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하는 한 영국 청년이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해 쓴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읽으면서 `아! 그랬지`,`아! 맞아` 하면서 다시 한번 알게된 한국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외국인이 어떻게 일반 한국인만큼 때로는 한국인 보다 더 한국에 대해 잘 아는지 놀라웠고 그 밑바탕엔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글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안에서가 아닌 바깥에서 관찰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한국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준 책이었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치열하게 산 20명의 인물들을 소개하며 이들을 통해 당시 우리나라의 사회와 시대상을 알 수 있었다. 이들 인물 중엔 내가 너무 어려서 몰랐던 70,80 년대 엽기 살인마도 있고 현 정치인도 있으며 김태촌과 같은 조직폭력배도 있다. `극우수구`로 알려진 조갑제가 과거엔 박정희 유신은 물론 5공독재 정권의 실상을 파헤쳐 명성을 떨쳤고 당시 북한에서 가장 존경하던 남조선 기자였다는 사실, 새정년 박지원 의원이 미국에서 `전경환의 오른팔`을 거쳐 `DJ의 충신`이 되었다는 사실 등 나의 무지한 탓이겠지만 놀라웠다. 우리 사회의 당파성에 매몰된 경직된 인간관을 벗어나 좀 더 관용적인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함영준의 글이 나에겐 편안하게 다가왔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우리 사회가 서로에게, 더 나아가 자기 자신에게도 너그러운 곳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 나도 동감한다. 왜냐하면 박노해의 말처럼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어떤 정치문화가 뿌리내려야 하는가?나를 둘러싼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치인의 현실성없는 공약에 비판적 자세를 갖을 때 민주주의는 잘 작동하게 되어 있다.민주주의를 위해 정치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역할도 중요함을 강조, 다니엘 튜더가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다.