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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이 됐어요 ㅣ 듬뿍그림책 3
지메나 텔로 지음, 조경실 옮김 / 듬뿍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면지에는 세계 각 나라의 워킹맘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어디든 마찬가지인가 봐요.
도대체 걸어 다닐 수가 없어요. 항상 뛰고 달리고...
아이들에게서 당황스러운 표정도 읽을 수
있어요.
'엄마는 늘 뛰어다녀요.
아침에는 우리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곧장 회사로 달려가요.
퇴근하면 마트에서 장을 보고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와요.
그 다음엔 나를 바이올린 학원에
데려다주고
수영을 마치 동생 후안을
데려오고
함께 소아과에 갔다가
엄마는 온종일 도시 이곳저곳을 바쁘게
뛰어다녀요.
영어 학원에 왔다가 미용실로
달려가요.
밤이 되어 기운이 다 빠진 엄마는
가끔
우리가 묻는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어요.' - 본문내용
뛰고.
달리고.... 뛰고. 달리고... (면지에서 이미 느꼈는데. 본문의 첫 문장이.. ㅠ.ㅠ)
워킹맘은
늘 바쁘고 정신이 없어요. 아침에 전쟁 같은 하루가 시작되지요.
회사가
멀었던 저는 아이를 유치원에 첫 번째로 등원시키고..
가끔은
선생님이 안 오셔서 아이만 두고 나온 적도 있어요..
화장은 차
안에서 아침은 못 먹고 아이 밥만 차에서 겨우 먹이고,
이렇게
출근을 해도 꼬옥 5~10분은 늦지요..
이사를
하자 해도 한 명만 힘들자는 신랑 말에 진짜 때려치우고 싶었던 그때.
그럼,
퇴근 후에는 좀 한가할 까요? 아닙니다.
퇴근
후에는 아이들 픽업에 정신없어요.
저는
야근이 잦아서 아이를 마지막에 찾던 일이 많았어요.
아이
선생님의 퇴근이 늦어서 저는 또 죄인이 되고..
제일 먼저
등원하고 가장 마지막에 하원하는 저희 아이.
행여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병원 시간에 맞춰 뛰지요.
마지막에
접수하면서 병원 직원으로부터 얼마나 눈치를 받았던지..(당연한거지만..)
그리고
집에 오면 저녁을 준비해서 먹고 치우고 아이들 씻기고 빨래하고...
아이들이
책이라도 읽어 달라고 하면 아이들이 원수 같던 그 때...
그나마
아이가 한 명일 때는 책읽기까지 하고 나면 녹초가 되면서도 어찌어찌했는데..
둘이
되면서부터는 그런 사치는 부릴 수가 없었지요.
한국에서
아빠가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많지 않았어요. 요즘은 좀 나아지는 것 같았지만..
제가
아이를 키우던 10년 전만 하더라도 직장 일도, 집안일도, 육아도 전부 저였지요.
여전히
힘들어하는 워킹맘들을 보면서 안쓰러운 맘 가득합니다.
그나마
신랑이라도 자기 알아서 해 주면 그나마 감사할 텐데..
책을 이제
세 페이지 넘겼는데. 아이의 어릴 적에 힘들었던 하루하루가 떠오르네요.
저는
이미 감정이입을 극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꼬~옥 일이 터져요.
어느 날
아침, 버스를 놓치고 지각을 하고
오후에는
회사 일이 늦어 아이를 학교에서 늦게 찾아야 해서 학교 수위 분에게 화를 듣고,
아이는
바이올린도 잊어버리고 아이도 혼나게 되지요.
아이가
말하지요..
(그래서
요즘 결혼을 거부하고 딩크족이 되고... 아이가 있어 기쁨도 있지만 충분히 이해되요..)
그리고 다음 날,
엄마가
말이 되니 무슨 일이든 시간을 맞추게 되자 모든 일이 수월해지지요.
그런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지요..
숙제를
도와주지 못하고 머리 손질도 못 하고 접시도 다 깨고
함께 밥을
먹지 못하고 공원의 풀을 죄다 먹어치우고
아무
곳에서나 큰 일을 처리하고 극장에서도.. 창피한 일을 자꾸 만들지요.
가장 슬픈
건 우리들을 껴안고 '잘 자'라고 말해줄 수 없다는 것과 손을 잡을 수 없는 거라네요.
이제
우리는 어쩌면 좋을까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엄마가
돌아왔어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엄마는 천천히 느긋하게 살아가지요..
마지막의 대반전.. 정말 정말..
이러면 안
되지요. 차라리 말이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말은
엄마가 피곤하지만 거북이는 아이들이 피곤하겠지요. 아이의 행동이나 표정에서 벌써.. ㅋㅋ
엄마가 말이 된다는 상상이 너무 재미있어요. 물론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요.
아이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엄마가 만약 변한다면 어떤 동물이 되면 좋을까?
아님 어떤 동물인 것 같아?
전업주부 생활이 어느새 8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전업주부인 엄마들도 워킹맘들과 마찬가지예요.
아이들을 한 번 더 챙겨 주고 나서 뒤돌아 보면 가득한 집안일.
제가 워킹 맘이었을 때는 전업주부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업주부가 되고 아이의 스케줄이나 학교 일에
조금 신경 쓰다 보면 워킹맘처럼 바쁘더라고요.
학교에서 하는
봉사는 누군가 해야 되잖아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학교일 하는 엄마들.. 그
엄마들이 하면 되지 하는데
학교일 하는 엄마들도 본인도 하기
싫지만 봉사하는 엄마들이 없어서.. 누군가는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하더라고요.
헉~ 제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한 것인지.. ㅠ.ㅠ
아무튼 회사 일이던 집안일이던 무슨 일이던 항상 조절은 필요한 것 같아요.
열정을 쏟아내던 그 시간은 젊은 시절.. 도
좋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크고 있으니 함께 삶을 맞춰 가는
것이 나와 가족을 위한 일인 것 같아요.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이야기만 하지 말고
뭐든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얼마 전 '듬뿍' 출판사의
책을 만났는데.. 전 너무 좋습니다.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맘에 들었거든요. 이번 책도 좋았습니다.
계속해서 기대 가득입니다.
tip. 저자 : 지메나
텔로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으로 4살 때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가 그곳에서
20년간 살았습니다.
편집디자인과 일러스트를 공부하고 다시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온 그녀는 본격적으로
어린이책에 들어갈
일러스트 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 출저 : 알라딘 저자
소개내용
tip. 책 속의 재미있는
그림
두 그림의 차이를 발견하셨나요?
작가의 상상력에 뭔가 있을 것 같아서 그림을 천천히 보다
발견했어요..
물론 엄마가 말이 된 상황이라 주인공의 모습이 바뀐 것
말고요..
네. 벽에
있는 포스터요.. ㅋㅋ 포스터의 그림들이 바뀌었지요. 이런 아이디어 유쾌해요.
또 하나 면지의 세계의 엄마들 중 한 분이 마지막 그림에(거북이 나온
그림 전) 들어 있더라고요..
이러 소소한 재미를 주는 그림책이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