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을 연상케하는 대화체 문장이 돋보이는 과학책

중력이 우리를 끌어당긴다고? - 중력편 ㅣ 영재 Science 캠프 9
장 필립 위장 지음, 바르바라 마르티네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6월

내가 어려서 과학을 어떻게 배웠나 생각해보면 교과서를 통한 암기외에는 생각나는 것이 없다.

즐겁다라고 느끼기 보다는 따분하고 어려웠던 기억이 더 많다.

교과서를 달달 외우기 전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먼저 만났다면 아니 쉽게 만날 수 있었다면 과학이 그렇게 어렵고 따분하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영재 사이언스 캠프 시리즈로 나오는 책들은 프랑스 국립과학협회 과학자들이 프랑스의 초등생을 위해 만든 책이라고 한다. 창의적인 학습의 선두에 선다는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과학적 토대를 만들어 주는가에 가장 관심이 갔다.

중력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우선 기술방식의 독특함이 눈에 뜨인다.

이 책에서는 클레르,시몬, 알리스, 앙투안이라는 네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서 중력에 대한 설명을 대화체 방식으로 풀어간다. 아이들이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하면 나사에 입학 예정인 클레르 누나가 설명을 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대화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나오고 인물의 생각이나 행동 등은 설명글로 되었으니 마치 희곡을 읽는 것 같으면서 연극 한 편이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한다. 인물의 이름과 더불어 인물소개에 나온 인물의 얼굴 그림을 함께 넣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렇게 아이들의 대화를 통해서 설명된 것은 '클레르 누나의 중력 이야기'라는 지식코너를 통해서 아주 상세히 설명된다. 본문에 비해서 이 부분의 설명에는 공식도 나오고 더 심도있는 부분도 소개되니 조금 어렵다는 생가도 들지만 정리부분이라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아이들의 대화와 더불어 그림을 통해서 클레르 누나의 설명을 재미나게 보여주니 이 부분도 아이들이 책을 읽는데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

또한 책의 끝 부분에는 '클레르 누나의 실험'이라고 해서 중력에 대해서 알아 볼 수 있는 실험이 소개된다. 이 실험은 모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실험이라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든다. 소개가 되고서도 쉽게 할 수 없다면 사실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클레르 누나와 퀴즈 한 판'이나 중력에 대한 '참고 자료와 사이트'가 소개된 마지막 장은 섬세한 배려를 느끼게 해 준다. 이렇게 소개된 책과 사이트는 적어도 한 번쯤은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흥미를 느끼게 하려면 그만한 도서를 많이 만나도록 해 주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과학도서 목록 속에 쏙 집어 넣어도 손색이 없겠다.

다양한 로봇의 세계를 엿보세요

제2의 인간 로봇 ㅣ 테마 사이언스 1
김선희 지음, 최상훈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7월

우리 나라에 로봇 삼총사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휴보와 센토, 조금 낯선 아미가 바로 이들이라고 한다.

휴보는 아인슈타인 체험전에서 소개되기도 해서 잘 알고 있는 최신 로봇이고

센토는 반은 인간 반은 말의 모습을 하고서 4개의 다리로 걷고 손을 쓸 수 있는 로봇

그리고 아미는 사람 모습을 하고 바퀴로 움직이느 로봇이라고 한다.

이들 로봇은 모두 완전히 기계 자체로 된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한다.

시대가 발달하면서 인간의 질병을 고치는 문제와 환경을 살리는 문제, 그리고 더 편리해 지는 문제에 대한 연구는 끝없이 행해지는 것 같다.

특히 편해지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까지 발달하는 이야기를 이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하던 로봇에 얽힌 이야기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그리고 내 생활속에 자리 잡고 있는 로봇의 범위가 생각보다 상당히 넓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이 흥미롭다고 생각하지만 과학에 대한 흥미가 적은 아이들에게는 구성으로 보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테마 사이언스라는 시리즈로 발간되는 것을 보니 주제를 정해서 모든 내용을 담고자 하는 것 같다. 우선 책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목차에서 다루고 있는 모든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점이다. 책을 읽고 난 후나 읽기 전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부분이나 궁금한 부분을 찾아 읽기에 좋다는 것과 내용이 그다지 길지 않게 소개되는 것도 강점이라고 본다. 모두 32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각 이야기마다 팁을 두어 궁금해 하거나 소개하고자 하는 흥미로운 부분을 소개하고 있다. 이 부분이 오히려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시킬 부분이라고 본다. 팀에서 다룬 내용을 보면 음식물을 먹어야 사는 로봇, 물고기 로봇, 최초의 사이보그 가족, 최초의 여성 로봇 등 흥미로운 내용이 풍부하다.

본문의 내용 중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아톰과 로보트 태권 브이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톰은 일본에서 2차대전에 패한 후에 만화가 데츠카 오사무가 실의에 빠진 일본인들을 위해 만들어낸 로봇이라고 한다. 귀여운 외모에 인간의 감정을 지니고 10만 마력의 힘을 낼 수 있는 원자력으로 되어 있고 개다가 60개의 언어를 알아 들을 수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로봇인 것이다. 무슨 일이든 해결하는 아톰을 통해 일본인들은 재미와 대리만족을 느끼고 희망을 갖고 급기야 아톰을 만들어낸 4월 7일은 아톰의 생일로 정하고 난리법석이라고 한다. 아톰의 배경에 이런 이야기들이 숨어있을 줄이야...당시 애니매이션은 일본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우리 나라에서는 우리 민족의 색채를 담아낸 새로운 로봇 로보트 태권 브이가 탄생한다. 이 영화 어렸을 때 영화관에서 가슴떨면서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렸을 때 로봇 영화를 보면서 가슴떨던 순간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축구 로봇의 움직임의 원리, 우리 생활에 사용되는 로봇의 이야기까지 한눈에 담고 싶다면 충분히 호감가는 책이다. 특히 남자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집트에서 벌어지는 지도 찾기 모험에 동참하세요.

율리시스 무어 2 - 사라진 지도들의 가게 ㅣ 율리시스 무어 2
율리시스 무어.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지음, 이현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6월

1권에 이어서 2권도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이 글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험에 긴장감이 넘쳐난다. 1권의 끝 부분에서 아이들이 움직이지 않던 배를 움직이도록 한 힘은 바로 모험을 바라는 마음으로 목적지를 정확히 밝혔기 때문이다. 움직이지도 않던 배를 이런 간절함으로 배를 움직이던 마지막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도착한 곳이 바로 비밀과 모험이 가득할 것 같은 이집트이니 말이다.

이집트에 도착하자 마자 아이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쌍둥이 줄리아와 제이슨, 친구 릭 이들 세명이 함께 하던 모험이 갈라지게 된 것이다. 갑작스럽게 무너진 벽때문에 놀란 아이들은 도망을 치는데 줄리아만 문을 열고 들어서게 된 것이다. 줄리아가 문을 열고 도착한 곳은 놀랍게도 바로 자신이 이사온 빌라 아르고였다. 시간의 문을 통해서 되돌아 오기는 했지만 다시 되돌아 갈 수는 없었다. 이유인 즉 안에서는 문이 자유롭게 열리지만 밖에서는 꼭 4개의 열쇠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갈라서게 되고 두가지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나는 제이슨과 릭이 이집트에서 잃어버린 지도를 찾는 모험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빌라 아르고에 있는 줄리아가 집에 들어오려는 침입자와 맞서는 이야기이다.

이집트에서 릭과 제이슨이 새롭게 만나는 마루크라는 소녀의 도움으로 생명의 집에 들어가기도 하고 잃어버린 지도 가게에서 지도를 찾던 인물을 만나서 단서를 얻기도 하고 그리고 뱀이 우글거리는 존재하지 않는 방에서 지도를 찾아내게 된다. 바로 율리시스 무어의 킬모어 코브 지도이다. 그러나 다른 문을 통해서 이집트로 들어온 불청객 오블리비아 뉴턴에게 지도를 빼앗기고 만다. 2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이들이 간신히 찾은 지도를 빼앗기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현재의 빌라 아르고에서 집으로 침입하려는 만프레드(오블리비아 뉴턴의 기사)를 막고 열쇠를 빼앗으려고 했지만 절벽으로 떨어진 만프레드가 다시 일어나면서 손아귀에 거머쥔 열쇠를 펼쳐보는 순간은 정말 아찔했다. 다음 3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전개 될지 정말 궁금하다.

2권에서는 아이들이 이집트에서 읽어버린 지도를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 진진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비밀스러운 문구와 단서를 해석해가는 아이들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2권에 이어 3권에서는 아마도 아이들이 빼앗긴 지도를 찾기위한 모험과 더불어 열쇠를 갖게된 오블리비아 일행이 빌라 아르고로 들어오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앞으로 펼쳐질 모험이 더 흥미진지해 질 것 같다.

숲이 자라는 이야기 들어볼까요?

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 ㅣ 아이세움 자연학교 2
김순한 지음, 백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아이세움 자연학교 시리즈로 만났던 [하늘공원에 맹꽁이가 살아요]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주저없이 선택하게 되었다. 자연을 담은 이야기와 그림은 어른인 내 마음도 홀딱 빼앗아 버리기에 충분하다.

이번에 만난 곳은 바로 우리 집 코앞에 자리잡은 남산숲이다.

남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을 아이에게 물으니 역시 '남산제비꽃'이란다.

남산에서 제일 먼저 발견된  꽃이어서 이렇게 이름지었다는데 책 표지의 제목 위에 남산제비꽃이 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여간 이쁘지 않다.

이 책에서는 남산숲을 거닐면서 만날 수 있는 나무와 풀, 새, 야생동물 등을 소개하고 있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보면 남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소나무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많은 소나무 대신 들어선 아카시나무와 점차 이 산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신갈나무 이야기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많이 보았으면서도 그냥 지나쳤던 소나무의 꽃과 잎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는 작년에 했던 숲체험을 떠올려 본다. 우리나라 소나무는 잎이 두 개지만 미국에서 들여와서 심은 리기다 소나무는 잎이 세 개, 그리고 소나무하고 비슷한 잣나무는 잎이 다섯 개. 책에는 사진과 더불어 아이자기한 아이들의 그림과 어울어진 설명이 쉽게 아이들의 눈에 들어오도록 되어있다.

지식코너로 나온 '두런두런 숲교실'은 엄마의 마음에 쏙 든다. 이 책에서는  숲을 이루는 나무의 생성과정과 숲의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사람도 성장하고 변하듯이 숲도 성장하고 변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작은 풀꽃에서 시작해서 떨기나무, 소나무 ..점차 큰 나무가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늘공원에 맹꽁이가 살아요]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쓰레기 산에 처음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은 어딘가에서 날아온 작은 풀씨부터였다고 ..민들레나 개망초처럼 말이다. 숲은 그렇게 시작해서 점차 큰 나무가 자리를 잡게 된다. 생명을 지닌 숲에서 사람들은 또한 생명력을 얻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움을 통해서 가슴으로 아이들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여름에 남산야외식물원을 갔던 기억을 더듬으면서 아이가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남산에 가고 싶다고 한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숲인데도 발걸음 한 번 하기가 왜 이리 힘든지....간단히 물병 하나 달랑 들고 방학이 지나기 전에 아이와 남산 숲을 거닐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이에게 남산을 가고자 재촉하게 한 주범인 이 책도 가방에 넣어서 말이다.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는 사람, 엘리너 루스벨트

엘리너 루스벨트 ㅣ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22
바버러 쿠니 지음, 이상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7월

엘리너라는 이름보다는 루스벨트라는 익숙한 이름에 이 여성을 미루어 짐작했다.

네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된 미국인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영부인.

이런 수식어가 아니어도 엘리너는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여성이다.

이 책에서는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엘리너 루스벨트가 어렵게 자란 어린시절을 보여준다.

그 시절을 견디고 훌륭한 여인으로 성장한 엘리너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엘리너의 성장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여행을 즐기기 때문에 밖으로 돌기가 일수이고 늘 어머니와 유모와 시간을 보냈다. 그런 중에 태어난 두 남동생과의 함께하는 시간도 길지 않았다. 엘리너가 여덟살때 어머니와 남동생 엘리는 세상을 떠나고 결국 친척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종종 아버지가 찾아오기는 했지만 함께 사는 시간을 약속했던 아버지는 결국 사고로 죽고 엘리너는 정말 고아가 된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친척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은 글을 보는 중간 느낄 수 있다. 엘리너는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주었던 아버지의 믿음을 마음에 간직하면서 오로지 학업에만 정진한다. 앨런스우드 학교에 입학하여 열심히 생활하는 엘리너를 보고 수베스트르 여교장은 엘리너에게 많은 세상을 보여주며 도와준다. 그녀의 인생 중심에는 아버지와 수베스트르 교장이 있었던 것 같다. 이들은 그녀를 믿으면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도록 무언의 힘을 준 사람들이었다. 엘리너는 영부인이 되어서 백악관에 들어갈 때도 아버지의 편지와 수베스트르 여사의 초상화도 함께 가져갔다고 하니 말이다.

세상은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존재하는데 사람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은 밝은 곳이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다. 한없이 밑으로 처지기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어둠을 견디기 위해서 작은 촛불을 찾아서 켜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어둠 속에서 늘 희망을 가지고 촛불을 켤 수 있는 사람을 주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내가 그런 사람이 된다면 그 인생은 정말 가치있는 것이 될 것이다. 힘든 성장 과정을 겪은 엘리너가 희망을 잃지 않고 항상 준비된 자신을 가꾸었기에  마침내 영부인이 될 수 있었고 고난을 겪었기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던 그녀의 삶은 분명 어둠 속에서 촛불을 밝히는 삶이었다고 생각된다. 

책에서 그녀의 활동을 자세히 알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그녀의 성장 과정을 읽으면서 아이가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자세를 배울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