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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아홉동이 밥 아홉동이 - 설화야, 나오너라!
윤영선 지음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5월
평점 :
[설화 읽는 즐거움 속으로 풍덩~]
어린 아이들은 옛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우리 어렸을 때는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이런 저런 옛이야기를 들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책을 통해서 옛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어린 아이들이 접하는 옛이야기는 보통 신화나 전설, 민담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사실 신화, 전설, 민담을 담고 있는 정확한 장르는 설화라고 해야 옳다. 초등 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서문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그동안 혼동하고 있던 설화의 정확한 명칭이나 풀이를 해주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이 책에는 총 10편의 설화가 담겨 있다. 어디서 한번쯤은 들었음직한 이야기들인데 생소한 이야기 또한 적지 않다. 어떤 특정 장소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더더욱 호기심이 가기도 한다. 책 제목으로 사용된 국 아홉동이 밥 아홉동이는 제주도에서 내려오는 전설이다. 제주도의 궤네기또(이름 한번 생소하다)라고 밥이나 국 아홉 동이를 먹어야 성이 차는 놈이 있는데 훗날 사람들은 이 궤네기또를 달래기 위해서 고사를 지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옛부터 큰 일을 하기 전에 잘 되게 해달라고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 고사에 얽힌 전설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전라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쌀바위 이야기나 이미 많이 알려진 경상도 부석사의 용이 된 선묘 이야기, 그리고 한번쯤 가보고 싶은 충청도의 미내다리 이야기 등은 읽으면서도 한번쯤 그 장소를 가보고싶게 만든다.
책이 아니면 도통 접하기 힘든 설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가질까? 아무래도 현재와는 다르기 때문에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되고 선과 악이 명확하게 대립되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받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런저런 것을 떠나서 할머니가 들여주는 듯한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들지 않을까? 단지 10편의 설화만 담은 점이 아쉽다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야기 뒤에는 살짝 궁금한 정보도 실어주기에 현실성이 살짝 느껴지기도 한다.
책읽기에 도통 흥미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관심 안갖고는 못베길 것 같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듯한 설화 읽는 즐거움 속으로 풍덩~빠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