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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룩뒤룩 간질간질 뭘 먹어야 해? - 최열 아저씨의 푸른 지구 만들기
최열 지음, 박응식 그림 / 청년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어른의 잔소리 없이도 아이들 스스로 먹거리를 챙길 듯]
우리 집에는 두 아이가 있는데 둘째가 아토피로 고생을 한 적이 있다. 6개월 무렵부터 나오기 시작한 아토피는 여름이고 겨울이고 내내 따라다니면서 둘째를 괴롭혔다. 그 덕에 아이들의 먹거리와 식단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이런 모든 문제가 바로 환경이 오염되어 발생한 것이기에 환경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환경에 대한 책을 쓴 작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최열 아저씨의 푸른 지구 만들기 시기즈 가운데 먹을거리편이 바로 이 책이다. 대상 연령을 살피니 초등 저학년인데 내용이 지루하지 않고 삽화가 많아서 충분히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 바로 쉽게 풀어써서 저학년들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엄마나 선생님이 과자나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음식의 위험성에 대해서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아이들은 어른들이 들려주는 잔소리?라는 생각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건강에는 좋지 않다고 하지만 입이 즐거우니 어린 아이들이 이런 음식의 유혹에서 자유로워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늘~ 환경과 먹거리에 대한 책은 어른들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라는 아이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읽을 거리가 충분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학년들이 읽기에 충분한 이 시리즈가 정말 마음에 든다.
햄버거? 그게 왜 나쁠까를 물어보면 아이들은 대부분 살이 찐다는 말을 한다. 분명 햄버거는 열량이 높고 나트륨 함량이 높아 살이 찔 수가 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도 많다. 고기의 어떤 부위를 사용했는지 그 소가 자라면서 어떤 것을 먹고 자랐는지까지 생각해보는 아이는 많지 않다. 그렇지만 이 책을 보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아이들이 한번씩 생각해보기 때문에 어른의 잔소리가 아니더라도 자기 스스로 몸에 좋지 않은 먹거리를 거부하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아이를 키우는 나 역시 어느 때부턴가 주위 환경에 민감해지면서 없던 알러지 비염이 생겨서 환절기만 되면 고생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더 편리해졌지만 몸에 좋지 않은 음식에 노출되었던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정말 걱정이 앞선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으면서 편리함 속에서 우리가 건강을 담보로 할 것인지 조금 불편함 속에서 슬로우 음식을 택할 것인지부터 의논하게 될 것이다. 자라는 우리 아이들이 많이 보면서 스스로 자신의 먹거리를 잘 챙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