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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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 책이 삶을 살아가는 얘기일 줄로 알았다.

살아가면서 병을 얻게 되고,

그 병을 얻은 채로 치료받고 회복되는 과정에 관한 책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아픈 몸을 살다'라는 제목도 참 그럴 듯 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저 아픈 몸으로 살아가는 얘기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의사라는 특수한 신분인 채로 아프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아니 절대적으로 일반인의 입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자신이 병에 걸리게 되어, 검사(?)-이 책에는 조사라는 말로 나온다.-를 받고, 화학적 요법을 취하고, 그런 과정에서 대하게 되는 의사와 의료인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자신이 어떤 느낌을 받았고, 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이건 저자가 의사였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이지,

아니 지금 이 책을 통해서 라도 뭐라고 투덜거릴 수 있는 것이지,

일반인이었으면 꿈도 꿀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 모든 얘기를 이끌어 나가기 이전에,

저자가 미국 의사라는 것과,

미국의 지독한 의료보험제도에 대해서 한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그는 살아 남아 지금 70세가 넘었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바다 건너 미국이라는 나라의 의료보험제도나 의료윤리 따위가,

그게 한명의 의사이자 환자 입장에서 어떻게 느껴졌는지 따위가, 궁금한게 아니고,

지금 현재 이 땅에서,

병이 걸렸거나 병이 나서 아픈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한번쯤 주목했으면 싶어서 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번역을 한번쯤 애기할 수 밖에 없겠다.

이 책에 나오는 용어들이 어렵거나 생소한 단어는 아니지만,

의학 용어가 되는 순간 다른 뉘앙스로 해석되는 것들이 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하나만 예를 들자면 '사회적 역사'라고 번역한건 social history 정도 될 것 같다.

이런 경우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만으론 부족한 것 같은데,

영어를 곧이 곧대로 해석했을때와,

의학용어로 취급하여 그 규칙대로 번역했을때,

그 뜻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때문에 이 책의 내용들은 좀 모호하게 둥글려진 느낌이 든다.

 

또 한가지 영어권 번역을 하면서 종종 문제가 되는,

무생물 주어에 관한 문제,

여기선 질환을 주어로 놓아 능동과 수동의 문제로 번역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앞에서 언급한 의사는 "이건 조사가 있어야겠네요"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이 무대 중앙을 차지하고 이루 이어질 드라마의 각본을 짰다. 내 몸 안에 존재하는 한 인간은 그저 수동적으로 관람만 하도록 객석으로 보내졌다.(88쪽)

 

위 문장은 좀 아이러니컬 한데,

주어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조사를 해봐야겠네요'라고 할 수 있을텐데...

'조사가 있어야겠네요'가 되는 순간,

주체조차 모호해져서,

말을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조사'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모호한 존재가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살아있는 몸이 아픈 몸이 되는 순간, 생물(=생명체)이 무생물이 되는 듯 여겨진다.

 

암튼 이 책에는 아픈 사람들이 겪게 되는 많은 감정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 감정들은 저자 아서 플랭크는 의사여서이면서 동시에 아픈 사람이어서 경험하고 크게 체감했을 감정들이다.

다른 아픈 사람들은 겪지 못했을 감정이라는게 아니라,

일반인들은 수동적으로 당하는 입장이어서 자각하기 힘들었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미국의 경우라서 그런것인지,

저자 아서 프랭크가 의사여서 자신의 질환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던 것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내 주변의 얘기는 아닌것 같다.

내 주변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많은 경우 병 앞에선 소심해질 수밖에 없고,

본인이 느낄때쯤엔 일이 많이 진행되어 버려 손 쓰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책에서 읽을만 했던 부분은 '개정판 후기'였다.

 

의료종사자들이 언제 좌절감을 느끼고 언제 자부심을 느끼는지 들었고, 이들의 옹졸한 면과 고귀한 면 모두를 관찰했다.

ㆍㆍㆍㆍㆍㆍ

심하게 아픈 환자에게는 의료인들의 말과 행동 전부가 처방되는 약과 수술만큼이나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의료인들의 업무는 대부분 너무 빡빡하게 짜여 있어서 이들이 환자의 혼란, 두려움 그리고 자존감 있는 인간이고자 하는 분투에 민감하게 마음 쓰기 어렵다.(237쪽)

 

이 책은 질병의 연구나 의료윤리 따위의 목적으로 쓰여지진 않은 것 같다.

'질병과 회복의 영적인 차원'이라고 했는데,

우리 말로 옮기면 간증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내가 원했던 것과는 약간 다른 종류의 책이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뭔가 특별한 의료서비스와 처우 따위를 원했던 게 아니라,

아픈 사람이 사회에서 또는 병원에서 어떻게 치료받고 위로받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뜬구름 잡는 식으로가 아닌,

우리의 현실과 의료제도에 맞는,

보다 적절한 무엇인가를 원했었던 것 같아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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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3-27 17:33   좋아요 2 | URL
병원의 군기문화에 길들여진 의료인들은 마음이 병든 환자입니다. 후배들을 괴롭히는 의료인들은 후배의 말 못하는 고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 의료인들이 진료 받는 환자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sslmo 2018-03-28 09:44   좋아요 1 | URL
음~, 너무 많은 부분을 아우르는 얘기라서 쉽게 답하기가 어렵네요.
게다가 제가 필드에 있는 사람이라서 더 그런 것도 있고 말이죠.

이 책에서는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는지, 가 아니라,
이 사람이 의사이니까,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적당한 거리두기에 힘을 주어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3-28 08:42   좋아요 2 | URL
자신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본다는 것은 의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절실한 무엇인가가 저자에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sslmo 2018-03-28 09:51   좋아요 2 | URL
이 분은 필드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아니었던 것 같고,
의료사회학, 의료윤리학 분야의 연구의였었던 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자신이 환자인채로 환자를 본다는 것은,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였을때의 경험을 살려 저술을 하고 강연을 하는 것은 또 별개인것 같습니다.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네요.
연의 어린이 표정이 참 풍부해요.
환한 것이 봄이 제 마음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3-28 09:5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아이여서인지 얌체공처럼 튀네요. 재미있으면서도 그게 생명력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서니데이 2018-04-10 13:56   좋아요 0 | URL
오늘은 어제보다는 기온이 많이 올라갔고, 따뜻한 바람이 세게 부는 오후예요.
제가 사는 곳에는 지난주부터 바람이 조금 더 세게 붑니다.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양철나무꾼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sslmo 2018-04-10 14:45   좋아요 1 | URL
어제보다 날씨가 따뜻해진 건 알겠는데,
점심 시간에 웅크려조느라 바깥세상 얘길 듣지못했네요.
그 동네 바람이 세게 분다구요?
울 서니데이 님 날라가면 안 되는데...^^

점심은 입맛은 없으나, 끼니에 이름을 정하느라 먹었습니다.
입맛 없다고 하기엔 좀 많이 먹었습니다~ㅅ!^^

서니데이 2018-04-10 14:50   좋아요 1 | URL
네. 날아가지 말라고 조금전에 긴급재난문자 왔어요. 바람 불어서 위험하대요.^^;
많이 드시고 기운 내셔서, 오늘 저녁에는 더 맛있는 저녁밥도 꼭 드세요. ^^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창비시선 417
장석남 지음 / 창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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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좋아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갔더니,

거리에 이쁜 화분을 놓고 피는 트럭이 있더라.

'이쁘네~'하고 잠시 넋을 놓고 있는 사이 똘똘한 애들은 다 골라가 버리고,

약간 어정쩡한 애들만 두개 남은거라,

그 두 개를 가져오며 봄맞이를 했다고 잠시 뿌듯하였다.

나는 시인 장석주와 장석남을 혼동한다.

그들의 문체라던가 시풍을 혼동하는게 아니라,

사람 이름 한끗을 혼동한다.

이 시집도 '주'인지 '남'인지 잘 모르고,

그래, 누구라도 상관없다...하면서 집어들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좋아하는 장석남이었다.

 

여린 눈을 가졌고,

꽃 밟을 일을 근심하는 시인.

 

아니나 다를까, 시집의 뒷표지에서 소설가 '권여선'은 그를 이렇게 얘기한다.

한때 그는 망명한 자였고 앓는 자였고 숨죽여 우는 자였으리라. 내가 그를 알기 전의 일이다. 내가 아는 그는 술 퍼먹고 무언가를 묻는 자였다. 그의 질문은 사소하여 철학적이었다.

내가 읽은 그는 시 속에서 웅얼웅얼 답하는 자였다. 그의 대답은 절박하여 미학적이었다. 삶과 시를 오가며 그는 자해하듯 자문자답하는 자였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의 꽃겹 속에 갓 태어난 노인이, 노파의 얼굴을 한 연인이 있었다. 시인이 아닌 그를 나는 상상할 수 없다. 이제 그는 꽃 밟을 일을 근심하는데 이미 밟아놓은 후다. 그는 죄지은 대장장이, 녹아도 사라지지 않는 쇠를 응시하는 자이다. 이토록 사뿐하고 육중한 몸의 문답이 있을까. 이토록 눈부신 울화가, 이토록 뉘엿뉘엿한 돌파가 있을까. 아무도 이 어눌한 생을 사할 수 없으리라. 그러니 영원히 쓰라고, 나는 근심스레 말한다.

 

이런 권여선의 뒷표지 글로도 충분히 좋은데, 해설은 신형철의 그것이라 더 좋다.

 

전에 '뺨에 서쪽을 비치다' 때도 느꼈던 것인데,

꽃밟을 일을 근심하였을 그의 섬세함이 느껴져서,

그게 철학이나 어쭙잖은 선문답의 형태를 띤게 아니라서,

묘한 설레임으로 한걸음 다가가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좋았던 시가 여럿인데,

춘분인 어제 읽었던 '입춘 부근'이라는 시도 좋았다.

이 시의 일부분은 시집의 제목이 되기도 하였다.

 

입춘부근

 

끓인 밥을

창가 식탁에 퍼다놓고

커튼을 내리고

달그락거리니

침침해진 벽

문득 다가서며

밥 먹는가,

앉아 쉬던 기러기들 쫒는다

 

오는 봄

꽃 밟을 일을 근심한다

발이 땅에 닿아야만 하니까

 

이 시는 내게 생존으로 읽혔다.

끓인 밥을 창가 식탁에 퍼다놓은 것도 그러하지만,

밥을 먹느라 앉아 쉬던 것일지도 모를 기러기를 쫒는 행위로 이어진다.

먹는다는 건 살기 위한 일이지만,

삶이라는 건 발을 땅에 붙이고 있어야 이어지는 실존적인 일이 아닐까.

 

그 근원에는,

꽃만 피고지는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기러기도 철새여서 머물고 날때가 있는 것이라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피어날 꽃들에 마음 환해지지만,

날아가는 기러기를 아쉬워하는 것 또한, 입춘부근, 그 무렵이다.

 

또 좋았던 시는 '파란 돛'

시는 좀 어려웠지만,

색깔의 선명한 대비가 느껴져서 좋았다.

 

파란 돛

 

바다는

어디서부터 가져온 파도를 해변에, 하나의 사소한 소멸로써

부려놓는것일까

누군가의 내부를 향한 응시를

이 세계의 경계에 부려놓는 것일까

 

바다는 질문만으로 살아오르고

함성을 감춘 질문인 채 그대로 내려앉는다

우리는 천상 돛을 하나 가져야겠기에

쉬지 않고 사랑을 하여

파란 돛을 얻는다.

 

'오래된, 오래되었다는 고백'도 좋았다.

 

오래된, 오래되었다는 고백

그에게 남은 말은 없고

 

서서히,

선반의 백자 항아리에 먼지가 앉듯이

말을 꺼내게 될 것인데

약간의 분홍빛이 섞인 억양으로

 

솟은 어깨에 펼쳐진 빛무리와

머릿결의 갑작스런 쏟아짐에 머물다가

종내 그에게 남는 말은 하나도 없이

나의 입술은 풀입처럼 마르고

날고기처럼 피 흘리리

 

이 밖에도 좋은 시가 많았다.

'사랑에 대하여 말하여주세요'도 좋았고,

'다섯켤레의 양말'은 오랫동안 입안에 굴려가며 읽었다.

시각적 잔상이 청각적으로, 아니 공감각적으로 바뀌는 묘한 경험을 했다.

 

늘 내뱉는 말은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손으로 써내려가는 문장들은 자연스레 둥글려지는듯 조심성이 없다.

내 조심성 없음을 가지고, 시인은 몸서리 치는 듯 하다.

 

다섯켤레의 양말

 

각색 양말을 빨아 방바닥에 널어놓고

나도 모르게 짝을 맞춰 그리해놓고

나는 그리해놓았다

전에는 없는 일이라 핸드폰으로 찍어놓고

나는 흐뭇하다

 

나의 디자인, 이 구성진 디자인

궁상각치랑 우 도레미 도레미

썰물에 낚시를 드리우고 내 낚시에 끝까지 걸려들지 않던 어린 날

참으로 아름답던 다섯마리 물고기의 유영을

나의 방바닥에서 본다

 

그러나 오, 다섯켤레의 혀들

나는 내 혀가 지은 죄 때문에 내 혀를 끊을 용기는 없었다

내 혀는 나를 말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내 혀는 자주 나의 것이 아닌 것

내 손이 써나가는 문장을 차라리 내 혀라 말하고 싶지만

세상은 혀끝에서만 머문다

 

양말 다섯켤레가 각 다섯 방향으로 널려 있다

나의 혀와 살아온 날들의 교감들이

또 미래의 그림자 같은 족적들이

수십만석의 농업으로 나를 닦아세우고 있는

이 만다라의 순간이 나는 싫지만

꼼짝할 수 없고 염주를 꿰 돌리며

양말을 빨고 난 후의 그 땟국몰이 혹

욕조 바닥 가장자리에 남아 있을 것을 염려한다

그것마저도 혀가 되리라

 

참으로 아름답던 다섯마리 물고기의 유영을

나의 방바닥에 풀어놓고도

나는 몸서리를 친다

 

이봄,

난 아지랭이를 밟을 일도 없으면서 날아오를 것 마냥,

꽃이 채 피기도 전에 꽃 밟을 일을 근심하는 것이,

마냥 수선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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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8-03-22 19:36   좋아요 1 | URL
‘이쁘네~‘ 하고 넋을 놓고 있는 사이 똘똘한 놈들은 다 골라가 바리고. ㅎㅎㅎ 제가 저런 스탈이라 크큭 웃었어요. 그래도
데려오신 것들도 충분히 이쁘고 봄봄합니다!

sslmo 2018-03-23 17:44   좋아요 0 | URL
우리 찌찌뽕인거예요?ㅎㅎ
그렇죠?
봄은 그렇게 그렇게 오려나 봅니다.

그나저나 완전 기분 좋은 하룹니다.
저녁엔 MB구속 기념 파뤼를 해야겠어요~^^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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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텔레비전을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이경규가 김새론이라는 어린(?) 여배우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는 거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이런 의미였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그걸 생각하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게 좋다.

 

이건 어느 사회에나 어느 집단에서나 통용되는 규칙인데,

우리는 때로 너무 타인을 의식한다.

 

알라딘 서재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독서에 열중하다 보면 관계가 소홀해진다.

관계에 치중하다보면 타인을 너무 의식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독서의 진도가 더디다.

 

이럴땐 타인을 의식하는 걸 버리고,

내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때때로 아주 불편한 책들이 있다.

내겐 인문서적이나 사회과학서 따위가 때로 그러한데,

이 책도 그 연장선에서 불편했다.

 

그 이유는 내용을 잔뜩 벌여만 놓고, 어떤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사회현상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게 아니라, 본인의 관점에서 얘기한다.

거기다가 미주를 조목조목 달았는데,

그냥 봤을땐 엄청 자상한것 같은데,

이 미주란 것이 책 뒤에 한꺼번에 나오고,

이 참고서적이나 자료를 읽지 않으면 두루뭉술 알겠어도,

명확하게 의미파악이 되지 않는다.

이쪽으로 더듬이를 열어놓고 어느정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내용이 이해되겠다.

 

제목은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라고 하는데,

프롤로그부터,

우리가 변하면 우리는 행복해진다. 좋은 사회를 희망한다면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지 않겠는가.(13쪽)

라고 하고 있는데, 사람들 개개인을 변화시키려 하는 것이 너무 추상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서민들은,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법률이나 규칙들,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어떤 사회적인 것들이,

그렇게 약속되고 통용되어 자신도 모르는 새에 그렇게 흘러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흘러가 버리는 조류에

그렇게 편승하게 되고, 

무덤덤히 그렇게 되버리는 것이다.

 

잘못된 것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감정의 오작동으로 분류하는데,

이게 과연 평범한 서민들의 문제일까.

평범한 서민 개개인의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적 조류가 그렇게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PART 1의 일례로 드는 것들이, '백 번을 물어도 노키즈존은 혐오다' 같은 것들이다.

사람들은 '배제되어 마땅한 사람'을 일상에서 증오할 것이고 이렇게 고립된 누군가는 강력히 저항하게 된다. 약자의 저항은 강자가 만든 세상의 질서에 부합할 리가 없으니, 이는 약자를 향한 지금까지의 혐오가 정당화되는 증거가 된다. 사람의 행동이 아닌 사람 자체를 함부로 통제할 수 없는 이유다.(35쪽)

라고 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그럴듯한 이 문장은 객관적 오류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약자는 '키즈를 데리고 존에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존에 갔다가 그 키즈로 인하여 마음을 상하게 되고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행동이 아닌 사람 자체를 함부로 통제할 수 없다며 여러가지 예를 드는데,

그래서 노스모킹존이 있는 것이고,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지 않는 것이다.

 

사회규범이 어떻고 백날 논쟁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그리고 이런 사회현상의 해법을 개개인에게 돌리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개개인과 사회가 어울려 함께 방법을 모색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 글의 앞으로 돌아가 이경규와 김새론의 대화를 기억하고 이 부분을 읽으면 느낌이 새롭다.

이책은 PART 1에서 절대적 죄의식이 부족한 우리들의 민낯을 비판하고, PART 2에서는 세상이 자신을 흉볼 것을 두려워하는 수치심 많은 인간들의 강박을 다루고 있다. 막연히 서양처럼 살자는 게 아니니 오해 말고 '우리'가 어떤 덫에 걸려 있는지 짚어 보자는 취지였음을 알아줬으면 한다.(235쪽)

 

이 책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나'부터 변하자'는 일종의 사회학적 자기계발서랄까...

하고 말꼬리를 흐리고 있지만,

사용법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해법은 제대로, 제때 성찰하며 사는 거다. 나중이 아니라 당장 해야 한다. '어떻게'가 고민일 때, 이 책이 기억났으면 한다.

 

하지만, 현실의 나라면 글쎄~--;

되는대로, 여력이 있을 때 천천히...정도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그렇게 살아도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에서 그리 많이 비껴가진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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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8-03-22 19:30   좋아요 1 | URL
모든 것을 개인의 탓이라고 꾸중하는 문화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그 비슷한 소리를 들으면 괜한 반감이 생깁니다. 인용해주신 부분을 두어 번 읽었는데 쉽게 읽히진 않네요. ㅋ 아마도 쉽고도 재미진 책을 보고난 뒤라 그런건가 봐요?!? 헤헤

sslmo 2018-03-23 17:42   좋아요 0 | URL
쉽게 읽히지 않으셨다는 것은 제가 인용을 이상하게 해서 그럴 거예요~--;
이 책에서 얘기하려는 것과 제가 이 책에서 읽고싶었던 것 사이에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렇게 얘기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이런 사람도 있고 하면서 자위하게 되더군요.
혹 님에겐 좋을 수도 있는데 제가 안내를 잘못한 건가 죄송하기도 하고요.^^
 
마지막 탐정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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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좀 늦게 들였다.

그동안 장르소설을 좀 멀리 했었는지,

소리 소문 없이 지나칠 뻔 하였다.

그래도 로버트 크레이스라고 하면, 마이클 코넬리와 더불어 웃질에 놓는 작가인데 말이다.

 

전에 어느 책에선가,

아마 둘 중 한명의 역자 후기에서였던것 같다.

둘이 한 동네에 사는 친구라는 걸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그때 로버트 크레이스의 '라스트 디텍티브'에 해리 보슈가 카메오로 잠깐 등장한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지만,

그땐 책으로 만나지 못했던 터라 그냥 그렇게 넘어갔었다.
'라스트 디텍디브'라 하면 '마지막 탐정'을 일컬을텐데,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었는데, 우리의 해리보슈가 안 나오는거라, 슬프다~--;

솔직히 로버트 크레이스는 책의 내용이나 줄거리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의 따뜻함을 좋아한다.
마이클 코넬리와 마찬가지로,

둘 다 외롭고 쓸쓸함을 마구 발산하는 캐릭터인데,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외롭고 쓸쓸함이 자기 자신을 잡아먹고 잠식당하도록 놔둔 채 안으로 파고드는 사람들이라면,
로버트 크레이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힘으로 전환시켜 자체치유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엘비스 콜의 단짝, 조 파이크의 꿀 케미도 한몫한다.

절망의 밑바닥에서조차 희망과 긍정을 얘기하는데,
그게 다소 대책없고 엉뚱하지만,
(내가 보기엔 불안불안 한데,)
퍼뜨리는 해피바이러스는 강력하고 힘이 세다.

이첵에 등장하는 경우에도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보슈라면,
겉으로 드러내 얘기하는 것조차 부질없다며,그냥 침묵하고 말았을텐데,
엘비스 콜은 차근차근 상대방을 이해시킨다.

"나는 비밀로 감춰뒀던 게 아냐. 어떤 일들은 보이지 않는 뒤쪽에 넣어둔 채로 잊어버리는 게 나아. 그게 다였어. 사람들은 과거를 뒤에 넣어두고 살아가. 그게 내가 하려고 애썼던 일이야. 전쟁 때 일만 랬던 것도 아냐."(172쪽)

이런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영상을 보면 사람들한테 기내의 기압이 떨어질 경우, 아이들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우기 전에 자신부터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하잖아요. 처음에 그걸 봤을 때 나는 생각했어요.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나한테 자식이 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애한테 먼저 마스크를 씌울 거야. 그게 당연한 일 아니겠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식을 구하고 싶어 하잖아.' 그런데 그 문제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 얘기가 사리에 맞았어요. 우리는 우리 자신부터 먼저 구해야 해요. 우리가 사아 있지 않으면 우리 자식을 도와줄 수 없다는 건 지당한 얘기니까요. 그게 바로 당신이에요, 콜. 벤을 돕고 싶으면 당신부터 마스크를 써야 해요. 집에 가요. 뭔가 튀어나오면 내가 전화할게요."(245쪽)

이 책을 읽으면서 엘비스콜이 전우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에서 나는 넘쳐나는 눈물을 주체 못하고 꺼이꺼이 울었다.
이런 나를 두고 누군가는 어이없어 하겠지만,
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무한 위로가 되는 경험을 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기실 이 책은 언젠가 읽었던 프레더릭 포사이스나 빈스 플린과 비슷한 설정이 등장한다.

폭력에 대한 자세한 서술도 나로서는 반가울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로버트 크레이스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쾌하게 잘 읽었다.

카타르시스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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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3-14 21:19   좋아요 1 | URL
전 새로 나온 <서스펙트>를 읽고 있는데
로버트 크레이스 작가, 읽을 수록 재밌네요 :>

기존에 나온 조연들을 사용하는 방법도 아주
쏠쏠하구요 ~

sslmo 2018-03-15 14:00   좋아요 0 | URL
‘서스팩트‘ 책 정보 들어가 봤어요.
이것도 잼날 것 같아요.
켄폴릿 ‘바늘구멍‘ 다음으로 줄세워놨습니다.
감사합니다~^^

psyche 2018-03-22 00:15   좋아요 1 | URL
로버트 크레이스 몰랐던 작가인데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마이클 코넬리꺼 좋아하거든요.

sslmo 2018-03-22 14:25   좋아요 1 | URL
범죄의 종류나 전개 방식 등은 우리나라랑 좀 달라서 낯설 수도 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따뜻해요.
전개인적으로 로버트 크레이스의 두 주인공 중 조 파이크를 좋아해요.
마이클 코넬리를 좋아하신다면 충분히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듯~^^
강추합니다~!^^
 
악당 7년 - 문(問):지승호 답(答):김의성
김의성.지승호 지음 / 안나푸르나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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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까지 이 책을 다 읽은 후, 프롤로그로 돌아가 책을 다시 읽었다.

그러자 느낌이 선명해지는 것이, 내가 이 책을 이렇게 읽었고,

읽기를 잘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처음 읽기 시직했을때는 동치미 국물 없이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답답했다.

 

실은 지난번 페이퍼에서 인용하고 싶었던 구절은 프롤로그의 이 부분이었다.

 

책을 읽는 분들이 7년 동안 악당으로 살아온 비루한 배우와 조울증이 심한 인터뷰어 간의 이 한심한 대화를 통해 웃고 위로받기를 바라며, 혹 상처받는 분이 없기를 또한 바란다.(5쪽)

 

지승호 님의 인터뷰집은 분야가 다양하기도 하려니와 좀 많이 챙겨본 편이라서,

지승호 님쪽으로 힘을 실어서 보면 이 책이 막 새롭거나 하지는 않았다.

김의성 님이 누군지는 얼핏 알았지만, 내 머릿속에 크게 각인되지 않았고,

그랬기에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를 가끔 보기는 하지만 꼬박꼬박 챙겨보지는 않고,

때문에 그가 연기를 잘 하거나 못 하거나 해서 그가 극중에서 연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는 지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좋아하는 연예인이라고 하기엔 내 취향에서 좀  비껴가니까,

그냥 한 세대를 그렇게 보이게 보이지 않게 연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지승호 님의 인터뷰집이라고 해서 펼쳐들게 되었다.

이웃 알라디너가 지승호 님을 일컬어, '요란했던 우울의 포즈만 기억난다'고 했는데,

프롤로그의 '조울증이 심한 인터뷰어'란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였다.

 

고구마를 먹고 동치미 국물을 안 먹은 듯한 꽉 막힌 답답함은 중후반 정도까지 이어졌는데,

이게 김의성 님의,

'지킬게 많아서 조심할거다(317쪽)'의 일환이란건 이 책 말미에 가서 깨달았다.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너무 겸손하니까...

단어 하나 하나를 갖고 의미를 수정하고 정의를 다시 하고,

같은 질문을 쪼개고 뭉치면서 이러저러하게 다시 질문을 시도하다보니까 진도가 안 나가는 느낌이었다.

 

이게 인터뷰집이니까 대화다 생각하면 얼마나 휙휙 지나갔을런지 모르겠지만,

난 아직 이 분이 낯설고,

어떤 표정과 어떤 의도로 말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상황을 듣는게 아니라,

상황을 읽다보니까,

글이 중량감 있게 다가와서,

'되게 잘난체 하네'라는 느낌이 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 분이 어떻게 이미지 관리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신다니까,

그런 점들은 좀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미지 관리법이나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보다 살짝 연장자이긴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표출해야 하고,

영화하는 사람으로서, 같이 어울리고 이끌어주고 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지를 모색하는 것이 좋았다.

내가 사는 이 곳에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이것이 내가 책을 읽는 이유이고,

외롭다 외롭다고 하면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낯선 것은 조금 있으면 낯이 익어지잖아요. 낯익어졌을 때 제 무기가 있지 않으면 다시 똑같아지는 거니까요.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기 전에 뭔가를 해야 된다는 부담은 좀 있었죠.(웃음)(19쪽)

 

내가 좋아하는 '중식이 밴드'를 언급하는 부분도 좋았다.

이건 공권력이나 이런 쪽 뿐만 아니라, 반대로 이쪽 진영에서도 누군가의 밥줄을 끊으려고 하는 것 있잖아요. 그건 너무 만만한 사람들만 고르는 것 같아요. 중식이 밴드 같은 만만한 사람들, 실제로 밥줄이 끊어지거든요. 진짜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공권력만큼 사람들도 비겁하다고 생각해요.(29쪽)

 

뭐, 그렇다고 이 분이 전부 다 마음에 들었다는 건 아니다.

홍상수 감독 작품으로 데뷔했고,

홍상수 감독을 좋게 생각하는 것이나,

다른 배우들에 대해 목소리를 이렇게 저렇게 내는 부분 따위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같은 사람도 있고...정도로 감정 정리를 했다, ㅋ~.

반가웠던 건 이 분 또한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이고,

서울에서 살았던 갈현동이란 곳이 내게도 익숙하고 친근한 지명이라는 것이다.

 

(인터뷰집인데도 불구하고) 책의 앞부분에서는 말을 많이 아끼는 것 같았는데,

중후반으로 넘어갈수록 김의성 님 부분의 얘기도 길어지고,

웃음도 묻어나는 것이,

대화가 진행되는 느낌이 드는 게 좋았다.

 

암튼 이 책을 읽고 나서,

김의성 님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반가웠고,

그 색깔이 독특한 것이되 혼자 우뚝하거나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어울리고 섞여서 또 다른 독특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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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8-03-09 17:08   좋아요 0 | URL
지승호 님 인터뷰 책을 예전에 몇 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운 책이군요. 배우 김의성과의. 기대 이상이라니 급 관심이 생깁니다.

sslmo 2018-03-09 17:21   좋아요 0 | URL
꽃이 피려는지 날씨가 쌀쌀해요, 프레이야 님~^^
님은 영화를 많이 보시니, 이 책이 더 재밌으실 수도 있겠어요.
저는 김의성 님에 대한 기억이 없었던 터라,
새롭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프레이야 2018-03-10 10:47   좋아요 1 | URL
지난해 biff 개막식 때 여배우 조민수랑 같이 입장하는 그를 봤어요. 꽤 유머러스하고 약간의 쇼맨십도 보이는 재미있어 뵈는 인물이었습니다. 의식도 있는 듯 비치긴 하는데 하도 겉과 속이 다른 일들이 많으니 보이는대로 믿지는 않기로 하구요 ㅎㅎ

sslmo 2018-03-10 10:38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저는 이 분에 대한 사전지식이 거의 백짓장에 가까워서 신선하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이 분이 나오셨다고 언급한 영화나 드라마, 내지는 이분이 힘주어 언급하는 감독의 지난 작품들을 구태여 찾아볼 것 같지 않아서 더 신선했을 수도 있구요.
저도 보이는대로 다 믿지 않으려구요~^^

AgalmA 2018-03-12 17:13   좋아요 1 | URL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네요.
홍상수 감독 첫영화에서
소설가 효섭(김의성)이 민재(조은숙)의 선물을 패대기치며 그녀를 길바닥에서 구타하던 장면...그리고 지긋지긋하게 얽히던 관계들...
김의성 배우가 이때부터 주목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홍상수 감독에게 츤데레 할 수밖에요ㅎ
요즘 metoo로 여기저기 불안불안한데 연루된 일이 없길 바라며^^;;

sslmo 2018-03-12 17:32   좋아요 0 | URL
그게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인가 보군요.
홍상수 감독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 많던데,
저는 그닥~--;
코드가 저랑 안 맞더라구요.

김의성 님이 하신 애기, 제가 하고싶었던 얘기,
리뷰에 적극적으로 기록하지 않았는데,
명확하게 읽어내신 님, 좀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