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5
박예분 지음, 김태란 그림 / 책고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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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년 6월 25일은 전쟁이 발발한지 70년이 되었습니다. 지금 세대들에게는 6·25가 역사 속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되지만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전쟁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진 아픔을 갖고 있으며 아직까지 생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 한국전쟁은 큰 아픔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 아픔은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자라고 있는 건 아닐까요.

 

 

"넌 참 좋겠다. 형이 있어서."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듣는 영석이는 형이 있어 너무 좋습니다. 열두 살이 많은 형은 든든한 존재입니다.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싼다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 할까봐 다른 가족들이 모르게 이불을 널어줍니다. 받아쓰기에서 20점을 맞아도 혼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글을 가르쳐주는 친절한 선생님의 역할도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라고 썰매까지 만들어주는 형은 영석이에게 마법사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입니다, 보통 형제자매들은 가끔 가족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싸우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 속에서 만나는 영석이의 형은 부모처럼 늘 동생을 돌봐줍니다.

 

늘 자신의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형이 멀리 떠납니다. 영석이는 형이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동생을 잘 돌봐주라는 이야기를 하고 떠납니다. 그 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네 살 어린 동생을 형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돌봐줍니다. 형이 집을 비운 사이 동생 순덕이도 태어납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형은 소식이 없습니다. 도대체 형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나중에야 형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간 것을 알았습니다, 전쟁으로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가족들. 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형에게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전쟁 때문에 헤어진 가족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들에게 있어 이념보다는 가족, 이웃들과 주어진 삶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누구도 바라던 전쟁이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더 큰 아픔을 느낍니다. 아직도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있기에 단순히 역사 속 하나의 사건으로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헤아리는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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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배신 스토리콜렉터 84
로렌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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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의 아픔을 가늠할 수 있을까. 일상을 함게 보내던 사람이 어느 순간 사라진다면 평범한 일상을 맞이하기 힘들지 않을까, 특히, 한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혼자 그 일상을 보내는 것이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남은 사람들은 일상을 버텨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힘든 순간에 누군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힘이 되지 않을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이 될 것이다. 자신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이며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다면 어떤 마음일까. 그 마음을 가늠할 수 있을까. 책을 보는 내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믿었던 누군가의 배신으로 인한 아픔을 고스란히 느껴야해서 힘든 시간을 맞이한다.

 

 

강렬한 첫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자신이 칼에 찔려 병원에 있고 아들 제이미가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테스.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군인지 알고 있는 듯하다. 테스가 말한 것처럼 제이미의 실종과 셸리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제이미의 생일 이튿날에 시작한 이야기는 제이미 생일 55일 전부터 테스가 어떻게 병원에 오게 되었는지,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제이미의 실종과 셸리가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테스의 피해망상인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알려준다.

 

제발 생각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사건을 따라간다. 남편을 잃은 테스의 모습은 처절하다. 제이미를 돌보기에 힘든 상황이다. 아직도 남편과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말과 행동을 하며 약을 복용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렇게 힘들 때 찾아온 사별 전문 상담사 셸리는 테스에게 큰 힘이 된다. 엄마와 오빠 샘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기도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말할 수 있는 상대만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우리들도 테스가 셸리를 의지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기에 테스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들도 셸리를 믿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그녀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힘들어하는 시간을 공유한다. 어떻게 그녀는 병실에서 있게 되었으며 아들 제이미의 행방을 궁금하게 만들면서 시작한 이야기는 끝까지 긴장감을 갖게 한다. 추리소설을 읽을 때 범인이 누구인지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즐기는데 이 책은 사건보다는 테스라는 인물의 감정에 더 몰입하면서 보게 된다. 힘든 현실을 누구나 마주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며 이겨내면 좋겠지만 간혹 혼자 힘으로 버텨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 힘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마음이 있기에 테스가 마주한 시간들은 더 힘들고 보는 우리들도 아픈건 아닐까.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이라 결과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 반전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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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수사단
주영하 지음 / 스윙테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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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두가 등을 돌려도 가족만큼은 나를 바라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누구나 그런 마음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가족은 남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인연의 끈이 될 수도 있다. 든든한 내 편이 아니라 눈을 맞추며 보는 것이 힘든 사이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콩가루 수사단>에서도 원수 같은 가족을 만날 수 있다.

 

 

경찰대를 졸업하고 강력팀에서 근무하는 현호의 집에 침입자가 나타났다. 현호는 그들을 가족이 아닌 자신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침입한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작 가지망생 큰 누나 진주, 돌쟁이 조카와 함께 온 작은 누나 현주에 이어 엄마 희례 여사까지 현호의 집으로 찾아왔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들춰내어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다.

 

눈만 마주 춰도 으르렁거리며 싸우다가 하나로 만들어 준 계기가 생긴다. 이제 돌이 지난 조카 지우가 사라가 사라진 것이다. 유괴범이 돈을 요구하다 협상이 결렬되며 어디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경찰을 믿을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어릴 적 아빠와 함께 만들었던 수사대를 떠올리며 가족들은 똘똘 뭉친다. 이들은 사라진 지우를 찾을 수 있을까.

 

사라진 지우를 찾는 사건을 포함해 이 책에서는 일곱편의 이야기 속에서 사건을 만난다. 콩가루 집안이라며 서로를 따뜻하게 보지 못했는데 이들을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건 해결의 유쾌한 과정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이들이 머리를 맞대어 해결해가는 과정은 웃음을 짓게 한다. 무거운 사건들이 아니라 콩가루 수사단은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사건들을 해결해 간다. 그 과정 속에서 너무 다른 것 같은 가족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가족을 만난다.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매일 웃으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은 서로에게 작은 상처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미움이 아닌 사랑을 기반으로 한 행동과 말이기에 이내 서로를 보듬어주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서로를 보며 부드러운 표현을 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현호가 콩가루 가족이라는 말이 아닌 다른 표현으로 자신의 가족들을 품어가지 않을까. 만만치 않은 분향이지만 유쾌함이 있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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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집 우리 아이 마음 성장 그림책 3
탁소 지음 / 꼬마싱긋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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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서 여태껏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갇혀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집을 거꾸로 보면 배 모양인 것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표지만으로도 이 책에서 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집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다양하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가지면 많은 것을 볼 수 없습니다.

 

 

표지만큼 마음에 와닿는 것은 <데굴데굴 집>을 읽기 전에 만나는 '다양한 눈으로 보는 아이들을 위해……'라는 글귀입니다. 우리들은 어쩌면 하나의 답을 원하는지 모릅니다. 답을 정해놓고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책을 보면서도 다양하게 느끼는 것을 바라지 않고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답을 정해놓고 그런 생각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번만큼은 이 글귀를 마음에 담으며 아이들이 다양하게 바라보고 느끼길 바라봅니다.

 

 

 

나무 위에 위태로워 보이는 다람쥐 집에 보입니다. 이것도 어른들의 생각일까요. 나뭇가지 위에 있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위험이 느껴집니다. 숲속 다람쥐들이 배가 고파 도토리를 구하러 떠난 후 거센 바람이 불어 결국 다람쥐 집이 나무에서 떨어집니다. 땅 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 빙글빙글 날아가 여행 같은 일정을 맞이합니다, 다람쥐 집은 바람에 날려 많은 장소와 동물들을 만납니다,

 

집이 데굴데굴 굴러오면 동물들이 얼마나 놀랄까요, 각각의 방법으로 굴러오는 집을 피하는 것을 보면서 잠시 놀랐던 마음을 놓고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집과 동물들이 만나는 과정을 보면서 동물들의 특징도 알 게 됩니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이용해 지혜롭게 굴러오는 집을 피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들은 재미있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만납니다. 꼬르륵 꼬르륵, 쌩쌩. 흔들흔들, 빙글빙글, 데굴데굴, 아삭아삭 등 다양한 표현들을 만나면서 아이들과 말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집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책을 끝까지 보면 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답니다. 작가의 전작인 <구름똥>, <코끼리 방귀>를 만났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를 가지고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 책이지만 어른들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숨겨진 동심을 찾을 수 있고 아이들과 의성어, 의테어로 말놀이를 하면서 소중한 추억도 만들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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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날리다
김우남 지음 / 문예출판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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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들은 '뻐꾸기 날리다'라는 표현을 잘 모르지 않을까. 제목을 보면서 누군가가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 이성에게 어떤 감언이설로 다가가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받아들일까 궁금하다.

 

 

<뻐꾸기 날리다>에서는 일곱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표제작인 <뻐꾸기 날리다>의 의미도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설명을 보고 나면 이 둘 중 어느 하나가 소재가 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뻐꾸기 날리다:부풀려서 거짓말한다, 이성에게 작업을 건다 등의 뜻이 담긴 비속어.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하고 살 수 있을까.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니더라도 선의적인 거짓말은 누구나 하며 살아간다. 그런 거짓말은 나중에 알아도 누군가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어쩌면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지도 모른다.

 

책에서 만나는 인물 '이승연'을 보면서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 때문이 아닐까. 그녀가 거짓말을 해야만 하며 알아도 눈감아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거짓말이 좋고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기 어렵다, 어릴 때는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며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거짓말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또다시 시작하는 거짓말. 세상에 많은 이승연이 존재하는 것은 그런 거짓말을 하도록 만드는 우리의 현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표제작만큼 눈에 띄는 작품은 <빨래하는 여자>이다.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피해자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나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며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방관자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아내가 큰 상처를 받은 것은 가족 때문이 아닐까. 아내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 말한다. 아직도 사회에서는 피해자로 바라보지 않고 사건의 원인 제공자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일어날 때마다 피해자들이 그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어쩌면 치유되지 않을 상처이기도 한 것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문제를 담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어 문제에 공감하면서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무조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나와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 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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