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주변에서 실제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향하여 감정 표현이 서툴다.
내가 표현해 내는 감정표현으로 인하여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상처받거나 마음 아파할까봐 각별히 주의하기 때문에 나의 대인관계는 무미건조하다.
반면 넷상에서 만나게 되는 작가나 음악가 등을 향하여는 호,불호에 좀 유난스러운 편이다.
누굴 좋아하게 되면 그,또는 그녀의 전작을 두루 섭렵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감정적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머리를 옵션으로 들고다니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넷상에서 필이 꽂혀 전작을 두루 섭렵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몇명있는데,
그 중 가장 대중적인 사람이 '박선주'다.
그녀를 알게 된건,1989년 <귀로>를 통해서 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목소리가 그렇게 매력적이라거나 노랫말이 좋다거나 노래를 잘한다는 생각을 못했었었다.
내가 그녀에게 필이 꽂힌건,4집<A4rism>을 통해서 였다.
그 무렵의 난,영혼이라는 것이 축축해져서 곰팡내가 나는 것 같앴었다.
햇볕에 내어말리던,락스로 헹구어내던 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그때 그 앨범의 곡들이 내게 락스 같앴다.
락스로 헹구어 낼 때 우려해야 할 희석에 관해서도,
그 앨범의 곡들은 꼭 그만큼의 농도로 그 자리를 대신해 주었다.
<마음을 베이다><홀로왈츠><PM9:03녹음실>같은 곡들이,
아침 저녁 때론 잠못 드는 늦은밤까지 함께 했었다.


얼추 헹구어냈다 싶었을 때,5집<Dreamer>를 만났다.
하지만,5집은 무슨 약엔가 연루되어 빛을 보지 못했다.
<사랑아,가자><잘가요 로맨스><햇살이 눈부셔 눈물이 난다><그래서 니말은>같은 곡들은,
빛을 보지 못해 사그러 드는 꽃이 되었다.
그리고,그렇게 그렇게 잊혀졌다 싶었는데...이번에 <HOW SONG>이라는 책을 냈다.
솔직히 노래를 지극히 무미건조하게,모든 노래를 동요처럼 부르는 나에게,
앞으로도 거기서 크게 벚어날 엄두를 못내는 내게...
이 책은 효용성과는 관계없이,전작을 꿈꾸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가수 지망생이나, 실용음악과 같은 음악 전공자들만을 위한 전문 보컬 교습서가 아니란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기는 부담스럽지만 노래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 회식 자리에서 멋지게 노래 부르고 싶은 직장인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멋지게 노래 한 곡을 부르고 싶은 이들 등등 하루도 ‘음악, 노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우리들’을 위한 책이란다.
하지만, 예상 외로 괜찮았다.
연말 노래방 출입이 잦아질 때면 더 더욱 필수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롤로그의,
당신에게도 노래가 힘겨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마르지 않는 에너지이자 힘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은 전 세계 60억 인구 중 단 하나 밖에 없는 목소리의 소유자라는 것을.
이 부분에서 무한 위안은 시작되었다.
19쪽의,
노래를 잘하는데 있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없다.나의 노래를 듣고 그 누군가 단 한사람이라도 감동한다면 당신은 이미 노래를 잘하는 것이다.
이부분에서는 무한감동을 받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노래를 못하는 사람들의 위안과 감동만을 위하여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part2로 가게되면,고음,호흡,호흡과 발성,공명과 성대,노래입문,리듬,음정,발음,라듬 심화과정,감정,무대매너,마이크 사용법,애드리브,오디션,선곡 등을 두루 꼼꼼히 집어준다.
복식호흡법은 일상에서 두루두루 필요한 거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는데...그림이 같이 그려져 있어서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노래방에서 빅스타 되는 법>
1.본인의 목소리와 흡사한 가수의 곡을 선곡하라.
2.고음불가.삑사리 대신 분위기로 승부하라.
3.<애인있어요>를 멋지게 부르고 싶은 여자들을 위한 어드바이스
여성들의 경우 특히 '이은미'의 <애인있어요>를 못지게 부르고 싶어하지만 연습없이는 쉽게 소화할 수 없는 곡이다.'박정현''거미''BMK'등의 노래 역시 그렇다.
4.자신의 틀을 깨라.노래방에선 실력보다는 재미다.
5.SG워너비,빅마마 등 환상의 화음을 자랑하는 팀의 노래는 피하라.
6.길이가 너무 긴 노래는 피하라.
의 조언은 너무 재밌다.
근데 난 왜 노래방만 가면 이은미,박정현,거미,BMK의 노래들만 생각이 나는 걸까?
난 음치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