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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아름다운 패션의 역사 ㅣ 아찔한 세계사 박물관 2
리처드 플랫 지음, 노희성 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패션의 역사와 함께 보는 미의 흐름]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이 정도의 나이가 되면 외모나 유행에 점차 민감해져 가는 때이다. 유난히 유행에 무감한 엄마 탓에 아이도 그동안 옷이나 외모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이 정도 나이가 되니 또래 아이들과의 대화에도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제일 처음에 옷이라는 건 아름다움 보다는 필요에 의해서 입게 되었는데 점차 사회가 발전하고 달라지면서 옷이 차지하는 의미가 중요해졌다. 옷과 다른 여러가지 장신구들로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 시대를 이해하는 것은 그 시대의 패션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 이 책에서 찾아보게 된다.
책을 살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풍만하고 살집 있는 사람이 아름다움의 대명사가 되었다면 지금은 너무 마른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생각되니 말이다. 이런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지면서 패션을 창출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그리고 그 가운데 지금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미적 추구와 금지의 역사도 함께 살필 수 있다.
옷의 길이와 허용의 정도도 시대마다 정말 달랐다는 걸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여성이 가슴을 많이 드러낼 수록 숭배했다고 한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위치에 있었던 고대 크레타 섬에서는 뱀의 문양을 새긴 가슴을 종교의식을 위해서 드러냈다고 한다. 반면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여성은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감춘다. 눈만 내놓고 온몸을 덮은 차도르나 히잡은 지금도 이슬람문화권에서 여성들이 입고 그만큼 여성의 사회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짐작하게 한다. 19세기 서양여성들이 온몸을 꽁꽁 동여메고 감추는 패션을 추구했다면 1960년대 엉덩이만 살짝 가린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는 걸 보면 시대별로 추구하는 패션의 이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축구공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복식이나 화장술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던 패션감각이 이제는 성형을 통해서 자신을 변형시키는 것까지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미에 대한 의식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어떤 미가 올바른 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패션의 역사를 따라서 미에 대한 흐름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