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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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화가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작품을 쉽고 유쾌하게 설명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19세기 프랑스, 천대받던 발레리나들을 진정한 예술가로 대하며 그들의 아름다움과 예술을 붓으로 따뜻하게 표현했던 신사로서의 드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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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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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으로 알려진 문유석 판사의 독서에 관한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책 덕후로서의 삶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써내려가 즐겁게 읽었다. 호르몬 과잉 시기의 독서담은 너무 웃겨서 혼자 책을 덮고 엎드려 웃기도 했다. 그래도 판사님인데 이렇게 귀엽고 가끔은 찌질하며 응큼하기 까지 하니 급 친밀감이 들 수 밖에. 그러나 학생시절 책을 그렇게 읽으면서 그다지 열심히 공부를 안했는데도 반에서 1등을 했다는 부분에선 역시 판사님...이란 거리감이 들었다.

 

나는 이런 '책읽기에 관한 책'을 가끔 읽는데 이유는 독서 생활하는데 있어서 잊고 있던 즐거움과 새로운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다 못해 중독이 되어 재밌는 책은 모조리 읽으려고 노력한 사람의 책답게 시종일관 재밌는 책들 이야기가 자신의 삶과 함께 소개되어 읽으면서 내내 즐거웠다.

이 책의 매력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고, 책읽기가 습관이 안 된 사람들에게는 독서가 뭔가 피곤하고 힘든 것이 아닌 '즐거운 놀이'로서 얼마든지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읽은 책들 중 꼭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 책은 다음과 같다.

 

이문열 <황제를 위하여>

위화<인생>,<형제>

김영하 <검은 꽃>,<아랑은 왜>

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을병 <이브의 건넌방>-파격적 베드신이 난무하여 저자가 호르몬 과잉 시절 침 튀기며 친구에게 자랑했다던...이 책의 영향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갖게 되어 한국 문학 대전집을 읽게 되었다고... 야한 부분이 있나 샅샅히 뒤지며 읽는 저저의 모습이 상상이 되니 웃길 수 밖에.

근데 너무 오래되서 찾을 수가 없다.

 

하여튼 읽을 책이 참 많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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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방차 마르틴 베크 시리즈 5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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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나온 마르틴 베크 시리즈 5탄!
그냥 무조건 읽는 시리즈이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그동안 비호감으로 그려졌던 경찰 군발드 라르손의 활약이 인상깊었다. 점점 더 짙어가는 마르틴 베크의 외로움. 사건 못지 않게 경찰들 개인의 삶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를 준다. 6편이 빨리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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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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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를 마지막으로 하루키의 작품을 더 이상 읽지 않았다. 그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의 에세이 -<재즈의 초상>,<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는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가 마라톤을 한다는 사실은 꽤 유명한 이야기라 이 책이 달리기에 관한 에세이라는 점이 특별히 생소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읽으면서 '하루키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과 인내가 이 정도 였나' 싶을 정도로 놀랐고 한 인간의 인내와 절제, 집중,고민하는 삶의 자세에 존경의 마음까지 품게 되었다.

 

요즘 나오는 신간 책들을 보면 '삶을 즐기면서 나 편한대로 적당히 대충하며 살자'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의 책들이 많다. 요즘 세상이 경쟁이 치열하고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삶에 희망은 안 보이며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기도 버거운 세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식의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는것은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한 번 뿐인 인생, 자기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관조적인 자세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

 

내 삶의 우선 가치를 두고 하나하나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자세.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그것이 쌓여서 10년, 20년이 된다면 분명 그 인생은 적어도 하루키의 말처럼 '뒤죽박죽'은 아닐 것이다.

 

하루키는 이 책을 에세이라고 하기 보다는 '달리기라는 행위를 축으로 한 일종의 회고록'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솔직하게 쓰려고 했고 달리는 소설가로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나를 담고 싶었다고 한다.

 

2019년을 앞두고 감동적인 자기계발서를 본 느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이야기인데 왜 교훈적이며 감동적인 것인지...

어제보다 더 나은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관찰하고 질문하며 노력하는 자세와 그 가운데 놓치지 않고 확실하게 누리는 소소한 행복까지...바로 이런게 '하루키스럽다' 라고 난 말하고 싶다.

 

p. 20~21

그리고 나는-그런 여러가지 흔해 빠진 일들이 쌓여서-지금 여기에 있다.

 

p.27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 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에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p.65

내 생각에는,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p.103

마라톤 마을의 아침 카페에서 나는 마음 내키는 대로 찬 암스텔 비어를 마신다. 맥주는 물론 맛있다. 그러나 현실의 맥주는 달리면서 절실하게 상상했던 맥주만큼 맛있지 않다. 제 정신을 잃은 인간이 품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 세계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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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밤 슈테판 츠바이크 소설 시리즈 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원당희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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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백만의 오스트리아 빈의 상류사회에서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아 우아한 귀족생활을 하는 주인공. 부유하고 교양있는 그가 심한 권태에 빠지고 어느날 환상적인 밤의 체험으로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감정이 없는 권태로부터 빠져나온다는 이야기이다.  

심한 권태감에 빠진 한 남자의 심리 상태와 변화를 이해하기엔 현재의 나의 생활과 귀족인 그의 생활은 많은 차이가 있기에 감정이입이 쉽게 되지는 않았지만, 과거 무기력하고 암울했던 시기를 떠올려 보니 주인공의 상태가 훨씬 심각함을 고려할 때 그 절실함은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았다. 

 

 권태란 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을 뜻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다. 그러나 책 속의 주인공은 단순한 게으름이나 싫증이 아닌 감정 자체가 무뎌져 3년이나 교제해왔던 여자로 부터 이별 편지를 받고도 어떤 감정- 슬픔, 분노와 같은-도 느끼질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자신의 '심적 경직 상태'를 느끼며 알맹이가 없는 껍데기만 있는 삶을 살아왔음을 깨닫게 되고 심한 충격을 받는다.

 

그런 그가 자신의 소리에 눈뜨게 되고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는 계기는 '밤의 세계를 살아가는 쓰레기들'-노숙자, 창녀, 거지 등-을 보면서 시작된다. 더럽고 추하며 천박한 그들을 보며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108

이때 나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놀라, 유령 같은 이 굶주린 무리들을 몰래 숨어서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놀라움에는 아까와는 또 다른 마술적 쾌감이 섞여 있었다. 그 이유는 가장 비천하고 추악한 사람들의 행태를 바라봄으로써, 나는 나의 감정의 상실과 신경의 차가움을 다시 한 번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세계에는 인광을 발하며 내 감각의 내부로 타들어 오는, 뜨겁고도 끈끈한 불덩이가 있었다. 이제 저 환상의 밤이 돌연 나를 찾아온 것이다! 그것이 나를 얽어맨 구속을 풀어 버려, 내 내적 충동의 가장 비밀스러운 것이 열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 얼마나 기이하고 다행한 일인가!

 

 그들의 방탕함과 비천함이 자신의 그것과 전혀 다를게 없는 것이었음을 깨닫고 '인간에 대한 그리움으로 몽땅 타버린' 자신과 만나게 된다. 왜 그들과 난 이토록 비천한 존재가 되었는가? 주인공은 욕정이나 혈기가 아닌 '고독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우리들 사이에서 높아만 가는 경악스러운 이질감'때문임을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을 괴롭혀 왔던 불안의 본질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화려하고 교양있으며 고상한 세계에서 그럴 듯 하지만 가식적이고 단조로운 삶을 살던 한 인간이 삶의 가장 비천하고 원초적인 것과 마주치며 자기안에서 끓어오르는 솔직한 감정과 충동을 알게 되는 과정. 이 과정이 신비스럽고 때로는 나의 감정도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은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를 읽고 5년 만에 처음이다.

그 당시 너무나 인상깊에 읽었기에 그의 작품을 더 읽어보려고 보관함에 담아 뒀지만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간과 못 읽은 책들, 나의 게으름 때문에 이제야 다시 그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짧지만 강렬한 작품이다.

나에게도 환상의 밤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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