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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맨을 찾아라
김은경 글, 신숙 그림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5살 딸 요즘 가장 신경 써서 보여주고 싶은 책은 수, 과학 쪽이에요. 책을 좋아하지만 창작으로 많이 치우져 있어서 수리 개념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에 발달 검사를 하다 보니 확실히 언어쪽은 영재인데 수과학 쪽은 평범한 수치를 보이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창작을 읽어주면서도 수를 세게 하거나, 좀더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예요. 우리때만 해도 전래, 명작 등 책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게 되고, 부러운 생각이 절로 들어요.
수학 동화도 그 중 하나예요. 수학하면 왠지 어렵게 느껴졌는데 요즘 동화를 보면 창작처럼 재미있으면서도 수리 개념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으니 아주 쉽게 익힐 수 있는 것 같아요. 개념씨 수학나무는 단계가 높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처럼 재미있어서 그냥 편하게 창작처럼 읽혀줘도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에 본 책은 '방귀맨을 찾아라' 예요. 아이들은 똥, 방귀, 신체 등을 좋아하잖아요. 제목만 보고도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지 빨리 읽어 달라고 하더군요.
어려움에 빠진 할아버지를 구한 방귀맨 이야기예요. 고마운 할아버지는 방귀맨을 찾기 위해 단서를 제공하고 교장 선생님이 열심히 방귀맨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집합' 이란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어요. 집합은 분명한 특징이 있는 것만 모아 놓은 것을 말해요. 큰 명제에서 점점 범위를 좁히다 보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어요. 집합이란 개념을 말로 설명하다 보면 이해시키기 어려운데 책을 통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니 쉽게 알아 들을 수 있어요.
또 그런 과정을 보면서 문제가 생겼을때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줄 수 있어요. 이것은 비단 수학 문제에 국한 된 것은 아니에요. 살아가는데 있어 생기는 문제들도 과정을 중시하며 접근하면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결과만 중요시 하면서 아이를 대하게 되는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들도 아이가 성장하는데 있어서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늦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마지막 부록엔 '초등 따라 잡기', '틀리기 쉬운 핵심 개념' 이 있어요. 초등 교과와 연계하여 집합의 개념을 좀더 확실하게 짚어주고 있어요. 단순히 개념을 전달하며 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요. 집합이 되는 조건과 여러 가지 집합의 뜻을 단계별로 보여주고 있어 집합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어요. 또한 애매한 기준으로 인해 헷갈리기 쉬운 개념을 좀더 정확하게 설명해줘 이해를 돕고 있어요. '부모님에게' 글을 보면 이 책이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아이를 지도하는데 도움이 되요.
그림이 재미있어서 그런지 아주 잘 보았어요. '방귀맨을 찾아라' 제목 때문인지 보자마자 코를 틀어 막고는 '아이~ 냄새...' 하더군요. 책을 보면서 아이에게 '남자 아이가 몇명이지? 안경을 쓴 학생은? 점이 있는 아이는?...' 물으면서 하나씩 과정을 풀어가다 보니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었어요. 아직 어려서 '집합'이란 개념을 알지는 못하지만 공통점은 무엇인지, 차이점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어요.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가 수학의 개념을 알게 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수학 동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