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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보물 ㅣ 보림한국미술관 5
김경미 외 지음 / 보림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새롭게 찾은 조선 왕실의 위엄과 기품]
아이들에게 익숙한 역사 속의 우리 나라를 꼽아 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조선과 고구려가 아닐까 싶다. 고구려가 부각된 것은 중국의 동북공정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니 폋 해 되지 않았고, 예나 지금이나 가장 가까운 시기의 조선을 쉽게 떠올릴 것 같다. 가장 익숙하다고 여기면서도 실상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라가 또한 조선이 아닐까 싶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사극을 하면 항상 사용되는 복식과 물건 등 시대를 재현한 것들이 논란이 된다. 최대한 재현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야 하는데 보통이기에 이것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약간의 변수를 두면서도 많은 부분을 흡수해버리는게 사실이다. 어른들은 조금은 가려보는 눈이 있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보이는대로 받아들이기에 사극을 함께 보면서는 약간의 걱정이 함께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조선 왕실의 보물편을 보면서는 요즘 한창 하는 드라마의 이모저모와 함께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는 민속박물관에 비해 중후한 맛이 느껴지지만 어딘지 모르게 갑갑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서민적인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약간의 반감이랄까? 잘 모르고 지나쳤던 많은 것들을 책에서 자세히 살피니 그때는 몰랐던 조선 왕실의 위엄과 기품을 다시 찾는 느낌이 든다.
궁에 가면 임금님의 자리에 늘 있는 일월오봉도는 임금님을 대신해서 상징하는 그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찬찬히 살펴보지는 못했는데 그 안에 담긴 다양한 그림과 사용되는 색을 음미해 보니 상징을 통한 기품과 나라를 잘 다스림에 대한 염원이 담겼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원화성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수원화성행차도를 청계천에 그려진 벽화로 보았을 때 왜 임금님이 탄 가마에는 임금님이 그려져 있지 않았을까? 앞에는 앞서가는 가마와 행렬이 왜이리도 많은가 싶었는데 그에 대한 의문은 책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풀어갈 수 있었다. 임금님의 모습은 함부로 담지 않고 모든 것을 상징화 해서 나타냈다고 한다. 임금님이 앉는 어좌나 용상, 일월오봉도가 바로 그러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임금님의 모습은 담을 수 없을까? 아마도 모든 임금이 용안을 그렸을 거라고 추측되지만 남아있는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당대 최고의 화가들에게 그리게 했다는 임금님의 초상화를 보면 섬세함을 통해서 기품과 위엄을 한층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불에 타서 다시 그렸다는 영조의 초상화의 경우 용안을 제외한 몸은 김홍도가 그렸다는데 그 그림이 맞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무겁게 느껴지던 국립고궁박물관을 다시 찾는다면 새롭게 찾은 조선 왕신의 위엄과 기품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리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고 아끼게 된다니 이제는 드라마 한 편에서 보이는 궁의 물건 하나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책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