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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못하는 게 너무 많아! ㅣ 달님의 동화 도서관 1
오효진 지음, 안경희 그림 / 책읽는달 / 2016년 12월
평점 :
이 책이 출간되어서 그저 감사합니다.
엄마로서 다~아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어렵기만 하네요.
이런 엄마의 맘을 평소에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 이해하거나 알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닐껍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고 공감이 될 수 있게 이야기한다면
아이들도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고 응원하고 격려해 줄 꺼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아이들은 분명 따스한 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 본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체험학습 날입니다.
엄마표 특별한 도시락들이 다~아 출동합니다. 동물 모양. 다양한 김밥, 판다 주먹밥까지...
하지만 성진이의 도시락은....
검정 쌀과 노란카레 가루를 잘못 섞어는지 똥색의 김밥인데
김밥을 들자 김밥 안의 재료들이 '후드득' 떨어져 가운데 구멍까지 생겼습니다.
성진이의 가슴에도 구멍이 생겨났습니다.
(그림이 왠지 엄마는 'ㅇ'점이라 말하는 듯합니다. ㅠ.ㅠ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 정말 , 정말 아이의 도시락에 많은 신경이 쓰이지요.
많은 신경을 쓴 만큼 도시락 모양의 완성도가 높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문제는 그렇게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아이의 맘에 들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요리를 못해서 이런 변명을 하는 건 절대 X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현실은... )
성진이는 엄마가 만들어 준 컵케이크으로 김밥을 보고 흉보던 친구들에게 복수 해주려던 계획은
검은 돌덩이 같은 컵케이크가 나오면서 물거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또 다시 성진이의 구멍난 가슴이 속상함으로 채워지네요..
성진이가 학교에서 완벽하지 못한 엄마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동수는 '엄마들은 살림을 잘해야 돼.
집안의 물건은 엄마가 치워두는데도 물건을 못 찾고 헤맬 때마다 이상해. 엄마 머리도 조금 고장 난 것 같아.'
민구는 '엄마는 늦잠을 자면 안 돼.
엄마가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서 내가 엄마를 깨워야 해. 그러니 매일 꼴찌로 학교에 올 수 밖에 없어.'
진희는 '우리 엄마는 긴 머리를 잘 못 묶어.
엄마가 머리를 묶으면 여기저기 튀어나와서 지저분해 보이거든. 그래서 내 머리를 항상 짧게 잘라주시는 거야.'
수진이는 '미용사인 엄마는 머리 손질은 잘해.
하지만 내 애기를 끈까지 못 들어줘, 손님들하고 온종일 이야기하면 피곤해서 더 들을 기운이 없으시대.'
정수는 '우리 엄마는 다정하다가도 심부름을 시킬 땐 괴물이 돼! 내가 느리게 움직이는 걸 못 참고 화를 내시거든.'
이렇게 엄마 불평 대회가 열리지만 수경이는 엄마가 못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어머머머... 웃기기도 하지만 슬프기도합니다.
엄마는 뭐든 잘해야 한다는 발상을 엄마 스스로만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에게서도 엄마는 무조건 잘해야해 라는 시선을 자꾸 받으니
엄마 스스로도 슈퍼 우먼이 되려고 하는 건 아닐까요?)
저녁거리를 위해 마트에 간 성진이는 새로운 게임 CD를 보고 사 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돈이 없어 안 된다고 하자...
'엄마는 맨날 못 해주는 것 투성이야! 돈이 없는 건 엄마가 집에서 놀기만 하니까 그렇지.
엄마는 바보야! 요리도 못 하고, 운전도 못 하고.... 잘하는 거라고는 하나도 없어!'
(마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엄마 모습입니다. 진짜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무너지는 감정들은 어찌 해요.. 아이 덕에 가장 행복 하지만 가장 슬프지요..)
우연히 '완벽한 엄마의 모습'을 가진 수경이의 집에 가게 됩니다.
수경이 엄마의 예쁘고 말끔한 모습과는 반대로 집안은 먹다 만 음식과 옷가들이 펼쳐져 난장판입니다.
거실 소파에 이불이 헝클어져 있고. 식탁에는 아침에 먹은 빈 그릇, 싱크대에 설거짓거리.
그런데도 수경이는 집안의 물건의 정리하면서 엄마를 더 걱정합니다.
'지저분한 우리 집보다 엄마가 더 걱정이야.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엄마를 보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거든.
그런데도 엄마는 늘 나를 먼저 생각해! 엄마가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때로는 어른들도 아이들의 도움과 칭찬이 필요해. 너희 엄마도 분명 그럴지 몰라.'
엄마도 못하는게 있는데. 엄마도 모르는 게 많은데. 엄마는 슈퍼 우먼이 아니잖아요..
몇 컷의 그림이 왜 이리도 공감가는지..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며 목이 터져라 외치는 엄마도.
힘 없이 고개를 떨구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엄마도..
항상 옆에서 뭐든
도와주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엄마도 실수를 하면 다른 사람들처럼 위로받고 이해와 격려가 필요한다는 걸 알게 해 주는 것 같아요.
성진이처럼 내 아이의 응원이라면 없었던 힘들 생길 듯해요.
요즘처럼 많은 일들을 하는 아이에게 엄마의 사정을 이해하고 맘까지 해아리라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말이죠. 엄마도 아이도 모두가 맘은 지칠 때는 '가족'이 필요하다는 것. '가족'이 항상 곁에 있다는 건 알려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