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여름 The Summer ㅣ K-픽션 18
최은영 지음, 제이미 챙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4월
평점 :
<18세 그 여름의
사랑>
최은영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즐겨 듣던 <빨간책방>이라는 팟케스트를
통해서였다. 소설가 50인이 뽑은 젊은 작가의 작품으로 <쇼코의 미소>가 선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최은영이라는 작가에 대한 첫 느낌은 참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고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인 듯했다.
얼마전 <쇼코의 미소>를 대형서점에서 읽으면서 눈물이 두두둑 차오르는 순간을 참
오랜만에 경험했기에 앞으로 그녀의 작품은 모두 찾아보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얼마있지 않아서 만나게 된 그녀의 두번째 작품은 <그
여름>이 되었다.
환하고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는 작가를 표지에 내세운 <그 여름>은 이경과
수이의 만남이 시작되는 그 여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작은 작은 사고로 그렇게 한 고등학교에서 만난 이경과 수이는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제잘제잘 수다를 떨면서 친해진 것도 아니다. 그저 머뭇머뭇 점심 시간에 라면을 먹고 수이의 축구연습이나 이경의 공부시간을 제외하고 늘 함께
했다는 것. 그러면서 단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손만 잡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아 갈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함께 있고 싶기 마련이다. 남들의 시선에 두려움을 느끼던 18세때와는
달리 20세가 된 둘은 서울로 와서 함께 하게 된다. 이경을 대학생활을 하고 수이는 자동차정비를 배우면서 말이다. 서로를 무척 사랑하지만
언젠가부터 둘 사이에 생기는 빈 공간으로 누군가 삐집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수경은 원망도 한탄도 하지 않고 묵묵히 이경이 먹을 딸기 우유를
채워놓고 함께 한 시간이 너무도 감사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런 수경이 나간 후에야 이경은 눈물을 흘리지만 결국 새로운 떨림을 준 사람을 향해
떠나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 18세의 여름, 그리고 그 이후의 1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원망과 지워짐 대신 흐르는 강물의 처음과 끝이 늘 그대로이듯 가슴에 그 여름으로 남아있게 된다.
동성애를 다룬 소설을 이제는 어렵지 않게 만난다. 성에 대해서 폐쇄적이던 우리 문화를 넘어
이제는 문화보다은 인간에 대한 예의로 우리는 다름에 대해서 오픈하고 이야기 하고자 한다. 작가는 다름을 간직한 두 소녀의 사랑, 그러나 그
사랑도 여느 사랑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잔잔한 문체와 순수한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다 .마치 물이 흐르듯 두 사람의 사랑도 여느 사랑과
다르지 않았다. 작가의 순수한 시각과 표현이 마음을 온화하게 하는 거 같다 .잔잔하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문장을 독자 역시 담담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이게 되기에 최은영 작가의 글이 참 마음에 든다.
최은영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만난
즐거움도 있지만 아시아 출판사의 케이픽션 시르즈를 알게 된 것도 의미있다. 이 시리즈는 한쪽은 한글, 한쪽은 영어로 되어 있다. 우리 작가의
최신 작품을 국내 뿐 아니라 국외 독자들과 즐기려는 시도하고 한다. 우리나라의 좋은 작품도 국내 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에게도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담아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