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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해설 도감 -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나무의 모든 것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진선출판사의 도감 시리즈는 우리 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큰 아이가 7살 때 봄프로젝트 수업으로 들꽃을 관찰하면서부터 우리집에는 자연도감이 하나씩 늘기 시작했다. 민들레와 개나리밖에 모르던 딸과 나는 그 해 봄부터 길을 가면서 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습관이 생겼다. 바로 도감에서 보았던 이름모를 들꽃을 하나씩 익히기 위함이다. 그렇게 해서 조금씩 들꽃에 익숙해 갈 무렵, 나무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에 들꽃과 눈을 맞추면서 익숙해지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리더니 나무 역시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진선의 [나무쉽게찾기]도감은 이미 마련해 놓은 터라 산에 가면서 작은 도감을 가방에 넣고 이리저리 비교해 보고 있던 중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나무 해설 도감]은 [나무쉽게찾기]에 비해서 판형이 아주 크고 한 나무에 대한 사진이 다양하게 실려서 나무에 익숙하지 않은 딸과 나에게 한층 업그레이드 된 나무 정보책이 되어주고 있다.
대부분의 나무나 꽃의 경우는 계절별로 나누거나 혹은 꽃의 색깔로 구분해서 찾도록 정리되는게 보통이다. [나무 해설 도감]의 경우는 꽃의 색깔이나 계절로 구분한 것이 아니라 겉씨식물문과 속씨식물문으로 나누고 그 속에서 강,목으로 구분해서 나무를 소개한다. 그렇게 소개된 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약 150여종에 대한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나무 하나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면 나무에 대한 기본설명을 바탕으로 꽃과 열매, 나뭇잎의 자세한 모습, 수피(나무껍질), 겨울눈, 전체모습을 사진자료로 담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나무를 볼때 계절별로 유심히 살피는 경우가 드물어서 대개 꽃이 피면 그 나무를 알아보는 정도인데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자료를 살피면 계절에 불문하고 나무의 모습을 익히는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나무에 조금 관심을 갖던 사람이라면 혼동되었던 자료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얻을 수 있다.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속의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의 나뭇잎을 구분하고 도토리의 생김새를 비교하는 사진자료는 그동안 혼동되던 참나무 종류를 알아보는데 정말 유익한 자료가 된다. 이 외에도 산딸기나 단풍나무의 다양한 종류, 부록을 통해 나무의 구분법과 꽃과 잎, 열매의 상세한 설명 또한 들을 수 있다.
너무 큰 판형이라서 이 책을 들고 산에 오르기는 힘들고 산에 오를 때는 작은 [나무쉽게찾기]도감을 가지고 다니고 집에서 혼동되는 나무를 찾거나 다양한 자료를 얻고자 할 때 [나무해설도감]을 보면 좋을 것 같다. 자연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아이들과 살피고자 한다면 [나무쉽게찾기]와 [나무해설도감] 둘 모두 소장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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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을 앞두고 아이들과 <우리 뒷산 나무 탐색하기>라는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매봉산에 오르기로 했다. 큰판형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무해설도감]과 나무 수피와 잎을 관찰하고 탁본을 뜰 종이와 도구, 사진기를 가지고 뒷산에 오르는 길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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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면서 나무를 만나면 우선 책에서 어떤 나무인지 수피와 잎을 보고 나무명을 먼저 찾기로 했다. 우선 어떤 나무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그 나무의 수피와 잎의 특징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 이름을 찾아낸 다음에 수피를 비교하기 위해서 탁본을 뜨는 작업을 했다. 생각보다 수피 탁본하기는 쉽지 않았다. 나무 껍질이 너무 울퉁불퉁한 것은 크레파스를 칠하는 자체가 힘들고 너무 매끄러운 수피를 가진 나무는 크레파스로 탁본하면 모두 색칠이 되어 별로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무의 껍질을 탁본한 다음에는 그 나무의 나뭇잎을 탁본했다.
*나뭇잎 탁본할 때 주의점..
딸아이가 3학년때 학교에서 탁본한 경험을 살려 알려준 주의사항이다. 대개 나뭇잎의 앞면을 탁본하기 쉬운데
뒷면에 잎맥이 잘 나왔기 때문에 뒷면을 탁본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나뭇잎을 얇기 때문에 색연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길에서 흔히 보는 은행나무. 은행나무의 수피(나무껍질)은 상당히 거칠고 우툴두툴한 편이다. 탁본을 뜨면서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했는데...은행나무를 능가하는 거친 수피를 가진 나무가 있으니 바로~~
산에서 흔히 보는 아카시나무이다. 우리가 보통 부르는 '아카시아'는 틀린 말이고 학명으로 아까시나 아카시가 맞다고 한다. 아카시의 수피를 자세히 보기는 처음인데 은행나무가 울고 갈 정도로 정말 울퉁불퉁한 거친 수피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사람들에 의해서 목재가 될 만한 나무는 다 잘리고 그 자리에 아카시나무가 심어졌다고 해서 사람들로 부터 외면당하던 아카시나무..번식능력과 생존능력이 뛰어난 아카시는 베어낼수록 그 뿌리는 옆으로 길게 뻗어 다른 나무는 못자라게 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딸아이는 느티나무와 벗나무를 잘 구분하는데 난 아직 그 구분이 잘 안된다. 두 나무를 비교하면 잎사귀도 비슷하고 나무수피도 비슷한 편이다. 위가 느티나무이고 아래가 벗나무인데 가만 살피면 옆으로 벌어진 것(이것을 보통 "나무의
입"이라고 한다)이 선명하게 많은 것이 벗나무인 것 같다. 그리고 잎은 비교해보니 버드나무의 잎은 둥금편이고 느티나무는 잎이 좀 더 날씬한 편이었다.
너무도 이쁘게 피어있는 이 빨간 꽃은 바로 명자나무꽃이다.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명자나무의 꽃과 함께 나뭇잎을 찍어왔다.
명자나무는 나뭇잎이 나는 방식이 상당히 독특했다.자세히 살피니 나뭇잎이 3개가 한쌍을 이루어서 피고 있었다.아랫쪽에 작은 나뭇잎 두개가 큰 잎 하나를 바치듯이 피어 있는 모양새를 한다.
도대체 무슨 나무인지 궁금해서 길을 가다가 바닥에 앉아서 한참을 찾은 나무이다. 드디어 찾았다~~바로 백당나무라고 한다. [나무해설도감]에서는 잎이나 꽃으로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헤메다가 책의 뒷부분에 부록으로 나온 꽃부분에서 장식용으로 사용되는 꽃에서 백당나무를 찾았다. 비슷한 꽃도 있었지만 잎사귀가 특이해서 찾을 수 있었다. 한참을 책에서 찾다가 나무 이름을 발견했기에 기쁨의 한 컷^^
이건 과연 무엇일까요??
아이들에게 길을 가다 쉴겸 퀴즈를 냈다. 두 아이 모두 잎사귀만 보고 무슨 꽃인지 못알아챈다.
힌트~~이건 봄에 노란 꽃을 피웁니다~~
그래도 갸우뚱하다가 작은 녀석이 "개나리~~"하고 정답을 맞췄다.
개나리를 맞췄다고 좋아하는 둘째의 모습이다.오르는 내내 개나리 잎을 보고 확인하면서 이번에 개나리나무를 확실히 배웠다. 봄에 꽃이 피면 개나리라고 모두가 알아보지만 꽃이 지고 점차 잎이 무성해지면 그 흔하던 개나리를 못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눈여겨 보았던 나무, 개나리이다.
소나무 수꽃 위에 핀 암꽃이 너무도 특이해서 담아왔다. 주로 수꽃만 눈여겨 보고 잘 보이지 않는 암꽃은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 이 둘이 결혼할까?"했더니 "아니~~다른 나무에서 날아온 꽃가루랑 하지..식구끼리 결혼하면 안되잖아~"라고 한다. 어디선 들은 건 있어서^^
소나무의 경우 암꽃과 수꽃이 한데 피지만 다른 나무와 수정을 한다는 사실 한가리를 다시 확인해 본다.
아이들과 [나무해설도감]과 탁본 뜰 여러 재료를 가지고 3시간 가량했던 <우리 뒷산 나무 탐색하기> 탐험. 비가 올 것 같은 꾸물거리는 하늘을 보면서도 아이들을 집에 가지 않겠다고 계속 산을 오르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나무와 들꽃을 보느라 여념이 없던 시간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딸아이 하는 말이 "엄마, 오늘은 산에 있는 나무들하고 더 친해진 것 같아. 내가 무슨 나무인지 알게 되니까 더 그런가봐"라고 한다. 아이 말이 맞다. 무엇이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인 것 같다. 그냥 길에서 보이는 모든 나무를 '나무'라고 명명하던 것에서 내게 익숙한 것들을 보면서 '은행나무','느티나무'하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또다른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자라겠구나 싶다.
집에 와서는 산에서 하나씩 익혔던 나뭇잎과 탁본한 것을 깔아 놓고 직접 하나씩 맞춰보면서 다시 한번 나뭇잎의 생김새를 확인해 보았다.
산에서 탁본할 때 사용했던 나뭇잎은 모두 버리고 새로운 것을 하나씩 담아왔기 때문에 크기나 모양이 약간씩 달랐지만 아이들은 금새 나뭇잎을 찾아서 올려놓는다. 산에서 나무들과 눈을 맞추면서 그새 친해진 모양이다^^
그리고 산에서는 미처 비교해 보지 못했었는데 집에서는 여유있게 [나무해설도감]에 설명된 나무의 잎과 생김새를 비교하교 잎맥도 살펴보았다.위의 나뭇잎은 ??바로 목련의 잎사귀이다. 목련은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더 넓어서 알아 보기가 쉽다.
아이들이 모아온 나뭇잎을 커다란 도화지에 하나씩 붙이면서 나뭇잎의 이름을 써보았다. 뒤돌아서면 가물가물한 나뭇잎들이지만 이렇게 하루종일 보고 눈을 맞추고 다시 이름까지 써 주었으니 아이들에게는 정말 나무와 친해지는 하루가 된 것 같다. 딸아이의 말대로 오늘은 나무와 친해지는 특별한 하루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나무해설도감]과 함께 한 <우리 뒷산 나무 탐색하기> 탐험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