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중국 신화 1 산하 지식의 숲 1
동 샤오핑 외 지음, 장인용 옮김, 까오 샹양 외 그림 / 산하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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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듯하면서도 색다른 중국 신화]

아이들에게 신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역시 예상대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먼저 말한다. 약간 씁쓸한 맛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어른들의 바람이야 우리 신화를 가장 먼저 떠올렸으면 하고 조금 더 나아가 동양보다 서양의 신화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기에 아이들에게 좀더 다양한 신화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중국의 신화 역시 우리들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다. 우선 등장인물을 통해서 중국 신화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않은 다양한 인물이 있고 연결고리가 있음에 놀랐다. 이름은 참으로 낯설기 그지없지만 중국 신화를 읽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 않음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동양권이기도 하면서 과거 우리 나라가 중국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적지 않기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 속에서도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니라 우리 것화 하는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사상이 녹아있다는 사실 역시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꼭 짚어주고 싶은 것 중의 하나이다.

그림으로 읽는 중국 신화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 흐름보다 그림이 주는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한 페이지의 3분의 2 이상이 그림이고 그림 하단에 몇줄로 글이 쓰여있다. 물론 글을 보면서 이야기 흐름을 파악하지만 중국풍의 독특한 그림을 통해 신화 읽는 맛이 풍부해진다고 할 수 있다. 자세히 살피니 글쓴이는 두 명이고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사람은 자그마치 7명이나 된다. 그러기에 그림도 7사람의 다양한 기교로 그려져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다.

1권에서 소개된 다양한 신화적 인물 가운데 반고 라는 인물은 우리 나라 신화 중의 마고할미와 비슷한 느낌이다. 천지창조와 같은 의미의 신화는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하는가 보다. 그 주체가 서양에서는 주로 하나님으로 일컬어지고 중국에서는 반고,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마고할미가 그러하다. 반고에서 나라마다 등장하는 창조주에 대한 비슷한 점을 찾았다면 중국 신화만이 갖는 독특한 점은 절대자'황제'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다. '황제가 수레를 만들다'에서는 도입부에 아에 이렇게 명시한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황제는 중국인들의 조상이라고 한다. 황제의 시대에는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은 발명이 이루어졌다.-

다섯 개의 방위를 지키는 신 가운데 중앙을 지키는 신을 황제라고 했다는데 그것에서 중국의 황제라는 칭호가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1권에 등장하는 신화 속의 신과 영웅에 대한 정리 페이지가 있어서 나름 도움이 된다.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듯해서 중국신화를 그림으로 읽는 맛이 제법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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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자씨가 진짜 엄마? -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 반달문고 24
김진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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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지만 잊혀진 것들에 대한 모험]

'고양이 학교'로 유명한 작가 김진경 작가의 작품은 사실 처음 읽어본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딸아이가 손에 쥐었으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읽었을 책이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서야 그의 작품을 만났다.

'길자 씨가 진짜 엄마야?' 제목부터가 묘하게 관심을 끈다. 엄마를 찾아 나선다는 느낌도 바로 받게 되고 무엇보다  작게 써 있는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라는 부제가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게다가 표지 표지를 비롯한 삽화가 너무도 특이해서 책을 읽기 전에 그림작가의 양력부터 살펴보았더니 가족의 분열과 재구성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있게 읽었던 '안녕, 스퐁나무'의 그린이였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이 책은 그렇게 관심 속에서 읽게 되었다.

3학년 유리,,4학년인 딸과 비슷한 유리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길렀다는 네오를 찾아 헤메다가 꿀단지를 잃어버려서 찾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둘 사이에는 묘한 끌림이 형성되고 네오는 할머니를 따라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로 가게 된다. 이 도시로 향하는 과정이 마치 해리포터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듯 지하철의 어떤 공간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유리가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에서 고양이 네오는 물론 길자씨가 아닌 진짜 엄마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면서 겪게 되는 많은 과정 속에서 결국 유리가 찾던 그것들은 먼 곳이 아닌 바로 가까이 있는 잊혀진 것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꼬부랑 할머니를 따라서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를 떠나 강을 건너는 장면은 딸아이가 가장 멋진 장면으로 꼽았다. 강을 건너면서 강물 속에 비치는 유리의 어린 시절..술을 먹고 때리는 아빠의 모습과 그 가운데서 유리를 지켜내는 길자씨..그 장면을 보고 유리는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자신의 바로 곁에서 늘 함께 했던 길자 씨를 진짜 엄마로 찾는 장면이기도 하다.  강을 건네주고 되돌아 가는 꼬부랑 할머니가 실제는 자신이 찾던 늙은고양이 네오이지만 둘은 헤어져야 하고 대신 새로운 아기 고양이 네오를 건네는 장면은 오래된 묵음 마음과의 이별을 뜻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과 함께 시작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진명 작가의 판타지는 이렇게 그려지는구나. 순간순간 이동하고 연결되는 고리가 유기적이면서 생각의 여지를 많이 담고 있다. 단순한 흥미 위주의 판타지가 아니라 던져주는 메시지도 있기에 읽으면서도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다. 그가 글을 읽는 어린 독자들에게 주고자 했던 것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잊혀진 소중한 것들을 되찾는 힘이었을 것이다. 빌딩의 숲을 이루고 있는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에서 우린 잊혀진 소중한 것들 되찾는 모험을 계속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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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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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내가 걷고 싶은 그 길]

출퇴근 길에 늘상 걸어가게 되는 그 길가에 어느날 헌책을 가득 실은 트럭이 나타났다. 이 트럭은 대문짝만하게 '책 팝니다'라는 문구를 내다 걸었다. 아파트 단지를 누비면서 다니는 전집상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그 곁은 지나는데 간의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살피니 그 트럭의 주인인 듯하다. 그는 책을 팔 생각보다는 자신의 독서에 탐닉한 듯 보였다. 이내 난 그 트럭에 실린 책들에 눈길이 갔다. 내 예상과는 달리 그 트럭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아파트를 누비고 다니던 트럭들에서 쉽게 보이던 아동 전집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팔기에는 조금 낯선 낡은 책들이 즐비할 뿐이었다.

낡은 책들이 즐비하게 놓인 트럭과 그 트럭 옆에서 책을 팔기보다는 독서에 탐닉하고 있는 트럭의 주인..이 둘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 조화로움은 중학교 시절 마음 맞는 친구와 청계천 헌책방을 누비고 다니던 그 기억 속으로 나를 이끌었다.

유럽의 책마을 순례기라고 하는 이 책 역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창 책읽기에 열을 올리던 내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자꾸만 나를 이끄는 책이었다. 물론 길가에서 보았던 책파는 트럭과 책팔기보다는 책읽기에만 여념이 없던 그 트럭 주인도 생각나게 했다.

유럽은 과연 어떤 곳일까? 아직 한번도 여행해 본 일이 없는 내게 유럽은 책 속에서만 얻는 정보로 넌즈시 아는 곳이다. 이 곳 사람들은 최신식에 대한 추구보다는 과거의 것에 대한 동경과 그 가치의 순수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헌책에 대한 그들의 애정도 그러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순례를 할 정도로 찾아갈 곳이 많은 유럽의 헌책방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지켜나가려는 사람들의 고집이기도 한 것 같다. 그에 비해 개발화라는 명목으로 즐비하던 헌책방이 점차 사라져가는 청계천이나 새책이나 신간만을 고집하는 독자들이 많은 우리 나라는 과거의 때묻음 보다는 새로움만을 너무 추구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형 서점에 가면 많은 책들을 살필 기회가 주어진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편안하게 책들을 훑어보고 정작 살 때는 자신이 보던 책은 꽂아두고 더 고르고 골라서 새책을 산다고 한다. 누구나 다 마찬가지 심산이겠지만 ...정말로 책을 좋아한다면 책의 겉모습 보다는 그 가치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아직도 제대로 된 독자로 책읽기를 하려면 나 역시 먼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내가 가야 하는 그 길 가운데 유럽의 책마을 같은 옛 것에 대한 정겨움이 묻어난 잔잔한 곳이 그 길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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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풍속화는 무엇을 말해 줄까 - 풍속화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주제별 그림읽기 4
이주헌 지음 / 다섯수레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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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풍속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시작]

그림에 문외한이었던 내가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이주헌님의 책을 통해서였다. 미술을 딱딱한 사조 중심으로 이야기 하는 대신 마치 수필을 읽는듯한 느낌으로 가볍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이주헌님 글의 특징인 듯 하다. 특히 다섯수레의 주제별 그림읽기 시리즈는 장르별 그림을 한 권씩 소개하면서 그림에 초보자들이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주제별로 그림을 소개해 주고 있다.

이미 풍경화, 인물화, 역사화 세 시리즈를 내 놓았고 이번에는 풍속화를 다루고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 시리즈는 장르별로 책이 소개되는데 이번 풍속화의 경우는 장르라는 개념을 새롭게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처음에 풍속화라고 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우리 나라 화가인 김홍도의 그림들이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고 있는 것이 풍속화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서양미술사에서 장르별 구분에는 풍속화에 대한 정의는 내 생각과 많이 달랐다. 역사화,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 식의 장르 구분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그림들을 따로 부르는 말이 풍속화라고 한다. 즉 우리나라의 풍속화와는 조금 다르게 범위가 좀더 광범위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풍속화로 소개된 주제별 그림을 살피니 참으로 다양하다. 풍자와 해학이 담긴 풍속화를 비롯하여 문화활동이나 여가를 다룬 그림, 어린이와 여성이 주가 되는 그림, 농촌과 도시의 이미지를 담은 그림, 사랑의 아픔과 환희를 다룬 그림,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 등..이 모든 풍속화를 자세히 살피면 우리 나라 풍속화에 담긴 해학과 풍자는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민이든 귀족이든 그들의 삶을 다룬려는 모습도 비슷하게 보인다.

가장 첫 그림으로 등장하는 브뢰겔의 [둥지도둑]에 담긴 해학과 르누와르의 조금은 사치스러운 느낌의 [선상파티], 생계를 위해 말대신 마치를 끄는 러시아 어린이의 눈물겨운 삶을 표현한 페로프의 [트로이카],농촌의 삶을 표현한 밀레의 [이삭줍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맞춤이라 극찬을 받는 클림트의 [키스], 인간에 의해 도살되는 동물의 권리를 말하고 싶어하는 듯하 레인의 [도살된 소]등의 그림이 모두 풍속화에 속한다 .어찌보면 연관성이 전혀 없는 듯한 이 그림들이 풍속화라는 범주에서 함께 이야기 될 수 있는 것은 서양 풍속화의 장르 개념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한다.

이주헌님의 차분한 이야기 흐름 속에 소개되는 주제별 그림을 맛보면서 서양 풍속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시작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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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롱께롱 놀이노래
편해문 지음, 윤정주 그림 / 보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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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다~노래도 부르고 전래 놀이도 실컷 하고]

 

"방구 방구 나가신다~ 대포 방구 나간신다~

먹을 것은 없어도 냄새나 맡아라~"

하하~ 정말 재미있는 놀이노래가 가득 숨어있는 책이다. 이미 보리의 어린이 노래마을을 통해서 보리의 노래그림책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터라 이번 책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 책과 노래를 따로 하지 않고 시디의 노래를 틀어주면서 아이와 함께 책을 보았다.

단순화한 그림 속에는 옹기종기 모여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이 가득하다. 오늘날 아이들은 잘 모르는 노래들이지만 기성세대는 어렸을 때 골목길에서 실컷 불러재끼던 노래라서 듣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진다. 어릴 적 뛰놀던 좁은 골목길에 대한 기억이 확 밀려오는 느낌이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이 책은 노래놀이로 구성된다. 목차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미소짓게 된다. 께롱께롱 동네 한 바퀴, 께롱께롱 들놀이, 께롱께롱 말놀이, 께롱께롱 저녁놀이...참으로 친절하게도 놀이마다 구분을 지어주었다. 책에 그려진 그림 자체도 귀엽지만 아이들이 불러재끼는 노랫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림의 맛이 더해진다. 방귀나 먹으라고 소리쳐 대는 노래나 어린 아이들의재미난 말놀이는 정말 최고의 웃음을 선사한다.

"아가리 딱딱 벌려라~ 열무김치 나가신다. 아가리 딱딱 벌려라~ 열무 김치 나가신다."

책을 보던 작은 아이는 아가리가 뭐냐고 묻는다. 아이들에게는 낯선 이런 말들이 어른들에게는 아마 더없이 정겹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내가 그랬으니 말이다.^^

신나게 노래를 듣고 책장을 넘기다 보면 노랫속의 아이들과 어느새 놀이마당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 가락과 악기의 선율이 적절하게 어울어져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걸까?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유명가수의 '텔미'라는 노래와 춤을 다 안다는 말에 우울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유행가 대신에 아이들일 즐기면서 꽁알꽁알 불러댈 우리 노래를 좀더 많이 들려주면 어떨까? 큰 아이가 클 때는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을 유치원에 알려드렸는데 이제는 작은 아이 유치원에 깨롱깨롱 놀이노래를 알려드려야겠다. 노래를 부르면서 책의 뒷 부분에 나오는 '이렇게 놀아요'를 통해서 전래놀이도 실컷 즐길 것 같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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