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비밀편지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2
레니아 마조르 지음, 이정주 옮김, 김은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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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연애 편지 보낸 사람, 나와~~]

아침에 학교에 갔는데 내 책상 서랍  속에 이쁘장한 봉투에 담겨진 연애편지를 발견한다면??기분이 과연 어떨까? 물론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로 돌아가서 그런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초등학생 4학년이 내 딸을 보면서 너도? 그러면서 키득거리고 한참 웃었다.

제목과 표지에서는 연애소설인지 혹은 탐정소설인지 모호해서 갸웃거리며 보았다.  우리 딸과 같은 4학년 에바의 비밀 연애편지 장본인 찾기라는 스토리를 알면서  나도 모르게 혹 해서 키득거리면서 웃고 본 책이다. 마치 우리 딸 아이가 겪는 이야기 중의 한 에피소드인 것처럼.  어찌보면 유치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 또래 아이들 입장이라면 충분히 공감을 하면서 '도대체 누구야?'를 연발하면서 비밀편지를 보낸 아이를 찾는데 동참할 것 같다.

에바는 여자답고 이쁘고 남자 아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아이가 결코 아니다. 약간 선머슴같기도 한 에바가 '너랑 사귀고 싶어'라는 비밀편지가 받았으니 그 편지를 쓴 주인공을 궁금해 하지않을 수 없다. 에바가 편지 쓴 주인공을 찾기 위해서 반의 남자 아이들 하나하나를 탐색하는 과정을 책 속에서 만나게 된다. 모두 9명 정도의 남자아이가 나오는데 한명한명 모두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다. 에바는 남자 아이들 하나하나를 소개하면서 이들의 고민도 살짝쿵 풀어주고 넌즈시 자신에게 편지를 보냈는지 돌려 물어보는데 .. 에바가 유일하게 물어보지 않은 아이,에바가 정말 좋아하는 줄리앙이 바로 비밀편지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비밀편지의 주인공이 밝혀지는 순간 해피앤딩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누군지 몰라 하루종일 찾아 헤메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 좋아하던 친구였으니까..

딸아이 말이 마지막에 둘이서 뽀뽀를 한다거나 하는 건 좀 심했다고 한다. 사귀는 것까지는 인정한다나? 편지의 주인공이 밝혀지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엄마의 입장에서는 에바가 반 남자 친구들을 하나하나 탐사하면서 소개해주는 과정이 더 재미났다. 아이들의 개성이 톡톡 묻어났다고나 할까? 언젠가 우리 딸에게도 벌어질 수도 있는 이야기, 그래서인지 너무 어리다기보다는 또래 아이들의 순진함과 아기자기한 맛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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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 까마득한 이야기 1
편해문 글, 노은정 그림 / 소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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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우리 구비 신화 만나기 첫걸음]

 

가만 생각해 보니 아이들과 삼신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없다. 집에 전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책을 골라 읽다보니 읽었다고 착각하거나 혹은 놓친 책들이 적잖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의 옛이야기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아이들 그림책 전집을 보면 이 가운데 우리 신화이야기가 적지 않게 담겨 있다. 처음에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지인의 말처럼 신화를 단순히 옛이야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든다. 그러면서 조금씩 우리 신화와 구비문학에 관심을 갖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삼신할머니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하면서 펼친 페이지는 예상외로 빼곡한 글자에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는 꽤 많은 분량의 글밥과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전에 먼저 내가 찬찬이 읽어보니 이런~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삼신할머니 이야기는 정말 새발의 피만큼이나 줄여지고 이쁘게 포장된 부분일 뿐이었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삼신할머니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단지 아이를 점지해주고 잘 낳게 해주는 백발의 삼신할머니를 기대하면 오산이다. 아이를 점지해주고 잘 낳고 잘 키우도록 돌봐주는 삼신의 역할은 명긴국 아기씨가 했다. 너무도 이쁘장하게 생긴 아기씨라서 왜 할머니라고 부를까 했더니 할머니라는 명칭에는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높은 사람'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삼신아기씨 자리를 놓고 명긴국 아기씨와 동해 용왕 딸이 벌이는 한판 내기도 색달랐고 이 내기에서 이긴 명긴국 아기씨가 이승 삼신아기씨가 되고 용왕 딸은 저승 삼신아기씨가 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마당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투도 그렇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그렇다. 가만 살피니 이 작품을 지으면서 제주도 <삼승할망 본풀이>를 바탕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신 오영순 선생님은 제주의 역사와 신화, 민요를 오랫동안 공부하고 1인극과 노래극을 만들어 많은 활동을 하신 분이라고 한다. 책을 읽고 나면 오영순 선생님의 제주도 이야기를 담은 극을 한번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들 책 한권이지만 우리 구전 신화에 대해서 새롭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더구나 이 책의 말미에 저자인 표해문 님이 참고하신 책목록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 대상의 구비 신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서 60여 편이 넘는 글과 책을 참고로 했다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싶다. 되도록 정확하고 올바른 우리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 아이들도 우리 문화와 정서를 좀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있는게 아닌가 싶다. 욕심 같아서는 '까마득한 이야기'라는 시리즈로 우리 구비 신화를 좀더 만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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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콩닥 콩닥병 사계절 그림책
서민정 글.그림 / 사계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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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콩닥 떨려도 용기 내서 말해봐~]

 

콩닥콩닥 콩닥병이라...

정말 재목도 이쁘장하게 지었구나 싶었다. 제 심장에 장난감 청진기를 들이대고 떠 올리는 남자친구의 모습까지 담긴 표지를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지금은 4학년이 된 딸아이가 처음 7살때 유치원에서 정말 좋아했던 남자 친구가 있었다. 왜 좋은지 이유도 모르고 그냥 보면 같이 다니고 싶어하고 수줍게 사진도 같이 찍곤 했던 그 때가 떠올랐다. 그와는 반대로 지금 7살인 아들은 크면 클 수록 이성에 대한 관심보다는 동성 친구를 더 잘 챙기고 좋아한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지 개인적인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녀석이 비슷한 나이 때에 참 다른 반응을 보인다 싶다.

이 책의 주인공 민정, 작가의 이름과도 같기에 아마도 어렸을 때의 그 기억으로 책을 만들었나 보다 짐작을 했다. 민정이의 마음 속에 콩닥병을 준 하늘이는 민정이가 아닌 다른 여자 친구와 더 친하게 지낸다 .그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지만 용기있게 나서서 말 한마디 못하는 민정이의 모습이 너무도 귀엽게 그려진다. 어떤 어른은 무슨 어린 아이가...라고 할지 모르지만 분명 어린 아이들에게도 이성에 대한 관심이 존재한다. 대부분 어리다는 이유로 우습게 생각되거나 무시되기 십상이지만 작가는 어린이들의 이런 세심한 부분을 포착했나 보다.

과연 끝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작가는 유아기 때에 맞는 결론으로 마무리 지었다. 용기를 내서 함께 놀고 싶다고 말한 민정이를 하늘이와 하늘이의 여자 친구는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우리 같이 놀자~"라고 한다. 이 무렵 아이들은 '누구 아니면 누구'라기 보다는 모두 같이 어울려 노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다. 용기 내서 말하니까 마음의 콩닥병도 없어지면서 좋아하는 더 많은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사실. 우리 아이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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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 개정판 모두가 친구 8
메네나 코틴 지음, 로사나 파리아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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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느끼는 세상의 빛깔]

 

그림책이라고 하면 아름다운 그림이 큰 몫을 차지하는 장르로 생각된다. 글 뿐아니라 그림이 주는 감동이 더해져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 글의 이미지를 잘 담고 있는 그림이 주는 감동도 있지만 대게 아름다운 감칠맛있는 그림에 사람들은 잘 매료된다. 대부분 생각하고 있는 이러한 형식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한 그림책이 있어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바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볼로냐 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점자처리를 했을 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 된 책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각장애인 시설에서 활동을 한 적이 있어서 이들의 고충이나 생활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우선 시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수용에서 불편함을 겪는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읽기 위해서는 점자 처리가 되거나 혹은 목소리로 들여주지 않은면 아무리 좋은 책이 있어도 이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일반 책자를 점자로 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기에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출판사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책을 냈다고 하면 '정말 대단하구나..'하는 찬사를 보내게 된다. 고래이야기에서 나온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책이라고 해서 어떻게 형상화 될까 무척 궁금했다.

우선 모든 것이 아주 새까만 바탕의 종이 위해서 펼쳐진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시각장애인들이 느끼는 세상..그것을 형상화 하려고 했는가 보다. 반들반들 윤이 날 정도로 새까만 세상 위에서 느끼는 색깔은 어떤 걸까? 왼쪽 페이지 상단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처리하고 하단에는 하얀색 글자로 내용이 쓰여있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표현된 색을 만져서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돋아오름 기법으로 표현했다. 물론 색은 들어가지 않고 모든 것이 검은 바탕에 검은 선으로 돋아올라 있다.

아이들은 왼쪽의 글씨를 읽고 눈을 감고 오른쪽의 돋아오른 그림을 감각으로 느껴보도록 했다. 보는 것에 익숙한 우리들은 너무도 낯선 방법으로 받아들이기를 시도해 보지만 역시 익숙하지는 않다 .그 낯설음에서 이제껏 한 세상에 살면서도 잊고 있었던 다른 사람들이 세상 받아들이기를 공감해 보게 된다.

사실 난 이 책을 보면서 점자로 처리된 왼쪽 페이지보다 사물을 손으로 만져서 그 형체를 느껴보도록 제작된 오른쪽 페이지에 깜짝 놀랐다. 시각장애인들은 사물을 받아들일 때 손으로 형체를 더듬어 그 크기와 모양을 자기 나름의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손으로 느껴서 받아들이는 것..그것은 이들에게 너무도 중요한 세상과의 소통 방법인데 이 책에서는 그 부분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하지만 다른 형태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느낌과 어려움까지 함께 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 주는 값진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런 책을 제작하기까지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책의 작품성을 중시하면서 고집스럽게 좋은 책을 우리 나라 아이들에게 소개한 작은 출판사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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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네 장 담그기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6
이규희 글, 신민재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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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온고지신..고집스럽게 옛 것의 소중함을 지켜가기 위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으로 나오는 책읽는 곰의 우리 문화 그림책 시리즈명이다. 이제는 시리즈명만 보고 책을 살펴보지 않아도 책선택이 망설여지지 않을 만큼 신뢰를 갖는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처음부터 온고시신으로 나온 책을 아이들과 만족스럽게 보았기에 이번 책 역시 기대를 갖고 대하게 되었다.

김치 담기에 대한 책은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었는데 장담그기에 대한 책은 부록으로 주로 나오지 주된 내용으로 만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장을 담근다...사실 김치는 어느정도 흉내도 내고 겨울이 다가올 무렵 담는 시늉이라도 내지만 장 담그기는 나 역시 너무도 생소한 부분이다. 간신히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콩으로 만든 메주에서 간장, 된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아주 어렸을 때 집에서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는 한다. 둥근 나무 틀에 삶은 콩을 꾹꾹 담아서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안방 아랫목에서 쾌쾌한 냄새가 진동하던 어린 때..그렇지만 철들고는 메주를 구경하기는 커녕 장담근다는 말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진다.

가을이네가 장을 담근다는 소식에 나 역시 이웃이 되어서 구경을 가는 듯한 기분오로 책을 대했다. 가을에 기른 콩을 수확해서 도리깨질을 하고 까부르는 모습부터 커다란 가마에 콩 비린내 나지 않게 잘 삶고, 아빠는 절구에 콩을 찧고 엄마와 할머니는 메주틀에 넣고 만드는 모습..한장씩 넘길 때마다 구수한 콩 내음과 함께 가을이네 가족이 메주를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살필 수 있다. 설명을 많이 하지 않아도 그림 구석구석을 구경하면서 시골집의 모습과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엄마와 할머니가 메주를 만들 때 옆에서 다양한 모양으로 조물딱 거리면서 메주모양을 만드는 가을이의 모습도 아이들에게는 웃음 거리 중의 하나이다. 이상한 구린내를 풀풀 풍기면서 메주 위에 핀 곰팡이 꽃이 처음에는 지저분한 듯이 느껴지지만 아이들도 이런 꽃이 피어야 제대로 된 장을 담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을 보면서 아이들은 물론 나 역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한둘이 아니다. 항아리의 고약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볏짚에 불을 놓아 소독하는 장면이나 장을 맛나게 하기 위해서 넣는 것들의 역할도 확실히 알게 된다. 매콤한 고추는 나쁜 균이 생기지 않게, 새카만 참숯은 잡냄새를 없애 주고, 달콤한 대추는 장맛을 좋게 해주기 위해서 사용된다고 한다. 더더욱 재미난 것은 장맛을 위해서 항아리에 금줄을 매고, 오늘 귀신을 차버리기 위해 하얀 버선본을 거꾸로 붙여 둔다는 사실.

사실 요즘 도시에서 장을 담가서 먹는 집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래도 제대로 된 장을 먹기 위해서 시골에서 장을 받아 먹거나 혹은 믿을 만한 장을 사서 먹는게 보통이다. 그나마 지금은 우리 장을 먹을 수는 있지만 점차 줄어드는 우리콩, 밀려드는 수입콩의 사이에서 제대로 된 우리 장맛을 지켜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는 한다. 온고지신..그렇게 하고 싶어도 이젠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는 건 아닌지...아이들의 책을 보면서도 천가지 만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구수한 그 광고카피가 자꾸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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