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개똥클럽 높새바람 20
수지 모건스턴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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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클럽을 꾸려가는 아이들에게 감탄]

 
 

환경을 생각하는 개똥클럽이라는 제목으로는 그다지 끌리는 매력이 없다. 환경이라는 주제와 느낌상 너무도 식상하고 흔한 것들을 논할 것 같은 개똥클럽이 그런 인상을 주었다. 이 책을 번역한 역자역시 처음에 제목만으로는 그리 매리트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 가졌던 생각을 싸악~사라지고 아이들의 기발한 생각과 토론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환경에 촛점을 맞춘 책이라기 보다는 아이들이 토론과 합의를 거쳐서 클럽을 만들고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중점이라고 생각한다.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로 넘치는 거리에는 개들이 아무 곳에나 싸버린 개똥때문에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무료한 날을 보내던 자크와 옥타브는 우스광스럽게도 길거리에 넘치는 개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다 개똥을 거리에서 사라지게 하자는 커다란 뜻을 품고 개똥클럽을 만든다. 여기 모인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더더군다나 길거리에서 우연히 밟을 확률이 높은 개똥은 더더욱 싫어한다는 사실. 그런데 개똥클럽의 창시자격인 자크에게 정말 웃지 못한 일이 생긴다. 바로 자크의 할머니가 자크에게 개를 돌보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도 싫어하던 개를 돌봐야 한다는 사실에 자크는 어쩔 줄 모르지만 개를 길들이는 과정에서 기존에 가졌던 개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진다. 개똥클럽의 멤버로써 개를 키우는 자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옥타브는 한동안 자크와 거리를 두고 지내지만 우정을 나누는 친구에게는 극복하지 못할 일이 없다. 이들은 다시 뭉치고 본격적으로 개똥클럽의 행동지침에 들어간다. 아이들과 함께 길에서 잠복했다가 개가 싼 똥을 봉지에 담아서 주인에게 가져다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아마도 길에서 개가 똥을 싸고 그냥 가는 모습을 보고는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을 만난다면?? ㅋㅋㅋ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행하는 이 행동지침에서는 거침없이 웃음이 튀어나온다. 개똥이 든 똥봉투를 받아든 주인의 모습이란~~

 

자크가 중심이 되어서 만든 개똥클럽과는 달리 애완견을 옹호하고 보살피기를 강조하는 클럽도 등장한다. 한마디로 개똥클럽과는 상극을 이루는 클럽이 되겠다. 이런 클럽이 생겨난다는 사실도 우습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을 벌이는 이 아이들이 살짝 부러워지기도 한다. 주입식으로 달달 외우는 학습이 아니라 늘 토론하고 생각하고 발표하고 좀더 나아가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풍부한 클럽 속의 구성원이 되는구나..싶은 생각도 들었다.

 

여하튼 개똥클럽을 비롯해서 다양한 클럽을 만나면서 우리와 사뭇 다른 아이들의 사고방식이나 클럽 형성과정, 그리고 해결해나가는 과정까지 맛볼 수 있는 책이었다. 어른들이 엉뚱하고 헛된 발상이라고 여길 만한 것들이 아이들 머리속에서는 항상 샘솟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화 되었을 때는 어른들의 머리속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탄탄한 모습으로 현실성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개똥클럽의 자크~~마지막에는 비둘기똥을 정면으로 맞았는데 ㅋㅋ 다음에는 또 어떤 클럽을 만들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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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 우리어린이 자연그림책, 도시 속 생명 이야기 2
이태수 지음 / 우리교육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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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느린 자연의 미학을 보여준 책]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 속에서도 깨닫지 못하는 자연이 곳곳에 숨어있다. 작가 이태수는 그런 도심 속의 자연을 찾아 책 한권에 담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의 화분 받침대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부부. 실제로 이런 모습을 보러 간 작가 이태수는 그 자체가 감동이었을 것 같다. 날아가던 새가 아파트 베란다에 잠시 쉬었다 가도 야릇한 기분이 들텐데 둥지까지 틀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화분받침대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부부가 보여주는 그 다음의 이야기가 진정 자연의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 가슴 뭉클해진다.

둥지 속에는 황조롱이의 알이 들어차고 어미는 그 알을 품는다. 하나씩 알이 깨어나고 아기 황조롱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유독 깨어나지 않는 알이 하나 있다. 자연에서는 모든 것이 순리대로 진행된다. 어미 새는 아기새가 나오기 쉽도록 알을 깨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가끔 톡톡이면서 말을 건넬 뿐이다. '아가야~ 어서 나오렴..'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기를 묵직하게 기다려준다. 그리고 황조롱이들이 자라서 하늘을 날 때도 역시 늦된 막내  황조롱이는 부모의 기다림 속에서 자신의 비행을 준비한다.

자연을 담은 세밀화로 유명한 이태수라는 이름 석자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작품이지만 실제로 책의 그림과 내용을 읽다보면 절로 마음이 뭉클해진다. 너무도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퇴보되지 않기 위해서 우린 너무도 빠른 템포로 생활한다. 그래서 늘상 "빨리 빨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가 보다. 그렇지만 이 책을 보고나면 그렇게 빠른 템포의 삶이 옳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밀려든다. 조금씩 느리게..기다림을 가지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사는 황조롱이의 모습을 통해서 느림의 미학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좀더 느리게 여유를 갖고 파서 '느리미책세상'이라는 블로그명도 지은 것처럼 나 역시 막내 황조롱이처럼 느리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세상 속을 날아가는 비행을 계속 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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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된 가짜 - 정직편 마음이 자라는 가치동화 4
이경화 지음, 유기훈 그림 / 을파소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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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음에 드는 가치동화 한 편]

제목을 쓰고도 참 아이러니하다. 가짜 일기를 진짜로 만든 정직한 이야기라니..그렇지만 책을 읽고나면 아마도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어려서 일기 한번 밀리지 않고 쓴 사람은 없을게다. 특히 방학이면 이 일기가 항상 부담의 대상이었다. 놀때는 신났는데 개학을 앞두고 가장 힘들었던 숙제. 일기..하루에 몇편씩 몰아쓰면서 날씨는 지어내거나 생략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ㅎㅎ 책 속의 주인공 나미 역시 개학을 앞두고 일기를 몰아쓰게 되는데 그 몰아쓴 일기 때문에 더 많은 갚진 것을 얻게 되는 내용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채워서 몰아쓴 일기..어처구니 없게도 이렇게 쓴 나미의 일기가 일기상을 받는다고 한다. 나미는 이 소식이 하나도 기쁘지 않다. 몰아서 쓴 일기는 지어낸 일기이고 거짓말인 일기이기 때문이다. 일기를 몰아쓸 때만 해도 핀잔을 주시던 엄마도 나미가 일기상을 받는다니까 돌변해서 너무도 기뻐한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당사자인 나미는 가슴 한 구석이 콕콕 쑤신다. 그 아픔은 바로 나미의 양심이 내는 소리였다. 나미는 모두에게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어 대신 지어서 쓴 일기가 거짓이 되지 않도록 행동으로 옮길 계획을 세운다.

우여곡절 끝에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던 어느 날..나미는 자신이 쓴 거짓 일기가 마술처럼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결국 일기상을 받을 수 없어서 선생님께 몰아서 쓴 거짓일기라는 것을 알리게 된다. 선생님의 반응은 어땠을까? 솔직히 이 책에서 선생님의 반응은 책 속 선생님의 반응은 아니었다. 나미를 나무라거나 일기상을 취소하는대신 '너하고 나만 알자'라는 말을 하니까 말이다. 만약 나미가 선생님의 이런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어땠을까? 나미는 오히려 강하게 자신의 일기에 대해서 소리친다...거짓일기였다고...모든 아이들 앞에서 진실을 말한 나미는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런 나미를 친구도 선생님도 정말 정직하고 용기있다고 말하게 되는 내용이다.

어쩌면 정직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이쁘장하게 그렸을까? 살면서 수도 없이 거짓말을 하고 아이들도 수도 없이 일기장에 거짓을 쓰면서도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데 ...작가는 아이들의 주변에서 흔한 소재로부터 정직의 참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때로는 슬쩍 넘어가는 그것들이 진실이기보다 거짓으로 더 진짜가 되어가는 때가 있다. 그런 경우 우린 가끔 나미를 떠올려야  하지 않을까? 평소 가치동화에 낮은 점수를 주는 편이었지만 이 책은 정말 마음에 드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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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놀이동요 1 동요 시리즈 4
신동준 외 그림 / 사파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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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반응에 화들짝~우리집의 대박^^]

아이들이 크면서 많이 접해야 하는 것이 몇가지 있다. 자연속에서 뛰어노는 것과 어린이 노래를 많이 듣는 것~ 이 두가지 정도는 시기를 지나고 나면 해주려고 해도 아이들이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시기에 맞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집에서도 동요를 자주 들려주려고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큰 아이 기준에 따라가다 보니 요즘에는 영어테이프 듣는게 일순위가 되어버렸다. 누나에게 늘 순위를 빼앗기기만 하는 둘째 아들을 위해서 마련한 놀이동요. 동요가 별다른게 무엇있을까 하면서 책과 함께 들어있는 시디를 틀었는데 ~~우리 아들의 반응은 거의 폭발적이다.

그동안 유치원에서 배웠던 노래는 물론 누나가 불렀던 노래도 있다면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문득 드는 생각이 어른들은 이미 알기에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보여주고 들려주고 만지게 해주는게 체험이 되는구나 싶었다.

책에서는 노랫말이 동시처럼 이쁜 그림과 함께 소개되고 다음은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음표와 함께 노래가 소개된다. 그냥 책만 보고도 엄마가 조금만 불러주면 "아~그 노래"라면서 반기며 부르지만 함께 수록된  시디를 틀어주면 거의 하루종일 혼자서 노래를 부른다. 밥 먹을 때도 시디를 틀어놨더니 한 숟가락 먹고 노래부르기를 반복해서 결국 시디를 껐다는 사실..

옛날 동요보다는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서정적인 동요가 실렸으면 어떤 노래는 손가락 유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동작이 그림으로 표현된 것도 있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이 동요노래책이 우리 집 둘째에게 이렇게 호응을 얻을 줄은...그동안 어영부영 넘어가던 노래의 가사도 확실히 배우고 노래와 함께하니 하루종일 집안이 화사한 느낌이 든다. 참..시디 노래는 한 번은 가사가 나오고 한번은 아이들이 따라부르도록 멜로디만 나오기 때문에 아이가 노래연습 하기에도 그만이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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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섬에서 생긴 일 Dear 그림책
찰스 키핑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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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것과 새로운 것, 과연 어떤게 개발일까?]

찰스 키핑..어린이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러차례 들어온 작가이지만 사실 이번 기회에 그의 작품을 처음으로 대하게 되었다. 사회문제에 적잖은 관심을 가지고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작가로도 유명한데 그의 유작을  첫작품으로 만나게 되었다.

낙원섬..제목만으로도 우리는 낙원이라는 말에 흠뻑 취하게 된다. 낙원, 이상향은 인간이 바라는 최상의 곳이고 노스텔지어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기에 우린 늘 낙원을 꿈꾸게 되는 것 같다. 찰스 키핑은 낙원섬이라는 제목을 통해서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을 이루기 위한 서로 다른 두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낙원섬이라는 이름과는 사뭇 다른 낙원섬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낙원섬을 가로지는 도로가 건설된다. 이 도로건설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하튼 시의회의 결의로 낙원섬의 도로건설을 진행된다. 개발 지역으로 확정지어지면 그곳 사람들의 삶은 많이 변화되는 것을 작가는 그림으로 충분히 묘사한다. 구멍가게가 대형가게가 되고 더 번화해지고 화려해지는 것을 너무도 익숙하게 보아온 우리다. 낙원섬 역시 그렇게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쪽에는 낙원섬의 개발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개발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의회의 도로 건설은 그동안의 낡은 것들을 부수고 새것을 짓고 이루는 과정을 개발의 모습으로 보여준다면 한쪽에서는 이렇게 철거된 조각들을 모아서 습지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모습의 개발을 보여준다.

정말 아이러니한 모습의 두 가지 개발을 대하게 된다. 하나는 헌 것을 부수고 새 것을 짓는 개발이라면 한 쪽은 그렇게 부서진 조각을 모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개발이니..과연 어떤 것이 제대로 된 개발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역시 정권이 바뀌면서 여러가지 개발 문제로 분분한 의견마찰이 일고 있다. 개발을 할 때는 대부분 새 것으로 채워지지만 개발로 인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 그에 대해서 좀더 고민할 필요성을 느낀다.

찰스 키핑과의 첫만남..사실 쉽지 않았다.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이라고 하지만 저학년들에게는 조금 어렵겠다 싶은 생각은 든다. 나 역시 책 속에 들어있던 소개지를 통해서 찰스키핑의 그림을 놓치지 않고 살피는 가이드를 받았으니 말이다. 한글이 아닌 영어라서 풍자적으로 표현한 시의회원들의 이름이나 철거회사명을 놓치기도 쉽다. 이 책의 경우는 줄거리 중심으로 한번 보고 말 책이 아니라 두구두고 살피면서 작가가 일러스트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살필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책을 통해서 그동안 사계절에서 소개된 찰스키핑의 다른 책도 살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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