책 대여점하면서 뺘저리게 느낀 것은
꿈은 꿈일 때가 좋다, 다 비즈니스더라.... 하는 점, ^^

저자는 책을 좋아하는데다 사람도 좋아하네, 부러워라......

sslmo 2015-06-11 12:20   좋아요 0 | URL
맞다, 자기 책 대여점 해봤다고 했었지~^^
자기는 힘들었다고 하지만,
난 그래도 마냥 부럽더라는~--;

근데 이 시간에 알라딘 서재에 어인 행차~?
잘 지내시나?^^

마녀고양이 2015-06-20 12:57   좋아요 0 | URL
큭큭, 잘 지내고 있는건가.....
큰 사건은 있었쥐~, 아마 잘 지내는 것 같아.

요즘은 알라딘 서재 들락날락, 들락날락.

sslmo 2015-06-22 16:40   좋아요 0 | URL
휴가 기간~?^^
집 인테리어를 싹 바꾸는 중인가 보더라~^^
그렇게 팔방미인이면, 인테리어업자들은 모 먹고사나?
휴가면 얼굴한번 뵈주지~~~~~~?
헤에~^_________^

해피북 2015-07-01 12:11   좋아요 0 | URL
저두 작은도서관. 북카페, 헌책방을 꿈꿔봤어요 ㅋ 작은 음악회 독서모임, 야 한밤에(이건 카페 몽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인데요 한 달에 한번 저녁에 모여 아침까지 책을 읽는 이벤트래요 저두 가까이서 산다면 참여해보고 싶더라구요 ㅋㅂㅋ) 이벤트 같은 모임을 진행해보고 싶은 꿈도 살포시 생각해봤어요ㅋ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동네에 서점이 많아지면 좋겠는데 대형서점이라고 역앞에 한군데 밖에 없고 책도 많지 않아서 아쉽더라구요 저희 집 근처엔 문구와 같이 책을 판매하는데 베스트셀러 위주의 책 밖에 없어서 아쉽구요. 제 주위에도 북 바이 북 같은 서점이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sslmo 2015-07-05 13:36   좋아요 0 | URL
그런데,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고~...
전 사람이나 취향에 호, 불호의 편차가 크고 분명해서여...
장사를 하면 당장 말아먹을거에요, ㅋㅋㅋ~.

그냥 지금처럼 하는 일 쪼끔 더 하다가,
저희집 거실이나 베란다에다 1인 공방이나 1인북카페 차릴려구요~^^
 
지승호, 더 인터뷰 - 인터뷰의 재발견
지승호 지음 / 비아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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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무슨 텔레비젼 프로를 보는데,

푸릇푸릇한 젊은 대학생들과 연예인들이 짝을 이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중 한 젊은이의 목소리를 빌었지만 이구동성으로,

'지금 이 길이 내 길인줄 어찌 아느냐?'고 물었다.

 

창피한 얘기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지금 가는 이 길이 내 길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는 고로, 솔깃하였다.

대답한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요지는 명확했는데,

'쭈욱 더 밀고 나가보라' 고 하는 대목에서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올해 대학에 들어간 우리 아들이 무얼 하고 다니는지,

자는 척 눈을 감고 누워 들어보면 학생의 그것은 아니지 싶다.

학생이라면 책이라도 쳐다봐야 할테고,

여친이랑 폰으로 알콩달콩한다면 '좋을때다' 하며 넘어갈텐데,

컴퓨터 모니터랑 연애도 아니고 전투 중이시다.

컴 스피커에서 이상한 굉음과 함께 '소탕되었습니다' 내지는 '적들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간간히 섞여 나오기는 하지만, 다음날 아침 밥상머리에서 보면 전투를 치른 전사의 행색이다.

아들이 지난 밤 '장렬히 전사 당하였든지, 전사시킨 전투는 'League of Legends', 소위 'L.O.L'이라고 불리우는 컴 게임이다.

텔레비젼 속의 젊은이들과 아들을 번갈아가면서 한마디 하려다가 이내 입을 닫아버리는 것은,

아들의 옆 얼굴에 그 옛날 '포트리스'라는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하여 컴 모니터에 각도기까지 붙여놓았던 내 모습이 오버랩 되어서 였다.

부분은 전체를 대표하고 세상은 자기유사성과 순환성을 가지고 변화와 반복을 되풀이한다는 '프랙탈이론'을 여기에도 적용시켜도 좋은 것인가 엉뚱한 고민을 한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장래희망은 운동 선수 아니면 연예인 되시겠다.

운동 선수나 연예인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제법 의사표현이 분명하고 구체적인 것이고,

자기가 가고 있는 길이 자신의 길인지는 평생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인터뷰의 재발견'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지승호, THE INTERVIEW>라는 책을 읽었다.

'서문'의 '다시 인터뷰를 위하여'에서 후배와 나눴다는 대화 부분을 읽다가 울컥했다.

"그건 뭐, 운명 같은 거 아닐까?"

이 말은 그의 후배가 한 것이라는 데 말이다.

 

좋은 인터뷰어의 조건으로 '인터뷰 대상에 대한 애정과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 를 꼽는데,

김규항이 그를 이렇게 얘기했단다.

"ㆍㆍㆍㆍㆍㆍ한국에서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약력이나 훑어보고 찾아가 두어 시간 이야기를 나눈 다음, 그 삶과 정신에 대해 파악하는 양 구는 일'인 듯 하다. 물론 그건 인터뷰라는 노동을 둘러싼 추레한 환경 때문이다. 지승호는 그런 환경과는 아랑곳없이 인터뷰어의 기본을 지킨다. 그는 인터뷰이가 감탄할 만큼 치밀하게 준비하고, 또 거듭한다. 아직 그의 노동엔 즉각적인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는 개척자적인 인터뷰어인 셈이다."(6쪽)

 

바로 이 부분 ' 인터뷰이가 감탄할 만큼 치밀하게 준비하고, 또 거듭한다'는 것 때문에,

나도 처음엔 인터뷰이가 넘겨주는 자료만 가지고 가상의 짜집기 인터뷰를 하는,

잘 차려진 상에 수저 한벌만 더 놓는 사람으로 오해했었다.

 

왜냐하면 인터뷰어도 사람이니까,

자기가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으면 소홀한 분야나 취약한 분야가 있기 마련일텐데,

그가 그동안 인터뷰한 사람들을 보면 다방면인데다가 출중하였다.

그러니 좁은 소견으로 넘겨받은 자료를 갈무리하여 정리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지,

얼마나 살인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사전 준비를 했을지 짐작하는 것 자체가 무모하다고 여겼었다.

그걸 이 책의 뒷 날개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그는 인터뷰이를 자신의 프레임에 끼워 맞추지 않는다. 다각도에서 바라본 모습을 여과 없이 독자에게 전달하고 스스로의 존재는 뒤편으로 사라지는 것이 지승호가 걸어온 방식이다. 여기에 진정한 장인 정신과 인터뷰이를 향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

둑보적 인터뷰어라고 해서 말하기의 달인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는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물어봐 주고, 독자가 정말 궁금한 점을 짚어주어, 인터뷰어의 속내와 진정성을 끌어내는 대화의 센스는 단언컨대 지승호가 최고다.

 

난 한 작가나 분야에 필이 꽂히면 전작주의자가 되는 경향이 있는데,

한동안 강신주에게 필이 꽂혀서가 아니라, (ㅋ~.)

그의 노장사상에 빠져서 홀릭했던 적이 있다.

그때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이라는 강신주와 지승호의 인터뷰 집을 읽으면서

그의 인터뷰라는 것이 '잘 차려진 상에 수저 한벌 놓는' 행위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의 인터뷰 집을 전부 찾아 읽게 되었다.

 

관점을 바꾸고 바라보니 많은 것들이 다시 보이는데,

그의 인터뷰어로서의 자질과 입지는 '인터뷰이가 감탄할 만큼 치밀하게 준비하고, 또 거듭한'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언젠가 공중파 방송에서 방현주 아나운서가 지승호 선생님의 인터뷰집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하는 것을 보면 준비되고 검증된 인터뷰어인 것만은 틀림없다.

갑자기 생각난건데, 그가 입장 바꿔 인터뷰이가  되어보는 것도 재미있고 여러모로 배울 점이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책은 왜 읽어야 할까?

방현주 아나운서처럼 인터뷰 공부를 하는 사람이 아니거나,

인터뷰이에게 개인적인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일까?

 

강준만(전북대 교수) 강풀(만화가) 김난도(서울대교수) 박순찬(만화가) 오지은(가수) 이상호(기자) 한희정(가수)

 

이 책에 나오는 인터뷰이들은 다들 자신의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유명인들이라는 공통점과,

지승호가 인터뷰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점을 발견해 내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들은 이상호 기자와의 인터뷰를 제외하곤,

지면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발표된 것들이라고 해서...쉽게 읽힐 줄 알았다.

그런데 문제의 '이상호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읽는데 왠지 모를 서러움이 복받쳐올라,

흐르는 눈물을 참고 마음을 다잡길 여러번 며칠이 흘러버렸다.

 ㆍㆍㆍㆍㆍㆍ지금은 우리가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본질을 못 보고 있지만, 저는 단언컨대 이 고통이 이른바 세월호 체제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인간과 자본의 갈등에서 상처 받아온 인간이 침몰한 거예요. 자본이 구조되고, 인간이 수장된 사건인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인간의 편을 들지 않은 사건입니다. 국가가 인간의 편을 들지 않은 사건인 거죠. 정정하자면, 자본과 인간이 동승한 배가 자본의 탐욕 때문에 침몰했는데, 국가는 자본을 구조했어요. 이게 사건의 본질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사건을 마주하여 진실이 드러나야만 우리 사회는 인간 존중이라고 하는 시대적 가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310~311쪽)

이 리뷰의 처음에서 자신의 길을 언급한 것은 그래서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터뷰이들은 다양한 자기만의 분야를 가지고 있다.

그 인터뷰이들을 나름 대가라고 불러도 좋을지는 이 책을 읽게 될 이들의 몫으로 남겨 두겠지만, 한가지만은 확실하다.

인터뷰어인 지승호부터 시작하여,

자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서,

재밌게,

최대한 즐겁게 하고 있고,

강준만 같은 경우는 그걸 '중독'이라고 표현한다.

그걸 각자 자기 방식이나 그들만의 전문 용어로 얘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강준만은 체념을 가장하지만, 애정의 반대말이 독설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걸 아는지라 가슴이 무너질 따름이다.

ㆍㆍㆍㆍㆍㆍ이번에도 『싸가지 없는 진보』 를 내고 놀란 것이, 책을 안 읽고 얘기하더라구요. 처음에는 기가 막혀 했다가, ' 정말 사람들이 뻔뻔해졌구나'하다가 가만히 생각해봤더니 그게 하나의 새로운 모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이상한 거죠. 속도가 생명인 시대에. 그때그때 느끼는 감을 토로하는 것이 하나의 생활양시그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버린 시대에 SNS 자체를 하지 않는 내가 이상한 것이죠. 책을 읽고서 코멘터리해야 된다는 것이 나의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ㆍㆍㆍㆍㆍㆍ그런데 이런저런 코멘트를 보고서 '아, 이 사람은 안 읽었어'하고 느껴지면 '책에서 다 설명했는데, 왜 이러실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읽었는데도 그랬다고 하면 그건 악의적인 것이고요. 그걸 이번에 많이 느꼈어요. 뭔가 확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지 예전에 지면을 통해서 논쟁할 때는 글이 매체에 게재된 지 한두달이 지나서 반론하기도 하고ㆍㆍㆍ그만큼 생각할 시간이 많았죠. 지금은 SNS 몇자로 배설을 해버리는 건데요. 언론들이 인터넷을 통해 속보 경쟁을 하다보니 깊이 있는 기사가 안 나오고, 가십경쟁을 하니까 진지한 언론들도 없어지고, 진지한 토론들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18쪽)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인터뷰이들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내로라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서, 재밌게, 즐겁게 한다는 것이고,

바꾸어 말하면 모든 것의 중심에 인간을 두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메르스 괴담'이나 '메르스 대전'이라고 해서 유언비어가 우리나라에서만 크게 대두되는 것은,

정부가 인간을 편들지 않으니까,

국민들이 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려고 하다보니까,

우왕좌왕해서 걸린 과부하가 아닐까 싶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라고 읊었던 이는 서산대사였던가?

이 책은 내게 그런 의미의 책이다.

 

*고칠 곳 - 290쪽(예우X, 예후 O)

 

*오지은과 한희정 편에서 계속 '신' 이란 말이 나오는데, 처음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한희정 소개 글을 보니 홍대 신(Scene)이라고 한다.

 영어사전에서 찾으니, '신조어로 젊은 사람이 인기 있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라는 뜻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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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6-05 00:21   좋아요 0 | URL
저는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란 책을 읽고 지승호저자를 알게 되었어요 책에보면 서민님이 질문에 답하시면서 준비를 많이 하셨네요 라는 말이 자주 나오더라구요 참 꼼꼼 하신분이구나 싶었습니다.

북플에서 이웃님들 리뷰 자주 읽다보니 몇몇분의 리뷰는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왜냐면 그 리뷰를 읽고나면 꼭 북카트에 책이 실리구...밥상은 단촐해지고... 얼마후엔 그 책을 읽게된다는 ㅋㅂㅋ,, 요 책도 조만간 읽고있을거 같아요 ㅎㅎ

sslmo 2015-06-08 09:37   좋아요 0 | URL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는 수필 문구가 생각나는 예쁜 댓글이네요~^^

전 해피북 님 서재에 가면 책만으로 부족해,
이런 저런 요리 페이퍼에 제대로 허기가 진다는~ㅠ.ㅠ
책임지셔요~ㅅ!

아무개 2015-06-05 08:55   좋아요 0 | URL
아..카트때문에 각도계를 모니터에 붙이셨다구요?
양철나무꾼님이요? 아하하하하하 ^^:::::::::::::


김규항, 서민 두분 인터뷰한 책을 읽었는데
아 정말 이분(지승호)준비성 엄청나시구나라는 생각 했었어요.
인터뷰라는게 그냥 묻고 답하는게 아니더라구요...

sslmo 2015-06-08 09:54   좋아요 0 | URL
김규항 님 까칠(?)하시기로 유명하시죠?
전 김규항 님의 이런 까칠함이 멋져보이는 거지만요, ㅋ~.

언젠가 김규항 님의 대학 직속선배(이 분도 반듯하고 까칠하기로 유명한 책 하시는 여 사장님)께
어떠냐고 물었더니,
˝나, 걔 너무 까칠하고 반듯해서 부담스러워.˝ 이러셨대요.

그런 김규항 님이 허투루 말씀하셨을리 없죠~^^

북극곰 2015-06-05 09:40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읽다보니 괜히 울컥해요.

sslmo 2015-06-08 10:07   좋아요 0 | URL
울컥하시게 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이상호 님의 인터뷰 부분을 더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다이빙 벨`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봣으면 좋겠구요.
보면 눈물 나고 맘 아프다고 해서,
눈 질끈 감아버리는건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고,
그건 결국 더 큰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올테니까 말이죠~ㅠ.ㅠ

2015-06-05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08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madology 2015-06-05 15:40   좋아요 0 | URL
잘 읽었습니다. (포트리스는 각도기를 붙이면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것이었군요.)

sslmo 2015-06-08 10:15   좋아요 0 | URL
이리하여 포트리스와 각도기의 상관관계를 모르시는 님은 한참 영거하신걸로 사료되옵나이다~^^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토머스 하디 지음, 서정아.우진하 옮김, 이현우 / 나무의철학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책에 띠지를 덕지덕지 붙여가며 읽었다.

그 유명한 '테스'를 쓴 고전작가 '토마스 하디'가 쓴 것이라는데 제목부터 낯설었다.

 

책표지에 이 동네 유명인사이신 로쟈 이현우 님의 해제라고 광고하고 있었으며,

'국내 정식 완역본'이라는 노란 색 돌출 글씨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 스토리' 라는 <가디언>의 문구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책이 나오자 마자 집어들었다.

처음 해제를 읽을때만 해도 '재밌겠다, 재밌겠다~'를 연발 했었는데,

본문으로 접어드니, 웬걸~--;

문장이 시적이고 아름답기는 한데,

배경을 묘사하고 있는 것인지,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종 잡을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서 공부하면서 읽느라 한참 걸렸다.

 

보통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이나 찾아보고 싶은게 생기고,

그리하여 다른 책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 좋은 책읽기라는 느낌이 들고 뿌듯한데,

이 책은 읽으면서 참고서나 백과사전을 찾아 공부해 가며 읽어야 해서,

책 읽는데 걸리는 시간도 늘어지고 그래서 부담스러웠다.

 

물론 러브스토리로 접근해서 읽는다면 얼마든지 가볍게 읽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읽어서는 소설의 매력이랄 수 있는 개연성이나 핍진성을 정당화하기 힘든고로,

작가에 감정이입을 하려다 보니,

오래된 세월과 언어와 문화와 역사가 만들어 내는 차이를 극복하려는 공부가 필요하였다.

이 과정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다.

 

원래 까다롭고 뾰족한 친구라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친구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만들어서 스트레스 받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거였다.

"작가의 느낌을 살려내기가 참 어려운 문장이다.

  한문장을 아주 길게 쓰는 작가인지라...문장을 자를 수도 없고,

  역자의 고뇌가 눈에 보인다.

  한글처리가 거의 불가능한 표현들을 쓰는 작가인데,

  그 고뇌를 모르는 너에게 무시받기 딱이다.

  번역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차이이며,

  언어와 문화, 역사의 벽이기 때문에 넘기가 불가능하다."

 

'고뇌를 모른다'는 소리가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소리처럼 들려,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하였는데, 본문을 몇장 읽지도 않아,

 

남자 주인공인 가브리엘 오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급기야 속상했던 마음이 북받치고 말았다.

wear를 무조건 '옷을 입다'로 해석하는 부분과 관련,

입던 옷처럼 편안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으로 보는게 낫지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더 타당한걸 놔두고 구태여 저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

고 하자,

"역자들도 머리 맞대고 고민하다가, 정답을 못내고 저리 결론을 지었을 거다."

라고 하길래,

공손하게 의견을 구하려던 것도 까먹고,

"오크가 옷으로 자신의 결함이나 감출 그런 캐릭터더냐?

 한 사람이 끝까지 번역을 했으면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도 파악이 안됐겠나?"

해가며 툴툴거리고 말았다.

 

그제서야 친구는 마지 못해,

좀 까다롭다 싶으면 생략한 군데군데 이빠진 번역이라고 하면서도,

'번역하기는 어려워도 번역해 놓은 거 평하기는 쉽다'면서 말을 아꼈다.

 

글처럼 그 사람의 자아를 잘 반영하는 것도 없지 싶다.

작가의 그것이 해석되고 번역되는 과정에서,

시대, 문화, 역사, 언어의 특성 등 그 작품을 그 작품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만 틀어져도 의미가 바뀌어 버릴 수 있다.

 

예전에 강신주가,

조삼모사 고사는 원숭이가 원하는 대로 저공이 원숭이를 대접해주는 긍정적인 얘기인데,

우리가 잔꾀나 술수에 관한 고사성어로 잘못 알고 있다고 했었던 게 떠오른다.

새를 너무 아낀 나머지, 새에게 자기처럼 사람 대접을 해서 죽여버리는 노나라 임금처럼 말이다.

 

원서를 대조 하는 것은 이렇게 친구가 질색팔색하는 문제이니 차치하고라도,

영국의 역사와 성경에 대해서 좀 알아야 책이 작가의 의도에 가깝게 읽힐 것 같다.

 

그리고  밧세바 에버딘과 가브리엘 오크라는 이름이 함축하고 있는 바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책을 읽다보면 밧세바와 가브리엘은 성경에 나오는 이들 마냥 이름대로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은 누가 권력을 잡았느냐에 따라 종교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피의 숙청이라 할 정도로 대대적이고 가혹한 처형이 이루어졌음을 볼 때,

역사와 성공회, 가톨릭, 청교도 따위의 상관 관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볼드우드를 청교도 적인 특성에 비유하는 것은 그렇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고,

ㆍㆍㆍㆍㆍㆍ우선 그의 목소리는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낮고 조용한 억양이었다. 강렬하고 깊은 의미가 겉으로는 간단하게 표현되었다. 침묵은 때로 육신에서 분리된 채 떠도는 영혼으로서 스스로를 보여주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그런 면에서 침묵은 말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마찬가지로 말을 적게 하는 것이 많이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전달할 때가 자주 잇다. 볼드우드가 그 한마디로 모든 것을 말했다.(209쪽)

 

말없이 비난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은 말보다 침묵이 훨씬 호과적인 수단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 같다. 이들은 혀로는 할 수 없는 강력한 말을 눈으로 한다. 또한 창백한 입술에서는 한쪽 귀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말이 나오는 법이다. 두 경우 모두 말이라는 통로를 비껴간 위엄에서 멀어졌다는 기분에 느끼는 고통 때문이리라. (331쪽)

트로이를 영국과 프랑스적인 성격을 반반씩 가지고 있는 인물로 묘사하는 것, 등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밧세바는 지금 외롭고 불행했다. 사실 결혼 전만큼 외롭지는 않았지만, 과거의 외로움과 현재의 외로움을 비교한다면 마치 동굴 속의 고독과 산 속의 고독을 비교하는 것 같았다.(475쪽)

"이런! 나를 모욕하지 말아요, 부인. 이 여인이 비록 죽기는 했으나 나한테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당신보다 더 소중하다고. 만약 악마가 당신의 얼굴과 그 저주스런 교태로 나를 유혹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녀와 결혼해야 했을 거요. 나는 당신이 내 앞길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결코 없어. 그 일에 대해서는 하느님께 물어보시오.ㆍㆍㆍㆍㆍㆍ"

"결혼식을 올렸다고 해서 진짜 부부가 되는 것은 아니지. 나는 도덕적으로도 당신의 남편이 아닌 거야."(489쪽)

 

다음은, 스무 살의 밧세바를 처음 보고, 스물 여덟의 가브리엘이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이다.

"반반한 처녀네요"

"그렇지만 완벽하진 않소."오크가 대답했다.

ㆍㆍㆍㆍㆍㆍ

"허영심이죠."(24쪽)

나의 스무 살 무렵을 돌이켜볼때,

스무 살이면 충분히 완벽하지 않고,

vanity, 허영심이나 자만심이라 불리우는 것들을 가지고 있어도 좋을 무모한 나이였지 싶은데,

너무 야박한게 아닌가 싶다.

 

반면 가브리엘 오크를 향하여선,

ㆍㆍㆍㆍㆍㆍ지성과 감성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남자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누리고 있었다. 예전에는 젊은 혈기 탓에 지성과 감성이 뒤죽박중 섞여 충동적인 성격이었으나 그 시기는 지났고, 그렇다고 아내와 가족 때문에 또 다시 그것들이 뒤섞여 편협한 성격을 형성할 상태에는 아직 이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는 스물여덟 살의 총각이었다. (19~20쪽)

이렇게 너그럽게 얘기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 소설을 쓸 무렵 30대 초반이었던 토마스 하디가 가브리엘 오크에게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한 탓이 아닌가 싶지만,

이름처럼 천사도 아니고 성인군자도 아닌, 그냥 나이 서른의 혈기 왕성한 젊은이라고 생각하면 답답하다.

(여기서 '좀'은 '아주'와 바꿔 쓸 수 있겠다.)

 

밧세바의 성격묘사도 일관되지 않다.

치마를 입은채로 말을 탈 정도로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인가 하면,

농장을 직접 운영할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으로 묘사되고 있는가 하면,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여자치고는 참신하게도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야 할 말을 입밖으로 내는 사람이었다. 생각을 마친 뒤에야 자기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문장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45쪽)

한창 때라 생기 넘치는 여자로서는 특이하게도 그녀는 항상 상대방이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 말을 시작했다. 가격에 대해 논쟁할 때면 판매하는 사람이 대개 그러하듯이 자기가 제사한 가격을 굳게 고수했으며, 여성의 필연적인 속성대로 끊임없이 상대방의 가격을 깎았다. 하지만 그녀의 단호함은 완고함과는 달라서 융통성을 동반했으며, 가격흥정을 하는 모습은 천진난만한 데가 있어 인색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150쪽)

상대방이 말이 마칠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충분히 생각한 다음 입밖으로 내어 문장을 만든다고 했었는데,

발렌타인데이라고 하여, 섣불리 카드를 보내는 설정이 이해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사람은 맥아 제조소 주인이었다.

태어난 해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어른으로서의 무게중심을 잃지 않는다.

"저는 자연스럽게 묻은 먼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뭐가 묻었는지 알면 상관없어요." 잔을 받은 그는 깊숙이 담긴 내용물을 3센티미터 넘게 마셨고 적당한 때에 다음 사람에게 잔을 넘겼다. "그렇지 않아도 할 일 많은 세상인데 제 이웃에게 설거지하는 수고를 끼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크는 술을 크게 한 들이켜고 난 다음 가빠진 숨을 고르고는 촉촉해진 목소리로 덧붙였다.

"사리분별이 있는 사람이로군." 제이콥이 말했다.(96쪽)
"굽은 사람이 오래 버티는 법이다."(109쪽)

경지에 이르면, 지극함에 이르면, 오히려 간결해진다는 말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다음 구절은 언젠가 내 친구를 빗대어 얘기했던 '낭중지추'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미 인정받은 장점을 스스로 강조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을 우스꽝스러워 보이도록 만들기에 충분한가 보다.

스스로의 존재가 매력적이라는 사실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을 암시하는 듯 보였다. 꽤나 짓궂은 짐작이었지만 바라보는 자가 그 짐작을 대체로 사실로 느꼈기 때문에 모욕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천재의 어조에 이례적으로 실리는 강한 음색과 같이 평범한 사람을 우스꽝스러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이미 인정받은 장점을 스스로 강조하는 것이다.(39쪽)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지어낸 것도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부분은 나이 서른 무렵에 쓰여졌다고는 믿기 어려운 '깊이'이다.

그녀의 분명한 결점은 반박하는 일에서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반면 뭔가를 좋아하는 일에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물체는 흡수하는 빛이 아니라 거부하는 빛 때문에 색을 띤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반감과 적대감은 전문적으로 고찰되는 반면 선의는 결코 그 사람의 특징으로 간주되지 않는다.(246쪽)

 

vanity, 허영심 또는 자만심은 밧세바의 트레이드 마크였고,

그런 밧세바에게 자만심을 버리는 것, 즉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은 가장 아프게 찌르는 고통일텐데,

상대방 앞에서 이렇게 무모할 정도로 솔직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을 향하여 무장해제를 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겠다.

 

ㆍㆍㆍㆍㆍㆍ"그리고 좋건 나쁘건 내가 그러기로 한 진정한 이유는, 아직 누구한테도 말하진 않았지만, 내가 약속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정말 그렇게 믿습니까?"가브리엘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요." 밧세바가 무모할 정도로 솔직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자만심과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이렇게 말한다는 건 하느님만이 아시겠지요. 그 때문에 마음이 슬프고 괴로워요. 나는 그 사람의 미래를 내 손안에 쥐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그 사람의 앞날은 전적으로 내가 그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어요. 아, 가브리엘. 내가 지고 있는 책임만 생각하면 몸이 떨려요.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573쪽)

 

가련한 밧세바는 이제 가장 아프게 찌르는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바로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632쪽)

이 소설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겠고,

난 이 부분을 읽으며 펑펑 눈물을 쏟으며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이 부분의 해석도 좀 어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성경이나 불경 따위를 인용할 때는 성경의 본문을 그대로 옮겨주는게 관례인걸로 알고 있는데,

원서를 나름 해석하다 보니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문장이 되어 탄생했다.

ㆍㆍㆍㆍㆍㆍ두사람의 감정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겪은 친구 사이에 간지러운 말이나 따사러운 말은 새삼 필요하지 않았으리라. 그들의 애정은 우연히 첫 만남을 가진 이후 거친 성격을 아는 것부터 출발하여 엄하고 단조로운 현실 틈바구니에서 피어나 자란 것이기에, 아주 나중에야 겨우 알게 되는 견고한 애정이었다. 공동의 것을 함께 추구할 때 발생하는 이 우의(친구애)가 남녀 간의 사랑에 더해지는 일은 드물다. 남자와 여자는 일반적으로 노동이 아닌 쾌락을 통해 서로 엮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한 환경이 마련됨으로써 관계가 진전될 때, 이렇게 여러 가지가 뒤섞인 감정은 죽음만큼 강한 유일한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한다. 그 뜨거운 사랑은 아무리 많은 양의 물로도 끌 수 없고, 홍수로도 삼킬 수 없다(구약성서 아가 8장 7절 인용- 옮긴이). 이것과 비교하면 흔히 애정이라 불리는 정열은 사라지는 수증기만큼 덧없는 것이다.(639쪽)

 

이 책에는, 음식과 술은 기분을 북돋아준다고 나온다.

적당한 음식과 적당한 술이겠지만 말이다.

적당한 음식과 술은 힘없는 사람에게 기운을 불어넣어줘서,

육체의 복음에 비유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혼의 복음은 뭘까?

종교인이라면 신의 사랑을,

연인간이라면 남녀간의 사랑을 얘기할테지만,

난 그보다는, 책과 그림과 음악을 영혼의 복음이라고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책과 그림과 음악이 내게 그런 것은 아니고,

나에게 와서, 내 영혼의 복음이 되어준 것들이여, 메리 베리 땡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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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5-21 16:55   좋아요 0 | URL
이런 책이 나온 줄도 몰랐는데 너무 근사한 책이네요.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시다는데 완전 부럽네요. 저도 공부하자,고 말하는 친구가 되어볼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는 님의 페이퍼 읽는 것으로 읽기는 `패스`해도 될까요?

sslmo 2015-05-22 13:43   좋아요 0 | URL
네, 근사한 책이예요.
근데 같이 공부를 한 건 아니구요.
질문을 하고 답을 얻는 식의 1대1 맞춤 과외라고나 할까요?
두서없이 써서 할말을 쏘옥 빼고 쓴 리뷰를 좋다고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근데 책은 이 리뷰보다 백배, 천배는 더 좋아서 말이지요, 헤헷~^^

프레이야 2015-05-21 16:59   좋아요 0 | URL
담아갑니다 토마스 하디의 이런 작품이 있군요. 비평은 하기 쉽지요. 그래서 아무리 대댠한 비평가도 창작하는사람만은 못하다고 하나봐요. 꼼꼼하게 붙은 띠지들^^

sslmo 2015-05-22 13:45   좋아요 0 | URL
띠지만 꼼꼼하게 붙이고, 정작 리뷰는 날림으로 썼네요, ㅋ~.

저의 부족한 부분은 프레이야님께서 마저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헤에~^_____^

에이바 2015-05-21 18:28   좋아요 0 | URL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다음달 쯤엔 이 책을 읽어볼까 했는데요, 양철나무꾼님의 정성어린 글을 보니 개봉예정인 영화를 먼저 보는게 나은가 싶고... 또 감독의 해석을 먼저 보게 되면 제 문학 세계(?)가 좁아지니 고민입니다.

sslmo 2015-05-22 13:52   좋아요 0 | URL
영화도 재밌을 것 같지만, 책도 충분히 매력적이랍니다.
영화가 먼저든, 책이 먼저든 에이바 님의 좋은 리뷰 기다리겠습니다~^^

blanca 2015-05-21 19:55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좋았어요. 그런데 리뷰를 못 쓰겠더라고요. 양철나무꾼님 말씀처럼 토마스 하디가 덜 영글어서 그런건지 군데 군데 한계와 결점이 보이는데도 도저히 폄하할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이 있었어요. 친구분과의 대화가 부럽네요. 저는 책에 관해서는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관계가 부족해서 항상 아쉬워요.

sslmo 2015-05-22 13:58   좋아요 1 | URL
그쵸~?
이게 토마스 하디의 문제인지, 번역 상의 문제인지,
아님 제가 그 시대의 역사관과 종교관, 문화적 배경들을 이해못해서 그런 것인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폄하하거나 만만히 볼 수 없는 묘한 매력, blanca님도 느끼셨군요?
찌찌뽕이예요~^^

cyrus 2015-05-21 21:09   좋아요 1 | URL
절판되었지만 영풍문고에서 `광란의 무리를 멀리하고`라는 제목으로 2권으로 된 번역본이 나온 적이 있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속된 무리를 떠나서`라는 제목으로 나온 적도 있고요. 영풍문고 번역본이 제일 먼저 나왔는데 출판사 문구 때문에 독자들은 이번에 나온 번역본을 국내 첫 정식 번역본으로 오해할 수가 있겠어요.

sslmo 2015-05-22 14:04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전에 한번 번역된 적이 있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전 생소한거 있죠.
하지만 `완역본`이란 의미 상으로 완전 다른 의미일테니까 말이죠~^^

근데 cyrus님은 책에 관해선 만물박사이신겁니까?
모르시는게 뭐에요~ㅅ!

아무개 2015-05-21 21:34   좋아요 1 | URL
아이쿠 저같은 사람은 엄두도 못내겠어요.

sslmo 2015-05-22 14:06   좋아요 1 | URL
저같은 사람도 읽었으니까 아무개 님은 엄두 내셔도 좋습니다여~^^
제가 고전과 역사, 성경 기타 등등에 관한 기초 지식이 전혀 없어서 그런 것이지,
책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랍니다.
충분히 좋고, 재밌는 책이랍니다~^^

2015-08-04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