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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국인의 지혜
고정욱 지음, 이경하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4월
평점 :
[다양한 형태의 우정을 보여주는 책]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 수록 가족보다 더 소중해지는 사람들이 생긴다. 바로 친구라는 이름의 또 하나의 가족이다. 한참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은 가족보다 친구에게 더 많이 의지하게 된다. 나 역시 사춘기를 거치면서 친구따라 강남에 갈 정도로 너무도 소중했던 시기가 있었으니..그래서 간혹 커가는 딸을 보면서 내 아이에게 친구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지곤 했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친하게 지내고 비밀을 털어놓는 사람이 바로 친구라고 생각하는 아이. 아니, 대부분의 아이들은 힘들 때 도와주고 비밀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친구라고 생각하겠지.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살면서 다양하게 만나는 친구들의 모습, 다양한 형태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 책이 바로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만하다.
고정욱 선생님이 들여주는 우정 이야기는 옛이야기 속의 다양한 형태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친하게 도움만을 주는 친구를 생각했다면 아이들은 고개를 갸웃 거릴 지도 모른다. 무조건 자신을 희생하고 도움만 주는 것이 참된 친구의 대명사가 되지 않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벗이 많다고 거드름을 피우는 아들에게 자신에게는 진정한 친구가 단 한사람 뿐이라고 하면서 내기를 제안하는 아버지. 결국 자신이 위험해 지는 상황에서 벗을 위해주는 친구가 단 한사람도 없음을 알고 아버지의 진정한 벗에 고개를 숙이는 부자의 이야기, 어려운 타향살이에서 친구가 죽자 자신들의 임무를 마친 다음에 친구의 유골을 매고 먼 곳의 집에까지 유골이라도 데려다 준 묵직한 친구들의 우정이야기, 이와는 달리 이기심때문에 자신이 더 시를 잘 짓고자 서로를 경계하다가 결국 우정에 금이 간 친구 이야기, 자신만 살겠다고 호랑에 앞에서 수를 쓰다가 결국은 자신이 죽겠다고 나선 친구만 살게 되는 죽기를 각오한 우정이야기, 관리가 된 친구에게 도적이 된 친구를 팔아넘기려다가 벗을 잃게 되는 배신당한 우정이야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우정을 엿보게 된다.
진정 친구를 위한다면 친구가 잘못했을 때 매몰차게 혼줄을 낼 줄도 알아야 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보다 친구를 더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야 진정한 우정이 됨을 보여주는 이야기 등을 통해서 아이들은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 우정의 의미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해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