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쟁이 왕털이 사계절 저학년문고 40
김나무 지음, 윤봉선 그림 / 사계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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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인정하는 순간 용기있는 자가 되는 거야]

어려서 가슴이 무너져내릴 정도로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쳐대본 경험은 모두 가지고 있을 게다. 많고 많은 순간 중에서도 가장 가슴의 방망이질이 요란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가장 처음으로 부모님께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던 순간? 혹은 아주 친했던 친구에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을 둘러대는 순간, 혹은 많은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선생님께 거짓 대답을 하는 순간? 참으로 많은 순간 우리는 가슴에 방망이질을 해대면서 살았다.

그런데 이 방망이질 소리가 시간이 흐르면서 참으로 묘하게 돌아간다. 어려서는 작은 거짓말 하나에도 천둥소리만큼 커다랗게 쳐대던 방망이질 소리.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큰 거짓말을 하고 가짓수가 빈번해지는대도 오히려 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짓말에 익숙해져서인가?하는 부끄러움이 고개를 슬며시 쳐드는 순간이다.

사실 뻥쟁이 왕털이라는 제목만큼 왕털이는 뻥을 잘치는 여우는 아니다. 단지 왕털이가 본의아니게 둘러대는 거짓말이 가져오는 결과를 더 강조하고자 한 것뿐이지, 어쩜 왕털이는 뻥쟁이가 아니라 뻥을 인정한 용기있는 여우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재미는 인간과 여우가 한데 어우러진다는 설정이다. 옛날 이야기 속에 나오는 여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 늘상 사람 가까이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착한 여우보다는 인간의 간을 먹고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여우로 등장해서 등꼴을 오싹하게 하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아마도 작가는 우리 옛이야기 속의 여우들이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인간과 여우가 함께 어울어지도록 꾸미지 않았을까 싶다.

용기있는 대왕여우의 후손이 되고자 할머니 여우와 함께 인간마을에 내려와 아이들과 한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왕털이. 왕털이는 숲속의 여우이자 동시에 시골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살들마을 학교에서 따돌리는 힘있는 아이들에게 치이기도 하고 약한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서로 돕는 모습이 도시속에 온 살골아이를 연상하게도 한다. 여하튼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한둘 늘어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 여우에게도 상처를 입혔다는 생각을 하면서 두 여우는 다시 지리산자락으로 돌아오게 된다. 조금은 초라하게도 여겨지겠지만  왕털이가 돌아올 때는 처음 출발했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겁많고 소심하던 왕털이 대신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용기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성장했으니 말이다. 마지막에 왕털이에게 날아온 아이들의 편지만 보아도 거짓말을 인정하는 용기야 말로 진정한 친구를 얻을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진실을 얻어가게 한다.

거짓말 하나에도 아직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사는 아이들은 분명 왕털이의 용기를 배워갔을 것이고...늘어난 거짓말에도 두근거리지 않는 가슴을 안고 사는 어른들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다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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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아랍 동화 일러스트 명작만화 3
로랑스 끌레망 지음, 박창호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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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버려라~]

보통 만화라고 하면 아이들은 환영하는 반면 엄마들은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만화에서 가장 경계하는 점 중의 하나가 조금은 난잡한 문구와 그림들이 늘 거슬린다는 점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책들도 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만화의 경우는 그런 코믹함이 필수요소인 것처럼 들어가 있는게 사실이다.

사실 처음에  미래아이의 일러스트 명작만화를 대할 때는 만화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없었던게 아니다. 문구나 그림에 대한 염려를 가지고 책을 대했으나 이미 그런 우려는 뒷전이 되었기에 이번 아프리카 아랍동화도 기대를 가지고 보았다 .이번 책은 전에 읽었던 이솝 이야기보다 훨씬 흥미롭고 새고운 이야기가 가득하고 한층 폭넓고 다양한 일러스트로 채워져 있었다.

아프리카나 아랍동화의 경우는 우리에게 생소한 점이 있기에 우선 이야기 면에서 신선한 감이 많았다. 물론 한번 쯤 들었음직한 이야기도 있지만 널리 알려진 이솝이야기나 안데르센과 같은 동화보다는 읽는 재미가 더했다. 그리고 일러스트에는 19개의 동화에 서로 다른 그림작가의 역량이 투영되었기에 글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그림을 구경하는 재미도 더해진다. 일러스트와 만화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시리즈명에서야 친숙한 감을 갖고자 일러스트 만화라고 했지만 만화컷을 빌되 칸마다 그려진 그림은 멋진 일러스트임이 분명하다.

일러스트 명작만화라고는 하지만 이야기에서 끌어오는 교훈과  '함께 생각해 보아요'코너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아프리카 동화 중에 <구두쇠>나 <한줌의 흙>에서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배푼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좀더 심도있게 생각할 기회를 주고 아랍동화 중에서 <뱀과 금화>에서는 호의에 대한 배신과 욕심이 부르는 화, 더 나아가 호의를 배풀기 위한 마음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였다. 재미있는 동화와 심도 있는 생각거리를 이끌어 낼 동화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만족스러운 책이다.

사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나 할까? 너무 장난스러운 말과 우스광스러운 그림이 난무하던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재미와 가치를 가진 작품이 충분히 나올 수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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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발공주와 일곱 마리 코끼리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3
알베르트 벤트 지음, 윤혜정 옮김, 마리아 블라제요브스키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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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공주처럼 넌 건강한 흑진주 공주란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울 때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통해서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성장해 갈 때이다. 물론 읽는 책으로써의 재미를 함께 자기고 있다면 두 말할 나위 없이 금상첨화가 된다.

남들과 비슷한 것은 눈에 뜨이지 않지만 그 비슷함 때문에 도드라지지 않아서 놀림을 받거나 곤경에 처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남들과 조금 달랐을  때 그 도드라짐이 놀림의 대상이 될 때 이것을 어떻게 받아넘기느냐가 문제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놀리거나 얕보면 금방 위축되곤 한다. 내게 무슨 문제가 있나? 내가 잘못했나? 난 안돼..라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찬찬히 살피면 남과 다른 차이에서 분명 남과 다른 장점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헤르미네는 남들보다 통통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이런 헤르미네를 놀리는 짖굳은 사람이 있으니 바로 리잔더 삼촌이다. 삼촌이 놀리는 것도 의아했지만 더욱더 의아하고 놀라웠던 것은 바로 헤르미네의 당당함이다. 남이 돼지라고 놀리더라도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좋은 자신의 장점이 있음을 말하는 자신감..정말 부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읽던 딸아이도 헤르미네의 자신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는가 보다.

산사태로 막힌 길위에서 서로를 탓하면서 늘어선 사람들 사이에서 코끼리가 춤을 추게해서 길을 트게하자는 기발한 제안을 실행시킨 사람도 다른 아닌 헤르미네였다. 결정적으로 코끼리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길잡이 노릇을 해 준 것은 보들보들한 발을 가지고 있는 헤리미네의 멋진 춤솜씨였다.

늘 남보다 검은 피부때문에 놀림을 받는 딸아이게 엄마인 나는 검은 피부는 건강한 피부라고 늘~ 강조해 주지만 아이들에게서 받는 상처에 무관심해지는 것은 어린 딸로써는 힘든 일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소녀가 자신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마음에 두고 당당해 지는 모습 ,바로 그 모습이 이 책이 우리딸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자 가르침이다. 이제 보들보들 발공주처럼 딸아이는 건강한 흑진주 공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랄 뿐이다. 지금도 딸 아이는 거울을 보면서 연신 하얀 이를 들어내면서 웃는 연습을 한다. 마음을 가득 채울 자신감과 장점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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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또 무슨 생각 하니? 작은 곰자리 3
라니 야마모토 지음, 부수영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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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과 생각을 통해 쑤욱~ 자란는 아이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과연 이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무슨 생각으로 가득 찼을까 궁금해지는 때가 많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종종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분명 아이들과 같은  시기를 거쳤건만 그때를 더듬어 기억을 해보려 하지만 도무지 그때의 기억도 정서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의 난 어른이 되어서 머리로 아이들을 이해하고 있는 다른 어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주 속에 그려진 창문..집안의 창문도 아니고 우주 속의 창문을 통해서 우주 한가운데 있는 아이라니? 사실 표지 속에서 약간의 불균등을 느낀 나와는 다르게 7살 아이는 아이들의 심성으로 표지 속의 아이의 상상을 벌써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어른과 아이들의 차이인지^^;;

비가 오는 날, 앨버트는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이런 저런 놀이를 한다. 혼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가 뭘까? 그것도 비오는 날 약간은 갖힌 느낌을 가지고 말이다. 그렇지만 앨버트(여기선 어린 아이들의 대명사가 되려나?)는 주변의 소품을 이용하고 자신의 상상력으로 갖가지 놀이를 심심찮게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영락없는 아이들이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러다가 문뜩 나는 어디에 있지?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런 작은 의문이 생길 때 비로소 아이들은 성장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속한 집을 생각하고 집이 있는 동네를 생각하고 그러다 동네가 있는 나라 ,나라들이 모인 지구, 지구가 속해있는 우주....그 넓은 우주 한 가운데 모래알 같이 작지만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앨버트는 알아간다. 바로 잠시동안의 생각을 통해서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이 문득문득 하게 되는 상상과 질문을 결코 허튼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동그란 눈을 굴리며 작은 머리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할 때, 바로 그 때 아이들은 쑤욱쑤욱~ 커간다는 사실을 엿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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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에 빠진 수학 - 논리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수학동화
권재원 글, 남궁선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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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판타지 소설의 흥미로움과 수학적 지식을 한꺼번에.]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약력을 읽는 나쁜?버릇이 있다. 이 작가가 쓴 책 가운데 나와 친분을 맺고 있는 책이 과연 있는지 먼저 알고 넘어가니 말이다. [10일간의 보물찾기]라는 책을 통해서 이미 수학동화를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을 알기에 일단 흥미로움을 가지고 접근했다. 수학동화도 진화하는구나~싶게 점차 판타지 영역을 차지하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수학적 사고를 함께 담아가는 것 같다.

함정에 빠진 수학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학을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무한수의 한계에 부딪혀 함정에 빠진 모습, 주인공이 수의 세계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이 노출된다. 그렇게 수와 부딪히고 해결하면서 함정을 통해서 수를 인식하고 친근하게 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수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수학천재소년 용마와 수라면 관심도 없던 사촌 해수가 빨려들어간 수의 세계는 흥미로운 수학거리들로 넘친다. 모든 수학동화에서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수적문제를 들고 나오면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의 공식과 원리가 설명되고 있다 . 수학의 혼란스러움을 하나씩 해결할 때 마다 수의 세계에서 잃어버렸던 자아에 대한 기억을 찾는 용마는 수와 친근해져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그런 용마를 통해서 수학 세계를 경험하고 수와 친근해져 가는 해수 역시 아이들의 또 다른 모습이다.

모험을 끝내고 돌아온 아이들을 보면서 수에 대해서 모를 때는 혼란스러움을 많이 느낄 수 있지만 알면 알수록 그 규칙적이 질서를 인지하게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함정에 빠진 수학을 구해보고 수와 친근해지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는 판타지 소설로써의 흥미로움과 수적 지식을 한꺼번에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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