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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 ㅣ 행복한 관찰 그림책 2
이고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7월
평점 :
'나의 앞머리는 자존심이야' 하는 것처럼 아이는 앞머리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눈을 찌를까 걱정하는 엄마와는 달리 자신의 앞머리를 고수하려 한다. 그런 아이의 엉뚱한 모습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그림책을 만났다. '나의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는 행복한 관찰 그림책 시리즈 2권으로 관찰과 기록을 통해 세상과 이야기를 나누는 책이다. 머리카락을 연구한다는 것이 정말 엉뚱하게 느껴졌는데 읽을수록 점점 더 공감하게 된다. 뒷 모습에도 표정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은 가슴에 콕 와닿았다.
꼬불꼬불 돼지털 같은 머리카락을 골라 뽑은 적도 있고, 처음 파마하던 날의 기억도 떠오르고...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머리카락에 대한 추억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소한 것도 이렇게 관찰하고 기록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림도 그렇고, 표현 또한 참 개성이 넘치는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미소 짓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내 머리 뿐만 아니라 가족의 머리, 다른 사람들의 머리 모양, 머리 색깔, 길이을 관찰하면서 호기심은 더욱 커지고 마음은 부드러워진다.
관찰 놀이는 즐겁다. 지루한 한 순간을 깨는 즐거움의 시간이 될 때도 있고, 잊고 스쳤던 것들에 대한 관심의 유도가 될 수도 있다. 이번엔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를 했는데 다음엔 무엇을 관찰하고 기록할지 기대가 된다. 처음 접하는 시리즈였는데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아이도 그림책을 보고 나더니 엄마 머리를 묶어 보기도 하고, 깻잎 머리로 해보기도 하면서 좋아한다. 세상을 좀더 깊이 있는 눈으로 바라보면 사물의 모습은 다르게 보이고, 마음 또한 달라진다. 깊어지는 마음만큼 우리의 시야도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