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마냥 좋았던 '나에게 고맙다'였어요.
엄마, 아내의 자리에 밀려 내 자신은 점점 목소리를 잃어가고 있는 걸 느끼고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던 시간이었거든요.
책장을 한장씩 넘기면서 든 생각은 삽화도 그렇고 스타일이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소제목들도 왠지 툭툭 던지는 듯한 말투로 느껴졌는데 그게 오히려 괜시리 가슴이 후련하게 만들었어요.
마음 내려놓기
매일 아침, 나에게 외치기
엔딩이 올랄갈 때까지 앉아있기
꿈, 한줄로 압축하기
맘대로 멋대로 끌리는 대로
하쿠나마타타
누군가의 '마니또' 되어주기
살아있는지 문자 보내기
열심히 듣고 열렬히 공감해주기
종일 그 인간 관찰해보기
작정하고 웃어보기
책을 넘기면서 좋았던 글귀를 적다 보니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공부에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때만큼 재미있었던 때도 없었다 싶어요.
그땐 정말 맘껏 웃고, 떠들고, 정말 제대로 느끼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때 하던 마니또도 생각나고(마니또는 상대방 모르게 수호천사처럼 좋은 일도 해주고,
선물도 해주는 비밀친구예요)
책도 정말 많이 읽고 좋아하는 글귀 있으면 다이어리에 적어 놓기도 하고,
그 글귀 인용해 편지도 쓰고..
참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썼던 시간들이었기에 더욱 기억이 나지 않나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 수없이 고맙다 말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 고맙다 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되돌아 보니 한번도 자신에게 고맙다 말한 적이 없어 괜시리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자신에게 고맙다 말 할 수 있는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웠으면 고맙다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많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한 가정 안에서의 내 자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날 사랑하고, 아껴줘야 한다는거...
처음 이 책을 받았을때 책이 너무 작아서 실망 아닌 실망을 했더랬죠.
그런데 그 이유를 알았어요. 들고 다니기 편하라고요.^^
훌쩍 맘 가는대로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아이와 외출하는
차 안에서 읽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가방 안에 넣어두고 다니며 꺼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