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실패야말로 그 무엇보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우주는 멀고 로켓 만드는 일은 복잡하며, 로켓으로 우주에 뭘 쏘아 올린다는 건 본래 무모하기 그지없는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남이 해놓은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고 만사가 순탄하게 흘러가리란 보장도 없고, 새로이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주로 무언가를 쏘아 올리는 과정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실패로 점철되어 있을 수밖에 없고, 우리는 실패를 통해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 무수한 실패의 일부였던 나로호 1차와 2차 발사를 생각하며,우주 계획이 갖가지 방법으로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썼습니다.
곽재식「돌덩이일까, 외계인의 로켓일까」오우무아무아는 실제로 2017년에 태양계 바깥에서 발견된 물체다.길쭉하게 생겼고 맹렬한 속도로 태양계로 다가왔다가 멀어진 물체라는점도 사실이다. 오우무아무아가 그냥 이상할 정도로 길쭉하게 생긴 돌덩어리가 아니라, 어쩌면 외계인이 만든 인공 물체일 가능성이 있다고추측한 진지한 학자들이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도대체 정말로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그냥 돌덩이였을까? 아니면 외계인이 보낸 커다란 로켓이었을까?나는 거대한 돌덩어리면서도 동시에 외계인이 보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외계인들이 왜 머나먼 행성이있는 방향으로 큰 돌덩어리를 보내느냐 하는 이유가 문제로 남는다. 명쾌하게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나는 이 소설에서 그 이유에 대해서 적당한 설명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있는 듯 없는 듯있다 가고 싶었는데아는 듯 모르는 듯잊혀지고 싶었는데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그대 가슴에 못을 치고나의 가슴에 흉터를 남기고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나의 고집과 옹졸나의 고뇌와 슬픔나의 고독과 독선그것은 과연 정당한 것이었던가그것은 과연 좋은 것이었던가사는 듯 마는 듯 살다 가고 싶었는데웃는 듯 마는 듯 웃다 가고 싶었는데그대 가슴에 자국을 남기고나의 가슴에 후회를 남기고모난 돌처럼 모난 돌처럼혼자서 쓸쓸히.
이웃지기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 해도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