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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선생님, 프랑스 가다 - 교과서 들고 떠나는 세계과학문화기행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9
김태일 외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7월
평점 :
[문화기행과 과학의 결합-과학책에 대한 편견은 가라]
과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의례히 찾게되는 곳은 박물관과 과학관, 그리고 과학전시회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사실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전시회가 많은 요즘 전시회를 찾아가보면 다소 실망스러운 때가 적지 않다. 프린트해서 설명문과 사진을 붙여놓은 것은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에게 어울릴 만한 내용이지만 직접 체험을 하는 부분은 유아들이 좋아하는 정도일 때가 많다. 약간은 언발란스한 과학 전시회와 부분적인 체험만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좀더 생동감있고 친절한 과학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소년 도서로 선보인 [세계과학문화기행]시리즈인 <과학 선생님, 프랑스 가다>라는 책을 대하면서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을 했었다. 과학에 집중할 것인가? 문화기행에 집중할 것인가? 대부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책일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양분법적인 생각으로 책을 대했다.
아무리 아이의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엄마라고 해도 대부분 과학에 문외한인 일반부모들과는 달리 책 속에서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이미 과학교육에 오랫동안 종사한 베테랑 과학샘들이다. 이들이 보는 프랑스의 과학 문명은 과연 어느정도일까? 여행기행서의 느낌도 풍기면서 아이들과 함께 오른 프랑스행 비행기 안에서부터 남다른 과학에 대한 정렬이 곳곳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비행기가 뜨자 부풀어오른 과장 봉지를 보고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과학샘들의 강연, 기압이 낮아지면서 부피는 팽창하고 그로 인해 밀봉된 제품이 빵빵해짐은 물론 우리 몸 속에도 가스가 늘어 요상하게도 방귀가 자주 나오게 된다는 설명까지 유쾌하게 프랑스 비행기 안에서부터 소소한 과학적 설명을 듣게 된다.
네 명의 선생님과 두 명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프랑스 여행 속에서 이들이 찾는 것은 프랑스 속의 과학박물관과 전시관만은 아니었다. 곳곳에 숨어있는 과학과 더불어 존중되고 보호되는 문화와 예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찾아가기 쉽지 않은 장소에 대한 설명과 배운 것을 나열하는 정도라면 구지 책이 아니라도 다양한 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보면서는 과학샘들이 방문한 곳에 대한 정보 외에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프랑스적인 과학적 가치관이라고나 할까? 단순 전시위주가 아니라 되도록 생활속에서 찾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화 하고자 위성에서 찍은 프랑스 시내의 모습을 바닥에 그려놓는다거나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 그리고 문화 예술의 도시인만큼 예술과 과학의 연결고리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처음에 우려했던 이도 저도 아닌 책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읽는 와중에 진작 날아가 버렸다 .과학샘들과 아이들의 생생한 파리 현장보고에 문화기행과 함께 과학적 가치도 충분히 찾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장에서 찍은 생생하고 다양한 사진을 보는 재미는 물론 각 여행지마다 다른 샘들이 다른 문체로 기록한 글을 보면서 더욱 생동감을 느끼게 된다. 과학책도 이제는 감동과 재미가 겸비될 수 있겠구나!하면서 과학책에 대한 편견을 조금씩 낮추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