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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줍는 개미 ㅣ 미래그림책 72
마테오 테르자기 글, 오희 옮김, 마르코 쥐르혀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배움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책]
처음에는 유아들에게 글자를 가르쳐주는 정도의 책이 아닐까 했는데 기대치 이상의 가치를 발견한 책이다. 글자를 배우는 것, 배움을 갖는 것의 가치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빵부스러기를 모으는 다른 개미들과는 달리 이나는 늘 글자를 주워온다. 다른 개미들과 다르기에 따돌림을 당하던 이나는 어느날 전쟁을 하러 탱크를 몰고 행진하는 군인들에게 자신이 모은 글자들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왜 화난 것처럼 장화를 신고 쿵쿵 거리며 오나요? 무엇때문에 전쟁을 하러 가는 건가요?"
이나의 물음에 군인들은 정작 자신들이 왜 이렇게 성난 모습으로 전쟁을 하러 가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고 모두 군복과 군화를 벗어던지고 자유를 찾아 평화를 찾아 환호하면서 떠난다. 그렇게 해서 불안해하던 개미들도 인간들도 모두 평화를 맞이하게 된다. 심지어 이나가 만든 글자들에게 모두 발이 생기면서 개미같은 모습으로 환호하는 장면을 정말 그림책에서 만나는 최고의 웃음을 선사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이나가 그동안 모아온 글자들은 아무런 의미없는 것들이 아니라 사람들도 개미들도 생각을 하게 하는 하나의 도구였던 것이다. 그런 배움의 기쁨을 깨달은 다른 개미들도 이제는 글자를 모으고 심지어 시를 쓰는 개미까지 나왔다는 결말에 빙그레 웃음짓게 만든다.
언어를 배우고 지식을 쌓는다는 것은 단순히 머리를 키우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너무 많은 배움으로 머리가 커가는 아이들은 많지만 진정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로 마음이 채워지는 것이 더딤에 늘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 책은 배움은 기본은 바로 소통이고 그것은 모두의 평화를 키워나가기 위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배움의 큰 가치를 더 깨닫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