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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악기 박물관 ㅣ 신나는 음악 그림책 4
안드레아 호이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4월
평점 :
[책속에 나오는 모든 악기를 찾는 즐거움까지]
그러고 보니 아직까지 아이들과 악기 박물관에 가본 적이 없다. 몇 해 전인가 헤이리에 있는 악기 박물관에 다녀왔는데 아프리카 토속악기부터 다양하게 진열된 악기를 감탄하면서 보는 호사를 혼자서만 누리고 왔다.
간혹 아이들과 함께 클래식 공연을 보거나 혹은 우리나라 전통 국악공연이나 사물놀이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한다. 그런 음악을 접할 때 아이들은 오로지 연주자에 의해서 연주되는 악기의 화음만을 들을 뿐이라서 늘 실제로 악기를 보여주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는데 대신 책으로 소개된 악기를 먼저 만나게 되었다.
선생님을 따라서 악기 박물관으로 소풍을 가게 된 아이들을 통해서 독자 역시 악기 박물관의 악기를 소개받게 된다. 원시인들도 악기를? 그렇단다. 원시인들도 돌무더기 같은 것을 쌓아놓고 연주를 했는데 바로 이것이 '울림돌'이라는 악기란다. 처음부터 너무도 생소한 악기 소개에 호기심이 일게 된다. 목관악기마다 입구에 붙이는 얇은 떨림판인 '리드'는 바로 갈대를 이용해서 만든 것이고 스위스의 알펜 호른은 세계에서 가장 긴 목관악기란다. 아이가 유심히 봤던 악기는 동물을 이용해서 만든 거북이 리라, 아르말딜로 기타 등이 나오는 부분이었다. 정말 이런 악기가 있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좀 끔찍할 것 같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악기의 여왕으로 불리는 파이프 오르간은 아이들도 직접 본 적이 있어서 친숙하게 느꼈다. 바로 동양최대라고 하는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 오르간을 2년 전 백스테이지 투어에서 가까이 보았기 때문이다.
악기 박물관을 돌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과정은 책속의 아이들과 독자가 동등하게 경험하는 과정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책 속의 아이들이 실제로 본 셈이라면 독자들은 실제로 보지 못한 점이 다르다고 할까? 그렇기에 이 책을 보고 나면 아이들과 함께 꼭 악기 박물관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원시시대부터 있었던 타악기들과 각국의 다양한 악기와 그 변천사를 보면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상당히 달라질 것 같다.
참,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으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 .바로 책표지 안쪽에 그려진 다양한 악기 그림이다. 109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작은 악기 그림이 가득한데 모두 책에 소개되는 악기들을 그려놓은 모양이다. 악기의 이름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나와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악기 이름을 익히면서 그림책 어느 부분에 이 악기가 나왔는지 찾아보는 것도 숨을 그림찾기처럼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