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2월 예술/대중문화 분야는 미술 관련 책들이 유독 돋보인다. 그 동안 한국 유물, 영화, 건축, 사진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미술 분야를 접할 때가 된 것 같다. 예술/대중문화 분야에서 가장 좋은 점은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골고루 접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번 달에도 두근두근한 마음을 품고 흥미로운 책들을 골라 보았다. 

  

 <현대미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다> 

고전 미술에서부터 모더니즘,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2차 모더니즘까지 현대 미술사를 아우르고 있다. 유명한 미술 작품들과 그것의 시대적 의미, 철학적인 차원에서 해석되는 상징적인 의미들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큰 책이라 할 수 있다. 현대 미술의 용어와도 친숙해질 수 있는 '꽉' 찬 책이다.

  

 

 <어느 시각탐닉꾼의 구경> 

표지부터 눈을 확 사로잡았다. 마네킹 같은데, 저 어설픈 토끼 귀는 뭘까? 그러다 제목을 보니, '시각탐닉꾼'이란 단어가 낯설면서도 뭔가 쌉싸레한 뒷맛을 남겼다. '탐닉'은 열정적으로 좋아하면서도 증오하는 듯한, '애증'의 다른 이었기 때문이다. 목차의 내용들도 현대 미술의 뜨거운 감자로서 대척점에 놓인 화두(실재와 재현, 가독과 비가독, 거시와 미시)를 다루고 있었다. 동전의 양면이나 야누스처럼 선악을 논할 수 없는 것들이 토끼의 귀처럼 쫑긋 솟아 있다. 그 토끼 귀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다!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 

표지의 스머프를 보며 '얜 누구야?' 생각했다. 목차를 훑어보는데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스머프 마을에도 우울한 날이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이야?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럴만도 했다. 몸 전체가 파란 스머프, 파랑색 자체가 우울과 몽상을 상징하니, 그렇게 생각할만도 하다. 다른 목차 내용도 훑어보면 대중문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재밌는 책일 것 같다. 

  

  


  

 <저널리스트가 쓴 문화예술론- 문화의 풍경> 

다방면에 걸친 한국 문화의 풍경들을 여러 가지로 조망하고 있다. 우리는 문화적인 향수가 어린 추억의 장소와 물건들을 많이 잃어버리고 달려왔다. 다음 세대에서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영원히 사라질 것들이다. 새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때가 탈수록, 세월을 먹을수록, 더욱 진중해지고 매력을 높여가는 것들이 있다. 이것은 그러한 추억들을 되새김질해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 유산이다.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아~ 흑백 영화는 다채로운 색상이 없어서 심심할 수 있지만 묵혀 둘수록 질리지 않는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그 영화를 흘러가는 배경 음악은 정말로 끝없이 끝없이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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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향 2010-12-2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 신간서평단 책으로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와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가 선정되었다. 처음으로 추천한 책 중에서 2권이 선정되다니, 뿌듯하면서 즐겁다^^ 이번에도 무척 재미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 선사 삼국 발해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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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누구나 수학여행으로 경주나 여러 박물관을 가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시에도 누구의 무덤이나 어떤 탑이나 건축물, 유물 등을 봐도 그저 무심하고 담담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로 세계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지금 보면 첨성대는 그냥 서 있는 게 아니고 불상의 옷 자락 하나도 그냥 흘러내리고 있는 게 아니고 손가락 하나도 아무렇게나 놓인 게 아닌 걸 아는데, 왜 그때에는 몰랐을까. 이렇게 재미있는 걸 왜 그때는 아무런 마음도 들지 않았을까?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이 뛰어난 예술품을 감상한 뒤 받은 흥분에서 생기는 현상으로 '스탕달 신드롬'이 있다. 예전에 미술관에서 고흐의 미술 작품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리며 뛴 적이 있다. 그것은 그냥 사진이나 도판으로 봤을 때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직접 작품을 마주 대하고 캔버스에 두껍게 덧칠 된 붓질 자국이 선명한 걸 보자 그제야 현실감 있게 다가온 것이다. 여기 있는 게 '진짜' 작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 흥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작품에 대한 '흥분'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것일까? 그게 고흐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내가 평소에 고흐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런 감정의 동요가 있었을까 의심스럽다. 일례로 보면 클림트도 좋아해서 작품을 보러 미술관에 갔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치여 내 마음속의 감정을 느낄 사이가 없었다. 어떤 작품을 감상할 때는 그 당시 내 마음의 감정 상태도 중요한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에 예술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일 것이다. 여기서 '좋아하는 마음'은 저절로 그런 마음이 드는 걸 말하는데, 어떤 대상을 보다보면 항상 새롭고 친근해서 '정'이 드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이 책은 '평소에' 한국 예술 작품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준다. 할머니가 손자를 무릎에 눕히고 가만가만히 해주던 옛날 얘기처럼. 여기에다 여러 유물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진 도판까지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많이 소외되었던 가야와 발해의 유물을 얘기하고 있는 점도 좋았다. 단지 도굴당하거나 다른 나라 땅이 돼서 유물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그만큼 연구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각 장마다 우리가 일본에 어떤 영향을 주어 어떤 문화가 꽃 피우게 되었는지 간략하게 다루고 있는 점도 의의 있었다. 우리가 중국이나 다른 먼 나라에서 영향을 받고 더 높은 수준의 문화를 발전시켜 왔듯이 그러한 영향 관계를 나름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여기서 좋았던 점은 책 뒤에 불교와 관련된 부록이 짧게 실려 있다는 점이었다. 불교에서 여러 보살의 의미와 불상의 수인에 대한 상징성에 대한 내용까지 간단하게 나와 있는데, 삼국시대의 여러 불상의 모습과 비교해서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저자가 하나의 장에 백제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점이 반가웠다. 고구려다운 웅장한 기상도 멋지고 신라의 화려한 금속공예도 멋지기는 하지만, 유물이 많이 없는 우아한 백제의 문화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고분이 쉽게 도굴당하기는 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백제금동대향로'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 작은 뚜껑에 얼마나 많은 조각이 있고 그 뒤에 숨은 곳에는 구멍이 몇 개나 뚫려 있다니, 오늘날의 기술로도 재현하기 힘든 작품이라는 말이 거짓은 아닐 것 같았다. 그 당시 백제의 예술 수준과 기술이 얼마나 차원이 높았는지 알 수 있었다. 

정말 한국 미술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웠다. 내 몸에도 그들의 미의식이 조금이나마 담겨있기를 염원했다... 신나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다고 술렁술렁 책장이 넘어간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여기서 나온 유물들을 직접 마주 대할 날이 왔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고려와 조선 시대의 유물에 대한 내용도 기대가 되었다. 

(윽, 아프다... 열심히 쓴 게 한 순간에 날아가 버려 다시 쓰는 건 역시나 맥이 풀린다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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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역사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영화는 역사다 - 한국 영화로 탐험하는 근현대사
강성률 지음 / 살림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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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제는 ‘소통’이다. 과거와 현재의 소통 문제. 과거는 우리에게 말을 건다. 현재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과거가 되고 과거의 시간을 재현하는 것은 현재의 시간에 필요한 말을 하기 위해 과거의 시간을 경유하는 것이다. 과거를 현재화하는 것이다. 역사와 영화의 문제는 ‘과거의 현재화의 문제’라는 것이다. (8쪽)

그렇다. 결국 과거는 과거가 아닌 ‘현재의 거울’이다.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영화가 역사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시류에 편승하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 지켜왔는지 분석하고 있다.

다른 예술 작품들도 그 시대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영화는 다른 무엇보다도 거대 자본이 투입되고 그것이 대중의 취향에 따라 흥행과 참패가 결정되므로 어느 예술 장르보다도 철저히 대중에게 영합하는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 그러한 파급력을 지배 권력도 알고 있으므로 사전 검열을 통한 영화에 대한 통제력을 높여왔던 것이다. 일제 강점기는 일본이었지만 그것은 시대가 변천하면서 미국이나 신군부 등의 지배층으로 바뀌었을 뿐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이익과 지배의 정당성을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지배를 옹호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와 거대한 자금으로 영화 시장을 뒤흔들어 왔다. 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국민의 정부가 등장하기 시작하자 영화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한국 영화가 다양해지고 경쟁력을 갖추면서 꽃망울을 터트리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친일 영화나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위안부, 빨치산, 비전향장기수, 조총련 등 우리 시대의 어두운 부분을 양지로 끌어내기도 했다. 그런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이기는 하지만 역사의 무게에 억눌리더라도 숨통이 트이게 할 수 있는 작지만 커다란 족적이 되어왔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부분에서도 감독에 따라 영화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서 해당 영화에 흥미가 일었다. 특히, 일본에 있는 조총련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으로 자전 영화를 찍고 소외당하고 있다는 감독의 뒷얘기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왜 우리는 한 민족을 자꾸 배척해야만 하는지, 무수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날이 있을 지, 알 수 없는 일이라 안타까움이 더 했다. 

이 책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지배 권력과 시대 상황에 따라 영화에서 다룬 역사적 소재의 범위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 논의한 부분이었다. 특히, 베트남전의 기억과 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가 감독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고 있음을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부활의 노래>, <꽃잎>, <박하사탕> 등에서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온 것처럼, 감독이 어떤 시대를 겪어왔는지 그 경험에 의해 소재를 다루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화려한 휴가>의 감독은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므로 영화에서도 그 죄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대중성을 피력할 수 있었다. <화려한 휴가>가 발포 명령을 내린 실세가 누구인지 그 갈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지만 분명 광주 민주화 운동 자체의 실상을 대중적으로 알린 것은 사실인 것이다.

예전에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공포 영화인 <알포인트>를 재밌게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베트남 전쟁’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점은 생각지도 못했다. 6.25전쟁으로 우리는 한 민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알고 있다. 아직도 이산가족의 슬픔은 끝없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베트남 전쟁’에서 그때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것도 이번에는 남의 나라 전쟁에, 돈에 팔린 용병으로 참가한 가해자로서 말이다. <하얀전쟁>이 전쟁에 참여한 피해자로서의 사회 부적응 자를 그렸다면, <알포인트>는 ‘베트남을 침략했던 모든 외세에 대한 응징이자 복수’로서의 공포 영화를 그려내고 있다. 그 당시에도 <알포인트>은 입소문이 퍼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일반적인 공포 영화였다면 이 영화에서 처럼 묘한 여운을 남기지 못 했을 것이다. <알포인트>란 영화를 베트남 전쟁과 우리나라의 입장을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무척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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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 21권.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판소리 명창 임방울에 대한 본격적인 평전. 임방울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판소리 명창으로, 흔히 근대 5명창으로 불리는 김창환, 이동백, 송만갑, 김창룡, 정정렬 이후 최고의 국창(國唱)의 위치에 올랐던 인물이다. 뭐니 뭐니 해도 그를 당대 최고의 스타의 반열에 올린 것은 단연 '쑥대머리'로, 그가 왜 ‘계면의 달인’으로 불리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대목. 

지금까지 우리 문화에 관심이 없었던 걸 스스로 반성하면서... 옛날 어느 광고에서 나온 '쑥대머리'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유명한 쑥대머리가 임방울 이후에 유명해 졌다고 하니 얼마나 판소리의 높은 예술 세계에 닿아 있었을까? 여기다 판소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 관련된 정보도 부록으로 있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판소리에 친숙해져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 공포에 관한 모든 것을 파헤친 논픽션. 영화에서부터 TV 드라마, 라디오, 소설, 만화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는 공포를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심리부터 공포 문화의 역사와 그 영향력에까지 공포와 관련된 모든 것을 분석한 책. 

오~ <죽음의 무도>라니 김연아가 생각났지만,,, 어쨌든 최근 '공포'에 대한 이상한 열기를 생각해 볼 때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가 징그러우면서도 독특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걸 보면, 왜 무섭고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 매력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는 지 궁금해진다. 드라큘라가 희생양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것처럼. 자신의 목을 물어 피를 빨려 죽을 위험에 처하면서도 그 희생양은 흔들거리는 줄을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것처럼 짜릿함에 빠져든다.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가 죽을 때까지 춤에 무아지경으로 빠져드는 것,,, 우리는 더 잔인하고 충격적인 자극을 원할 것이다. 그 끝은 어디일까?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두계건축연구소에서 오늘의 건축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과 국내외 건축답사를 통해, 현대건축의 형태 및 공간 경향에 대해 연구해 온 저자들이 그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건축가를 꿈꾸는 젊은이들과 건축을 알고자 하는 일반인을 위한 글을 쓰고 엮은 책. 

<바람의 화원>을 보면, 단원 김홍도는 왕의 침소에 병풍을 둘 때도 밖에서 볼 때와 달리 방 안에서 빛이 들어오는 걸 고려하여 배치했다. 물건 하나를 놓는데도 이렇게 신경을 썼는데, 건물을 지을 때는 얼마나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겠는가? 전통 사회에서는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 남향집으로 짓거나 음과 양의 조화와 풍수지리를 이용해 집터가 놓이는 것까지 고려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의 건축물은 어떨까? 그리고 앞으로의 건축은 생태와 환경을 고려하여 조금 더 자연에 친숙한 건물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보자! 

 

 

여러 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며 종교적인 인물들과 개인의 정체성, 상징체계와 관련된 상징을 탐구한다. 책을 통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예술작품 속에 이용된 수많은 상징을 이해. 

이 책의 장점은 그 동안 두드러지게 널리 알려진 서양, 특히 유럽 중심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문양 외에도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의 비유럽 지역의 문화적 상징성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양은 언어가 생기기 이전에도 존재했었고 언어가 발달한 지금도 언어를 대신해 많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몇 가지의 도상만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부족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더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중한 고미술품들을 도굴하여 해외로 밀반입하려는 잔혹한 음모를 폭로한 책. 고고학자, 문서 전문가, 경찰, 사진가 등 각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팀은 이탈리아에서 도굴된 고미술품이 해외 각지로 팔려 나가는 과정을 끈질기게 파헤쳤다. 불법으로 도굴된 고미술품이 어떤 유통 경로를 거쳐 해외로 밀반입되는지 아주 상세하게 설명. 

정말 각 나라의 소중한 유물이 아직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에는 번듯한 건물들이 들어차서 새로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때 훼손되고 잃어버린 소중한 문화 유산들을 되찾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있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노력이나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문화 유산을 반환 받으려는 운동을 벌이지만, 정작 우리는 갖고 있는 문화 유산조차 제대로 보존하지 못해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단 그것 뿐만 아니라 알게 모르게 팔려나가 개인 소장품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게 우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한 나라의, 한 사람의, 숭고한 예술 작품까지도 그 가치가 돈으로만 매겨져 이리저리 팔려다니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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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향 2010-12-2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월 신간서평단에 <건축 콘서트>가 선정되었다.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 한 권은 <사진의 극과 극>이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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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기억이 희미해진 걸까? 세차게 휩쓸려 가버리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걸 잊어간다. 그렇게 놓치는 게 많은데도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손에 쥐기 위해 무진장 애쓴다. 그래서 어깨가 자꾸만 무거워져 간다. 등이 굽어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무게에 짓눌려 땅바닥에 쓰러져 허우적거린다. 더 깊은 어둠을 찾아서. 마음의 평안을 찾아서... 찾을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우리는 단지 현재의 삶을 살아가며 추억에 세월을 덧칠할 뿐이다. '노무현의 침묵'은 어떤 빛깔과 향기를 낼까? '그'의 자리엔 아직도 노오란 종이 비행기가 비틀비틀 날고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깊은 고요 속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들어내고 있을까?  

  

최민식의 사진은 정적이며 동적이다. 완벽한 구도가 사진을 꽉 채우고 있다. 그만큼 사진 한 장으로 많은 얘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깊은 상념은 평소에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세상을 마주 대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예술, 문학, 지구와 환경의 문제, 철학, 그리고 유명한 사진작가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는 걸 보면 얼마나 폭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지 놀라게 된다. 이런 세상의 고민을 짊어진다고 물질적인 게 당장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은 색색깔의 화려한 빛깔로 넘쳐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유홍준이라면 더 뭐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그 유명한 말을 한 사람이 아닌가. 나이가 들수록 그 말이 얼마나 뼈저리게 다가오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내가 얼마나 빈약한 지식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며 비웃었는지... 가끔 아주 가끔, 부끄러움에 책상 구석 어두운 곳에 숨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어쨌든 우리는 통일신라 이전의 미술사와 삼국 시대의 고분 미술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나 기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료가 빈약한 백제와 발해 문화에 대해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티켓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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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향 2010-12-2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 신간서평단 책으로 유홍준의 <한국미술사강의>가 선정되었다. 정말 읽고 싶었는데 이렇게 선정되다니 무척 기뻤다. 그리고 다른 한 권은 <영화는 역사다>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