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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범 ㅣ 케이스릴러
노효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1월
평점 :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사람을 바라본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이야기는 어쩌면 그런 것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닐까.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외모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 전혀 다른 듯 닮은 두 사람은 그로 인해 큰 사건과 마주한다.

범죄심리분석 도경수의 평범한 삶에 변화가 생긴다. 우연한 사고라 생각했는데 계획된 사고에 빠져들었다. 누가 그런 것이며 자신이 갇혀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른다. 더 놀라운 것은 자신과 같은 얼굴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어떤 이유로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그의 일상을 흔드는 것일까. 가까운 가족조차 그가 도경수라 생각한다. 도경수의 삶을 흔드는 그는 누구일까.
도경수의 가족이 이렇게 된 사건의 출발은 아들 도지웅이 살인을 했다고 생각하여 벌인 일들이다.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을까. 도경수는 아들 지웅의 살인을 은폐한다. 그가 가진 지식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증거를 조작하여 다른 사람이 그 사건의 범인이 된다.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그들이 사라졌다고 기억 속에서 사자는 것은 아니다. 가끔 그 일들이 떠올라 죄의식을 가지지만 도경수의 가족들은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살아간다. 아니,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함께 살지 못하고 모두 흩어져 각자의 자리에서 옛일을 잊으며 살아가려 한다. 그런 그들 앞에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이 나타난다.

누구나 자신만의 죄를 가지고 있다. 간혹 떠오르는 가벼운 죄부터 짐처럼 떠안은 무거운 죄까지, 모두가 마음속에 담긴 죄를 견디며 살아간다. 하지만 살인은 그것들과 차원이 다른 죄악이다. - p.58
이 모든 일들은 피해자 나성경의 부모가 벌인 일이다. 도경수의 가족, 나성경의 가족은 모두 지웅이의 살인을 확신했다. 그렇기에 두 가족은 어둠 속에서 살아간 것이다. 한 사람은 살인한 자식을 품어야 하고 한 사람은 자식을 잃은 아픔과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힘겨운 나날들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며 지난 시간보다 지금, 앞으로의 시간들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진실을 보지 못했던 사람들. 부모였지만 도경수도 결국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지웅이를 장애를 가진 아이라며 조금 다르게 바라보았던 것이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진실이 무엇일지 생각했더라면 서로에게 상처를 안겨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마무리 되어가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마지막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이야기는 스릴러라는 장르를 확실히 표현하고 있다. 그 안에서 진실은 무엇이며 우리가 가진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가족의 의미 등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다. 장르적인 특성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이 더 크게 다가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