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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산다
오히라 미쓰요 지음, 김인경 옮김 / 북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라는 책을 읽어 보진 못했지만 제목은 꽤나 낯이 익다. 오히라 미쓰요는 왕따로 인해 할복 자살을 시도하고, 조직 보스와의 결혼 등 굴곡진 인생을 살다가 양아버지의 도움으로 공부를 하고, 사법시험을 합격하여 변호사가 된 여인이다. 지금은 가정을 꾸리고 다운증후군인 딸을 키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삶을 보고 있으면 한 사람의 굴곡인 삶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다' 라는 말이 있다. 하루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는 가슴 찡한 글귀지만 감사한 마음 보다는 늘 욕심으로 채워가곤 한다. 힘든 만큼 좋은 일어 더 많기를 바라는 바램과는 달리 다운 증후군 딸을 낳고 원인모를 고열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웠다. 한 아이를 키워는 엄마로서 아이가 아프면 어떤 마음인지 알기 때문이다. 마치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고, 대신 아파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가슴을 졸이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다운 증후군인 딸의 성장 속도에 맞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행복의 기준이란 것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녀에겐 하루 하루의 일상이 가장 큰 행복일 것이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생각을 들려준다.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낼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아픔에 깊이 공감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루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 마음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한 사람의 따뜻한 관심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부모로서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다른 사람의 이목 보다 내 아이를 더 많이 생각하고 행동했는지를 떠올리며 가슴 아파 하기도 했다. 가족이 힘이 되어야 하고, 믿어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과거의 이력을 편견을 갖고 대하지 않는 마음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굴곡진 과거, 과연 우리나라에서라면 어땠을까? 변호사, 부시장 취임 등을 할 수 있었을지 의문스럽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고운 시선으로 바라 보았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하다. 어찌됐든 그녀가 삶의 안정을 되찾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또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현재 자신이 보낸 날들이 모여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니 이제는 더욱 밝고 행복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감히 단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