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반 값으로 건지는 책들

 

아직 읽지 않았거나 읽을 계획을 가진 분들이라면 알라딘에서 행사하는 이달의 반 값의 책 중에는 정말 건질 만한 책들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다. 물론 이미 읽은 책 중에서 아주 유익했다고 여기는 몇 권을 간단하게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물론 연식은 좀 되었다 손 치더라도...사실은 50% off의 대우를 받기에는 정말 아까운 책들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아까운 책들이 꾸준히 읽히지 않는다는 의미이므로....

 

 

 

  352쪽의 책으로 50% off 하여 7500백냥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를 출간했던 장지글러가 훨씬 더 많은 정보와 내용을 추가하여 공들여 보완한 책이다. 한 때 세계는 왜 굶주리는가 라는 책이 탐욕의 시대보다 더 잘나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책의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은 아닌가...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세계의 경제가 움직이고 빈곤한 나라들이 왜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지에 대한 작동원리를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다.

 

 

 

  

  328쪽 분량으로 51% off 하여 5880냥

 

워낙 잘 알려진 책이므로 잘 아시겠지만 장하준의 저서이다. 탐욕의 시대와 잘 짝을 이루는 책이며 세계 경제의 작동원리 역시 잘 설명해주고 있다. 만약 경제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이라 하더라도 탐욕의 시대와 더불어 사다리 걷어차기를 읽은 후에는 현대 경제의 진정한 작동원리인 신자유주의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꼭 신자유주의에 관한 책을 제값주고 사지 않아도 말이다...  

 

 

 

 

280쪽 분량으로 50% off 하여 6000냥

 

콘서트 시리즈가 한창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아마도 과학 콘서트가 공전의 대박을 쳤던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정말 과학 콘서트는 대단히 좋은 책이라는 강렬한 느낌을 아직도 지울 수 없다. 다음으로 강열한 인상을 준 책이 바로 철학콘서트이다. 철학이 재미없다고 생각해왔다면...그리고 앞으로도 철학은 상대도 하지 않을 것이라도 생각해왔다면...이 책을 한 번 만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철학이 좋아지기 시작할 학률은...반반 ㅠ,ㅠ

철학서를 좋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나...황광우의 책을 한 번 읽어보시라고 말씀 드릴 밖에는....

 

 

 

 

364쪽 분량으로 50% off 하여 6000냥

 

솔직히 개인적으로 카네기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은 절대로 아니다. 그럴만한 개인적 이유가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이 책은 호감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최근 몇 년간 자기 개발서들이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나온 것이 사실이다. 서점에서 여러권의 개벌서들을 잡고 읽어보았지만 과연 그 자기 개발서 들 중에 쓸만한 책이 몇권이던가...대부분 책장사들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오늘도 자기 개발서가 베스트셀러의 목록에 들어있는 것을 보았다. 개발서는 딱 한 권이면 족하다...바로 이 책이다.

 

 

 

 

 238쪽 분량 50% off 하여 4900냥

 

촘스키가 한 물 간 것인지...아니면 촘스키를 아는 세대들이 나이가 든 탓인지...어쩌면 책을 많이 내놔서 그런지도 모르겠다..,여하튼 촘스키도 홀대를 받기에는 아까운 인물이다.

젊은이들에게 강력 추천해주고 싶은 작가가 촘스키이다. 뜨거운 피를 가진 젊은이들에게 그 어느 작가 보다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할 것이다. 한 때 촘스키를 모르면 바보취급을 당하던 시절이 있었다. 촘스키의 책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화두가 되었고 그의 주장은 그렇게 인용되었었다...그러나 여전히 그는 살아있다...

 

 

 

326쪽 분량의 50% off 하여 7500냥

 

우리는 아프리카를 잘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빈곤하고...뭐 그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순간 우리가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알게된다. 또한 왜 아프리카가 그토록 빈곤을 지속해야 하는지도 잘 알 수 있다.

 1961년 한국의 GNP 80불, 가나의 GNP는 160불. 가나는 우리보다 60년대 당시 2배 더 잘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당시 가나인들이 우리를 만났더라면 우리에게 빈곤한 나라라고 말했을 것이 틀림 없다. 그런 가나가 과연 왜 지금의 가나가 되었단 말인가...그 해답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결코 그들이 잘못한 탓이 아니다...결코....

 

 

물론 이외에도 좋은 책들이 있을 것이지만 미처 읽어보지 않은 책들이기에 언급할 수가 없다. 그러나 위의 책들은 인상 깊게 읽은 책들이고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참고로 개인적인 사견으로 평가한 책들이라는 점을 참고하시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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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는 평소 선생님으로, 인생의 스승님으로 존경하는 한 분이 계시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이라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말하는 진유(眞儒)란 바로 선생님을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워낙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선생님인데다가 유학자로서의 고매함뿐 아니라 역사, 의술, 보학, 지리학에서의 깊이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운 분이다. 기절을 지닌 선비는 조선에서만 찾을 수 있는 존재는 아닌 듯 하다. 선생님의 기절 또한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에 이런 분이 또 계실까...

 

 그러나 선생님께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 스스로의 함자는 언제나 하상봉(何相逢)이시다... 이번에 방문했던 곳에서 일하는 분께서 선생님을 다시 만난 기쁨도 기쁨이려니와 아쉬움을 달래려는지 헤어지면서 선생님의 함자가 정말로 하상봉이시냐고 묻는 바람에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그저 껄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분에게도 하상봉이라 일러두셨던 모양이다.

 

 

 

 

 

 

 

 

 대전은 조선의 역사와 관련한 유적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대전은 고려 때 망이 망소의 난(1176년)의 중심지역이기에 일찍이 역사의 유래가 깊은 곳이다. 또한 역사적 사건들이 매우 치열했던 인조조때부터 숙종조까지 우리 역사와 관련된 인물들이 있는 곳이 대전이다. 인조반정이 있은 후부터 숙종조까지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방문해보기로는 대전만한 곳이 또 없다.


大田의 본래 지명은 태전(太田)이었다고 한다. 태전이라는 말에는 드넓은 벌이라는 의미와 콩을 많이 심었던 고로 콩밭이라는 의미도 함께 들어가 있다고 한다. 콩밭 역시 太田이라도 한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말로 한밭을 뜻하는 太田을 大田으로 개명했다는 것이다. 개명을 한 주범은 바로 이등박문이라고 한다. 대전은 원래의 지명과 관련한 ‘한밭’을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공공기관 및 장소들이 많은데 한밭 초중고, 대학교는 물론 한밭도서관을 비롯 한밭 식당까지 그 범위다 다양하다. 혹시나 우리의 옛 이름인 태전을 태전에게 돌려주는 것은 어떨지...하는 생각도 든다.


 일제가 우리의 지명을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바꾼 곳은 한 두 곳이 아니다. 그 중 한 예가 충청남도의 태안에 자리잡은 안면도(安眠島)이다. 현재 안면도(安眠島)라는 지명도 본디 안민도(安民島) 였다. 즉 민(民)을 평안하게(安) 하는 섬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이 편안하다는 뜻의 안(安)자를 잠자다는 뜻의 면(眠)으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백성을 편안케 하는 섬이 졸지에 꾸벅 꾸벅 졸거나 아니면 잠만 쿨쿨자는 그런 섬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섬의 이름까지 개명을 하다니...정말 지독한 넘들이다. 그런데 희안한 사실은 그 곳 주민들은 아직도 그들 스스로 ‘안민도’라고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에는 또한 우리 문화와 관련한 지명으로 ‘문화동’이라는 동을 가지고 있다. 문화유적이 아주 많은 곳이 대전이라는 의미이겠다. 문화동에는 한밭 도서관이 있는데 최근 대출순위를 살펴보니 Who? 시리즈가 1위(who? 힐러리 클린턴)에 랭크되어 있고 또한 같은 시리즈가 압도적이다. 우리나라 학생들 역시 호기심이 많다. 호기심은 자기 발전의 원동력... 그런데.. 대전 어른신들도 책을 잘 안 읽으시나보다 ... 랭크된 책 대부분 학생용이다. 이 책을 읽은 학생들은 여학생들일까...ㅠ.ㅠ

 


대전에 사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대전 광역시 대덕구에는 송촌동(宋村同)이라는 마을이 있다. 온통 은진송(恩津宋)씨의 본 고장이나 다름이 없는 곳이다. 오죽했으면 송촌초등학교 송촌중학교 송촌고등학교가 다 있을까... 그러니까 이 곳의 지명이 바로 宋村인 것이다. 동(同) 이름의 宋자는 바로 恩津宋씨의

宋자를 딴 것이다. 대전에서 宋氏 집안이 행사하는 강력한 파워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물론 학자로서 이름을 떨친 인물들이 많다. 취금헌(醉琴軒) 박팽년, 탄옹(炭翁) 권시, 백호(白湖) 윤휴등은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역사의 인물들이다.

 

특히 대전을 중심으로 한 시대를 구가했던 기호학파(畿湖學派)는 성리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 크다. 권시의 손자이고 송시열의 외손인 권이진은 유형원의 실학사상을 계승한 것으로 유명하고 충신 박팽년이나 백호 윤휴등은 바로 진유(眞儒)이다.) 은진송씨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인물로는 그 이름도 유명한 우암 송시열선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그 이름이 3,000번이나 등장한다고 하니 말 다했다. 또한 동춘당 송준길선생도 있다. 역사 학자들은 당시 조선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친 이 두 사람을 양송(兩宋)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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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3-1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트님은 뼈대있는 가문의 후손 맞아요.
진유의 뜻이 뭔지 저 같이 평범한 집 규수는 알길이 없습니다.
하상봉도 진짜 존경하신다는 스승님의 존함인 줄 알았잖아요.
암튼 존경하는 스승이 계시다는 건 복인 것 같아요.
저는 공부를 게을리했더니 그다지 존경할만한 선생님은 못 뵌 것 같습니다.ㅠㅠ

차트랑 2012-03-10 17:08   좋아요 0 | URL
어이구...무슨 말씀을요..
요즘 뼈대 뭐 그런 말을 하는 시대는 아닌뎅^^
그리고,
하상봉의 뜻을 이미 간파하고 계시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쩌십니까요^^

스스로 공부를 게을리하셨다는 말씀은
엄살이 좀 심하신 것입니다..
공부를 게을리해가지고서는 그렇게 수준있는 글을
쓸수는 없는 일이거든요!!!

스텔라님 글 읽으면
제가 다 바짝 쫄거든요~!!!
글발이 장난 아니시면서 ㅠ.ㅠ
 

노래를 참 잘부르는 뉴요커가 하나 있다. 2001년 데뷔앨범을 내놓은 이 후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듯 하다.

 

 

 

 

 

 

 

 

 

 

같은 음반이지만 좌측은 라이센스반 우측은 수입반이다. 조쉬그로반의 음반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 데뷰반이다. 라이센스반과 수입반의 음질 차이가 있냐 없냐로 설왕설래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아왔다. 고전음악의 음반들로 수없이 경험한 바이지만 조쉬그로반의 두 음반을 비교 청취해본 결과 라이센스반과 수입반의 음질 차이는 확연하다.

 

10년이 넘어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그동안 여러장의 음반을 발매해왔지는 데뷰앨범을 능가하는 음반은 없다고 생각한다. 데뷰반이 최고반이라니...그만큼 데뷰반에 신경을 쓴 탓일까...음반에 실린 곡들이 한결 같이 메인곡이나 다름이 없을 정도다. 수록곡 모두가 한결같이 좋은 음반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랄수 밖에...조쉬그로반은 실제로 그런 음반을 내놓았다. 그것도 데뷰를 하면서...데뷰반은 영원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매우 좋은 음반이 아닐까 생각한다.

 

 

 

음반을 출시하자마지 미국에서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대박을 터트리는 바람에 바로 콘서트반을 디비디로 내놓았다. 라이브 실력이 워낙 출중한 덕분에 녹음실의 음반이나 별 차이가 없다. 여하튼 대단한 친구다. 데뷰곡들로 가득 차있다...

 

 이친구는 이탈리아 어 로도 도래를 불렀는데 Gira Con me 가 그 중 하나이다. 이탈리아어는 발음하기가 매우 쉽다. 같은 언어의 모체를 두고있는 프랑스어와는 전연 딴판이다. 프랑스어를 한 학기 수강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모른다. 영어의 발음과 프랑스어의 발음이 헷갈리는 것이 아주 대책이 없다. 오죽했으면 교수님께서 '자네 요즘 뭐하고 다니길래 전공도 잊어버리나??'  전공 강의 시간에 영어를 프랑스어로 말해버렸던 것이다. 이런.... 강의가 끝나고 친구와  함께 걸어가면서, '미치겠다~!!' 했더니... 교수님께서 요즘 말로 '고래~??'하시는 것이 아닌가...때마침 교수님도 연구실로 돌아가고 계셨던 것이다. 우아~ 진짜 미쵸...

 

그렇게 나를 헷갈리게 한 것이 바로 프랑스어 였다. 그러다가 겨우 프랑스어 발음에 익숙해지려니 그만 학기가 끝나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탈리아어를 발음하는데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발음 자체가 매우 쉬워서 따라부르기가 아주 좋다. 아래 두번 째 영상물의 Gira Con Me를 보시면 아실 것이다.  조쉬 이친구가 발음을 또 얼마나 또박또박 잘 대주는지 모른다. 가수는 이래야되 ㅠ.ㅠ

 

 

 

 

2008년 크리스마스에 내놓은 음반이다. 

이 외에도 무지막지하게 음반을 내놓았다. 뻥을 좀 보태서 모두 담기에는 페이퍼가 모자랄 지경...

크리스마스가 되면 때를 놓칠세라 웬만한 가수들이 음반을 내놓는다. 과일 장사만 추석과 설에 대목을 보는 것이 아니다. 가수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바로 대목 장사의 타이밍이다. 

 

그러다보니 대목 장사보는 것의 품질치고 질 좋은 게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애들 장난하듯이 음반을 기획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건 좀 아닌데....

 백화점으로 말하면 일종의 기획상품이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 품질을 높일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들 역시 기획상품이려니...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다. 또 크리스마스가 지나버리면 다시 듣기까지 다음해 크리스마스를 기다려야 한다. 조쉬의 이 음반도 기획인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왜냐...음반의 준비를 잘한 것이다. 또한 이 친구의 노래 자체가 퀄러티가 높다. 그래 맞다. 조쉬는 흔히 말하는 퀄러티가 있는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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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2-03-0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신듯... 저는 전혀 모르는 세계입니다.
그저 부러워할 뿐이죠.

차트랑 2012-03-07 21:19   좋아요 0 | URL
칭찬해을 해주시니 기분은 좋은데요
사실은...
조예가 깊다기보다는
음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낭만인생님은 심리학, 교육학,
더군다나 동양의 고전에도 조예가 깊으시잖아요
이보다 더 부러운 일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사실 중용의 장구가 주는 의미를 이해하는 방식은 조선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다. 흔히 선비라 일컫는 조선의 엘리트들은 유학을 백성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했고 고전을 해석하는 방식은 宋代 주희의 그것을 표본으로 하고 이에 한 치의 어긋남이 있는 해석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윤휴는 중용의 장구를 새롭게 다듬었고 그 해석을 주희의 그것과는 다르게 시도했었다. 윤휴는 중용장구보록서(中庸章句補錄序)와 중용대학후설(中庸大學後說) 등의 저술을 남겼고 이는 윤휴 빛나는 최고의 업적 중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주희의 해석을 교조적으로 받아들였던 송시열은 그런 윤휴를 사문난적으로 몰아갔고 이는 결국 조선 최고의 유학자 중 한사람인 윤휴가 사사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극단적인 예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조선 당대의 풍토가 그러했던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었고 주희의 해석을 따르지 않는 자는 철저하게 매장당하는 수모를 겪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조선이었다. 같은 시가 중국에서조차 한물간 주희의 학문을 그토록 열열히 신봉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유학이 조선의 지배 이념이었기 때문이었다. 주희의 학문이 흔들린다는 것은 곧 자신들의 권력이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기득권을 가진 집권세력에게는 참을 수 없는 권력과 재산의 손실을 의미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백성을 지배하고 왕을 견제하는 주요 무기로 사용했던 조선의 집권세력들의 유학은 실상 절름발이 학문이었으며 현대인들에게는 크게 마음에 들지는 않겠으나 유학의 순수성은 그 폐해만으로 평가 할 수는 절대로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동양 고전의 가르침을 과거의 잘못을 거울삼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것이 후학들이 해야 할 책무임을 저자 김용옥선생이 강조하는 것이다. 더불어 중용의 해설을 시도한 김용옥선생이 중용이야말로 지상 최고의 경전이라고 평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중용을 좀 읽었다고 리뷰를 작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교(敎)의 참된 뜻의 깨달음을 줌과 동시에 배움의 참된 의미를 가르치는 대목에서는 비단 배우는 사람에게 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향하는 중용의 가르침이 또한 지극히 간곡하고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배우는 자세 또는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를 가르치는 장구 중 한 구절을 리뷰로 대신하고 싶다.



배우는 사람의 자세: 대학과 중용의 가르침 비교


大學에서 발전의 과정을 전하고 있는 8조목은 매우 유명한 문구로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이다. 

이 말을 어른이 아닌 현대의 학생들에게 전하는 말로 재해석한다면 ‘격물치지-공부를 열심히하여 이치를 깨닫고, 성의정심-매사에 정성을 하다며 마음을 똑바로 쓰고, 수신제가-몸과 마음을 잘 가다듬으며 부모님 말씀을 잘 들으면, 치국평천하-나라에 쓰일 훌륭한 재목이 될 수 있다.’ 정도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해석은 학생들에게 맞는 버전으로 해석한 것이지 원래의 뜻이 그러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니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


이러한 발전의 단계라고 여기는 대학의 8조목과 견줄 수 있는 중용의 장구는 23장이다. 대학의 8조목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른데 그 뜻을 살펴보면 어떤 느낌의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주희의 대학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던 선비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문구가 친민(親民)이냐 신(新民)이냐이다. 원래는 친민이었던 것을 정자(程子)가 신민으로 바꾸었고 주희가 이를 알면서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주장이다. 친민과 신민의 차이는 뜻하는 바가 매우커서 신민으로 이해할 때 백성들은 지배의 대상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이다. 이 사건이 정치이념에 가장 강력하게 작용한 곳은 다름아닌 조선이었다. 신민이라는 말은 무지한 백성을 가르친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는데 곧 글을 모르는 조선의 대다수를 형성하고 있던 백성들은 수신의 자격을 갖지 못하며 결국 치(治)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글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드는데 일조한 글자가 바로 신민이다.   

 

 

 

중용의 23장은 다음과 같다.

其次致曲

기차치곡 

曲能有誠, 誠則形, 形則箸, 箸則明, 明則動, 動則變, 變則化.

곡능유성,  성즉형,  형즉저,  저즉명,  명즉동,  동즉변,  변즉화

 唯天下至誠 爲能化.

 유천하지성 위능화


다음으로 힘써야 할 것은 치곡(致曲)이다. 치곡(致曲)은 아주 작은 모든 사물에 이르기까지 곡진(曲盡)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간곡(懇曲)하다’는 표현에 낮설지 않다. 여기서 간(懇)이라는 말은 ‘정성을 다하여 마음 쓰고 노력을 다한다’는 뜻으로 성(誠)이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치곡(致曲)은 바로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는 마음이 모든 곳에 이르도록 힘쓴다’는 뜻이 되겠다. 아마도 대학의 성의(誠意)라는 말은 중용의 曲과 같은 말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이점은 대학의 가르침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대학은 성의 정심에 이어 수신제가(修身齊家)라는 강력한 의무를 지운다. 조선에서 수신(修身)이라는 말은 매우 엄격하면서도 강력한 무기였다.

 

병자호란은 당시 조선의 강역를 한마디로 쑥대밭을 만든 사건이었다. 조선의 세자였던 소현과 왕자였던 봉림 그리고 척화를 주장했던 대표 인물들을 비롯 약 60만 명에 달하는 조선 사람들이 청나라로 끌려갔다. 이는 조선의 자존심에 엄청난 수치와 깊은 상처를 안겨주었다. 청에서 돌아와 왕위를 물려받은 효종은 이를 부드득 갈면서 북벌을 천명했고 이를 강력하게 추친 코자 했다. 그러나 송시열을 중심으로 한 노론은 효종에게 북벌의 덕목으로 수신(修身)을 강조하면서 효종의 손발을 묶어놓았던 것이다. 선비들은 조선의 왕에게 조차 수신이라는 말로 그 뜻을 뭉개버릴 정도였다. 그러니 글자를 모르던 일반인들에게 수신제가란 과연 가당키나 한 말이던가... 수신제가(修身齊家)라는 말은 이렇게 조선의 백성들에게 넘을 수 없는 신분의 건널 수 없는 선 그어준 말이기도 했다.


그런데 중용에서는 수신이라는 말로 이어 놓은 것이 아니라 곡능유성(曲能有誠)이라는 말로 잊고 있다. 지극히 곡진하면 성(誠)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다시말하면 誠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곡진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면 성(誠)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인 것이다.

다음은 성즉형(誠則形) 이다. 모양을 갖추게 된다는 말이다. 정성을 다하면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형체로 구체화된다. 현대적으로는 매사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멋진 모습을 갖게된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형즉저(形則箸)이다.

간곡하며 온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그 모양이 겉으로 드러난다는 말, 즉 저(箸)이다. 우리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상대방이 성심을 가지고 언행을 하는 것인지는 금방 드러나게 마련이다. 왜냐면 그 사람의 언행은 바른 마음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사과나 감사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마음으로 곡진한 마음으로 감사 또는 사과를 하고 있는 것인지는 그 눈빛과 태도를 보면 드러나게 마련 아니던가... 그러니 형즉저(形則箸)인 것이다.

  

이어지는 단계는 저(箸)하면 명(明)한다 즉 箸則明이다. 곡진한 마음을 다한 구체적인 개인과 사물의 형태가 드러나면 밝아지기(明) 시작한다. 좋은 일, 보람 있는 일을 한 사람의 얼굴에 밝아 보이는 이치와 같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반대로 나쁜 짖을 하는 사람의 얼굴이 밝을 리가 없다. 마음이 어두우면 얼굴도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밝은 얼굴이 그 얼마나 좋은 기운을 가진 얼굴이던지....


 명(明)하면 동(動)한다 즉 明則動이다. 말하자면 밝은 모습으로 매사에 임하고 친교를 나누는 사람들의 주변에는 친구들이 모이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좋은 사람 좋은 것 주변에는 좋은 사람과 좋은 것들이 모이는 이치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이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들이 모이면 무엇인가 좋은 쪽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동(動)이다.

 

이렇게 動하면 변(變)하게 된다.  동즉변(動則變)인 것이다. 움직이는 힘은 변하게 마련이다. 간곡한 마음과 성실한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꾀한다면 아니 될 일이 없다. 사람의 일이란 그런 것이다. 그것이 바로 變이다.


마지막으로  變則化이다. 變과 化는 그 뜻하는 바가 다르고 한다. 變은 외형적인 변모를 뜻하고 化란 형질의 바뀜이다. 變을 이루어 내면 비로소 化에 이르게 된다. 化를 이루고나면 현재의 나는 이전까지의 내가 아닌 것이다. 나는 온전하게 새롭게 태어난 사람이 된다. 보다 더 훌륭하고 보다 더 인간적이며 보다 더 멋진 사람, 化를 이루어 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것, 즉 化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天下至誠, 오직 천하에 성(誠)만이 있을 뿐이다. 唯天下至誠 爲能化


인간이 이루어내는 化는 자신을 새롭고 훌륭한 한 인간으로서 키워낼 수 있다는 뜻이 되고 나아가 세상을 새롭게 바꾸어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이루어 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가 있다. 분명한 것은 무엇인가 이루어 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化를 통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化를 이루어 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曲, 誠이 아니면 불가능 하다는 뜻을 가르치는 고전이 바로 중용인 것이다. 그것이 공부이든 인격이든 무엇이든 간에 지극한 정성에서 출발한다고 말하는 중용의 가르침은 배우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大學에서 가르치는 修身齊家와는 전혀 다른 말씀이다. 오직 천하의 至誠만이 化를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매사에 마음을 다하여 지극하고 곡진한 정성을 들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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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2-04-1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에 조예가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글이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저의 조잡한 리뷰가 부끄러워 집니다.
 
중용한글역주 - 도올 선생의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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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을 공부해보겠다고 덤벼든지 6개월이 지났지만 텍스트를 읽으면 읽을수록 중용에 대한 리뷰를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저 욕심에 중용의 텍스트를 싣고 있는 책만 여러 권 가진 꼴이 되고 말았다. 명심보감을 비롯 논어, 맹자, 대학등의 가르침을 깨달은 후에 중용의 가르침을 받으라 전하는 말이 있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중용의 가르침에 대해 언급한다는 자체가 능력 밖의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듯 하다.


‘동양의 고전은 모든 텍스트를 암기하지 않고 논한다면 그 것이야말로 큰 글을 도둑질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준 학문이 깊은 지인의 말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는 중용을 대하는 마음을 더 무겁게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결코 중용을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지 말라는 뜻 이렸다. 하여 중용의 모든 텍스트를 암기하기 시작했지만 머리가 나쁜 탓에 그만 장구를 거듭해 갈수록 어리버리하고 만다.

 

이렇듯 감당하기 힘든 중용의 리뷰를 적을 자격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 사람의 독자라도 더 중용의 큰 가르침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는 심정으로 리뷰를 적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중용의 리뷰는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중용의 가르침 중 학생들을 대하는 한 사람으로 매우 귀감이 되는 구절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할까한다. 중용의 첫 장구는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라는 글로 시작한다. 첫 구절의 강렬한 인상도 인상이겠지만 지금껏 해온 일과 관계가 있는 교(敎)라는 글이 그 얼마나 무게감이 있는 말인지 깨닫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중용은 위의 15글자를 통하여 性, 道, 敎를 설명하고 있다. 이 중에서 나는 교(敎)라는 말을 깊이 새기고자 한다. 하여 敎에 중점을 두다보니 장구의 시작을 거꾸로 이해할 수 밖에는 없다. 중용의 교(敎)라는 말은 첫 장구인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라는 데서 처음 등장하는 말이다. 이는 ‘道를 닦으며 따르는 것 그것을 일컬어 敎라 한다’라고 이해할 수 있다. 구절의 뜻으로 보건대 그 敎를 이해하기 위해서 道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가 그것 인데 이는 ‘性을 따르는 것 그것을 일컬어 道라 한다’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또 性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 그것으로 이는 ‘天이 命하는 것 그 것을 일컬어 性이라 한다’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天이란 우주의 이치 혹은 섭리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그렇다면 天이 命하는 性이란 무엇인가... 이는 모든 자연 속에 존재하는 실체들 각각의 성질을 뜻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EBS에서 황제 펭귄에 대한 다큐를 방영한 적이 있다. 영하 5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서 그들은 꼼짝하지 않고 알을 품어 부화시키고 어린 새끼를 키우는 수고로움을 전혀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이 알을 품기 시작하여 새끼로 자라게 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은 너무나도 눈물겹고 고달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방송을 보신 분들은 황제 펭귄에게 새끼를 키운다는 것이 그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알을 낳자마자 어미는 아빠 펭귄에게 알을 건네고 먼 바다로 나가 음식을 섭취하고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아빠 펭귄과 교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빠 펭귄은 엄마 펭귄이 돌아오는 그 날까지 무려 4개월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꼼짝도 하지 않고 알을 품는다. 음식물은 전혀 먹을 수가 없다. 아차 실수하여 알을 놓치기라도 하면 영하 50도의 강력한 추위속에서 알은 순식간에 얼어버리고 만다. 그러면 펭귄들은 돌덩이처럼 굳어버린 알을 다시 품어보겠다고 기를 쓴다. 어디 이 뿐인가. 새끼를 또 아차 실수하여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순식간에 얼어버린다. 차가운 시신이 되어버린 새끼를 어미는 품겠다고 또 그렇게 애닯아 한다.

 

 어미가 먹이를 충분히 먹고 돌아오면 아빠 펭귄이 바다로 나가 음식을 섭취하고 돌아온다. 그 거리는 무려 100km가 넘는다. 일정 기간을 넘기면 아기 펭귄은 아사하고 만다. 엄마가 토해내는 음식물이 바닥이 나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펭귄들은 한계 시간대를 넘기지 않고 돌아온다. 그들에게 시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황제 펭귄은 그토록 연속된 시련의 행위를 왜 마다하지 않는 것을까...바로 天이 命한 그 性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연이 이치는 황제 펭귄에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성질을 부여한 것이다. 어쩌면 펭귄이 그런 삶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선택 마 저도 추호의 어김도 없는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性 이기 때문이다. 뜻이 그러하다면 주희가 그 性에 주석을 달기를, "性은 곧 理를 뜻하는 말이다"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의문이 들 뿐이다. 


 

 ‘道를 道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道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물론 이는 도가인 노자의 말이기는 하다. 그러나 유가의 중용에서는 분명히 道를 설명하고 있다.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가 바로 그것이다. 즉 天이 命한 그 性을 따르는 것이 바로 道인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황제 펭귄은 도를 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어진 性을 매우 잘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에게 도란 무엇인가를 말할 차례이다. 자연의 한 존재인 펭귄에게 性이 있듯이 인간에게도 그에 합당한 性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인간도 역시 자식을 낳고 교육시키며 기른다. 뿐만 아니라 가족 뿐 아니라 타인을 사랑하고 도우며 中과 和를 이루려 노력하는 것이 인간이다. 공자가 말했다시피 인간은 仁을 행해야 한다. 자식을 사랑함에 애틋하고 타인을 사랑함에 거리낌이 없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어야 한다. 세상의 和를 이루는 것이 인간이 갈 길인 것이다. 그 길에는 仁, 義, 禮, 知, 信이 있다. 이것이 인간이 가야 할 길이다.


비로소 敎라는 말이 나온다.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가 그것이다. 결국 인간이 따라야 할 그 本性에 맞는 길을 가는 것 道이고 그 道를 닦으며 따르는 것이 바로 敎인 것이다. 그렇다면 敎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敎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의 敎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중용의 첫 장구를 공부한 사람에게 敎란 인간 본연의 性을 충실히 따르고 행하며 갈고 닦는 것이 바로 敎인 것이다.

 

중요은 道 다음에 敎를 놓고 있다. 이 얼마나 敎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던가... 참된 敎를 이토록 의미심장하게 가르치는 고전을 또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이제는 敎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할 것만 같다. 교라는 말 속에는 엄중하고도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심연의 지혜를 가진 뜻이 담겨있으니 그 말의 아득함을 어찌 감당해야 한단 말인가...


 요즘 학교 내의 교권이 추락했다는 말이 최근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敎의 權이 추락했다는 말은 敎에 權이라는 껍질을 하나 입혔기 때문에 생긴 말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중용에서 말하는 敎는 결코 추락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엄중함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말은 아닐런지...중용에서 가르치는 敎를 깨닫는다면 교권은 반드시 바로 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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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3-0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렇게 읽으신다는 게 어딥니까?
전 엄두도 못 내고 있는데.
근데 글씨가 커서 좋습니다.
글씨체가 뭔가요? 폰트는 10으로 키우신 건가요?
요즘엔 글씨 작으면 잘 안 읽게 되요.ㅋ

차트랑 2012-03-06 14:55   좋아요 0 | URL
요즘은 저의 독서기록장에서 오른쪽 마우스로 복사해서
리뷰나 페이퍼를 작성합니다.
글씨는 한컴바탕이고요 폰트는 10입니다.
그런데 선명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듯 합니다.
테스트를 좀 해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텔라님
또,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든 읽으실 수가 있습니다^

2012-03-06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6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6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6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2-03-06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용, 쉽고도 어려운 교훈 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