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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제왕 - 지혜로운 왕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우화
필리프 말랑프레 지음, 리즈베트 르나르디 그림, 임희근 옮김 / 현암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어떤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일까?]
동물을 빗대어 만들어낸 교훈이 담긴 이야기라고 하면 우화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가장 친근한 이솝우화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재미난 우화는 참 많다. 간단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그 속에는 삶의 의미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깊이 있는 가르침이 있다.
동물의 제왕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셍각나는 사자. 그렇지만 사자를 제외하고도 거대한 코끼리와 매서운 독수리, 그리고 한껏 멋은 낸 여왕개미, 그리고 이상한 붉은 모자를 쓴 버섯이 있는 표지를 보면서 이 중에 가장 지혜로운 왕을 뽑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가장 훌륭한 왕을 뽑는 것은 애초부터 힘든 일이었다. 게으름의 극치이면서 거드름을 피우는 사자를 왕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동물들의 불평이 하늘을 찌르기 시작한다. 그 가운데 하늘을 나는 새들 가운데는 독수리가 왕의 자리를 노리고 바다에서는 거대한 고래가 왕의 자리를 노리고 곤충 가운데는 대식구를 거느리고 있는 여왕개미가 그 자리를 노린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이유를 들어서든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내세워 왕이 되는 정당성을 찾자는 것이다.
그런 다툼 속에서 등장하는 것이 현자 버섯이다. 사실 현자라는 말은 우리 아이들에게 생소한 단어이다. 사실 책을 읽어주는 나 역시 아이에게 현자를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지 한참 망설였다. 우리 생활에서 좀처럼 쓰지 않는 단어이기에 차라리 이 경우는 제일 현명한 버섯이라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여하튼 현자의 중재로 모든 이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왕이 되고 대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제왕을 뽑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땅,하늘,물속 등을 누빌 수 있는 참을성 많은 오리를 제왕으로 모시는데 합의를 본다.
제왕의 자리에 합의된 누군가를 앉히고 난 후부터 모두의 삶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 자리가 무언지..작은 모기 한마리가 와서 자신이 제왕이라고 오리에게 거들먹거려도 그것을 참아내는 오리를 보면 우리 일상에서 정말 훌륭한 제왕이 될 수 있는 길은 무언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누가 진정한 제왕인지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