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그 무엇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것]
제목을 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완벽한 친구라...
학창 시절 친구라는 단어 앞에 늘 쓰던 수식어가 갑자기 떠올랐다. '진정한'친구,,,,
지금 아이들도 그럴까 모르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는 스마트 폰이 없던 때니까 지금 아이들보다 훨씬 더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건
분명했다. 학교 반에는 사랑의 우체통이 있어서 발신인은 쓰지 않은 채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게 유행이었고 누군지 모르게 친구를 위해서 선행을 하는
마니또도 유행이었으니 말이다. 친구와의 대화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진정한"이라는 수식어는 당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포인트 같은
거였다.
친구를 사귀고 자신의 비밀을 털어 놓고 그리고 평생을 가는 친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서 가장
질투도 많이 느끼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축하와 부러움, 질투는 함께 하는 인간의 감정이라는 걸 자라면서 참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완벽한 친구]에 나오는 두 친구 카를라, 나디아. 두 친구는 공통점도 많고 서로 잘 통하는 오랜 시간 단짝으로 지낸 친구이다. 서로의
장점이자 특기까지 같아서 심지어 함께 다이빙을 시작하는 행운까지 얻게 되었다. 연습이 힘들어지면 힘들어질 수록 카를라의 천재적인 실력이 드러나고
곁에 있던 친구 나디아는 질투하기 보다는 친구를 응원하고 도와주는게 자신의 일이라는 자연스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카를라보다 나디아의 이런
태도에 사실 의아할 정도이다. 사람들은 보통 이럴 때 질투를 느끼기 마련이니까. 주위의 친구들 역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카를라를 향한 나디아의
우정을 의심하고 모함하기까지 한다. 그럴 때 나디아가 혹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을 갖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완벽한 친구간의 이상기류는 카를라의 엄마가 남자친구를 데려오면서 부터였다. 그때부터 카를라는 방황을 하기 시작하고 연습도 나오지 않고 그런
가운데 나디아는 카를라를 도우면서도 열심히 연습해서 카를라의 자리에까지 이르게 된다. 정말 묘한 상황이 아닌가? 잘못되기를 기다린 건 아니지만
가장 친한 친구가 방황할 때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단짝 친구라니...그런 가운데[ 카를라는 자신의 방황에 얽힌 비밀을 나디아에게 고백하기에
이른다...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들어줄 누군가를 찾는 것이지 누구의 자리를 대신하거나 빼앗는 것이 아니었다. 독자와 주위의
친구들은 수만가지 생각을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들의 진심에 우정에 충실할 뿐이었다.
카를라와 나디아는 지금도 만나고 있을까? 완벽한 친구가 되려면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영원한 벗이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나디아는 들려주고 있다. 보지 않고 함께 있지 않더라도 그 친구는 영원히 마음 속에 함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소 감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나의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를 떠올리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 내 딸에게는 완벽한 친구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시대에 따라 친구를 대하는 방식도 참 많이 변하는 거 같지만 결국 공통점은 자신의 비밀을 마음을 내어주는가 아닌가
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