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 형태로 이해하는 문화와 예술의 본질
한명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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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접근하는 다양한 통로 

역사, 철학, 과학과 같은 학문을 포함한 문명의 모든 요소들은 결국 자연이라는 큰 알레고리와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이 만들어 낸 어떠한 심오하고 문명적인 요소들도 결국은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기 위한 방편이다. 그래서 자연의 위협으로부터, 공포로부터 예술이 탄생했다. 예술이 생물학적으로 진화한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라는 것, 예술이 정상적이어야 하고, 자연적이어야 하고, 필연적이어야 함은 여기에 있다. 

위에 인용된 말은 예술뿐만 아니라 인간의 문명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이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관계되어있다는 점을 한 마디로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진중권의 미학 관련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 속에서도 진중권의 책을 인용하기도 했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그만큼 역사, 철학, 과학 등의 여러 분야의 지식이 바탕에 깔려 있는, 작가 본인의 나름대로의 논지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진중권은 미술 회화 관련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지만 한명식은 그림 외에도 조각, 진화, 모나드, 디자인, 조형 등으로 예술을 더 세부적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곳은 <디자인> 부분으로 '예술의 전락인가, 예술의 대중화인가' 라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부분이었다. 재미있다고 느낀 이유는 산업과 미술의 만남에서 '추상'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 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새롭게 해석해 내고 있다는 말은 조금 잘못이 있을지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추상'의 의미가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였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시대에 방직물 등의 물품을 대량 생산하게 되었지만 그 이전에 장인들이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 만든 물건들과는 다르게 질이 떨어졌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술을 끌어들이기로 함으로써 현대적인 의미의 '디자인' 개념이 발달하게 되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미술 디자인을 물건에 적용한 방법에 있었다. 그 전의 장인의 방식대로 하나의 물건에 많은 정성을 쏟을 수 없으므로 많은 사람의 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형태를 단순화, 더 상위의 개념으로 '추상화' 시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장미나 국화처럼 종류를 알게 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라는 것만 알 정도로 형태를 단순화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미적으로 완성되는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상상했을 때 이뤄진다. 한 마디로 산업혁명 시대의 '추상'의 의미는 물건을 될 수 있으면 일반적인 형태로 단순화 하고 소비자가 그 단순한 모습에 덧붙여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상상해 넣는 것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산업화 시대에 미술이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에 종속되는 관계를 설명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 이후로 '바우하우스'에서 내세운 여러 디자인 혁명들이 현대 디자인의 모든 영역에 '실용'이라는 바탕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도 알 수 있었다. 

일곱 번째 시선의 <미술> 영역을 보면, 이집트, 그리스, 로마,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 인상주의까지 서양의 미술사를 간결하면서도 한 번에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부분이 정말로 좋았다. 이집트 미술이 그리스에 어떤 영향을 주고 그리스나 로마 미술이 이집트 미술을 어떻게 극복하고 발전시켰는지 말하고 있다. 전에 신간서평단에서 읽게 된 미술론보다는 원인과 결과를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서양에서는 이상적인 미를 상징하는 고전과 그게 아닌 것과의 두 가지 큰 흐름이 있다. 특히,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을 구체적으로 구분해 놓은 부분은 그 미술사가 어떻게 다른지 한눈에 볼 수 있어 반가웠다. 그리고 이 다음에 나오는 미술이라는 형태를 완전히 뒤집은 장르라고 하는 '인상주의'에 대한 설명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인상주의 이후에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지나면서 예술 분야에서는 그 전처럼 어떤 커다란 흐름을 찾기 힘들었던 이유를 인상주의와 관련해서 설명하고 있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내용을 다루다 보니 다소 생뚱맞은 듯한 느낌이 드는 영역도 있었다. <모나드>라고 하는 영역으로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실체를 찾아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작은 형태인 원자나 모나드에 대한 개념을 얘기하는 부분이었지만 읽으면서 도대체 이게 '예술' 자체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계속 생겼다. 그 영역이 이 책에서 흥미를 떨어뜨리게 하는 부분이라 아쉬움도 들었다.

조금은 이상한 영역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대체적으로 예술을 바라보는 다양한 접근 방식들을 다루고 있는 책으로서 작자의 철학, 미술, 과학 등의 다양한 사고 영역을 넘나드는 지적 유희가 재미있게 펼쳐지고 있는 책이라 말할 수 있었다. 책도 쉬운 말로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쓰여 있어서 예술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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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정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예술의 정신
로버트 헨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즐거운상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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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곧 예술, 예술이 곧 명상

"캔버스에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한참 뒤로 물러나야 보이는 형태가 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무(nothing)를 캔버스 위에 올려놓고, 몇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유(something)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로버트 헨리는 미술 교육에 대한 하나의 비전을 제시한 인물이다. 우리의 대입 입시를 위한 미술 교육을 생각해 보면 부끄럽고 잘못된 부분이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석고상을 수백 장 그린다고 해서 자신만의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현대처럼 '창조성'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광고천재 이제석>을 읽었는데, 우리나라 공모전에서 하나의 상도 못 받은 인물이 왜 뉴욕에서는 몇 개월만에 모든 공모전을 싹쓸이하는 결과를 나았을까 많이 이상했다. 몇 개월만에 실력이 급상승했던 걸까, 아니면 우리나라 공모전에 실력 있는 사람이 모여들어 그만큼 더 치열했던 걸까, 아니면 공모전 자체로는 능력 있는 인물을 발굴해 내기 어려웠던 걸까? 하여튼 모든 순간에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데만 골몰하고 자신만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있는 이제석은 그 나름대로 로버트 헨리가 얘기하고 있는 '예술의 정신'을 구축하고 있는 사람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석은 로버트 헨리가 '상업적인 평가와 수상제도의 문제점'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에 해당하는 예일 것이다.

이 책은 흡사 시선집이나 명상집, 법정 스님의 <무소유> 같은 걸 읽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나라 전통 미술에서 볼 수 있는 '여백의 미'가 느껴졌다. 그것은 이 책이 곧 미술을 하려는 사람만이 읽도록 만든 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에 대한 자세를 인간이나 사회로 바꿔봐도 읽는데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대입해서 적용해 봐도 모든 것에 적용 가능한 말들이었다. 그것은 로버트 헨리가 미술에 대하는 자세가 정직하고 성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감수성을 개발하고 상상력을 키워라', '인물에 대한 애정이 먼저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모든 사람은 예술가 기질이 있다', '예술은 사물의 질서와 상대적 가치를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명상록 같은 깊이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예술의 정신'에 대한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이 책은 화가의 입장에서 어떤 걸 습작하고 어떤 마음의 자세를 갖고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드는 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지적인 재미를 주고 있지는 않은 게 한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로버트 헨리가 지은 것이 아니라 <논어>처럼 로버트 헨리가 한 말이나 강의록, 편지 같은 것을 모아서 펴 낸 책이라 이해하는 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중간에 '그림 비평에 관한 편지' 부분을 보면 누군가의 그림을 비평해 주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그 그림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지 않기 때문에 눈 뜬 장님처럼 그저 막연히 읽어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책으로 번역이 되면서 삽입된 대가들의 실제 그림이 아니라면 책의 이해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로버트 헨리도 예술가로만 국한해서 얘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생활하면서 그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명상을 한다면 누구라도 그 순간 예술가가 될 거라고 말한다. 미술을 포함하는 예술이 실생활과 멀지 않음을 꿰뚫는 식견이라 할 수 있다.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을 보면, 세상에서 위대한 사람들이 이성이나 감성의 어느 한 부분만 자극을 주고 발달시켰던 것이 아니라 설명하고 있다. 이성이나 감성, 즉 좌뇌와 우뇌가 활발하게 상호교섭, 상호작용을 할 때만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이 약해져 슬럼프에 빠진 미술지망생뿐만 아니라 더 큰 이상을 품고 무언가에 도전하려는 시점에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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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똑똑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미술은 똑똑하다 - 오스본의 만화 미술론 카툰 클래식 13
댄 스터지스.리차드 오스본 지음, 나탈리 터너 그림, 신성림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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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조의 요약 정리본 

이 책은 시대에 따라 미술사조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피고 있다. 책 뒤편에 소개글을 보면, "이제까지 미술계에 벌어진 논쟁을 빠짐없이 언급하면서도 간결함과 재미를 잃지 않는다",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꼭 필요한 입문서"라고 되어 있다. 대체로 맞는 말이다. 단지 너무나 간결하게 요약, 압축되어 미술사조의 '요약 사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는 점이다. 미술사조나 인문학적, 철학적, 사회학적인 이론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이 책을 더 깊이 있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입문서'라는 말처럼 미술사조의 뼈대를 잡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 속에는 많은 미술 이론과 미술가, 비평가, 사상가들이 나오는데, 그것은 단지 '미술'에만 국한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과학과 사회, 철학 등을 아우르면서 핵심적인 사상 변화를 서술하고 있다. 그 시대의 패러다임을 대표하는 인물의 말로 설명되고 있는데, 그 인물의 저서를 읽지 않으면 깊은 이해가 불가능하다. 사상가들의 저서에서 핵심 구절을 뽑아 내어 보여주는 것은 실제 이해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여튼 미술 이론의 논쟁이 한 두 줄로 설명되고 있기 때문에 미술사조가 어떻게 발전되고, 어떤 한계가 있어서 쇠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부족해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책 속에서 코믹한 그림이 나오고 저자가 미술가나 사상가들과 논쟁되는 이론을 얘기하는 부분들이 나온다. 만화보다는 실제 미술 작품이 실려 있다면 책을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이라 대충 이해는 되었지만 가끔 어떤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미술 작품을 패러디 하여 코믹한 요소를 첨가하고 있지만 그 유머에 공감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저번에 서평책으로 선정되어 읽었던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에 있던 만화가 연상되었다. 이것도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이해의 한계일까? 

그래도 그 무수한 미술론들을 이렇게 얇은 책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게 대단했다. 그것도 중간 중간에 만화나 대화들이 삽입되어 실제로 미술론을 설명한 부분은 적었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핵심만 뽑아서 간결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술 이론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책의 목차 부분을 보면 미술 이론으로 어디까지 봐야하는지 그 범위를 예상할 수 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비슷해서 헷갈릴 수 있는 미술 이론들을 분명하게 구분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초현실주의와 다다이즘, 추상미술, 반예술 같은 이론들은 언뜻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이 책에서는 대표하는 이론가들을 통해 어떤 부분이 다른지 설명해 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뜬구름을 잡는 기분이 드는 건 순전히 나의 배경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사조의 요약 사전이라고 한 것처럼 다음에 그 부분이 헷갈릴 때 다시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았다. 

이 책의 뒷 부분에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사상이 정리되어 있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은 짧은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량이 할애되어 설명되고 있다. 그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그것은 최근 우리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미술 이론보다는 더 포괄적인 이론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미술 작품을 직접적으로 논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현대 미술의 현상에 관심이 높다면 이 책에서는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최근 전시회에서 본 '키스 해링'이나 '훈데르트바서'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미술가에게도 관심이 있어 더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 서평책으로 선정된 <예술의 정신>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스본의 만화 미술론>이 미술 이론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면, <예술의 정신>은 화가가 지녀야 할 마음의 자세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복잡한 미술 이론들을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을 훑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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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시간이 참 빨리 간다. 벌써 2월이 지나가려고 한다. 새롭게 마음을 먹고 힘차게 나가야지. 저번 1월 달에 나온 책들은 미술과 관련된 책들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번 달 말에 발표될 서평 도서를 기다리고 싶다. 이번에 동양과 서양을 비교한 좋은 책들이 많아서 꼭 읽어보고 싶다. 

 

 

 <그림, 문학에 취하다>   


 정말 읽고 싶은 책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유명한 시인과 그림들을 같은 소재로 묶어 비교한 이 책은 선조들의 예술과 접목된 철학 사상까지 깊이 파고들고 있다. 우리에게 유명한 작품들도 있지만 쉽게 접하지 못 했던 선조들의 작품들까지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더 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사군자> 

 나는 '사군자'가 '매난국죽'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왜 그렇게 불리는지는 알지 못한다. 시대마다 조금씩 사군자를 그리는 기법이 변화해 왔지만 어떤 것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서양의 미술사에 대한 얕은 지식만큼이라도 우리 것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면 좋겠다.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 

 나는 그동안 이런 책을 원해 왔다. 우리 것과 서양의 건축 양식을 한눈에 비교해 놓은 책을. 건축 양식을 비교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차이가 발생했는지 인문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집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붕이나 문과 같은 특정 요소로 세분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평면적인 예술이 아닌 '형태'를 가진 예술의 조형적 요소를 분석해 내고 있다. 이 책에서의 핵심은 동양과 서양의 비교로서, '마음의 형상화'와 '실체의 형상화'에 대해 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철학적인 사상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동양의 그림에서 '여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고 서양의 '원근법'이 발달하게 된 것이 아닌가. 이것이 현대의 '디자인'에는 어떤 식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 보고 있는 책이다. 

 

 

 

 <반 고흐의 정원> 

 이 책을 선택한 건 순전히 내가 반 고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골랐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반들반들한 책의 평면이 아니라 두껍게 붓질한 질감이 살아있는 실제를 봤을 때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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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향 2011-03-05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1년 3월 신간평가단 책으로 내가 추천한 두 권이 모두 선정되었다. <그림, 문학에 취하다>는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라 더 반갑다. 그리고 다른 한 도서는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이다. 이 책에 대한 내 글이 소개되어서 무척 기분이 좋다. ("이 책에서의 핵심은 동양과 서양의 비교로서, '마음의 형상화'와 '실체의 형상화'에 대해 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철학적인 사상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동양의 그림에서 '여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고 서양의 '원근법'이 발달하게 된 것이 아닌가. 이것이 현대의 '디자인'에는 어떤 식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 보고 있는 책이다. / 알라딘 8기 신간평가단 바람향님")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 고형욱의 영화음악 오디세이
고형욱 지음 / 사월의책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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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 잠기다 

책을 읽는 내내 귓속에서는 음악이 들려왔다. 책에서 영화 음악을 선별해서 담은 CD가 있었지만 그것을 틀지 않아도 책을 보는 내내 내 주위에는 음악의 막이 가로 놓여 있는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옛날의 추억 속으로 잠겨들었다.  

고전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그 이름값 만큼 많이 들어왔고 알게 모르게 영화 음악과도 친숙해진 모양이었다. 책 속의 내용들과 유명한 음악들이 알만한 것들이라 반갑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다. 책을 읽는 부분의 음악들이 바로바로 흘러나왔으면 하는 심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알만한 것들이라도 확실하게 듣기 전까지는 어렴풋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OCN에서 다시 반영을 해서 보게 된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그 중간에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상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유명한 주디 갈런드가 'Over the rainbow'를 부르는 장면이었다. 정말 세계사적인 고전 영화는 현대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되고 패러디 되어 변주된다. 새로운 색깔을 덧입으면서. 

이 책은 고전으로 평가되는 영화의 줄거리를 말하면서 영화 음악을 소개하는데, 그 외에도 감독이나 음악 감독, 캐스팅에 대한 여러 비화들을 얘기하고 있어서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주디 갈런드가 더 어린 소녀로 바뀔 뻔한 일, 실베스터 스탤론이 <록키>를 찍을 때는 무명이었다는 거, 게다가 <록키>의 시나리오를 자신이 주인공으로 해서 직접 썼다는 점 등도 재미있는 일화였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내 기억이었다. 분명 본 것은 맞는데,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 만큼 내용이 기억나지 않거나 음악이 떠오르지 않았다. 분명 그 영화를 누군가와 같이 보기도 하면서 여러 추억들이 있었을 텐데... 좋은 영화들은 역시 두 세번 봐야 기억에 남는 것인데,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내가 서울에서 살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지은이가 사는 서울에서는 여러 영화제를 통해서 영화관에서 예전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고형욱은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주 영화의 추억 속에 잠기는 시간을 갖는다. 아무리 디지털 기술이 발달해도, 자기 집에 작은 영화관을 마련해 놓는다고는 해도,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의 참맛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의 장면이 눈에 한 가득 차오르고 영화의 음악이 귀를 가득 차오르고... 그렇게 영화 속에 깊게 잠겨들게 되는 즐거움을 말이다.

고형욱은 서울에 존재하는, 존재했던 영화관의 역사를 두루 겪어왔던 사람이다. 자신 또한 무수한 영화 DVD, 음악 LP판들을 소장하고 있는 수집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과 지식을 이용해서 한국 영화관의 산 증인으로서 영화 산업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을 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보았다. 솔직히 이 책만으로는 영화의 줄거리와 음악에 대한 단편적인 서술이라서 기대를 한 만큼 아쉬움이 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 음악들은... 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Calling you'이다. 풀 한포기 없는 삭막한 들판에서 바람에 모래가 흩날리면서 들려오는 깊게 울리는 여자의 목소리, 그 속에는 깊은 한과 외로움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영화 <원스>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자극적이거나 빠르지 않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이었다. 우리나라 영화 중 <외출>에서 나오는 '길'은 쓸쓸한 회색빛 미래를 그리고 있어서 허무한 감정이 들게 만들었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낙엽이 떨어지는 것 같은 음악들도... 그러고 보면 뭔가 우울하고 허무한 음악만을 좋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묵혀 있던 기억들이 떠올라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좋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입에 한 가득 물고 있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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