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절 속에 숨은 우리 과학 ㅣ 시공주니어 어린이 교양서 20
오주영 지음, 허현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4월
평점 :
알록달록 고운 색동저고리의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예요. 표지에서 전통미가 느껴지듯이 이 책엔 명절 속에 숨은 과학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1월부터 12월까지 어떤 명절이 있는지 알려주고, 그때 하는 음식, 놀이, 행사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요. 명절 이야기를 담은 책은 본 적이 있지만 과학과 접목시킨 책은 처음이라 상당히 기대가 되더군요. 늘 과학은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일부러 설명하려고 하면 어디부터 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는데 우리가 즐기는 명절 속에 과학이 숨겨져 있어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고, 아이에게도 쉽게 이야기 해줄 수 있었어요.

책을 살펴 보면 달 별로 어떤 명절이 있는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옛날부터 내려온 풍습을 보고 있으면 명절을 보내던 우리의 모습이 떠올라 왠지 즐거워져요. '그때 뭘 먹었지?, 어떤 놀이를 했었지?" 생각하다 보면 직접 해본 것들이라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고, 미처 몰랐던 날에 대해서는 새롭게 알게 되니 전통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요. 글, 삽화, 사진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예요. 어린이 교양서라는 말이 딱 어울려요. 이 책 한권이면 많은 것을 알게 되니까요.
명절엔 우리의 전통 문화가 잘 담겨 있어요. 때론 잊혀지는 명절도 있고, 아이에게는 생소한 날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을 엿보게 되고, 그 옛날에도 이렇게 신비한 과학을 이용해 전통을 이어갔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져요.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와 똑같이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그 차이를 줄여가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통을 알게 되는 것으로도 충분히 좋은데 그 속에 담긴 과학의 원리까지 알 수 있으니 이젠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에도 '이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는거지? 무슨 원리를 이용한 물건일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1월엔 우리의 명절 '설날'이 있어요. 먹을 것도 풍성해서 좋았지만, 무엇보다 새 옷과 신발을 받을 수 있어서 더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해서 용돈을 받고 즐거워 했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전엔 자연에서 염료를 얻는 천연 염색을 했었고, 옷의 색깔도 단순히 예쁜 것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색마다 의미가 다르다고 하더군요. 같은 재료로도 몇번을 담그고 말리느냐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것을 알았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가 감탄스러워요. 그래서 아이와 아이와 함께 염색을 해보기로 했어요. 천연 염색을 하고 싶었는데 엄두가 나질 않아서 쉽게 물감으로 해보았어요.
하얀 천에 고무줄을 두른 뒤에 물감을 풀어 놓은 곳에 담궜다가 물기를 꼭꼭 짜주면 완성이 되요. 어떤 모양으로 천을 접어 고무줄을 둘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무늬가 생겨요. 빨간색으로 물든 천을 보고는 '딸기' 같다고 하고, 파란색으로 물든 천을 보고는 '바다' 같다고 하면서 무척 신기해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나는 자기가 갖고, 또 하나는 친구를 주겠다고 하더군요. 염색을 하고 난 뒤에도 아쉬움이 남아 좀더 하고 싶어 하는 딸에게 나무 젓가락에 천을 둘러서 도장 찍기를 해보게 했어요. 천을 펼쳐 주고 색색의 물감을 찍게 했더니 알록달록 예쁜 땡땡이 무늬가 되었어요. 딸은 '비눗방울'이라고 표현을 하더군요.


햇볕에 잘 마른 세 개의 천 예쁘지요? 다음엔 아이 옷을 천연 염색해봐야겠어요. 그럼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이 책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설날, 추석 등에 가족들이 모여서 어떤 음식을 먹고, 무엇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이야기 하면서 함께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감탄하게 하는 많은 문화재에 담긴 과학이야기 더 많이 알고 싶어져요. 어린이 교양서지만 엄마가 더 많은 교양을 쌓게 된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