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

늑대 쫓아내기 작전 ㅣ 사각사각 책읽기 1단계 시리즈 6
키디 베베 지음, 김주경 옮김, 안느 빌스도르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월

[혼자 잘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난 맏이인데도 불구하고 유난히 부모님 품을 그리워했던 것 같다.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도 엄마 아빠 방에서 함께 자고 싶어서 늦은 밤에 자다가 깨어서 훌쩍훌쩍 울곤 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부모님과 함께 자지 않을면 어린 마음에 상당히 불안했었던 것 같다. 

지금 두 아이를 키우는데 우리집에서는 둘째가 첫째보다 엄마를 무척 찾아댄다. 잠자리는 늘 엄마의 곁이고 손이라도 잡고 자야지 편안하게 잠이 든다. 직장생활을 하고 일을 하다가 좀 늦게 잤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아이가 늘 자지 않고 기다리기에 함께 잠자리에 들곤 한다. 

 그런 둘째에게 [늑대 쫓아내기 작전]은 '완전 내 얘기네~'라는 생각을 심어줄 만큼 우리 아이에게는 마음에 쏙쏙 다가오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혼자 자신의 방에서 자는 엘로이는 불을 끄고 잠을 잘라치면 어디선가 불쑥 늑대가 찾아와서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방으로 찾아드는 엘로이..하루는 재워줬지만 그 다음에도 찾아온 엘로이를 엄마는 재우는 대신 함께 방으로 가서 늑대를 쫓아내 준다. 그 다음에는 엄마가 쫓지 않고 엘로이에게 그 방법을 가르쳐 준다. 물론 엘로이 방에 진짜 늑대가 나타날 리 없지만 잠자리에서 두려움에 떨던 엘로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늑대를 집밖으로 까지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그런 엘로이가 기쁨에 들떠 엄마에게 달려가 이야기를 하자 엄마는 귀찮은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엘로이를 자랑스럽다면서 칭찬하게 된다.  

엘로이가 자신의 방에서 혼자 잘 수 있는 자신감을 찾는 것도 흐뭇했지만 아이들의 이런 두려움을 없애주는 엄마의 교육방법도 인상적인 책이 아니었나 싶다. 나중에 우리 둘째를 혼자 방에 재우게 되면 아이의 두려움을 난 어떻게 없애 주어야 할까 미리 방법구상을 해 본다. 그리고 책을 함께 읽던 아이도 은즌 엘로이의 용기를 부러워하면서 조금씩 커가는 준비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난쟁이가 착해지 이유

공부하는 난쟁이 ㅣ 사각사각 책읽기 1단계 시리즈 9
앙리에뜨 비쇼니에 지음, 이정주 옮김, 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월

[난쟁이가 착해지 이유] 

올해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그러고 보니 일주일 정도 지나면 초등학생이 되는 둘째는 요즘 부쩍 책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큰 아이도 유치원을 졸업하면서 초등학생이 된다는 기분을 가지고 좀더 많은 변화를 겪었었는데 둘째도 그런 것 같다. 주로 그림이 많은 그림동화를 읽던 둘째는 얼마전부터 그림도 있지만 글이 보다 많은 책들을 두려움없이 읽기 시작한다. 사실 첫아이때는 모 출판사의 책읽기 시리즈를 줄곧보았었는데 이번에 둘째는 주니어 김영사에서 새롭게 출시된 사각사각 책읽기 시리즈에 상당한 흥미를 보이고 있다.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아이들 손에 알맞게 쥐어지는 아담한 사이즈때문에 어디든 쉽게 가지고 다니는 장점이 가장 큰 이유인 듯하다. 그리고 사각사각 책읽기 시리즈 안에서도 단계별로 구분이 되어 있어서 자신의 단계에 맞는 책을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물론 우리 아이는 아직까지 1단계이지만 엄마가 읽어주기 한번으로 족하고 그 다음에는 스스로 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고 있다. 

난쟁이 하면 백설공주를 도와주던 일곱난쟁이를 가장 먼저 떠올리던 아이는 이 책속에서 좀 특별한 난쟁이를 만나게 된다. 너무도 쌩뚱맞게 땅 속에서 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기절시켜 금품을 갈취하는 악당 난쟁이들? 이런 ~~정말 낯설기 그지없다. 그런 난쟁이들이 결코 이뻐보일리가 없는데 어느날 이들이 땅속으로 끌어들인 어린 소녀 루루는 난쟁이들을 변화시킨다. 책읽기를 즐기는 똑똑해 보이는 루루는 난쟁이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난쟁이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세탁기도 사용하고 맛난 요리도 해 주면서 난쟁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맛난 요리를 또 해달라는 난쟁이들에게 루루는 공부를 하면 가르쳐 준다고 하는데~~그때부터 시작되는 난쟁이들의 책읽기 공부하기는 이제 막 책읽기에 흥미를 붙인 어린아이들의 그것과도 비슷하다. 마지막 난쟁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어두운 땅 속 대신 땅 위의 집에 정착하게 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뭐든 배우면 그 즐거움은 상상 이상이 되는 걸까?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는 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 한층 기대감에 부푸는 것 같다.

자~이제 다시 바라볼 준비를 하자

나는 진짜 나일까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미래의 고전 5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3월

[자~이제 다시 바라볼 준비를 하자] 

잠자리에서 잠깐 손에 잡은 책인데 끝을 보고야 말았다. 아이가 학교를 들어가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청소년 대상의 작품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도움을 받는 것 같다. 6학년이 된 아이들의 반에서 벌어지는 왕따, 비방, 교사의 일방적이고 그릇된 편견이 작품 속에 묻어났다. 

너무도 거칠어서 아무도 곁에 가지 않으려는 한 친구가 있다. 너무도 거친 말투와 행동에 아이들은 그 친구를 꺼려한다.  공부는 뒷전이고 늘 누워있거나 선생님들께 대드는 것도 일상인 아이. 그래서 어느 선생님 하나 다정하게 이 친구를 대해주지 않고 '문제아'로 주홍글씨를 새겨버린 듯하다.  건주는 그런 아이였다. 학교에서도 다정한 친구 하나 없고 선생들에게는 눈 밖에 난 문제아. 그렇지만 건주의 시선으로 그 속마음을 들여다 보면 이 아이를 비방할 수 있는 자격은 아무에게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을 받지 못한 탓인지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매맞고 기한번 펴지 못하는 엄마, 그 가운데서 두려운 나날을 보냈기 때문인지 선주는 늘 거친 행동을 일삼게 된다. 사랑과 따뜻한 시선에 목마른 선주를 바라보면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건주 만큼이나 마음 속에 아픔을 가지고 있는 또 한 명의 아이가 있다. 너무도 내성적인 성격인 시우는 늘 엄친아만 칭찬하고 부러워하는 엄마가 있다. 그래서 칭찬보다는 누구와의 비교를 당하기 일수이다. 주눅들어 있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시우가 친구가 많은 아이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자신이 아닌 남에게 기대려는 그 모습은 건주를 괴롭히는 은찬의 허수아비 친구로 나타나고 만다.  

시우와 건주를 보면 어른들의 틈바구니에서 상처를 받았지만 이 상처를 쉽게 내보이지 못하고 속으로 곪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온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오로지 성적순 내지는 엄마의 파워에 의해 학생을 평가하는 선생들의 모습도 보여 안타깝기만 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담임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학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통 선생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처입은 건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상담선생님 같은 분이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색안경을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사람이 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상담선생님을 통해서 건주는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분노와 설움을 커다란 울음으로 표현한다. 물론 상담선생님을 통해서 건주 뿐 아니라 시우나 건주의 부모까지 변화하는 과정이 담겨서 정말 게운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게 된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런 문제가 쉽게 행복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작품에서나마 행복한 결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혹은 감추기 위해서 자신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아이들을 몰아세우는 어른들은 이 작품을 보면서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이 올바른 자아를 찾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제대로 지켜봐 주는 것도 어른들에게는 의무사항이 되는게 아닐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고민하는 수많은 아이들, 그 가운데 한 자리를 메우게 될 나의 아이를 포함해서 모두를 다시 바라볼 준비를 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학교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

인생공부 -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금쪽 같은 이야기
박성철 지음, 이연성 그림 / 계림북스 / 2009년 1월

[학교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 

겨울방학, 그리고 지금은 봄방학...방학기간 동안 아이들과 실갱이를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동안 부족했던 과목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던 내가 조금은 부끄러워지는 책을 만났다. 공부는 공부인데 학과목이 아닌 인생 공부가 정말 중요하다고 알려주는 책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식상한 내용이겠거니..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나보다는 당연히 아이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아이보다 내게 더 필요한 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의 공부가 더 걱정이 되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기에 아이에게도 더 자기 관리를 하라고 적잖이 잔소리를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공부보다 평생을 어떻게 사는가에 필요한 마음가짐이었음을 일러주는 책이었다. 하나씩 읽어보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기는 했지만 고민되던 적절한 시기에 만나서 그런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해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무뎌지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의 책이기는 하지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살아가는 순간순간의 진실함과 감사함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아마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성폭력과 유괴로부터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소중한 내 몸을 위해 꼭꼭 약속해 - 유괴와 성폭력 예방 ㅣ 어린이안전 365 1
박은경 지음, 김진화 그림, 한국생활안전연합 감수 / 책읽는곰 / 2009년 1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성폭력과 유괴로부터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물론 아이들에게 올바르고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현실적인 것들을 제대로 들려줘야 할 필요가 있다. 유아서나 초등 저학년의 도서들을 살펴보면 현실적인 것보다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미화되어 표현된 것이 많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막상 아이들을 키우면 안전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말하기 불편한 부분에 있어서도 좀더 구체적으로 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솔직히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어린이 유괴나 성폭력에 대한 기사를 보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마음이 쿵 내려앉는 듯한 때가 적지 않다. 그동안 나온 책을 살펴보면 자신의 몸의 소중함 정도를 일깨우거나 혹은 낯선 사람으로부터의 안전에 대해서 말해주는 책은 있어도 현실적으로 벌어지는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아이들에게 지도를 해주는 책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겠다. 

평소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읽는 곰에서 출간된 어린이 안전 365일 시리즈의 1권은 교톻안전이나 학교에서의 안전에 대한 책이 아니다. 바로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유괴와 성폭력 예방에 대한 글이라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제도 흥미로웠지만 솔직히 책 내용을 살피고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내가 작은 아이에게 들려주기 전에 5학년이 되는 큰 아이가 먼저 읽어보고 놀라기도 했다. 평소 성에 대한 책을 읽히거나 유괴나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는 했어도 구체적으로 책으로 접한 것이 처음이라서 그런가? 무엇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고 행동요령에 대해서도 나와있어서 자신이 배운 점도 많다고 한다. 그리곤 꼭 동생에게 잘 가르쳐줘야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아이의 말대로 이 책의 강점은 피상적으로 뭉둥그려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유괴나 성폭력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럴 때 아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있다. 유괴범에게 끌려가면 무조건 소리를 친다거나 하는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혹은 길에서 길을 묻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몰라요"라고 혼자 가는 것보다 다시 학교로 가서 선생님께 도움을 청한다거나 하는 것 등이 그렇다. 좋은 느낌과 싫은 느낌에 대한 정확한 의사 표현이나 부모와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한다거나 혹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아이가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않도록 하는 것 등등 아이들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필독서 역할을 충분히 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