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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쁨 - 이해인 시집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08년 3월
평점 :
[생에 감사하게 만드는 작은 기쁨을 얻었어요]
살면서 사소한 작은 것들에 기쁨과 슬픔을 느끼면서 사는게 당연하지만 우린 감사함보다는 늘 고민스럽고 힘든 일을 더 많이 기억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기쁨의 순간보다 오래도록 기억되는 힘든 순간때문에 사는게 힘들다고 여기는 때가 더 많아지는게 아닐까?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은 따뜻함과 감동을 전해준다는 주위의 찬사를 뒤로 하고 사실 난 그녀의 시집을 한 번도 읽지 않았다. 시에대해서 익숙하지 않음 때문이기도 하고 시를 읽을 마음의 여유도 없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내가 [작은 기쁨]의 시를 몇 편 읽다가 불쑥 내뱉은 말은...
"난 아무래도 너무 나쁜 사람인가봐..이 시 한편에 이렇게 큰 감동을 받는걸 보면 말이야.."
라면서 울먹이고 말았다.
[작은 소망]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가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자신이 타인에게 작은 기쁨이 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안달을 하면서 살았던 것일까? 모든 것이 나에게서 시작해서 나에게로 다시 오는 이기적인 삶을 부끄럽게 만드는 시였다. 그렇면서 작은 한 톨의 소금을 찾고자 시를 쓴다는 그녀의 삶의 자세에 고개 숙이게 만드는 시였다.
그렇기에 시를 쓰는 그녀의 자세는 창작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시인이 아닌 시를 쓰면서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시인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시는 ]이라는 작품 속에 담긴 한 구절만 보아도 그렇다.
썼다 지우고 지웠다 쓰고
오늘은 하루종일 쓰다 만 시가 적힌 종잇조각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즐거워한다.
시가 쓰여지지 않는 그 순간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서 그녀가 찾는 소금 한 톨의 행복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시에는 매 순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작은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눈뜨도록 하는 수많은 시들을 읽으면서 생에 감사하게 만드는 작은 기쁨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해인 그녀의 시를 읽게 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