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페니 이번에는 샤프 맥과 함께^^

요술 연필 페니의 비밀 작전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2
에일린 오헬리 지음, 공경희 옮김, 니키 펠란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2월

요술 연필 페니 1탄을 재미나게 읽었던 딸아이는 2탄의 소식을 듣자 마자 "어디어디~"하면서 호들갑을 떤다. 요술 연필 페니가 이렇게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작가의 상상력의 무지개 줄을 잘 잡았기 때문일까?

요술 연필 페니로 아일랜드 작가상을 받은 에일린 오헬리는 분명 재미난 상상력의 소유자이다. 어렸을 때는 생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모두에 의인을 시키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상상력은 어른이 되면서 어디에 흘리고 다니는지 점점 새나가 버렸다. 페니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그 상상력을 어른인 나또한 초등 3학년인 딸아이와 만끽 할 수 있었다.

전편에서는 랄프가 사전을 사면서 따라온 요술 연필 페니가 랄프의 필통속에 무시무시하게 군림하던 검은 매직팬과의 대립이 큰 줄기였다. 물론 랄프 필통 속의 평화는 페니와 함께 했다. 이번 책에서는 랄프의 필통에 새로운 필기구가 들어온다. 모든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멋드러진 샤프..이 샤프의 이름은 맥이다. 맥이 들어온 이후로 페니는 뒷전으로 물러나 랄프의 미술 시간에만 간신히 사용되는 아픔을 겪는다. 처음에 나보다 잘난 친구를 사귀면 은근히 적대감을 갖듯이 페니 역시 맥에게 그런 감정을 갖지만 이들은 곧 다정한 친구 사이가 된다. 전반부에는 연필 페니와 샤프 맥이 대립을 보이다 친구가 되는 이야기로 후반부에서는 버려졌던 검은 매직팬과 랄프 필기구들의 대립 구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이는 초반보다는 나중에 매직팬과 대결을 하는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고 한다. 어디에 숨었는지는 모르지만 시험지와 공책에 낙서를 하고 다니는 검은 매직팬의 행방이 정말 궁금했다. 이들의 은신처는 반에서 가장 악동인 버트의 필통 속. 버트의 필통으로 가기 전에 경험하게 되는 다른 친구들의 필통 속은 '네 필통은 어떠니?'라고 묻는 것 같기도 해서 웃음이 난다.

아이들이 가장 가까이 하는 필기구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재미난 모험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의 상상력의 무지개 끈을 잡는 것은 어른인 나도 즐거운 일이 되었다. 가끔 딸 아이의 필통을 들여다 보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할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도록 해주세요

출렁출렁 기쁨과 슬픔 ㅣ 아이세움 감정 시리즈 1
허은실 지음, 홍기한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2월

아이들 대상의 감정시리즈의 책이 너무도 많이 나와서 이 책도 그런 범주에서 많이 다르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책에 손이 뻗은 것은 그림의 영향이 컸다.

"이거 어디서 본 그림같은데..."

했더니 그림 그린이가 [살아있는 뼈]와 [소중한 뇌]를 그린 작가라고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리즈를 아이나 나도 너무 좋아하기에 이 익숙한 그림에 빨려들었나 보다.

반가운 그림만큼이나 내용의 색다름과 새로움으로 다시 한 번 즐겁게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들에게 '~~해라'라고 가르쳐 주기 위함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보고 판단하고 느끼는데는 익숙하면서 정작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데는 시간적 할애도 적고 익숙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아이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길을 열어주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자칫 아이의 감정에서 놓치지 쉬운 것을 보여주기 ,들려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구성 역시 독특하고 다양해서 읽는 아이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 웃지 않는 공주를 웃게 만든 바보는 기쁨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웃지 않는 공주는 슬픔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웃거나 울 때의 얼굴이 달라지는 모습을 확대한 그림은 아이들에게 그것을 흉내내면서 스스로의 모습을 보도록 하는데 최고였다. 슬프거나 기쁜 여러가지 다른 상황과 다른 표현, 그림 속에 나타난 감정들, 슬플 때 흘리는 눈물과 기쁠 때 나오는 웃음의 영향까지..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던 감정에 좀더 솔직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들도 배우게 된다. 기쁨과 슬픔은 우리 생활 속에 수시로 찾아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감정이다. 아이들이 이런 감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딱딱하지 않게 배우면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벨로 씨와 파란 기적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7
파울 마어 지음, 유혜자 옮김, 우테 크라우제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2월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제목과는 걸맞지 않게 붉은 색을 띄고 있는 책표지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온통 푸른빛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기니 책표지는 기억에서 사라지고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에 빨려들어가게 된다.

작가 파울 마어를 처음 만난 것은 그림책 [내 옆자리 비었어]에서다. 독특한 그림 뿐 아니라 차별당하는 외국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어서 그 공감대가 무척 컸고 상당한 의식 있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이어 만난 두번째 작품인 [안네는 쌍둥이가 되고 싶어]는 아주 완전히 다른  순진하고 앙증맞은 작가의 상상력에 낯설었다. 이어 세번째로 만나게 된 작품이 [벨로씨와 파란 기적]이다. 역시...파파 할아버지인 파울 마어는 쪼글쪼글한 주름 사이에 세월에서 낚은 혹은 아직도 버리지 않은 어린 시절의 상상력으로 가득찬 작가였다.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는 바람에 엄마 없이 사는 외로운 아이 막스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가족으로 개를 갖고 싶어한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찾은 개가 바로 벨로이다. 그런데 왜 개에게 벨로씨라는 존칭을 사용하고 있는가? 벨로는 그냥 개가 아니라 사람으로 변신을 하는 개라는 사실은 책을 읽어서 그 맛을 제대로 느껴야 한다. 마법의 파란 물약이 바로 개 벨로를 사람 벨로씨로 변신시키는 원인이다. 이상한 할머니의 등장과 남겨진 파란 물약으로 막스에게는 정말 마법같은 다양한 일이 일어난다. 과정이야 어쨋든 결국 막스에게 남겨진 것은 아빠와 새로운 엄마, 벨로씨와 그의 여자친구..이렇게 구성된 북쩍이는 새 가족이다.

작가는 파란 물약을 통해 벨로씨라는 새 가족을 통해 기적을 일구어 내고 싶었나 보다. 가족의 화합이라는 거창한 주제가 아닌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서 새롭게 구성된 행복한 가정을 살짝 보여주고 싶었던 것을 아닐까? 여하튼 이 책을 읽다보면 파파 할아버지 파울 마어를 떠올리면서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의문이 절로 든다.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즐길 수 있어요

눈을 맞춰요! - 시각발달 아기 헝겊책
이기섭 지음 / 아이즐북스 / 2006년 11월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즐기는 시각놀이책]

이 책을 보자마자 큰 아이가 어려서 했던 여러가지 교구들이 떠올랐다.

아기들에게는 이런 패턴을 이용한 갖가지 시각놀이가 빠질 수 없는 필수과정 중의 하나인가 보다.

단순한 도형의 반복인데 그것이 아이들에게 중요한 놀이가 되는 이유는 역시 다양한 변화를 스스로 느끼게 하는데 있는 것인가 보다.

한쪽 귀퉁이는 끈으로 묶여있고 페이지 마다 벨크로 테이프로 되어 있어 다른 페이지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그 페이지를 볼 수 있다. 갖가지 도형으로 이루어진 이 헝겊책은 마지막 부분이 독특하게 되어있다. 여러장의 패턴 종이가 끼워져 있는데 하나씩 바꿔가면서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다. 앞뒤로 그림이 다르니 한번에 여러가지를 볼 수 있는 보너스가 있다고나 할까?

얼마전에 조카가 태어났는데 이 책 역시 까꿍 책과 함께 선물로 주었다. 까꿍책이나 시각놀이 책은 유아기때는 너무 유용한 책인 것 같다. 더구나 가벼운 헝겁으로 되어있으니 손에 힘이 없는 아기들이 가지고 놀기에는 그만이다. 무거운 책이 아니니 항상 손에 쥐고 가지고 다니면서 패턴 놀이를 할 수 있겠다. 한가지 더!! 손잡이가 달린 비닐 가방에 책이 들어있는 것도 선물 받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디자인인 것 같다.

웃어요, 까꿍^^

모두 웃어요 - 까꿍놀이 아기 헝겊책
아이즐북스 편집부 지음 / 아이즐북스 / 2006년 11월

유아기 아이들이 가장 친근하게 만나고 좋아하는 것은 역시 동물들이다.

사자, 호랑이?? 물론 이런 무서운 동물보다는 작고 귀여우면서도 간혹 볼 수 있는 동물이다.

헝겊으로 된 이 책은 한 번에 쫘악 펼칠 수도 있고 하나씩 넘겨 가면서도 볼 수 있는 책이다.

제일 앞에 나온 강아지부터 "까꿍~ 웃어요"하면서 이름과 동물 소리를 내면서 한장씩 넘겨주면

아주 어린 아이뿐 아니라 지금 6살이 된 아들 녀석도 마냥 좋아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는 대목해서는 입이 정말 귀에 걸릴 정도로

밝고 이쁘게 웃게 된다.

만약에 이 책 이름이 [까꿍! 동물친구들] 정도였다면 어땠을까?

단순히 동물을 하나씩 보여주는 개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가와 엄마가 함께 웃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게 이 책의 또다른 숨어있는 묘미가 아닐까?

가장 앞에 있는 강아지는 웃는 모습도 귀엽지만 얼굴을 힘껏 누르면 "삑"소리가 난다는 것도 재미있다.

이제 막 아이를 낳은 동생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서 조금 있으면 바로 보여줘도 되는 책이라고 하면서 건넸는데 정말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딱 알맞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