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가 좋아 제제의 그림책
아마노 칸나 지음, 김정화 옮김 / 제제의숲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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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의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여기가 좋아 / 아마노 칸나 / 김정화 역 / 제제의숲 / 제제의 그림책 / 2025.06.12 / 원제 : わたしはここがきにいっています(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나는 여기가 좋아>의 표지를 보았는데도 저도 모르게 좋았어요.

완성되지 않은 네모난 돌이 이상스레 마음에 가네요.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돼요. 약간 설레는 기분도 있지요.




그림책 읽기




커다란 나무 밑에 사는 조그만 돌멩이 데굴이는 지금 사는 곳이 좋아요.

동글이가 강에 가자고 하지만 데굴이는 강물에 깎여 동그래질까봐 걱정되었지요.




알록달록한 물고기들. 옆으로 걷는 게. 한들한들 나부끼는 꽃.

낯설지만 아름다운 세상에 데굴이는 감동했어요.




데굴이는 친구들과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머리가 깎이거나, 깨졌어요.

빠각! 데굴아, 괜찮아? 데굴아. 너......!





그림책을 읽고


커다란 나무 밑, 조용하고 아늑한 자리를 좋아하는 조그만 돌멩이 데굴이를 소개할게요. 데굴이는 지금 이 자리가 딱 좋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친구 동글이, 두더지, 뱅글이는 자꾸만 다른 곳으로 놀러 가자고 데굴이를 부르지요. 강으로, 땅속으로, 하늘 위로 말이에요.


머리가 깎이고, 이마에 금이 가고, 모서리가 깨지기도 하는 순탄치 않는 경험이 하나둘씩 쌓여 가요.

처음엔 마지못해 따라나선 데굴이였지만 지금껏 보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을 마주하게 되면서 조금씩 변해 가요.

놀랍게도 그 모든 순간 속에서 데굴이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지요.

“중요한 건 일단 해 보는 거야! 해 보지 않으면 숨겨져 있는 진짜 내 모습도 알 수 없어!”


자신의 모습이 변할까 봐, 어디가 다칠까 봐 걱정 많던 데굴이는 어느새 단단한 의지를 품은 ‘도전’을 즐기는 캐릭터로 바뀌었어요. 반복되는 일상의 안락함을 뒤로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겠지요. 결과보다 중요한 건 바로 시작이고, 시도이고, 무엇보다 ‘일단 해 보는 것’이지요.


데굴이의 변화를 보며 다듬어지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삶 속에서, 마음의 면들이 조금씩 갈리고 빛나게 되는 것을 다시 확인했어요. 맞아요. 원석이 보석이 되는 순간은 결코 갑자기 오는 게 아니지요. 누군가와 함께 걷고, 함께 도전하며 마음이 단련되어 가는 길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이 단단한 메시지들을 아주 귀엽고 단순한 캐릭터들이 들려준다는 점이 좋아요.

특히 뱅글이의 뻥도 참 사랑스러웠어요.

“나는 벌써 백오십 번이나 뛰어내렸지만 상처 하나 없거든! 하하하, 그야 거짓말이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기꺼이 해 볼 만하다고!”


그림책을 처음 만났을 때, 표지에 그려진 완성되지 않은 네모난 돌이 괜히 마음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책장을 넘기니 초반부엔 단순한 그림에 괜한 기대였나 싶었지요. 하지만 갈수록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에 빠져들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진짜 모습을 아주 조금, 아주 짧게 맛만 보여주는 마지막 반전은 정말 최고였지요.

데굴이를 지켜보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어떤 일이든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돼요.

나의 진짜 모습을 찾고 싶은 설렘, 그리고 무엇보다 ‘일단 해 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기네요.





- 아마노 칸나(あまの かんな) 작가님 SNS -




2003년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태어났어요.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그림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떠오르는 차세대 그림책 작가입니다.


'빌보 그림책 대상'은 작가를 발굴하고 새로운 그림책을 출간해 오랫동안 읽힐 책을 후세에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본의 그림책 상이에요. <나는 여기가 좋아>는 '도전'을 주제로 제출된 국내외 수백 개 작품 중 선정된 '제6회 빌보 그림책 대상' 대상 수상 작품입니다.

- 출판사 제제의숲 작가 소개 내용


아마노 칸나(あまの かんな)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manokanna/





- 제제의숲 출판사의 그림책 -



'지혜로운 독자의 곁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

저희 토네이도미디어그룹은 2006년 3월 첫 책을 출간,

지금까지 자기 계발, 경제경영, 인문교양, 세계문학, 다이어리북, 어린이 동화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베스트&스테디셀러를 발간해왔습니다.


토네이도미디어그룹에는 토네이도, 나무의철학, 심야책방, 제제의숲 이렇게 4가지 출판 브랜드가 있는데요.

‘제제의숲’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상상력과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주인공 ‘제제’를 닮은 책, 제제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해 준 하나뿐이던 라임오렌지나무가 숲을 이루어 더 많은 따뜻함을 담은 어린이 책을 만듭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면 더욱 좋은 책으로, 모두와 나누어 함께하세요!


토네이도 출판사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idnightbookstore/220800502862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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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그림책 도서관 10
토니 모리슨.슬레이드 모리슨 지음,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노경실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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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 토니 모리슨, 슬레이드 모리슨 글 /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 노경실 역 / 주니어김영사 / 그림책 도서관 10 / 2004.02.28 / 원제 : The Book of Mean People(2002년)



그림책을 읽기 전


'얄미움'에 기준이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바라보는 얄미움을 무엇일까요?

어떤 이야기와 그림이 있을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할머니는 나보고 앉으라고 말해요.

할아버지는 나보고 일어서라고 하지요.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얄미워요.

어떻게 내가 의자에 앉고 일어서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겠어요.




그래도 난 언제나 웃을 거예요!

멋지죠!



그림책을 읽고


주인공은 세상의 얄미운 사람들 틈에서 살아가는 한 마리 꼬마 토끼이지요.

완두콩을 억지로 먹이는 엄마, 자기 말만 하고 설명은 생략하는 형,

공책에 빨간 글씨로 호되게 야단치는 선생님까지.

자신을 둘러싼 어른들의 얄미운 일을 하나하나 들춰 보여주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불평으로 끝나거나 어른을 비난하거나 조롱하지 않아요.

꼬마 토끼는 감정을 꾹 눌러 삼키는 대신,

그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단단한 용기로 한 걸음 나아가지요.

그리고 끝내, “나는 웃을 거야!”라고 선언하지요.


“말 안 들으면 안 돼!”라고 외치면서, 정작 본인은 고함치듯 말하고,

“글씨는 반듯하게 써야지!” 하면서는 아무렇게나 쓰기도 하지요.

그런 어른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아이들은 ‘얄밉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였네요.


꼬마 토끼는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웃음’을 선택하지요.

감정을 누르거나 억누르기보다, 당당하게 표현하면서도 누구도 다치지 않게 마무리하는 용기!


관계 속의 얄미움을 ‘미움’이 아닌 ‘이해’로 풀어내는 이야기이지요.

자기감정을 직면하고 표현하는 것, 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

그 모든 과정이 바로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담겨 있지요.


책을 덮고 나면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되네요.

나는 아이에게 얄미운 어른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아이는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을까?


이 그림책은 어른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해요.

아이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동시에,

어른에게는 그 솔직함을 받아들일 마음을 준비하라고 말하고 있지요.


‘얄밉다’는 감정은 흔히 부정적으로 여겨지지만,

그것이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인정하고,

어떻게 표현하고 풀어낼 것인가를 보여주었지요.

웃음은 억압된 감정의 종착지가 아니라, 이해로 가는 문턱이 될 수 있겠네요.





-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20주년 기념판 -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과 그의 아들 슬레이드 모리슨이 함께 쓴 책이지요.

제가 소장한 구판은 절판되었지만, 20주년 기념판으로 다시 출간되었지요.

2023년 주니어김영사에서 재출간 된 그림책은 20주년 에디션을 김여진 번역가님의 문장으로 태어났어요.





- 토니 모리슨과 그의 아들 슬레이드 모리슨 함께 쓴 작품들 -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과 그의 아들 슬레이드 모리슨이 함께 10년 이상 공동 작업을 하면서 어린이를 위해 완성한 책은 열 권이네요. 개인주의, 사고의 독립성, 가족 관계, 자유, 상상력, 자기 강화와 같은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해요.


그녀는 작가이기 전에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운 엄마로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될 때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작가로서의 책임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로서 직접 체험한 감성을 바탕으로 동화책을 쓰고자 하였으며, 그 꿈을 아들인 슬레이드 모리슨과 함께 동화책을 쓰며 실현시켰다. 향년 88세로 2019년 8월 5일 별세했다.

-작가 소개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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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게 해서 미안해 I LOVE 그림책
카일 루코프 지음, 줄리 권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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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화나게 해서 미안해 / 카일 루코프 글 / 줄리 권 그림 / 신형건 역 /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 2025.05.30 / 원제 : I’m sorry you got mad(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이렇게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을까요?

교실인 것 같은데 친구와 무슨 일이 있었겠지요?

아~ 이야기가 궁금해요. 어서 책장을 열어봐요.





그림책 읽기




하나도 안 미안해!

나도 화났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하죠?




하지만....

미안한 것 같기도 해요.




얼마나, 어떻게 사과해야 내 마음이 전해질까요?




그림책을 읽고


“미안해.”

마음을 꺼내어 건네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지요.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말이에요.


주인공 잭은 친구의 블록을 무너뜨렸어요. 잘못했음을 알고 있고, 사과도 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아요. 하지만 그 마음을 곧장 말로 꺼내기란 어렵지요. 첫 장면에서는 '미안'이라는 말 하나 적은 꼬깃꼬깃한 쪽지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지요. 종이에 담긴 아이의 마음은 부끄러움, 후회, 자존심 같은 감정들로 가득 차 있었지요.


그런 잭에게 조용히 다가와 준 사람은 라이스 선생님이지요. 아이의 마음을 몰아붙이지 않으면서도 방향을 제시해요. '진짜 사과는 세 가지를 담아야 한다'라고 하시지요.

첫째, 내가 무엇을 했는지, 둘째, 미안하다는 말,

셋째, 그 일을 바로잡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 중요한 조언은 잭의 편지를 변화시키는 열쇠가 되지요. 처음에는 건성으로 적던 편지가 점점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상대의 감정을 생각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작은 쪽지 한 장에 담긴 진심이 친구의 마음을 여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짜 미안함이 가진 힘을 느낄 수 있지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네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돼.”라는 잭의 말이었어요. 자신의 진심을 다해 사과하면서도, 용서는 그 친구가 결정할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지요. 사과는 주는 것이지만, 용서는 선택이라는 점을 잭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있었던 거예요. 사과의 본질을 꿰뚫고 있어서 제가 반성하게 된 부분이지요.



그림 역시 텍스트 이상의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주지요. 처음엔 심통이 가득한 잭의 표정, 분노에 찬 손짓, 거친 연필 깎는 장면이 나오다가, 점점 부드러워지고 마지막에는 친구와 함께 다시 블록을 쌓으며 웃는 장면으로 이어지지요. 또, 교실 속 다른 두 남자 친구가 절친이었는데 마지막에는 서로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사과 편지를 쓰고 있는 장면에서는 누구나 겪을 법한 교실의 작은 풍경을 통해 이 이야기가 특정한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아이의 이야기임을 보여주고 있지요.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사과를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이해하게’ 만든다는 점이었어요. 설교 없이, 강요 없이. 그저 기다려주고,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기회를 주는 따뜻한 어른이 곁에 있을 때, 아이는 자기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지요.


<화나게 해서 미안해>는 친구와의 갈등이라는 평범한 사건을 통해, 진정한 사과와 우정의 회복력을 그려냈지요. ‘미안해’라는 짧은 말 안에 담긴 복잡한 감정과 말의 무게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그림책이었어요.




- <화나게 해서 미안해> 독후 활동지 -




출판사 보물창고에서 <화나게 해서 미안해>의 독서 활동지를 공유하셨어요.

그림책 읽기 전, 읽기 중, 읽은 후 활동까지 꼼꼼하게 챙기셨네요.

온라인 서점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출판사 보물창고 SNS : https://www.instagram.com/proonibook/




- 선생님을 소환하는 보물창고의 그림책 -



출판사 보물창고의 많고 많은 그림책 중에 '선생님'을 소환하는 그림책들을 가져왔어요.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있는 곳이지요.


<선생님 이름은 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9258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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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어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1
서수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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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문어 / 서수인 / 위즈덤하우스 / 2025.05.30


그림책을 읽기 전


동글동글 문어가 너무 귀여워요.

색감이 진짜 다가오는 여름에 딱인데요.

어떤 이야기기 있을지 진짜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건강하게만 태어나렴!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단다.

앗! 드디어 우리 진주가 태어나려나 봐요! 동글동글 어여쁜 진주가 태어났... 오잉?




진주 마을 여러분. 진주 학교 취학 통지서가 왔습니다!

우리 진주, 내일은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급훈 : 동글동글 멋진 진주 어린이

친구들과 열심히 배우며 동글동글 새하얗고 멋진 진주가 되어 봅시다.





그림책을 읽고


조개 속에서 등장하는 문어를 보며 처음에는 바닷속 이야기쯤으로 생각했어요.

<나는 문어>를 펼쳐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림과 만화식 구성에 빠져 어느새 그런 비교는 사라지더라고요. 그림과 구성, 색감이 너무나 상큼하고 신선했거든요.


인트로에 등장하는 조개 엄마의 태교 장면은 찡~함으로 시작했고,

진주가 탄생하고, 아기 문어와 처음 마주하는 장면은 따뜻하면서도 웃음 코드는 빠지지 않았지요.

(인트로만으로도 저는 벌써 그림책에 홀딱 빠져버렸지요)

진주는 취학 통지서를 받고 학교에 입학하고, 만화식 구성으로 이어지는 1교시, 2교시, 3교시 수업 장면은 정말 흥미로웠고, 급훈, 교실 벽면의 ‘하얀색 등급표’, ‘진주 크기표’처럼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 덕분에 그림 하나하나를 오래 들여다보게 되지요.


진주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요.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지요.

마지막까지도 하얗고, 동그랗고, 커다란 진주가 되고 싶었지만 점점 더 엉망이 되었지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 진주가 되려 노력하는 모습은 안쓰러우면서도, 엉뚱하고 유쾌하게 그려져요.


그러다 자신이 더 잘하는 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준 뒤, 문어는 달라지지요.

자신감이 생기고, 마침내 “내가 정말 좋아!”라고 말하지요.

그 장면에서 묘한 해방감과 동시에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지요.

문어처럼 스스로를 감추고, 다른 무엇이 되려 애쓰며 살아왔던 지난날의 제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문어라는 캐릭터를 통해 아주 귀엽고 신선하게 풀어내지요.

그림의 색감은 시원하고 발랄하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묵직하지요.

그런 대비가 이 그림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웃기지만 슬프고,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에요.


‘건강하게 자라렴,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단다.’

그림책 본문을 읽기도 전, 첫 문장에서 벌써 마음이 뭉클했었어요.

저 역시 엄마가 된다는 걸 알게 된 그날부터 아이와의 첫 만남까지 수없이 기도했던 말이지요.

아이들이 큰 사고 없이 건강한 성인이 되어 준 게 고맙고 대견한 날도 있지만,

가끔은 제 욕심이 앞서 아이의 선택을 못마땅하게 바라보게 되곤 해요.

그럴 때마다 조개 엄마의 시선과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면지의 시작에서는 비슷비슷한 아기 진주들이었지만,

이야기를 지나 마지막 면지에서는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했어요.

문어도, 진주 친구들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라고 있었지요.

작가 서수인님은 꿈에서 <나는 문어>의 씨앗을 발견했다고 해요.

파도에 밀려온 조개를 열었더니 반짝이는 진주가 아닌,

흐물흐물한 문어가 흘러내렸던 그 장면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대요.


상큼하고 경쾌한 색감, 간결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표정,

특히 문어가 진주로 변장할 때마다 펼쳐지는 장면들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꼈어요.


진짜 나로 살아간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큰 용기와 시간이 필요한 일이겠지요.

그래도 이 책을 덮고 나면, 흐물흐물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나는 문어> 그림책 날개 -



그림책 날개 - '나다운 문어 다리'로 풍성한 독후 활동을 해 보세요.

그림책 뒤표지 바코드 옆에 QR코드를 스캔하시거나

위즈덤하우스의 홈페이지에 가시면 <나는 문어>를 검색하시면 활동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위즈덤하우스 그림책 워크숍 3기 출간작 <나는 문어>

위즈덤하우스 그림책 워크숍은 작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하고, 그림책은 어린이의 엔터테인먼트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작가 안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끌어내어 한 권의 책으로 단단히 엮어 가고자 합니다. 작가와 함께 시대를 읽고 세대를 잇는 콘텐츠를 발견해 온 위즈덤하우스의 그림책 세계가 앞으로도 여러분과 맞닿기를 바랍니다. - 내용 출처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 :




- 서수인 작가님의 그림책 -



통영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집 앞에 넓게 펼쳐진 바다로 떠나기를 좋아했지요. 이 이야기는 어느 날 밤에 꾼 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꿈속에서 여느 날처럼 바다로 나가 고둥을 한가득 캐려 했는데 갯벌에 물이 가득 차 있었어요. 갑자기 바닷물이 촤르르 밀려나며 거대한 조개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조개 안에 어마어마하게 큰 진주가 있을 거란 기대로 조심스레 열어 보았지요.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동그랗고 반짝이는 진주인가 했더니 흐물흐물 문어가 쭈르륵 흘러내리지 뭐예요. <나는 문어>는 나로 살고 싶은 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말


서수인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suin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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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양
김혜인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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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검은 양 / 김혜인 / 한림출판사 / 2025.05.12


그림책을 읽기 전


하얀 양 속에 혼자만 검은 양인가요?

그런데 하얀 양들도 조금씩 뭔가가 다른데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네요.





그림책 읽기



혼자 사막 한가운데를 헤매던 검은 양이 드디어 양 무리를 찾았어.

"반가워. 얘들아! 나도 너희 무리에 끼워 줄래? 같이 놀자."

"안 돼. 너는 털이 까맣잖아."



"우와, 너희 나랑 진짜 똑같이 생겼다!"

"무슨 소리야? 우리는 너랑 진짜 다른데. 딱 봐도 다르잖아."

"나는 이제 어디로 가지?"



"우리 같이 놀래? 저기 언덕 너머에 내 친구들이 있어."

그 순간 모래 폭풍이 두 양의 앞을 가로막았어.

"지금부터 내 뒤에 꼭 붙어서 와. 절대 떨어지면 안 돼."





그림책을 읽고


“반가워, 얘들아! 나도 너희 무리에 끼워 줄래? 같이 놀자.”

사막을 헤매던 검은 양이 무리를 발견하고 다가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냉정하지요.

“안 돼. 너는 털이 까맣잖아. 바위산 너머에 까만 애들이 있을 거야.”

검은 양은 바위산을 넘어 자신과 닮은 양 무리를 만나지만 그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지요.

“무슨 소리야? 우리는 너랑 진짜 다른데. 딱 봐도 다르잖아.”


처음엔 분명 다르게 보였어요.

검은 양과 하얀 양, 모습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검은 양 무리들에서도 거절당한 검은 양을 보고, 문득 의문이 들었지요.

검은 양은 정말 그렇게 ‘다른’ 걸까요?

그저 털빛 하나, 발굽 하나가 다를 뿐인데 왜 다른 존재로 여겨지는 걸까요?

제가 생각하던 ‘다름’이 흐려졌어요.

‘다름’과 ‘차이’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책장을 넘기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사람들 역시 양 무리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사회는 눈에 띄는 차이부터 구분하려 하고, 집단이 되어도 그 안에서 다시 기준은 나뉘고 세분화되지요.

피부색, 말투, 사는 동네, 학벌, 직업… 마치 구분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렇게 나뉜 구분 안의 사람들은, 실은 살아가는 모습이 그리 다르지 않지요.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무수한 이름표와 기준들.

그건 정말 꼭 필요한 걸까요? 아니면 불안과 욕망에서 비롯된 시작일까요?

저는 <검은 양>을 읽으며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들여다본 듯했어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시 묻게 되었지요.

‘나는 정말 그 차이를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

‘분류와 구분의 기준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검은 양은 그냥 검은 양일뿐인데, 사회의 시선이 그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버린 거죠.

'구분과 분류'의 기준과 경계가 얼마나 자의적이며 때로는 무의미한지 생각하게 돼요.


그러던 어느 날, 검은 양에게 다가오는 친구가 생기지요.

처음으로 자신을 외면하지 않은 이와 함께 고난을 이겨 내며, 검은 양은 비로소 진짜 ‘친구’의 의미를 알게 되지요.

친구가 소개해 주는 다른 양들의 모습은 모두 달랐어요.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경계를 흐릴 줄 아는 마음, 그것이 그들을 진짜 친구로 만들어 주었지요.



면지의 시작과 끝은 검은 양과 양들과의 거리감이 달라져 있음을 보여주지요.

그림이 마치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처럼 생생해요.

움직임이 멈춰 있는 듯하면서도 금방이라도 걸어 다닐 것 같아요.





- <검은 양> 그 시작은... -



작년 4월, 볼로냐에 들고 갔던 더미가 B6(182*128) 사이즈였는데 이번에 책으로 나오면서 두 배 가량(290*196) 커졌습니다👀✨ 책 크기가 커진 만큼, 검은 양이 누비는 사막 풍경도 더 넓어지고 만나는 친구들도 더 많아졌답니다..! - 내용 출처 : 김혜인 작가님 SNS





- 김혜인 작가님의 그림책 -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지금은 그림책 작업을 하며 틈틈이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읽고 나면 작은 용기가 솟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말랑말랑 박치기 공룡>과 <검은 양>을 쓰고 그렸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김혜인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iam_hyeinkim/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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