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1 - 아프리카.중동.중앙아시아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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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누비는 그녀의 에너지를 듬뿍 받아]

 

일상..일상은 그렇다. 모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거센 파도마냥 험난하지도 않으면서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안정은 잔잔한 물결 그 자체일 때가 많다. 그렇기에 일상의 평이로움에 감사하기보다는 때로는 그 무료함에 온몸을 비틀게도 된다. 40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도 일상의 무료함이 주기적으로 찾아옮을 느낄 때는 하~하는 한숨과 함께 20대의 그 무료함만큼 지금의 무료함도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는가보다고 중얼거리게 된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지금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위해서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많이 흡수하는 법을 터득했다고나 할까?

 

아침마다 직장을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지구를 누비며 다니는 그녀의 에너지를 조금씩 흡수하는 것은 잔잔한 일상에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누가 이곳저곳 누비면서 여행을 했다더라..가 아니라 하루하루 발로 땅을 디디면서 지구상에 살고있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는 그녀의 기록은 정말 동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가슴 속에서부터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고상한 누구도 아니고 호사스러운 호텔의 누구도 아니고 서로 살 비비면서 만나는 순박한 사람들과의 기록은 사람들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흑백사진 속에서 피곤하지만 밝은 얼굴로 웃고 있는 그녀를 보면 타고난 여행 전문가라는 느낌도 든다. 12년 전의 오지여행가에서 지금은 세계의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발벗고 나서는 긴급구호 대장으로 변신한 그녀는 분명 인생에 목표를 가지고 사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직장을 다니며서 여행을 계획하고 그리고는 미련없이 잘 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무려 7년동안 지구의 오지를 여행했다. 그리고 책 속에서도 찾을 수 있듯이 여행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을 하겠다던 그녀는 약속을 지켜서 지금은 긴급구호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여행 중에 만났던 사람들이 그녀에게서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느꼈듯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그 에너지는 충분히 느껴졌다. 그러면서 나의 일상에서 매순간 최선을 다 하는 그때가 나에게서 최대한의 건강한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누구처럼..이 아니라 나의 삶 속에서 내가 최선을 다 할 때가 바로 가장 빛나는 순간임을 그녀의 여행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껴본다.

 

멋진 한비야..언젠가는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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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 똘똘한 개 레오와 철학자의 대화 작은철학자
세실 로블랭.장 로블랭 지음, 심지원 옮김, 강효숙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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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개 레옹과 철학자의 토론의 장으로~]

철학이라고 하면 식은땀부터 나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철학적인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 클게다. 암기 위주의 입시 교육만을 받아온 기성세대와 그에 못지 않은 지금의 순환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철학은 쉽지 않은 부분임에 확실하다.그렇지만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철학적인 논리적 사고를 위해서 보다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예전보다 쉽게 철학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일게다.

만약 인간만큼 똑똑한 말하는 개를 만난다면 인간들의 반응은 어떨까 ?

"말을 한다고 해봤자 넌 그래도 개야..인간은 아니라고.."

라고 윽박지를 것이다. 이 책 속의 소심한 철학자 만큼 말이다. 인간의 우월함은 철학자가 아니라도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깔려있는 것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이 책 속에서는 인간에 대해서 논하는 말하는 게 레옹과 철학자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지 골똘하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 부분적인 만화를 도입하고 레옹과 철학자의 대화체는 다른 글자체를 이용해서 변화를 주는 것도 읽는 이로 하여금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다. 이 둘의 대화를 통해서 인간의 우월함이 자연스럽게 긍정되기보다는 과연?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철학이 어렵지 만은 않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철학적 사고를 쉽게 접하게 된다는 프랑스 아이들..과학이든 철학책이든 우리 나라의 비슷한 책들과는 접근 방식이 달라서 늘 새롭게 대하게 된다. 이 책도 프랑스의 어린이용 철학책이라서 한 권 한 권 읽다보면 철학과 좀더 친숙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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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진 아이 사계절 중학년문고 9
김옥 지음, 김윤주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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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의 불, 마음 밖의 불]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가정의 화목과 부모의 애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것이다. 그만큼 안정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는 아이들이 그만큼 다른 사람과 사회에 애정을 갖고 성장할 거라는데에 동감한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성장할 수 없는 여건의 아이들은 어떤가?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이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겠지만 열심히 살려고 해도 매번 어그러지는 현실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 우리의 아이들 역시 고통받으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남의 것을 잠시 '빌리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동배 역시 처음부터 말도 없이 남의 것에 손을 대는 아이가 아니었다. 궁핍한 살림과 아버지의 한 쪽 눈이 실명되는 사건 ,그로 인해 술만 먹으면 엄마에게 행해지는 폭행과 자신을 향한 폭언...그것들이 동배를 불안한 삶 속에 던져버린 것이다. 물론 그런 상황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비틀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린 아이들의 삶을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은 가정의 불화 외에도 주변의 비틀리 시선이 큰 몫을 차지한다. 동배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조금만 더 친절하게 동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생님이 있었더라면.."내 그럴 줄 알았지. 너 같은 녀석이 뭘 보고 배우냐"면서 닥달하는 동네 어른만 아니었다면...

불안정한 상태의 성장하는 아이들은 분명 기댈 수 있는 뭔가를 찾게 된다. 동배에게는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자신만큼이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랑하는 엄마에게도 동배를 기댈 수 없었다. 그렇다고 엄마를 지켜줄 힘도 없었다. 동배는 그렇게 세상을 향한 분노와 좌절이라는 불덩어리를 마음 속에 담고 있는 아이였다. 동배가 그렇게 성냥과 라이터에 집착하면서 불장난을 하는 것도 이런 마음의 표현이 아니었을까?세상을 향한 마음 속의 불을 가진 아이 동배, 그리고 동배를 향해 계속해서 분노의 불씨를 던져준 마음 밖의 불은 바로 세상에 있었던 것이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 동배에게는 항상 불리한 현실이 되고 그 가운데 동배는 항상 도피를 하게 되는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구구단을 못외운다고 구박받았던 그 때의 기억으로 항상 긴장하게 되면 구구단을 외우는 동배의 모습은 가슴 한 구석을 저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순간 원치않는 큰 불이 생기고 동배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른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삶에서 소외된 불안한 성장기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현실과 사회에 대한 반항심을 가지고 있는 성장기 아이들은 그것을 분출해 내는 과정에서 항상 왜곡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다 .실은 우리도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받아들이고 대화해내는 과정을 견디지 못하기에 그것이 소통단절의 문제가 되고 만다. 마음 속의 불을 가지고 있는 약자는 역시 어른들이 아니라 자라는 아이들임을 어찌 부정할 수 있겠는가? 동배를 보면서 언제고 마음 속의 불을 터뜨릴 수 있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역시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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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가 거미줄에서 탈출했다 사계절 저학년문고 39
김용택 엮음 / 사계절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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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의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도시로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그렇게 나도 도시인이 되어서 살고 있고 내 아이도 도심 한 복판에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살고 있다. 그렇게 쉼없이 바삐 하루하루를 살면서 과연 무엇을 위해~라고 고개를 들고 보면 푸른 하늘의 흰구름이 너무도 갖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그것이 바로 자연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의 속내가 아닐까?

자연과 가장 어울리는 것은 아이들이라고 한다. 그런 아이들은 자연과 놀기위해서 세상에 왔다고 한다.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아마 이 시대의 아이들을 위해서 태어난 말이 아닌가 싶다. 예전같았으면 들로 산으로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놀아라~ 자연 속에서~라는 말을 구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지금의 도시 아이들은 자연의 내음도 놀이 문화도 너무도 소중하고 아쉬워지는 때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같다.

섬진강 마을의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님은 그의 글은 물론 그가 가르친 학생들의 글을 읽으면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면서 훈훈해진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쩜 그렇게 자연과 꼭 닮았는지 모르겠다. 가식도 없고 잘난체 드러내려는 면도 없이 그냥 그대로 자기를 담아내는 모습을 너무도 닮고싶어진다.

매년 3~4명의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작년에는 3~4배 되는 14명의 2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는 김용택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 혹시 이 가운데서도 나처럼 "가고싶다.."를 실천으로 옮긴 사람이 적지 않은게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다. 다른 책에서보다 더 장문으로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써 미안한 마음을 담은 선생님의 서문을 읽으면서 나 역시 내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써 주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슴이 뭉클해졌다.

우리 아이의 일기 속에 드러난 마음은 어떤 것인지..과연 내가 찾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 시집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아이들의 생동감을 나도 내 아이의 글에서 찾을 수 있을까 ?사실은 그렇지 못하기에 아이에게 더더욱 미안해진다. 그만큼 삶속에서 행복감이 적어서 그런건 아닐까 하면서 말이다....자연과 함께 사는 아이들 ,그 가운데 자연만큼 순진하고 싱그러운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의 글 속에서는 생동감과 꿈틀대는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렇기에 이 글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이 글을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생활속의 작고 소중한 것들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그리고는 이제는 준비 땅~ 나와 아이가 함께 그것들을 찾아서 담아보자고 준비하고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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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의 그림책 보림 창작 그림책
배봉기 지음, 오승민 그림 / 보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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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수많은 명희를 위하여...]

아이들의 그림책에는 대부분 밝음과 아름다움, 해학의 정서가 녹아있다. 그렇지만 때로는 가슴 아픈 주변의 이야기도 들려주어야 할 때가 있다. 내게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들려주는 것이 내게 갇힌 세상에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표지부터 아이들 그림책치고는 무척 어두운 톤의 빛깔로 산동네 가로등과 판자집이 보인다. 묘하게도 그 가운데는 커다란 흰 곰을 탄 엄마와 아이가 보이는데 무척 우울하고 슬픈 정서가 느껴진다. 이 책은 그런 묘한 슬픔을 가지고 첫장을 펼치게 된다.

 어둠이 내린 골목의 한 켠에 자리잡은 지하 단칸 방에서 명희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어두움과 혼자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어린 명희는 보고 또 봐서 다 외워버린 책 한 권을 펼쳐든다. 커다란 흰 곰이 그려진 책 한 권이 바로 명희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달래주는 친구였다. 그런 명희 곁에는 엄마 대신 엄마의 자주색 스웨터만 남아있다. 아빠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엄마는 그렇게 명희에게 스웨터의 체취만 남기고 떠나갔다. 점점 깊어가는 밤..책을 읽는 명희 앞에 나타난 것은 책 속의 커다란 곰이었다. 명희는 그 곰을 타고 가장 만나고 싶은 한 사람을 찾아 길을 떠난다. 바로 엄마...

명희가 곰을 타고 가는 엄마와 아빠를 찾는 과정은 책을 읽으면서 기쁨의 순간이 된다. 그러나 현실 속의 명희는 엄마를 기다리며 지쳐 잠들어 있음을 보는 마지막 순간은 가슴 한 구석이 저려오게 만든다. 직장을 다니느라 늦게야 부모가 들어오는 가정의 아이들이 적지 않고, 어려운 삶의 순간을 견디지 못해서 헤어진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많다. 그렇게 삶의 고단함 속에 기다림에 지친 명희는 우리 주위에 너무도 많다. 늘 아이들에게 밝고 아름다운 책만 읽어주다 이렇게 주변의 현실에 눈을 돌리고 나와 다른 아픔을 가진 친구도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할 때 정말 많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명희를 위해서 나와 내 아이가 가져야 할 따뜻한 마음이 바로 책을 읽는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생각된다.

항상 커다란 흰 곰을 보면 레이먼드 브릭스의 크리스마스에 찾아온 곰을 생각했는데..이제는 명희를 엄마에게 데려다 주기위해 눈 오는 밤, 좁고 어두운 산동네 골목길을 걸어가던 그 커다란 흰 곰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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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돼지 2008-03-0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희에게 그림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고 곰이 있어 또 한번 가슴을 쓸어 내렸다.
부모가 같이 해주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그림책인것 같다.
정말 기쁘다. 이렇게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어 줄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