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마음이 담긴 마지막 선물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ㅣ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얼마전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알려 줄 수 있는 그림책을 보여준 적이 있다. 죽으면 땅에 뭍게 되고, 만날 수는 없지만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었지만 5살 딸에게 죽음을 이해시키기엔 어려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 가족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정말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슬픔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죽음을 미화시키거나, 아예 생각도 못하게끔 하고 싶지는 않다.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은 사랑하는 선생님이 큰 병에 걸리고,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멋진 선물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마냥 어리게 생각했던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죽음과 아이들의 시각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었다. 나도 책 속의 엄마처럼 내 아이에게 선생님의 죽음을 직접 겪게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고통을 깊이 느끼기 보다는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는 위안만을 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죽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무겁고, 아프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오히려 아픔을 이겨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소중한 사람을 보내는 마음 자세가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어른들은 틀에 박힌 생각으로 아이들의 마음까지 정리하려고 하지만 아이들은 좀더 멋진 방법으로 선생님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한다.

 

마지막 장면에 코 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솟았지만 아이들로 인해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던 선생님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상식을 뛰어넘는 선물에 어른들은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선물에 담긴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세상에서 그 보다 아름다운 선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죽음에 대해 대처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어른스러웠다. '죽음'이란 단어만으로 무거운 주제로 느껴지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밥통 로봇이 나타났다.

난 밥 먹기 싫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2
이민혜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6월

태어나서 5살이 된 지금까지 밥 먹기 싫다는 아이와 한수저로 더 먹이려고 애쓰는 엄마 사이에서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요. 오늘 저녁만 해도 먹기 싫다고 해서 ’잘 먹어야 키도 크고, 알통도 나온다고... 다른 친구들 밥도 잘 먹고 쑥쑥 크는데 자꾸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잔소리를 했죠. 밥 먹는 시간이 즐거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지만 먹기 싫다고 딴청을 부리거나, 입에 물고 있고, 돌아다니는 아이를 보면 느긋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는 것이 엄마의 솔직한 심정이에요. 

요즘 잘 보고 있는 것이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네버랜드 걸작 그림책 ’난 밥 먹기 싫어’란 책이예요. 상상력이 풍부한 내용도 재미있고, 아이의 심리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아요. 딸이랑 함께 보는데 자기랑 똑같은 모습의 아이가 나와서 그런지 즐거워 하더군요. 매일 밥 먹으라고 하는 엄마가 바로 그림 책 속 밥통 괴물처럼 보일테니까요. 글은 많지 않지만 그림을 보면서 아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자꾸만 다그치는 제 모습을 뒤돌아 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어요.

밥 먹기 싫다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아이의 표정, 어떻게든 먹여 보려는 엄마의 단호한 표정이 무척이나 대조적이죠? 그림 책 속 주인공이 바로 딸과 저 자신인 것처럼 느껴져서 한편으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더군요. ’오죽하면 아이 눈에 엄마가 밥통 로봇으로 보일까? 얼마나 먹기 싫으면 저럴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먹기 싫다고 하면 억지로 먹이기 보다는 원할때까지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조금이라도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자꾸만 같은 상황이 반복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아이가 밥 먹는 것을 좀더 즐길 수 있도록 함께 요리를 하기도 하고, 밥을 왜 먹어야 하는지,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나 쥬스 같은 것만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 해보면서 아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줘야겠어요.  그림 책 속 밥통 로봇 엄마가 무척 인상적이었던지 한창 빠져 있던 플레이콘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해서 함께 만들어 보았어요. 생각과는 달리 만들기가 쉽지 않더군요. 조금 엉성한 모습이 되었지만 아이는 무척 즐거워 하더군요. 수저도 만들고, 젓가락도 만들고, 야채나 버섯 같은 것을 만들어 소꿉놀이를 해보았어요. 

플레이콘으로 이렇게 즐겁게 가지고 노는 것만큼 밥 먹는 시간도 즐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엄마가 좀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와 엄마 모두 공감할 수 있었던 최고의 책이네요. 그림도 무척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어요. 생생한 야채들의 표정을 보며 절로 웃음이 나오고, 전쟁 같은 밥 먹는 시간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 이 책을 통해서 즐거움을 맛보면서 그동안 느꼈던 스트레스도 풀고, 엄마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판단으로 잘 먹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림을 보며 찔리는 엄마들도 달라지도록 노력하길 바래요.

글쓰기 이젠 자신감이 생겨요.

글쓰기 걱정, 뚝! - 혼자서 배우는 글쓰기 교과서
김태수 지음, 강경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6월

어릴적 글짓기를 해서 상 받던 그때보다 지금이 더 글을 못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바로 꾸밈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기 보다는 사설이 길어지고, 미사여구로 치장하다 보니 정작 글을 통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 버리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논술에 대한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학원을 비롯해 일반 동화의 구성도 생각의 힘을 키우고, 글쓰기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글쓰기가 생각을 표현하기 보다는 논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수단이 되어 버렸다.

 

'글쓰기 걱정 뚝'은 혼자서 배울 수 있는 글쓰기 교과서이다. 생각을 많이 하고, 글쓰기를 자주 해보면 실력이 늘어난다는 말은 쉽게 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을 알지 못해서 어려움을 느끼곤 하는데 이 책은 실용적인 글쓰기 비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쉽게 풀어 놓아서 그런지 엄마인 나도 열심히 읽었다. 꼭 시험이 아니더라도 글쓰기는 다양한 곳에 필요하기 때문에 실력을 키우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한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문장, 단어 등이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전체적인 개요까지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어 좀더 체계적인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

 

얼마전 모니터 요원을 지원하면서 자기 소개서란 것을 쓰려고 보니 시작부터 무엇을 써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서 막막했었다. 내 생각을 표현해서 알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이란 것을 새삼 느꼈다. 어른도 이렇게 어려운데 아이에게 충분한 연습과 사고 없이 글을 잘 쓰라고 하는 것은 큰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일기를 잘 써라' 라고 잔소리 하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마음 자세를 알려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다.

 

좀더 창의적이고, 논리성이 요구되는 요즘이기에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은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멋진 글감을 고르고, 바른 문장으로 한편의 글을 완성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글을 쓰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따라 연습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글 속에 자신의 생각을 잘 담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소개서, 설명문, 논설문 등 각기 가진 특징을 잘 파악해서 신문이나 잡지 광고를  활용하거나, 좋은 글도 메모해두면서 아이와 함께 자신있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

가슴 따뜻한 감동이 있어요.

마법의 그림물감 ㅣ 책놀이터 4
쓰치다 요시하루 지음, 주혜란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9년 5월

와이즈아이의 책놀이터 시리즈를 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6~8세 아이들을 위한 창작 시리즈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표현 되어 있어요. 요즘 '마법의 그림물감'이란 책에 빠져 있는데 처음 책이 온 날부터 아이의 사랑을 받는 책이예요. 무엇보다 그림 물감이 들어 있으니 더욱 좋아하더군요. 알록달록 여러가지 색깔의 그림 물감을 보고 있으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생겨요. 내가 꿈꾸는 세상, 아름다운 자연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림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죠? 바로 '노란 양동이'의 그림 작가의 쓰치다 요시하루의 글과 그림이예요. 아픈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희망을 전해주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어요. 이 책에 병원에 가서 그림을 그려주는 여우 아저씨는 바로 작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림을 통해서 희망을 얻는 사람들,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서 여우 아저씨는 늘 행복한 마음으로 그림 여행을 떠나요. 사랑이 담겨 있기에 세상의 그 어떤 그림 보다 따뜻함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그가 지나간 자리엔 희망과 사랑이 커가죠.

책을 넘기면 한장은 흑백, 또 한장을 넘기면 칼라 이렇게 반복되어 있는 그림책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줘요. 처음엔 책을 보면서 그냥 예쁜 그림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되요. 가슴을 꽁꽁 닫고 있던 어린 토끼가 여우 아저씨가 그려준 그림을 통해서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은 코 끝을 찡하게 만들었어요. 아픈 아이를 보거나, 좋지 않은 일에 연관되어 있으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곤 하는데 아마도 아이를 키우기에 그런 마음을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른 사람을 '배려' 하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예요. 때로 상처를 주고,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서로에 대한 마음이 있어 아픔을 견디게 하는 힘을 주기도 하고, 살아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크고,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작은 일로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의 기쁨을 주는 것은 오히려 나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하는 일이란 것을 해본 사람들은 알 수 있어요.

아이와 책을 읽고 난 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보았어요. 아이에게 마음껏 그리고 싶은데로 그리라고 하니 꽃도 그리고, 색도 칠하면서 정말 즐거워 하더군요. 딸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엄마로서 행복을 느꼈어요. 그림은 마법 같은 힘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끌어 당기고, 마음까지 예뻐지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세상에 예쁘고 아름다운 그림들이 많아져서 그걸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무지개처럼 알록달록하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예쁜 마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림책 하나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 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요. 아이와 함께 멋진 그림 여행을 떠나보세요.

잘 고른 책 한권이 우리 아이의 인생을 달라지게 한다.

<아이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을 리뷰해주세요

아이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
정경옥 지음 / 미디어윌 / 2009년 5월

초등학교 1학년때인가 혼자서 집을 보다 우연찮게 책장에 시리즈로 되어 있던 '빨간머리 앤'을 읽게 되었다. 그냥 심심해서 읽기 시작한 것이 나중엔 그것을 다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푹 빠져 들게 되었다. 그때 알았다.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그때의 느낌은 선명하게 살아있다. 아마도 그 계기를 통해서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때는 책을 읽을때 누가 말을 걸어도 듣지 못할 정도로 몰입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잡념이 슬그머니 끼어들곤 한다. 그때만큼 행복한 책 읽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내 아이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크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은 독서를 통해 우리 아이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책 읽기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는 아이는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잘하고, 큰 인물은 독서 영재에서 나온다고 한다. 한창 육아서에 빠져 있을때 푸름이 아빠가 아이를 독서 영재로 키워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매일 독서일지를 적으면서 북트리를 하고 있지만 가끔은 한권을 맛깔나게 읽는 것보다 다독에 열중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는데 요즘 이 책을 보면서 잘 고른 책 한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나이에 따라 책 고르는 기준은 어떤지, 독서 관련 사이트,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에 대한 상담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다. 무엇보다 파트별로 소개된 책들이 눈길을 끈다.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책,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책, 교우 관계나 가족 관계를 도와주는 책, 품성이 바른 아이로 성장하게 하는 책으로 나눠져 있는데 어느 분야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보석같은 명작을 소개하고 거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생각해야 할 것들, 학년별 추천 도서 등 책에 관한 알찬 정보가 담겨 있어 초등 부모가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릴적 읽었던 책들을 만나니 반갑고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한다. 그때 그 책을 읽으면서 했던 생각들을 이젠 내 아이에게 들려주면서 함께 책 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하니 좋은 책을 고르는 엄마의 안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함께 책을 고르면서 그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서 좋은 책을 고르는 노하우를 알게 되었다. 앞으로 아이 책을 고르는데 있어서도 아주 유용할 것이다. 매일 어떤 책을 읽히고,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