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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3
서머싯 몸 지음, 송무 옮김, 나현정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방황하게 되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면 그것은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사람들은 저마다의 꿈을 꾸면서 산다 .그렇지만 성장하고 직업을 갖게 되면서 자신이 진실로 하고자 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하면서 보내는 일상, 그 가운데에서 일탈을 꿈꾸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에 대한 미련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일상의 일탈, 그것도 잠시의 일탈이 아닌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찾아 현재의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40이 되도록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던 모범 사원이던 중년 남성이 더 늦기 전에 자신이 꿈꾸던 여행을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한다. 그는 자신이 그렇게도 하고싶어하는 일을 하기에 고통까지도 즐거워하고 더 나아가 진실하고 의욕적인 여행을 통해서 여행에 대한 칼럼까지 쓰고 책까지 펴내는 작가가 되었다. 달과 6펜스 역시 가족을 위해 생계를 위해 일하는 자의 일탈이라고나 할까? 40이 되도록 증권 중계없자로 생활하던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 스트릭랜드를 통해서 예술에 사로잡힌 한 화가의 삶을 엿보게 된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고갱을 모델로 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주인공의 이름대신 고갱을 떠올리고 그가 만나는 친구는 다른 모습이라 하더라도 고호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스트릭랜드가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아무리 예술을 꿈꾸는 예술가라 하더라도 현실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감각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우리 인간은 모두 꿈을 꾸면서 산다. 이룰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꿈은 스쳐지나가겠지만 이루지 못하는 것, 혹을 이루는데 많은 시간과 희생이 따라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끝없는 동경을 하게 된다.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달을 갈구하듯이 말이다. 난 지극히 현실적이니 그런 덧없는 꿈은 꾸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싶어도 하늘에 떠 있는 달이 누구에게나 그 빛을 비추듯 우린 모두 자신의 꿈을 간직하고 현실 속의 6펜스를 손에 쥐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전을 읽을 때는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완연본에서 작가 특유의 문제나 기타 장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읽기에는 눈높이에 맞게 손질되었지만 작품색이 달라지지 않는 책이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작품이 끝나면 마지막에 현직 국어교사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작품 해설을 한 부분도 마음에 든다. 작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만 배경을 알고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보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