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가 살아 숨 쉬는 박물관체험학습
한정영.김정숙.한대규 지음, 민재회 그림 / 늘푸른아이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중앙박물관 나들이에 함께 한 책]
 

아이들을 데리고 중앙박물관을 가보기는 처음이다. 집에서 멀지 않음에도 박물관이 갖는 무게감 때문에 아이들을 쉽게 데리고 가지 못했다. 실은 엄마인 나 혼자 박물관을 두어번 가보곤 이 많은 것을 어찌 보여줄꺼나~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책과 함께 박물관을 견학하기로 한 것이기에 박물관 관람 전에 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고 박물관에서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지를 정하고 가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에서 만든 책이기 때문에 신뢰를 가지고 제시해 준 유물을 찬찬히 훑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각 관에서 아이들이 놓치지 않고 보아야 할 유물에 대해 함께 소개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중앙박물관을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1층만해도 하루에 다 돌아보기도 힘들다. 적어도 3일정도를 계획하고 둘러보아야 알차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제시해준 부분과 장소를 비교하면서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우선 아이들과 전시1층의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다룬 곳을 전격 관람하기로 했다.

 

@구석기 신석기 시대 유물

 


이미지 전체보기


가는 곳마다 박물관 가장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선사시대 석기들..늘 보는 것이지만 도구로 나뉘어진 시대구분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피고 지나갔다. 어떤 석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시대구분을 하고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시대의 주요한 도구를 살펴보았다.
 

@신석기 시대-빗살무늬토기


이미지 전체보기

이미지 전체보기


신석기의 대표적인 유물로 등장하는 빗살무늬토기.. 이것도 지방에 따라 그 모양새가 다른다는 것을 유심히 보도록 하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밑이 뾰족한 빗살무늬토기는 모래바닥에 세우기 좋도록 뾰족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북쪽의 내륙지방으로 들어갈 수록 밑이 평평한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되어지는데 이것은 사는 곳에 맞춰서 변화된 토기 모형을 살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토기의 등장은 곡식을 저장할 수 있는 생산상태로의 변화임도 함께 살필 수 있다.

 

@청동기시대-농경문청동기


이미지 전체보기



이미지 전체보기






이미지 전체보기

드디어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된 농경문 청동기 앞에 도달했다. 책에서 소개된 것에 비해서 너무 작은 모양에 아이들이 조금 실망한 것도 같았다. 그림을 아무리 세세하게 들여다 보려고 해도 잘 안보이지만 실은 바로 뒷벽에 농경문 청동기에 그려진 것을 크게 그린 그림이 있다. 아이들에게 이 그림을 보면서 청동기 시대에 입춘이 되면 행해졌던 나경문화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자식을 많이 낳은 집안의 건장한 남자가 옷을 벗고 농사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나경은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우리 선조들의 바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농부가 들고 있는 도구 역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쟁기로 발전하게 되는 따비라는 농기구이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에 있는 솟대를 보면서 예전부터 새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여기고 바램을 담았다는 것도 함께 살필 수 있었다.


이미지 전체보기



청동기 시대에 사용되던 농기구를 재현해 놓은 모습
퀴즈~ 아이들에게 청동기 시대에는 청동기와 철기, 석기 중 과연 어떤 농기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을까 물어보았다. 예상대로 모든 아이들이 청동기~~라고 하지만 실제로 청동기시대에는 석기 농기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청동기의 출현시기를 청동기라고 하는 것이지 보급, 일반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주로 중요한 물건을 청동기로 제작하였을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철기 시대를 가도 철기는 주로 군사용품에 사용되고 농기구로는 청동이나 석기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한다.

 
@청동기-고인돌 분포



이미지 전체보기

청동기 시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인돌. 한반도는 고인돌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많은 양의 고인돌이 발견되는 지역이다. 세계의 절반정도가 한반도에 있다고 하니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박물관에는 우리 나라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고인돌을 지도와 사진으로 연결한 자료가 있었다. 이 자료를 보면서 책에도 이런 자료가 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원삼국시대-오리형토기


이미지 전체보기

삼국시대가 형성되기 이전의 원삼국시대. 이 때를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의 시기로 구분한다고 한다. 원삼국시대의 대표적인 유물로 무덤에서 출토된 오리형토기를 살펴보았다. 많고 많은 것중에 왜 하필이면 오리(새)모양의 토기를 만들었을까 물어보는 말에 아이들은 이쁘니까~라는 말 끝에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보았단 농경문청동기의 솟대를 떠올린다. 역시^^

원삼국 시대 뿐 아니라 새의 모습을 담은 유물은 무덤에서 많이 출토된다. 그것은 철에 따라서 이동하는 철새를 보면서 예전 사람들은 새가 하늘의 부름을 받아 갔다가 다시 오는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새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심부름꾼으로 여겨 사람이 죽으면 그 무덤에 새를 형상화한 토기등을 묻어 망자를 하늘까지 잘 인도해주기를 바랬다고 한다.

새모양 토기가 무덤에서 발견되는 또 하나의 이유도 함께 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


이미지 전체보기

고구려는 벽화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나라이다. 이 모든 벽화를 실제로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벽화는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아주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복식은 물론 가장 주목할 것은 온돌문화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뚜막이다. 작년에 유행했던 주몽을 보면서 방 한 쪽에 침대처럼 솟은 곳이 바로 고구려의 방에 있는 온돌이었음을 짐작하면서 보았는데 앙이들에게 이 부분을 설명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나중에 온돌문화의 정착과정을 좀더 정리해서 설명해 줄 필요성을 느꼈다.

 

@백제- 산수문양 벽돌


이미지 전체보기


백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백제금동대향로이다. 작년에 부여박물관에서 금동대향로를 보고 이보다는 늘 그냥 스쳐지나가는 백제의 벽돌에 대해서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기로 했다. 백제의 벽돌-잘은 모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닥에 까는 돌로 알고 있다.-에 새겨진 다양한 문양을 보면 백제인들의 섬세한 미적 감각을 볼 수 있다. 특히나 삼국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백제에서는 신선사상, 도교사상이 널리 퍼져있지 않았나 추측된다. 또한 이러한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관영수공업장에서 관리를 하면서 이들에게 박사라는 명칭을 주기도 하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디에서건 기술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대우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하니 안타깝다. 시대를 넘어 이러한 멋진 유물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니 말이다.

 

@신라 - 금관


이미지 전체보기

신라를 황금의 나라라고 칭할만큼 많은 금관이 많이 나왔는데 금관의 유래보다는 그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라의 왕은 정말 평상시때 금관을 썼는가? 잘은 모르지만 우리가 박물관에서 보는 금관은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실제로 썼다기 보다는 무덤에 함께 넣기 위해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또한 허리띠를 보면 다양한 문양의 것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데 이것은 지배자를 따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달려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하나하나보기도 했다. 약병? ,물고기 등등

이렇게 삼국을 중점으로 돌아보고 나오는데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좀더 시간을 들여 훈민정흠, 고려 도자기, 불교미술품 등을 관람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1층 로비에 있는 경천사10층석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고려의 불상이지만 목재건축양식을 빌어 지었고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해체와 재조립을 거쳐 이렇게 우리 앞에 서 있는 시대의 유물. 지식을 쌓기 보다는 우리 것과 우리 역사에 대한 소중함을 더 많이 담기 바라면서 중앙박물관 나들이를 마쳤다. 역시 뭐든지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고 그래도 책을 통해서 사진을 보고 조금이나마 정보를 얻고 관람할 곳을 정하고 온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미지 전체보기


이미지 전체보기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도사 2008-03-1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은체험학습중에서 백제역사문화만큼은 공주대학교 역사학과에서 직접운영하는 백제문화기획으로 다녀오세요. 아이들뿐아니라 어른들도 이제부터는 백제문화의 참다운 면과 역사를 제대로 보는 진면목을 갖추게 될것입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역사문화체험이 될것을 약속드립니다.
네이버카페 http://www.bjculture.co.kr/
 
팔레스타인 -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정당한가 고정관념 Q 13
오드 시뇰 지음, 정재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하건데 끝임없는 종교분쟁지의 하나인 팔레스타인지역과 그 가운데 함께 있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혹은 유대교와 이슬람교에 대해 무지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무지함 가운데서도 주워들은 것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 자체가 사회적인 편견과 고정관념을 그대로 축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피상적이고 일반적인 것이 사회를 관통할 때 그것이 진실이기보다는 조작된 여론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이슬람][유대교][팔레스타인] 이렇게 세 권의 책을 보면서 한 권이 아닌 세권을 동시에 읽는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우선 종교분쟁이라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두 종교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을 다시 점검해 볼 기회가 되고 그 다음에는 과연 이런 종교가 발단이 되어서 진정 팔레스타인지역전쟁이 지속되는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의 고정관념Q시리즈는 처음 접하기에 책을 만들어낸 곳을 살펴보았다. 이슬람과 유대교를 말할 때 주제가 누군가에 따라서 달리 기술될 수 있을거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고정관념Q시리즈는 프랑스의 '르 카발리에 블뢰'출판사에서 현재까지 130여권 가량을 계속 출간하고 있는 시리즈이고 고정관념의 집대성이 아니라 그거들이 발생하게 된 이유와 진실성을 담아내고자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 우선 그 의도에 신뢰성을 보내면서 나의 고정관념이 얼마만큼 비대칭적으로 진실성과 외면되게 자리잡고 있는지 궁금증을 가지면서 책을 접했다.

우선 세 권의 책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아무래도 지속적인 분쟁의 소지로 남아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책이었다. 이 분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슬람교와 유대교에 대한 종교적인 이해를 먼저 해야할 것 같았다.
우선 [이슬람]과 [유대교]의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두 종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의 오류를 되잡아 가는 시간을 갖게 된다. 누가 보아도 이슬람에 비해 유대교는 더 많은 지지를 받고 힘적으로도 우세하다는데 동감한다. 그런 유대교는 과연 핍박받던 민족이었는가부터 살피고 반면 이슬람교는 늘 호전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종교단체로 그려지는 고정관념부터 다시 짚어볼 시간을 가졌다. 실상 이런 부분에서는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늘 궁금증을 가지던 부분이다 한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이라하여 믿음이 아니면 죽음을 준다는식의 논리는 분명 이슬람교를 믿는 측이 아닌 곳에서부터 뻗어나갔을거라고 추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성지로써 공유되는 지금의 분쟁지역은 처음에는 이슬람교에 의해서 유대교도 인정하는 가운데 신성시되던 지역이었다는 것은 아이들의 책을 보아도 나오는 이야기이다. 첫 대립, 그것은 분명 십자군전쟁에 의한 것인데 이것을 타당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분명 없을 것이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슬람과 유대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의 종교 분쟁이 어떻게 시작되고 해결점은 과연 찾을 수 있는가를 생각했다면 먼저 이들의 분쟁에서 시작되었다는 고정관념부터 깨고 들어가야 했다. 피상적인 것은 성지를 찾기위한? 치열한 종교분쟁이지만 내막은 영토를 둘러싼 분쟁이었다고 한다.  수많은 협정이 이루어지고 이스라엘을 하나의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고 그에 팔레스타인을 하나의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면서 분쟁은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책을 보면서는 무장단체의 이미지가 강하고 전투적인 지하조직에 대해서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슬람과 지하조직에 대한 공격성을 인정하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솔직히 그것에 대해 기술하면서 작가는 희망없는 정치, 미래없는 정치에 대해서 좌절하는 국민들이 어쩌면 자살폭탄테러를 쉽게 택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는 말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이들에게는 진실을 찾기위한 투쟁이 절박하고 절실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격한 투쟁이 아닌 끈기와 인내로 저항하는 '수무드'투쟁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도 어쩌면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언제나 역사적인 분쟁은 민중이 아닌 기득권에서 시작된다. 책을 보면서도 난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팔레스타인 지역 뿐 아니라 종교적인 분쟁이라는 미명하에 지배계층간의 갈등으로 야기된 전쟁이 얼마나 많은가 ?팔레스타인 분쟁도 따지고 들어가면 그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분쟁에서 편을 드는 주변국은  힘의 논리에 의해 자국에 이익이 되는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또한 현실인 듯하다. 진정으로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저항과 투쟁이라는 목소리에 파묻히는 것 같다. 진정 평화를 원하는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종교에 목숨을 거는게 아니라 평안하게 살 가족의 삶의 휴식처를 위해 목숨을 거는걸게다. 그래서 이런 지식정보 책을 보면서 내가 오인하던 혹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인식을 하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늘 저리는 느낌이다. 지금 당장 해결되지 못하고 계속 분쟁속에서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어린이들이 눈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뭔가 실천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고 잘못된 고정관념을 다시 짚어보고 주변에 시선을 돌리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책을 통해서 얻은 바도 많아지는 것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바닷가에 눈먼 어부와 강아지가 살았습니다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7
김수연 지음 / 보림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소리가 들리는 그림책을 만나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 아니다. 이미 그 사실을 인정한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보기에 빠져들고 그리고 소장용 그림책을 하나둘 모으고 있는 것을 이미 경험했었다. 나 또한 그런 엄마 가운데 한 사람이니 말이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해 주지만 글 속에 담긴 의미외에 그림에서 찾는 숨은 의미가 책을 읽는 맛과 멋을 더해준다. [어느 바닷가의 눈먼 어부와 강아지가 살았습니다]처럼 글자 없는 그림책을 대할 때는 그림에 숨어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찾아내는 묘미가 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경우는 현란한 색채를 많이 사용하는 요즘 그림책과는 달리 판화 제작으로 단색을 사용하여 다소 밋밋하면서도 깔끔한 영상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눈먼 어부가 자신의 강아지를 데리고 고기잡이를 나가서 벌어지는 하룻동안의 이야기...아무런 글자도 없지만 우리는 그림 한장 한장을 넘기면서 바닷가의 파도가 출러이는 소리. 어부의 그물을 망가뜨리는 갈매기의 끼룩거리는 소리 .그 갈매기를 쫒아 짖어대는 강아지의 소리,  물속에 빠져 꼬르륵거리는 어부의 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부를 구한 개를 따라 노을지는 바닷가를 등지고 집을 향해가는 어부와 개의 발자국소리까지...

 

그림에서 숨어있는 갖가지 소리를 만나면서 무한대로 아이들은 이 책의 내용을 상상하게 된다.

"어? 왜 물에 빠진 어부아저씨가 안보여?"

"바위가 어부 아저씨 모자쓰니까 변했다~"

그런 동생을 보고 누나는 "아냐~~개가 발견했으니까 보이는거지.."라고 제법 그럴싸하게 설명도 해준다. 어떤 것이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아이들이 상상하는데로 씌어지는 보이지 않는 글자들을 보면서 난 무척 흐뭇해진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내 발견하게 되는 어부와 개의 서로 의지하고 돕는 모습까지..사랑과 흐뭇함을 함께 발견할 수 있는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외국 그림책이 아닌 우리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반가운 그림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루호리의 비밀 파랑새 사과문고 63
허수경 지음, 이상권 그림 / 파랑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꼬마 도깨비 다비와 떠나는 신나는 모험]

판타지라고 하면 외국소설을 많이 떠올리던 경향에 일침을 가하는 멋진 우리 나라 작가의 작품을 얼마전에 만나고 우리나라 판타지에 대해서 관심이 늘었다. 허수경이라는 걸출한 시인이 쓴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갈 만한데 그녀가 시도 수필도 아닌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를 썼다니 과연 어떤 작품일까 궁금증이 컸다.

현재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고고학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는 허수경 시인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우리 옛글을 읽으면서 달라는가 보다 .방학에는 일연의 삼국유사를 읽고 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을 꼽씹었다고 하니 말이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다비나 다른 도깨비는 그녀가 갖고 있는 향수어린 우리 옛것에서부터 돌출되어 나왔다는 것은 작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옛이야기 속에서나 등장하는 도깨비..어른 도깨비가 되면 사람이 사는 세상을 오가야 하는 도깨비. 그 가운데 겁많고 수줍음 잘 타는 다비라는 도깨비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모든 이야기에는 선과 악이 존재한다. 역시 이 이야기에서 평화롭게 사는 도깨비 마을을 위협하는 악한 존재가 있으니 그가 바로 붉은도둑대왕이다. 원래 인간이었으나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도깨비 나라에 발을 딪고 마을의 평화를 위협하는 인물이다. 이 붉은도둑대왕을 물리치고 잡혀간 어린 도깨비들을 구하고 도깨비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마루호리와 푸른용을 깨우고 힘을 주어야만 한다. 바로 그 일을 해내는 아이가 겁많았던 다비이다. 그리고 다비의 곁에서 다비를 돕는 친구 인인이. 작가는 마치 어린시절 자신이 갖고 있었던 수많은 상상의 실타래를 풀어놓듯 다비의 모험 과정에 등장하는 수많은 상황과 조건을 풀어놓고 그 기발함과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결국 승리는 다비와 인인이의 것이었지만 대신 붉은도둑대왕에게 벌을 준다는 결말 외에 작가가 택한 것은 그에게 어린 시절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었다. 다시 갓난 아이가 되어서 엄마의 곁에서 사랑을 받고 자라게되는 붉은도둑대왕을 보면서  세상은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이해와 용서의 구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작가가 서문에서 말했듯이 모든 인간의 역사는 다른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발전한 것이라고 하는 것과 통한다고나 할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작가의 상상력이 곳곳에 배는 멋진 구조가 너무 빠른 템포로 진행된다고나 할까? 분량이 지금 책의 두 배 정도가 되어 좀더 세세한 묘사를 했다면 읽는 맛이 더했겠다 싶은 생각은 있다. 고고학자이자 시인인 작가가 만들어낸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동화. 정말 말깔스럽게 읽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대왕이 되는 놀라운 숫자 이야기 미래 지식 창고 1
데니스 슈만트 베세라트 지음, 임유원 옮김, 마이클 헤이즈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0, 네가 이렇게 태어났구나~]

지금은 너무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아라비아숫자들. 처음에도 이런 수가 존재했을까?라고 아이들에게 물으면 모두 갸우뚱..숫자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무엇일까?물어보면 모두가 99내지는 999 모두 9에 집중해서 말하지만 정작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의 0의 가치를 간과할 때가 있다. 이 책은 숫자의 필요성에 의해서 인류의 발달과 더불어 변화 발전하는 숫자의 역사와 더불어 수를 기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0의 생성과정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숫자의 필요성은 인간의 경제활동과 연관된다. 단순 수렵과 채집을 통해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는 목적만을 가지고 있던 때는 수확량 자체가 소비량이었다. 그러나 수확량이 증가하고 자신이 소비한 외에 남는 것, 혹은 다른 것과의 교환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점차 수의 필요성을 느끼고 범위도 점차 확대되어 가는 것이다.

파푸아뉴기니의 파이엘라 족은 몸의 각 부위로 수를 나타내기도 한다. 가장 큰 수가 28이라니 수의 개념이 크지 않은 사회에서는 가능했겠지만 이 단위로는 분명 부족하다. 수의 발달 과정에서 늘 등장하는 수메르인들. 실은 이들은 수와 문자를 논함에 있어서 꼭 거쳐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기호를 이용해서 수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60이라는 숫자의 효용성을 간파하여 시간이나 분을 나타내는 개념도 60으로 사용했다. 물론 다른 책을 통해 이들이 달력을 창출해내는 과정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자릿수를 나타내는 것까지는 담아내지 못한다. 바로 0이 부재했었다.

수메르인의 숫자개념은 오랜동안 사람들에게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페니키아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알파벳 문자는 숫자의 사용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알파벳을 이용해서 수를 나타내고 기본수는 오로지 10을 사용한다. 그렇지만 이 때도 자릿수를 나타내는 0의 개념은 부재했다.

우리가 쓰는 아라비아 숫자는 본래 인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0,1,2,3,4,5,6,7,8,9

이 10개의 숫자의 등장은 전세계 사람들의 수를 사용하는데 일종의 혁신과도 같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스문자 27개를 이용해서는 고작 900까지를 기록할 수 있고 로마숫자 7개를 이용해서는 앞뒤를 더하고 빼면서 1000까지만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라비아 숫자가 등장하고 수를 나타내는 단위는 커지고 반복되는 숫자로 익히고 기억하기 편리했으면 무엇보다도 0의 등장으로 자릿수의 개념을 확실하게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이다.

4학년이 된 딸아아의 수학 교과서 첫 단원이 바로 이 수의 자릿수 개념을 넓히는 단원이다. 고작해야 백자리 천자리까지의 계산을 했었는데 이제는 억, 조 단위까지 가면서 중간에 부재한 0이 가치와 개념을 익혀나가고 있다. 일상에서 너무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0이 바로 이렇게 생겨났으면 우리가 사용하는 아라비아숫자가 자리잡기까지 많은 민족이 수를 사용하기 위해서 노력한 자료들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처음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수의 발전은 인간의 경제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인류가 발전하면서 늘어나는 수의 단위를 보면서 충분히 그 개념을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미래아이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미래지식창고 시리즈의 첫권..정말 만남이 새롭고 알찼다고 여겨진다. 앞으로 출간되는 시리즈에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