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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2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7월
평점 :
<공지영 장편소설 해리-침묵하는 대신 다시 향한
그곳>


해리 1권을 읽은
다음에 하루 정도 시간을 보냈다. <도가니>를 읽었을 때의 충격만큼 야만의 현장을 날것으로 보는 것같다는 책표지의 문구가 와닿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이 책이 종교적인 비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천주교신자이기 때문에 읽기를 거부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눈감고 좋은 것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결국 침묵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두번째 책을 들면서는
과연 이들이 알아내고 있는 종교계의 비리와 백진우 신부와 해리를 둘러싼 악행에 대한 사회적 단죄를 받는가 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희망을 주는
속 시원한 사이다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하면서 읽기는 했다. 우리 사회에서 잘못에 대한 죄는 약자에게는 쉽게 묻지만 강자에게는
그렇지 못한 사례가 적지않기에 그런 예상을 했는가 보다.

백진우 신부와 해리를
둘러싼 악행에 대해서 자료를 수집하는 한이나는 어린 날 자신이 백 신부로부터 받았던 성추행의 기억과 마주하면서 괴로운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도
이런 무진의 상황에 공감하고 함께 행동해주는 서유진, 강 변호사같은 인물에게 힘을 얻으면서 한걸음씩 나아간다. 1권에서 처음 해리와 백진우
신부의 악행을 마주하는 놀라움을 체험했다면 두번째 책에서는 이들이 말하는 것에서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찾는 게임을 하는 듯하다. 그들이 하는
말에 진실은 결코 없었다. 한 사람씩 만날 수록 해리의 아이와 아이들에게게 가해지는 폭력,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하는 만행에
혀를 찰 뿐이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
늘 해리의 이야기를 듣던 이나는 처음으로 해리와 마주하게 된다. 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순간은 과연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했다. 대부분의 타인에게
자신의 겉모습을 위장했듯이 해리는 마지막순간까지 이나에게 약하고 동정받을 수 있는 모습으로 자신을 위장했고 보통사람의 감정으로 이나는 해리의
속임수에 걸려들게 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절대로 가지지 마시고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이런 인간들은 끈질기고 뻔뻔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해요. 필요하면 엄청 비참한 지경이 된 듯
불쌍하게 굴 거에요.....이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 부류가 있어요. 흔희 '상식적으로'사고하고 늘 '좋은 쪽으로 좋게'생각하는 사람들,
이게 바로 이들의 토양이에요."
절말 끔찍한 말이
아닐 수 없다 . 세상을 좋게 보고 긍정적으로 상식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말이다. 그러나 이 말속에 뼈는 그것을 노리는
사람들을 잊지 말자는 말이 아닐까 싶다.
점점 조여오는
수사망과 드러나는 진실 앞에서 그들이 마지막까지 택하는 방법이 바로 상식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주변에는
그들과 연결된 정치권력자들이 즐비하고 그들은 자신의 비리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교묘하게 그들을
감싼다.
이런 과정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 권력을 쥐는 과정과 권력을 쥔 다음 저지르게 되는 사람의 추악한 면에서는 말이다. 백진우 신부나 해리를 중심에서 보다가 점점
시야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종교적인 비리, 정치적인 결탁, 자신에게 득이 되는 적당한 타협 등등.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병폐에 대해서는 침묵하지 않고 드러내야 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영화나 책으로 보면서
<도가니>가 정말 불편하고 힘들었다.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함과 분노가 일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에 더 불편했는가 보다.
<해리>역시 우리 사회에 결코 있지 않는 상상의 일이 아니기에 정말 불편하고 화가 난다. 어떤 사건이 한번 일면 불같이 분노하지만
이내 금방 식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복귀하는게 보통사람들이다. 해리의 죽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이제 끝났어 라고 말하기에는
세상이 아직 그대로이기에 결국 이나는 무진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게 되는가 보다. 침묵도 죄가 되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