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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가 살아 숨 쉬는 박물관체험학습
한정영.김정숙.한대규 지음, 민재회 그림 / 늘푸른아이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중앙박물관 나들이에 함께 한 책]
아이들을 데리고 중앙박물관을 가보기는 처음이다. 집에서 멀지 않음에도 박물관이 갖는 무게감 때문에 아이들을 쉽게 데리고 가지 못했다. 실은 엄마인 나 혼자 박물관을 두어번 가보곤 이 많은 것을 어찌 보여줄꺼나~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책과 함께 박물관을 견학하기로 한 것이기에 박물관 관람 전에 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고 박물관에서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지를 정하고 가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에서 만든 책이기 때문에 신뢰를 가지고 제시해 준 유물을 찬찬히 훑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각 관에서 아이들이 놓치지 않고 보아야 할 유물에 대해 함께 소개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중앙박물관을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1층만해도 하루에 다 돌아보기도 힘들다. 적어도 3일정도를 계획하고 둘러보아야 알차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제시해준 부분과 장소를 비교하면서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우선 아이들과 전시1층의 선사시대부터 발해까지를 다룬 곳을 전격 관람하기로 했다.
@구석기 신석기 시대 유물
가는 곳마다 박물관 가장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선사시대 석기들..늘 보는 것이지만 도구로 나뉘어진 시대구분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피고 지나갔다. 어떤 석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시대구분을 하고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시대의 주요한 도구를 살펴보았다.
@신석기 시대-빗살무늬토기
신석기의 대표적인 유물로 등장하는 빗살무늬토기.. 이것도 지방에 따라 그 모양새가 다른다는 것을 유심히 보도록 하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밑이 뾰족한 빗살무늬토기는 모래바닥에 세우기 좋도록 뾰족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북쪽의 내륙지방으로 들어갈 수록 밑이 평평한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되어지는데 이것은 사는 곳에 맞춰서 변화된 토기 모형을 살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토기의 등장은 곡식을 저장할 수 있는 생산상태로의 변화임도 함께 살필 수 있다.
@청동기시대-농경문청동기
드디어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된 농경문 청동기 앞에 도달했다. 책에서 소개된 것에 비해서 너무 작은 모양에 아이들이 조금 실망한 것도 같았다. 그림을 아무리 세세하게 들여다 보려고 해도 잘 안보이지만 실은 바로 뒷벽에 농경문 청동기에 그려진 것을 크게 그린 그림이 있다. 아이들에게 이 그림을 보면서 청동기 시대에 입춘이 되면 행해졌던 나경문화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자식을 많이 낳은 집안의 건장한 남자가 옷을 벗고 농사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나경은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우리 선조들의 바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농부가 들고 있는 도구 역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쟁기로 발전하게 되는 따비라는 농기구이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에 있는 솟대를 보면서 예전부터 새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여기고 바램을 담았다는 것도 함께 살필 수 있었다.
청동기 시대에 사용되던 농기구를 재현해 놓은 모습
퀴즈~ 아이들에게 청동기 시대에는 청동기와 철기, 석기 중 과연 어떤 농기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을까 물어보았다. 예상대로 모든 아이들이 청동기~~라고 하지만 실제로 청동기시대에는 석기 농기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청동기의 출현시기를 청동기라고 하는 것이지 보급, 일반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주로 중요한 물건을 청동기로 제작하였을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철기 시대를 가도 철기는 주로 군사용품에 사용되고 농기구로는 청동이나 석기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한다.
@청동기-고인돌 분포
청동기 시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인돌. 한반도는 고인돌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많은 양의 고인돌이 발견되는 지역이다. 세계의 절반정도가 한반도에 있다고 하니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박물관에는 우리 나라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고인돌을 지도와 사진으로 연결한 자료가 있었다. 이 자료를 보면서 책에도 이런 자료가 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원삼국시대-오리형토기
삼국시대가 형성되기 이전의 원삼국시대. 이 때를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의 시기로 구분한다고 한다. 원삼국시대의 대표적인 유물로 무덤에서 출토된 오리형토기를 살펴보았다. 많고 많은 것중에 왜 하필이면 오리(새)모양의 토기를 만들었을까 물어보는 말에 아이들은 이쁘니까~라는 말 끝에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보았단 농경문청동기의 솟대를 떠올린다. 역시^^
원삼국 시대 뿐 아니라 새의 모습을 담은 유물은 무덤에서 많이 출토된다. 그것은 철에 따라서 이동하는 철새를 보면서 예전 사람들은 새가 하늘의 부름을 받아 갔다가 다시 오는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새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심부름꾼으로 여겨 사람이 죽으면 그 무덤에 새를 형상화한 토기등을 묻어 망자를 하늘까지 잘 인도해주기를 바랬다고 한다.
새모양 토기가 무덤에서 발견되는 또 하나의 이유도 함께 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
고구려는 벽화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나라이다. 이 모든 벽화를 실제로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벽화는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아주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복식은 물론 가장 주목할 것은 온돌문화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뚜막이다. 작년에 유행했던 주몽을 보면서 방 한 쪽에 침대처럼 솟은 곳이 바로 고구려의 방에 있는 온돌이었음을 짐작하면서 보았는데 앙이들에게 이 부분을 설명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나중에 온돌문화의 정착과정을 좀더 정리해서 설명해 줄 필요성을 느꼈다.
@백제- 산수문양 벽돌
백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백제금동대향로이다. 작년에 부여박물관에서 금동대향로를 보고 이보다는 늘 그냥 스쳐지나가는 백제의 벽돌에 대해서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기로 했다. 백제의 벽돌-잘은 모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닥에 까는 돌로 알고 있다.-에 새겨진 다양한 문양을 보면 백제인들의 섬세한 미적 감각을 볼 수 있다. 특히나 삼국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백제에서는 신선사상, 도교사상이 널리 퍼져있지 않았나 추측된다. 또한 이러한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관영수공업장에서 관리를 하면서 이들에게 박사라는 명칭을 주기도 하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디에서건 기술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대우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하니 안타깝다. 시대를 넘어 이러한 멋진 유물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니 말이다.
@신라 - 금관
신라를 황금의 나라라고 칭할만큼 많은 금관이 많이 나왔는데 금관의 유래보다는 그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라의 왕은 정말 평상시때 금관을 썼는가? 잘은 모르지만 우리가 박물관에서 보는 금관은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실제로 썼다기 보다는 무덤에 함께 넣기 위해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또한 허리띠를 보면 다양한 문양의 것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데 이것은 지배자를 따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달려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하나하나보기도 했다. 약병? ,물고기 등등
이렇게 삼국을 중점으로 돌아보고 나오는데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좀더 시간을 들여 훈민정흠, 고려 도자기, 불교미술품 등을 관람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1층 로비에 있는 경천사10층석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고려의 불상이지만 목재건축양식을 빌어 지었고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해체와 재조립을 거쳐 이렇게 우리 앞에 서 있는 시대의 유물. 지식을 쌓기 보다는 우리 것과 우리 역사에 대한 소중함을 더 많이 담기 바라면서 중앙박물관 나들이를 마쳤다. 역시 뭐든지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고 그래도 책을 통해서 사진을 보고 조금이나마 정보를 얻고 관람할 곳을 정하고 온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